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윤은 그에게 눈을 흘겼다.“네가 무슨 상관이야.”“피해자로서 충고 하나 하는데 진시훈은 현우 형보다 더 위험한 사람이야. 함부로 접근하지 마.”“내 오빠처럼 눈이 멀지만 않으면 돼.”박서윤은 저 멀리 있는 안수지를 흘끗 보고는 다시금 화가 치밀었다.“오빠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내 친구 문아도 저 여자보다 훨씬 나은데, 오빠는 싫다잖아.”“임문아?”정민호는 눈살을 찌푸렸다.“됐어. 전에 모임 때 걔가 유나한테 빈정거리는 거 봤어. 나도 걔 별로 안 좋아해.”“입 닥쳐. 오빠를 좋아하는데 오빠 옆에 다른 여자가 있으면 속상한 게 당연하지. 너희 남자들이 뭘 알아!”정민호는 어깨를 으쓱하고 입을 다물었다.‘그래, 몰라. 하지만 난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졌고 옳고 그름을 구별할 줄 안다고.’정태호와 이야기를 나눈 후, 박현우는 말이 없어졌고 구석에 있는 안수지에게도 신경 쓰지 않고 술만 계속 마셨다.결국, 자리가 파할 때쯤에는 이미 만취 상태였다.안수지가 다가와 그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현우야, 너 위염 있잖아. 그만 마셔.”박현우는 잠시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안수지의 얼굴을 본 후,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어.”손에 든 술을 다 마시고 나서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늘은 이만 끝내자. 해산.”말을 마친 그는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하지만 두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비틀거렸다.안수지는 곧바로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천천히 가.”정민호는 술병을 들고 정태호에게 다가가 말했다.“형, 무슨 일이야? 오늘 현우 형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정태호는 대답 없이 안수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말했다.“민호야, 너 안수지가 어떤 각도에서 보면 유나랑 좀 닮은 것 같지 않냐?”“무슨 소리야, 유나가 훨씬 예쁘지.”정태호가 말했다.“내 말은 대학 갓 입학했을 때 유나 말이야.”정민호는 잠깐 멍해졌다가 그때를 떠올렸다.그 당시 강유나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안수지처럼 찰진 검은 생
최신 업데이트 : 2024-12-3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