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351 - Chapter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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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지난번에 침대에 내던져서 허리가...”“아니요! 허리 멀쩡해요!”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정색하며 말했다.‘이봐,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내 허리에 약을 발라주겠다고?’거부하는 그녀의 눈빛에 서현우가 미간을 구겼다.이 여자가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도통 이해가 안 됐다.서현우는 연고를 바름에 있어서 남녀 구분 없이 똑같이 해줘야 한다고 믿는데 정작 도아영은 아닌 듯싶었다.연고를 발라줄 순 있지만 남녀 구분은 정확히 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대표님, 윤재 씨가 방금 전화 와서 야채도 필요한지 여쭸어요. 오늘 저녁 메뉴가 육류 위주라서요.”“필요 없어. 네가 정한 대로 하면 돼.”“네.”변윤재는 전에 그녀에게 서현우가 육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서현우가 호텔에서 지낼 때, 또한 요즘 집에서 해 먹던 음식들까지 떠올리자 도아영은 문득 이런 의문이 생겼다.“대표님, 혹시 마조히즘이세요?”불현듯 서현우가 그녀를 노려봤다. 도아영은 절대 그런 뜻이 아니라고 재빨리 한마디 덧붙였다.“대표님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산해진미를 즐겨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제가 본 대표님은 이렇게 검소하신지...”검소하다는 단어는 이미 충분히 함축적인 표현이었다.그녀는 이 남자가 입에 풀칠하기 어려운 건 아닌지 대놓고 묻고 싶었다.지금 사는 우성 별장은 심플하다 못해 가구가 몇 개 없고 냉장고에는 즉석식품과 라면이 전부였다. 방마다 침대 한 장 제외하고 별다른 가구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별장 평수가 그리 큰 건 아니지만 가구가 얼마 없다 보니 괜히 널찍해 보였다.아마도 이 별장 주인이 도저히 집이 안 팔려서 초저가에 서현우에게 팔아치운 모양이다.심지어 그녀는 서현우가 이 별장이 은밀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구입한 거라고 여겼다.하지만 2조억을 들여서 흔쾌히 땅을 사는 서현우가 몇조 원의 별장을 사는 건 큰 문제가 아닐 텐데 굳이 이런 낡은 별장을 택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난 물욕이 없는 편이야.”서현우는 그녀의 뜻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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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손을 다쳤는데 요리할 수 있겠어?”변윤재가 물었다.“의사로서 당부하는데 채 써는 사람 따로 찾는 게 나을 거야. 자칫하다 손을 썰면 어떡해?”도아영은 좀 전까지 이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 변윤재의 말을 듣고 나서야 문득 채 써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변윤재를 바라봤다.이에 변윤재가 곧바로 대답했다.“나보단 현우가 나아. 지금 바로 불러올게.”그는 곧장 위층에 올라갔다. 일 초라도 주방에 머물고 싶지 않았으니까.서현우의 방 문을 두드렸지만 좀처럼 인기척이 없었다.“나와, 현우야. 아영이 도와서 채 좀 썰어야지.”변윤재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너한테 기회 주는 거야! 얼른 나오라니까.”이때 김한빈이 맞은편 방에서 나오더니 문에 바짝 달라붙은 변윤재를 보면서 물었다.“뭐 하세요, 윤재 씨?”“현우 부르는 중이잖아.”변윤재가 대답했다.“내가 간만에 우리 현우 잘 보일 기회를 만들어줬거든. 아영이 앞에서 실컷 매력 발산할 기회 말이야! 아영이가 손을 다쳐서 칼질이 불편하니 현우가 도와주면...”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귀청이 째질듯한 소리에 서현우가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뛰쳐나오더니 계단을 내려갔다.변윤재도 그제야 눈치채고 소리쳤다.“큰일 났다!”몇 사람들이 아래층에 내려오자 도아영이 한창 허리를 숙이고 바닥에 떨어진 칼을 줍고 있었다.그녀는 세 사람을 보더니 허리도 못 펴고 그대로 해명했다.“아직 칼을 제대로 잡지 못하겠어요...”“...”세 남자 모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변윤재는 그녀가 정말 손이라도 다쳤을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이때 서현우가 먼저 칼을 줍고 도마 옆으로 다가갔다. 