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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빌어도 용서치 않아: Chapter 11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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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그 말이 나오자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박현우는 기가 막혀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그는 강유나를 돌아보며 말했다.“정말 놀라워. 며칠 만에 내 라이벌과 붙어먹다니?”“너랑 무슨 상관인데!”화가 난 강유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져서 그의 손을 홱 뿌리쳤다.하지만 너무 세게 뿌리친 탓에 그녀는 몸의 균형을 잃고 뒤로 휘청거렸다.그때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받쳐주었다.진시훈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그녀의 시선과 마주쳤다.강유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허리를 펴고 그의 옆에 섰다.진시훈은 그녀의 작은 행동에 기분이 좋아진 듯 눈빛을 부드럽게 하고 미소를 지었다.박현우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눈꼴사나웠다.막 입을 열려는 순간, 심민준이 그를 막아섰다.“현우야, 유나는 퇴사했잖아. 이렇게 전 직원을 붙잡고 있으면 네 여자친구가 좋아하겠어?”박현우는 그제야 안수지가 생각났다.고개를 돌리자, 예상대로 안수지의 창백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안쓰럽게 아랫입술을 깨문 그녀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정태호도 앞으로 나섰다. “현우야, 유나는 이제 네 직원이 아니야. 그러니 넌 그녀의 일에 간섭할 권리가 없어.”박현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강유나를 쏘아보았다.그리고는 진시훈에게 시선을 옮겼다.“뭐야. 진시훈, 얘한테 관심 있는 거야?”진시훈은 담뱃재를 털며 말했다.“네 알 바는 아니지.”“너...”박현우의 팔에 핏줄이 불거지자 심민준이 그를 막아섰다.“현우야. 유나는 지금 진화 그룹 대표의 수석비서야.”박현우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그는 너무 화가 나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강유나, 너 정말 대단해!”그를 골탕 먹이려고 라이벌 회사의 수석비서가 되다니?강유나의 이 전략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그는 제대로 열 받았다.지금 그는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사람을 죽일 것 같았다.박현우는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심민준을 밀쳐냈다.“심민준, 너도 대단해. 이 몇 년간 왜 코빼기도 안 보였나 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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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그녀가 일곱 살이 되던 해, 박씨 가문 어르신의 생일잔치에는 엄청 많은 손님이 왔었다.사람이 많은 자리가 익숙하지 않았던 그녀는 홀로 뒤뜰 정원에서 비단잉어를 구경하고 있었다.심심해하던 차에 갑자기 옆에서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잡아다가 매운탕이라도 끓여 먹으려고 그렇게 오래 보고 있는 거야?”강유나가 고개를 돌려 보니 도자기처럼 하얀 얼굴의 남자아이가 자신의 뒤에 서 있었다.그는 자신보다 한두 살쯤 많아 보였고 정장을 입진 않았지만 입고 있는 셔츠가 꽤 비싼 것임을 알 수 있었다.강유나는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아니... 난 그냥 조금 심심해서.”그녀가 물었다.“넌 오늘 온 손님이야?”“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 하지만 그들은 나를 그다지 환영하지 않아. 공교롭게도 나도 그들을 좋아하지 않고.”남자애는 먼 곳을 바라보며 나이에 안 맞게 좀 어른스럽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멍하니 있는 강유나의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강유나는 곧바로 볼을 감싸며 말했다.“뭐 하는 거야?”“자기소개할게. 난 진시훈이라고 해. 넌 이름이 뭐야?”강유나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유나야.”“크게 말해 봐. 내가 무서워?”강유나는 당황한 듯 얼굴이 붉어졌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정민호가 막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던 것이다.“강유나, 너 여기서 이 잡종이랑 뭐 하는 거야!”진시훈은 웃음기를 거두며 말했다.“누구 보고 욕하는 거야?”“하영 이모가 그랬어. 네가 잡종이라고, 우리보고 너랑 놀지 말라고 했어!”강유나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민호야, 그렇게 말하면 안 돼.”정민호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네가 감히 나한테 훈계 질이야? 강유나, 너 촌뜨기 주제에. 