“원아, 네가 선의의 마음으로 그랬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 않느냐, 저번에도 단이에게 크게 혼났는데, 어찌 기억을 못 하는 것이야? 알다시피 단이가 제일 걱정하는 이는 조모다, 네가 조모를 건드리면 그 계집이 너를 죽이려고 달려들 것이란 말이다!”임원은 임학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눈물이 한 방울씩 바닥으로 떨어졌다.하지만 눈가에는 전혀 다른 의도가 감돌았다.그렇다, 모를 리 없다.조모는 김단의 '약점' 이다,만약 조모가 죽지 않으면 김단도 관저를 절대 나가지 않는다.절연?말이 되는 소리!김단이 진정 절연을 하고 싶었다면,명정 대군에게 얻어맞았을 때야말로 해야 했다.아니, 3년 전에야말로 절연해야 했다!하지만 결국 김단은 여전히 관저의 큰 아씨라는 신분을 지키고 있지 않은가.임원, 자신이야말로 관저의 아씨다.헌데 어찌 김단에게 억압 당하고, 위협을 당하는 것인가.저번에도 다섯 날 동안 아무것도 마시지도, 먹지도 못했다.다음에도 김단이 자신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더 이상 소한의 약혼자가 아님에도 자신의 혼례는 늦춰지고 있다.아버지, 어머니, 오라버니 모두가 김단을 아끼고 있다!그녀는 무서웠다.모든 것이 다시 김단에게 돌아갈까 봐 두려웠다.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임원은 어떻게든 김단을 내쫓야만 했다.그녀는 생각할수록 눈물이 더욱 거세졌다.상처는 생각하지 않고 방 문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다.“조모, 모두 소녀의 잘못이옵니다.소녀가 어리석었사옵니다. 그저 누이와 헤어지는 것이 싫어 그리하였사옵니다. 모든 잘못은 소녀의 것이옵니다!”그리고는 머리를 계속 조아렸다.아물지 않은 상처에 피가 흘러 그녀의 옷에 묻었다.임 씨 부인은 마음이 아팠다.서둘러 임원 옆에 앉아 그녀를 부축했다.이때, 조모의 방문이 열렸다.김단이었다.빨갛고 부은 눈에 초췌하기 그지없었다.그녀는 그들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문을 닫았다.김단은 임원에게 다가갔다.미친 것처럼 날뛰다가 한바탕 울기까지 한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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