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가 침소에서 나온 후, 김단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민태훈이 공주에게 모욕을 당했음에도 그녀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짐작할 수 있었고, 그녀 또한 그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가능하다면 그녀는 그런 일들을 피하고 싶었다.그녀는 차라리 하만촌의 작은 오두막으로 돌아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근심 걱정 없이 지내는 것이 이 궁궐에 남아 수많은 간사한 자들의 마음을 마주하는 것보다 나았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등 뒤에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그녀를 그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듯했다.이에 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좋다. 이미 이렇게 내몰린 이상, 그녀 역시 전력을 다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속으로 자신을 격려한 김단은 발걸음을 옮겨 어의원으로 향하려 했다.잠시 뒤에 서미인을 보러 가야 했기에, 우선 어의원으로 돌아가 준비를 해야 했다.하지만 어의원 문턱에 다다르기도 전에, 어린 내관 한 명이 다급히 달려왔다.“낭자! 낭자, 잠깐 기다리시오!”어린 내관은 숨을 헐떡이며 겨우 김단 앞에 섰다. 낯선 얼굴이었다. 중전이나 서원 공주의 사람은 아닌 듯했다.숨을 헐떡이는 어린 내관을 보며 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시오?”“낭자, 강녕하셨소? 임씨 가문 장남 도련님께서 중상을 입고 돌아오셨소. 주상 전하께서 구두로 명하시길, 낭자께 즉시 진산군 댁으로 가 그를 구하라고 하셨소!”임씨 가문 장남?임학?그는 최지습을 따라 전쟁터로 가지 않았던가? 분명 며칠 전 주상이 최지습이 승전했다고 말하였다!그런데 어찌 중상을 입고 돌아왔다는 말인가?김단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어린 내관이 그녀를 불렀다. “낭자, 인명이 달린 일이오. 임씨 도련님은 어쨌든 낭자의 친 오라버니이기도 하니, 부디, 부디 마지막 얼굴만이라도 보러 가시오!”김단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초조한 어린 내관의 표정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 말도 주상 전하께서 자네에게 하라고 시키신 것이오?”이 말을 들은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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