현우 형아가 이 잡종을 제일 싫어하는 거 몰라? 나 지금 당장 가서 일러바칠 거야! 현우 형아가 알면 너랑 다시는 안 놀아 줄걸!”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달아나려고 했다.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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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다음 날, 강유나는 일찍 일어났다.진화 그룹에 첫 출근하는 날이라 기분이 좋아서인지 그녀는 풍성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나갈 때 하주희는 여전히 쿨쿨 자고 있었고 옆에 놓인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어댔다.강유나가 발신자를 확인하니 ‘바보 사장’이었다.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저는 주희 친구인데요. 주희가 오늘 몸이 안 좋아서 결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하주희가 매일 사장님 욕하는 걸 듣고 대머리에 맥주 배가 나온 느끼한 아저씨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목소리는 꽤 젊었다.게다가 예의 바르기까지 했다.“알겠습니다. 그럼 주희 씨에게 오늘 하루 쉬라고 전해 주세요. 몸이 우선이죠.”“네, 전달할게요.”“그럼 이만 끊겠습니다.”강유나는 휴대폰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침대에서 곤히 잠든 하주희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저렇게 좋은 사장을 만나놓고도 불만이라니.아파트에서 진화까지는 매우 가까워서 걸어서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출근 시간까지 30분이나 남아 있었다.강유나는 아침 식사를 들고 조심스럽게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진시훈도 있었다.그는 은회색 정장을 입고 검은색 가죽 의자에 앉아 펜을 돌리며 모니터에 띄워진 주식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깔끔하게 빗어 넘긴 검은 머리카락 아래로 차갑고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는데 평소의 느긋한 모습과 달리 훨씬 진중하고 냉철해 보였다.진시훈은 그녀를 흘끗 쳐다보았다.“너 정력 좋다. 어젯밤 늦게까지 놀았으면서 오늘 아침 일찍 나온 걸 보면.”강유나는 그에게 다가가 향긋한 아침 식사와 아래층에서 사 온 따뜻한 커피를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진시훈: “이건 뭐야?”“내가 만든 아침 식사예요.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요.”“오?”진시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가져온 보온 도시락을 열었다.안에는 먹음직스러운 만두 두 개와 계란 부침이 들어 있었는데 모양도 예뻐서 가게에서 파는 것 못지않았다.그는 만두 하나를 집어 한입 베어 물었다.그리고는 미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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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나가라고 했잖아!”사무실 안, 가죽 의자에 앉은 박현우는 온몸에서 흉포한 기운을 풍겼다.안수지인걸 보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너였어?”“현우야... 기분 안 좋아 보여서 걱정돼서 왔어.”“난 괜찮아.”“이렇게 화를 내는데 어떻게 괜찮아? 무슨 일인지 나한테 말해 봐, 내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안수지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네 짐을 덜어주고 싶어.”“네가 도울 일이 아니야.”회사 일이라 안수지의 능력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강유나라면 도움이 됐을 텐데.강유나를 떠올리자 이미 불쾌했던 박현우의 기분은 더욱 악화되었다.안수지는 포기하지 않았다.“현우야, 그러지 마.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 거야. 아직 점심도 안 먹었잖아. 우리 건물 아래 새로 생긴 레스토랑이 있던데 같이 가서 먹자. 위도 안 좋은데 굶으면 안 되잖아.”“안 가.”이런 상황에 무슨 밥 생각이 나겠는가!안수지가 다시 설득하려는 순간, 박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전화를 받았다.“엄마, 무슨 일이세요?”“현우야, 서윤이한테 들었는데 유나가 해성을 버리고 진화로 갔다며?”또 강유나였다.박현우는 이마를 짚으며 꾹 참고 말했다.“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걔가 네 뒤꽁무니만 몇 년을 쫓아다녔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뒤돌아서! 우리 박씨 가문이 배은망덕한 년을 키운 거네!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거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장 걔 다시 불러와! 우리 박씨 가문에서 힘들게 키워서 성공시켰더니 경쟁사에 갖다 바치게 생겼잖아!”“해성이 강유나가 없으면 망하기라도 해요?”박현우는 잘생긴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유나 얘기하시려고 전화한 거면 그만 하세요.”