도아영이 어느새 식자재를 깨끗이 씻어서 도마 옆에 놓아둔 걸 보더니 두말없이 고기와 야채를 썰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여태껏 혼자 음식을 만들었고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준 적이 없다. 오늘도 횡설수설하면서 요리할 줄 알았는데 서현우가 일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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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고개를 숙이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도아영은 멍하니 넋을 놓았다.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서현우는 어느새 계속 채를 썰고 있었다.한편 김한빈과 변윤재는 아무것도 못 본 듯 거실에 가서 무언가 의논 중이었다.도아영은 저도 몰래 서현우에게 눈길이 갔다.열심히 채를 썰고 있는 이 남자는 진지한 표정이지만 날렵한 턱선이 유독 매력적이었다.그는 주방에서 요리할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매사에 열심히 하는 모습이다.단지... 아무것도 안 할 땐 실로 다가서기 어려운 포스를 내뿜고 있다.“다 봤어?”갑자기 들이닥친 그의 물음에 도아영은 사색에서 빠져나왔다.그녀는 마른기침을 해댔다.“얼굴에... 뭐 묻어서 그랬어요.”서현우가 아무 대답이 없으니 도아영은 이때다 싶어 재빨리 그의 얼굴을 톡톡 쳤는데 그 순간 서현우는 온몸이 굳어버렸다.도아영의 손에 묻었던 밀가루가 그의 얼굴에 다 묻어버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김한빈이 얼른 다가가려고 했지만 변윤재가 말렸다.“두 사람 방해하지 말고 가만있어!”“네?”김한빈은 저 둘이 알콩달콩하다고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아까는 도아영이 분명 일부러 밀가루를 묻힌 건데...“아무튼 잠자코 여기 있어. 내 말 들어서 후회할 것 없다니까.”변윤재는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두드렸다.이에 김한빈은 할 수 없이 소파에 묵묵히 앉아있었다.서현우는 워낙 깔끔한 사람이라 반쪽 얼굴이 밀가루 범벅인 걸 알게 되면 무슨 표정을 지을지 가히 짐작이 되지 않았다.“여기요, 여기.”도아영과 서현우가 주방에서 사이좋게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채를 써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서현우는 금방 다 마치고 주방을 나섰고 이때 변윤재가 그의 얼굴을 가리켰다.서현우는 진작 알고 있었다는 듯이 티슈로 정확하게 밀가루를 닦아냈다.‘그럼 그렇지. 우리 현우한테도 드디어 봄날이 오는구나.’변윤재가 속으로 중얼거렸다.시간이 일분일초 흘러서 저녁 무렵이 다 됐다. 도아영은 주방에서 음식을 하나둘씩 내왔고 상다리가 부러질듯한 풍성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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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누가 사이다 샀어?”별안간 서현우가 입을 열었다.이에 변윤재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내가 샀지. 아영이 술 못 마시잖아. 남자 셋이서만 과음하다가 헛소리라도 지껄이면 어떡해?”“...”할 말을 잃은 서현우 앞에서 변윤재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난 늘 여성 안전을 우선시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아영이 너도 걱정 마. 우리 여긴 절대 안전한 곳이야. 밥 다 먹고 하룻밤 푹 자! 아무도 너 안 건드려!”도아영이 서현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아니에요. 괜히 방해만 되죠.”“괜찮아요. 어차피 아영 씨가 지낼 방도 없거든요.”김한빈이 무심코 내던진 말에 분위기가 살얼음판이 되었다.‘내가 말실수했나?’김한빈이 머리를 들자 변윤재가 날카롭게 째려보고 있었다.“...”‘뭔가 잘못했네!’그는 또다시 옆에 있는 서현우를 바라봤다.분명 아까 대표님이 분부하신 내용인데 뭐가 잘못된 걸까?“아 참, 대표님. 오늘 단지 이 연고 주려고 저를 여기까지 부르신 거예요?”이때 도아영이 먼저 질문을 건넸다.만약 연고 때문에 학교까지 찾아온 거라면 그 장면이 너무 성대한 듯싶었다.“그래, 현우야. 얼른 말해봐. 아영이 왜 불렀어?”변윤재는 쉴 새 없이 서현우를 곁눈질했다.이에 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남원 교외의 땅이 혹시 너랑 연관 있어?”갑작스러운 질문에 변윤재는 표정이 일그러졌다.‘갑자기 그건 왜?’“아무 상관 없는데요. 그건 연준 씨 회사에서 담당하는 구역인데 저랑 무슨 연관이 있겠어요?”도아영은 이제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지어내는 기교가 생겼다.“그때 네가 그 땅을 낙찰했다고 들었는데?”“대신 패들 한번 들어줬을 뿐 제가 돈 낸 것도 아니에요. 