“중요한 얘기가 하나 더 있어.”유미진의 목소리에는 불쾌함이 가득했다.“너 안수지라는 여자 친구 사귄다며?”“네, 그런데요.”“내가 사람 시켜서 알아봤는데 그 안수지라는 애는 시골 깡촌 출신에 학력도 별 볼 일 없고 집안은 우리 박씨 가문 문턱에도 못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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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대표님.”강유나는 대표실로 돌아와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들어가 보니 진시훈은 훤칠하게 긴 다리를 편하게 겹쳐 놓고 한 손은 머리 뒤에 얹은 채, 다른 손에는 담배를 끼고 옆 소파에 누워 있었다. 그는 눈을 살짝 감고 마치 잠든 것 같았다.강유나는 도시락을 한쪽에 두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남자는 지나치게 잘생긴 얼굴과 뛰어난 윤곽, 그리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눈을 감고 있을 때는 마치 만화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느긋한 귀족 도련님 같았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았다.이때 진시훈이 갑자기 눈을 떴다.“저기, 대표님, 식사 가져왔어요...”강유나는 약간 당황하며 시선을 피하고 진시훈에게 도시락을 건넸다.붉어진 그녀의 귀를 보며 진시훈은 느긋하게 일어났다.“이렇게 오래 안 오길래 변절해서 눈먼 전 사장한테 돌아간 줄 알았지.”“저는 절대 돌아가지 않아요.”강유나는 곧바로 변명했지만 방금 아래층에서 박현우와 만났던 일이 떠올라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대표님, 저 먼저 나가볼게요.”“이따가 네 치수를 보내 놔. 드레스를 골라 보낼 테니까.”“저한테요?”강유나는 놀란 얼굴로 돌아섰다.진시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일주일 후에 대형 자선 만찬회가 있는데 파트너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야. 강 비서, 함께 가 줄래?”대형 자선 만찬회라...그렇다면 박현우도 분명히 있겠지?“가기 싫으면 거절해도 돼.”진시훈은 그녀의 난감한 표정을 눈치챈 듯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강유나: “갈게요.”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박현우를 피해야 한단 말인가.그렇다고 앞으로 평생 그를 피해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식사 후, 강유나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일에 몰두했다.다니엘과의 협의는 순조로웠다. 진시훈이 그에게 이미 이야기를 해 놓았는지 그녀가 진화에 나타난 것을 보고도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그는 미소를 지으며 강유나의 능력을 칭찬했다.“그러고 보니 해성의 새 수석 비서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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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강유나는 귓불까지 뜨거운 김이 피어올랐고 손가락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진시훈의 소매를 붙잡았다.진시훈은 그녀의 머리를 토닥이며 안심시키듯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전화 좀 하고 올게.”그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방 연결되었다. 진나연의 다소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빠? 나 찾아?”“지금 시간 있어?”“시간은 있는데...”“그럼 이쪽으로 와.”진시훈은 그녀의 말을 끊고 강유나가 그런 약을 먹었다는 것을 간략하게 설명한 후, 주소를 불러주며 빨리 오라고 했다.통화를 마친 후, 그는 다시 차로 돌아갔다.차 문을 열자마자 진시훈은 몸이 굳었다.차 안에서 강유나는 단추를 풀어 가느다란 백조 목을 드러냈고 무의식적으로 옷깃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어깨끈도 드러났다.진시훈은 차에 타 문을 닫고는 그녀의 안절부절못하는 작은 손을 붙잡았다.강유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깊고 아름다운 눈매와 마주쳤다.“옷 제대로 입어.”강유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옷깃을 여몄다.원래도 붉었던 뺨은 이제 피가 맺힐 듯 더욱 붉어졌다.비록 이성적으로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약 기운이 올라오면서 머릿속은 온통 음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그녀의 손목을 잡은 손은 마디가 길고 섬세했다.그녀는 그 손을 따라 진시훈을 흘끗 쳐다보았다.흠잡을 데 없이 잘생긴 얼굴과 깊은 이목구비를 가진,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남자였다.셔츠 아래 감춰진 몸은 어떨지 몰라도 살짝 드러난 팔뚝이 단단하고 힘이 넘쳐 보이는 걸로 봐서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좁은 차 안, 남자에게서 나는 차가운 나무 향과 은은한 담배 냄새가 뒤섞여 그녀를 더욱 안달하게 만들었다.안달 나는 것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그녀의 손을 잡은 진시훈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하지만 힘이 들어가는 것은 손뿐만이 아니었다.몸속의 피가 끓어올랐다.그는 옷을 벗어 던지고 눈앞의 여자를 뒷좌석에 눕혀 가느다란 허리를 움켜쥐고 그녀와 함께 절정에 오르고 싶었다...다시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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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진나연의 눈에 의심이 어렸다. 진시훈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말 많네.”“...”진나연은 속으로 혀를 찼다.그의 연애사는 흔치 않은 일이라 궁금해서 몇 마디 더 물어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때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강유나는 흰 목욕가운을 걸치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진나연의 눈이 번쩍 뜨였다.긴 밤색 머리를 묶어 올린 그녀는 화려한 미모를 자랑했다. 붉은 입술과 새하얀 피부는 옅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넋을 잃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어머, 오빠 여자 보는 눈이 좋네.’진시훈은 그녀를 잠시 쳐다보다가 시선을 돌렸다.“이쪽은 진나연, 의사야. 이 분야에 능통하니까 진찰을 받아 봐.”“진나연 씨, 안녕하세요.”“나연이라고 부르면 돼요. 저 사람 사촌 동생이에요.”진나연은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서 강유나의 체온을 쟀다.“걱정 마세요. 보통 이런 종류의 약물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하지만 많이 불편하면 약 좀 드릴게요.”“네.”강유나는 얌전히 침대에 앉아 진나연의 검진을 받았다.진시훈은 돌아서서 나갔다.문이 닫히자마자 진나연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빠랑 어디까지 진도 나갔어요?”강유나는 잠시 멍해졌다.“오해예요. 저희는 단순한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일 뿐이에요.”“에이, 설마. 오빠가 그냥 부하로 둘 것 같지 않은데? 오빠가 저렇게까지 신경 쓰는 모습은 처음 봐요.”“사실 진 대표님은 좋은 분이세요.”“푸핫!”진나연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강유나를 쳐다보며 말했다.“강유나 씨는 우리 오빠에 대해 오해가 꽤 깊으시네요.”강유나는 다소 의아했다.“저를 아세요?”“물론이죠. 박현우와의 일은 업계에 꽤 알려져 있잖아요. 저도 들었어요.”“그런가요.”‘어째서 모두가 내가 박현우한테 푹 빠졌던 걸 아는 거지?’“해성을 나온 건 잘한 일이에요. 강유나 씨처럼 아름다운 분은 박현우에게 어울리지 않아요.”진나연의 아름다운 얼굴에 교활한 미소가 번졌다.“우리 오빠가 딱 어울리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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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차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여 아까 호텔로 돌아왔다.호텔 아래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선두에 선 남자는 짧게 깎은 머리에 냉철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목에는 문신이 보였다.진시훈을 보자 그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형님.”진시훈은 가볍게 대꾸하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뒤에 있던 사람들은 조용히 따라 들어갔다.호텔 안에는 다른 손님들이 없었고 호텔 지배인만 잔뜩 긴장한 얼굴로 서 있었다.“진 대표님, 시키신 대로 다 비웠습니다만...”“네. 손해는 내가 책임질 겁니다. 나중에 사람을 보내죠.”진시훈은 그를 흘끗 쳐다보았다.눈빛은 차분했지만 지배인은 등골이 서늘했다.지배인은 다급하게 말했다.“오늘 밤 일은 절대 비밀로 하겠습니다.”진시훈은 시선을 거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까 그 층으로 올라갔다.전범룡의 룸은 시끌벅적했다.사람들이 술잔을 주고받는 사이,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발로 차여 열렸다.전범룡은 분노하며 벌떡 일어섰다.“어떤 새끼가 감히...”누군가가 돌진하더니 전범룡의 옆에 있던 경호원 두 명을 쓰러뜨리고 전범룡의 머리채를 잡아 탁자에 내리쳤다.전범룡은 비명을 질렀지만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다시 머리채가 잡혀 들렸고 목에는 날카로운 군용 단검이 들이밀어 졌다.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전범룡의 얼굴은 피투성이였다.이어서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들어왔다.맨 앞에는 고고한 분위기의 진시훈이 서 있었다.“진시훈, 자네 지금 뭐 하는 거야?”전범룡은 목에 핏대를 세우고 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진시훈은 꿈쩍도 안 했다.경호원들이 의자를 방 중앙에 놓자 진시훈은 다리를 꼬고 앉아 몸을 뒤로 기대며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형님, 너무 멀리 앉았잖아요. 이리 와서 얘기해요.”성준은 전범룡을 질질 끌고 와서 진시훈 앞에 내동댕이쳤다.전범룡이 벌떡 일어나려는 찰나, 성준은 무표정하게 발길질을 했다.쿵 소리와 함께 전범룡은 무릎을 꿇었다.옆에 있던 사람이 참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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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힘겹게 고개를 돌려보니 잠에서 덜 깬 얼굴이 떡하니 보였다.“자기야, 깼어?”강유나: “...”“어떻게 네가 여기 있어?”“내가 아니면 누구겠어?”하주희는 당당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자기야, 설마 진시훈인 줄 알았어?”“아니야.”“그럼 왜 그렇게 당황해? 그럴 줄 알았어! 입으로는 진시훈을 쳐다도 안 본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그의 몸이 탐났지?”하주희는 그녀를 껴안고 깔깔 웃었다.“자기가 드디어 남자 생각을 하는구나! 내일 바로 태국으로 날아가서 멋진 남자를 데려와 너를 즐겁게 해줄게!”“너 출근을 어떻게 하길래 갈수록 변태 같아.”강유나는 그녀에게서 벗어나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만 좀 해. 회사에 가야 해.”“오늘은 회사에 안 나가도 돼. 진시훈이 어제 사람을 시켜 나에게 연락했을 때 이미 오늘 하루 너에게 휴가를 준다고 했어. 푹 쉬어. 야, 그 진시훈 씨 정말 세심하지 않냐? 그 사람에 비하면 박현우는 정말 쓰레기야!”강유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그 사람이 어떻게 네 연락처를 알고 있지?”“나도 몰라. 높으신 분들은 다 그런 거 아니겠어?”“뭐가?”하주희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낮췄다.“3분 안에 이 여자의 모든 정보를 가져오도록.”“...”“그런데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진시훈의 비서가 너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만 하던데.”“별거 아니야. 식중독이었어.”강유나는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혹시라도 사실대로 말하면 하주희는 하루 종일 캐물을 것이 뻔했다.강유나는 땀으로 흠뻑 젖어 샤워하러 욕실로 향했다. 그녀가 나왔을 때, 하주희는 이미 준비를 마치고 외출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자기야, 나 출근해야 돼. 개 같은 사장이 또 왜 이렇게 늦었냐고 난리야. 이번 달에는 더 이상 지각하면 안 돼.”“사실 너희 사장님,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진 않은데. 맨날 욕하지 마.”“치! 얼굴 빼곤 다 별로거든!”강유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오? 잘생겼다고 인정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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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네가 유능한 건 아는데, 잠깐 쉬어도 돼. 너는 널 철인으로 생각하는 거 같은데 나는 내 능력 있는 직원이 과로로 쓰러지는 꼴 못 봐.”“알았어요. 그럼 내일 갈게요.”“내일 봐.”전화를 끊고 강유나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녀는 지난 몇 년간 자신을 팽이처럼 몰아붙이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박현우는 그녀를 걱정해주지 않았고 그녀 스스로도 조심스럽게 행동해 왔다.진화에 와서 이렇게 챙김을 받으니... 해성을 나온 것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직 시간이 일러 강유나는 서두르지 않았다.그녀는 진나연에게 문자를 보냈다.[나연 씨, 진 대표님은 뭘 좋아해요?]근데 뜻밖의 답변이 왔다.[단 음식이요.]그녀는 택시를 타고 근처 쇼핑몰로 갔다. 그곳에는 맛있는 케이크 가게가 있었다.예전에는 자주 이곳에 왔었다.사실 박현우의 수석 비서가 되기 전, 강유나에게는 작은 꿈이 있었다.케이크 가게를 여는 것이었다.부드러운 생크림 향만 맡아도 행복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 당시 그녀가 박현우에게 이 생각을 이야기했을 때,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해 봐. 케이크 가게 하나쯤이야. 열 개라도 투자해 줄 수 있어.”그녀는 그의 말을 믿고 S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브랜드를 알아본 끝에 블루밍이라는 케이크 브랜드를 선택했다.들뜬 마음으로 그에게 이 소식을 전했지만 그때 박현우는 무관심하게 말했다.“이번 일이 끝나고 나서 다시 이야기하자.”하지만 그 후로 다시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예전에는 그가 잊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매주 블루밍에서 작은 케이크를 사다 줬으니 그가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을 리 없었다.그저 관심이 없었던 것뿐이었다.목적지에 도착한 강유나는 곧장 블루밍으로 향했다. 매장 직원은 그녀를 알아보았다.“손님, 이번에도 여기서 드시고 한 조각은 포장해 도와 드릴까요?”“포장 하나 해주시고요. 내일 점심에 회사로 케이크 하나 배달해 주세요.”“네, 주소를 알려주세요.”강유나가 직원에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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