궁금하시면 얼마든지 조사해보세요. 거짓말한 적 없으니까.”도아영이 아무렇지 않게 음식을 한 점 집었다.바보가 아닌 이상 서현우가 몇 번을 물어봐도 그녀는 절대 제니의 정체를 드러낼 일이 없다.“밥 먹자! 뭐야, 분위기 칙칙하게! 지금이 근무 시간도 아닌데 웬 프로젝트 얘기야?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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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도아영은 여전히 침착하게 밥만 먹었다.결국 서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결론은 아무것도 없다는 거야.”도아영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이 인간 이럴 줄 알았어.’옆에 있던 변윤재가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노력했다.“뭐야, 하나도 안 웃겨! 현우는 꼭 썰렁한 개그만 좋아한다니까. 아영아, 신경 쓰지 말고 밥 먹어.”“그럼요. 신경 쓸 리가 없죠.”그녀는 수저를 내려놓았다.“시간이 늦었으니 저는 이만 가봐야겠어요.”변윤재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벌써 가게? 더 놀다 가지.”“아니에요. 내일 또 시험 봐야 해서 일찍 돌아가서 쉴래요. 연고 고마워요, 윤재 씨. 그럼 저는 이만.”도아영이 외투를 챙기고 나가려 할 때 서현우도 수저를 내려놓았다.“데려다줄게.”“괜찮아요.”“혼자 걸어서 나갈 셈이야?”그도 그럴 것이 서현우가 없으면 그녀는 당최 이곳을 걸어서 나갈 수가 없다.“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대표님.”어찌 됐든 서현우가 여기까지 데려왔으니 책임지고 집까지 바래다주는 것도 도리일 듯싶었다.문밖을 나선 후 서현우가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줬다.‘매너는 있네.’차에 탄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도아영은 이 남자가 대체 왜 선뜻 집까지 바래다주려는지 알 수가 없었다.설마 그녀를 위너 그룹 제니라고 의심하는 걸까?‘아니야, 말도 안 돼.’구연준이 일찌감치 그녀의 정체를 잘 숨겼으니 단기간 내에 절대 조사해낼 수가 없다.이수호도 못 하는 걸 서현우가 무슨 수로?갈림길 앞에서 서현우가 불쑥 입을 열었다.“다시 한번 솔직하게 말할 기회 줄게.”“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서현우가 미친 듯이 질주했다.도아영은 온몸이 앞으로 확 쏠렸다.서현우가 글쎄 도로에서 시속 200까지 밟았으니 아까 난간이 무너진 것 같기도 했다.“현우 씨, 미쳤어요? 여긴 통행 금지 구역이라고요!”도아영은 당장이라도 그를 멈춰 세우고 싶었다.칠흑같이 어두운 밤, 이 구역은 가로등이 다 고장 나서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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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물에 빠질 때까지 남원 교외랑 상관 없다고 외치면 믿어줄게.”“뭐라고요?”도아영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그야말로 고문이 따로 없었다.상향등이 단교를 비추자 도아영은 아예 두 눈을 질끈 감았다.“마음대로 해요. 어차피 난 남원 교외랑 상관 없으니까!”서현우는 모든 걸 내려놓은 그녀의 모습을 보더니 강물에 떨어지기 1초 전, 브레이크를 밟았다.그야말로 아슬아슬한 거리를 두고 차가 멈춰 섰다.그녀가 예상했던 충격은 오지 않았다.다시 눈을 떠보니 다리의 반대쪽에 와 있었다.“저기요! 이봐요!”가까운 곳에서 경찰차가 끊임없이 불빛을 반짝였다.곧이어 경찰 두 명이 내려왔고 그중 한 명이 손전등을 비췄다.불빛이 유리를 비춘 순간 도아영은 두 눈이 머는 줄 알았다.“이봐요! 당장 내리세요!”경찰이 거만하게 쏘아붙였다.도아영은 서현우를 힐긋 바라보았는데 이 남자는 차 문을 열기는커녕 두 경찰 앞에서 후진하기 시작했다.“내리라고요! 내 말 안 들려요? 당장 내려요!”경찰도 서현우가 이렇게 나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경찰 앞에서 대놓고 후진이라니...“지금 이거 불법 행위예요. 당장 내리세요!”경찰의 안색이 확 짙어졌다.도아영은 서현우를 타이르고 싶었지만 그가 별안간 핸들을 돌리더니 두 경찰을 내팽개치고 계속 질주했다.“현우 씨! 이건 아니에요. 범법 행위라고요!”그녀가 옆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내가 그딴 거 무서워할 것 같아?”서현우는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릴 뿐 경찰차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잠시 후 뒤에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경찰이 확성기를 들고 두 사람을 향해 외쳤다.“앞에 있는 차량, 즉시 멈추세요. 이미 법을 어겼으니 즉시 멈춰요! 앞에 있는 차량, 계속 안 멈추면 가중 처벌을 내릴 겁니다!”“현우 씨!”그가 과연 강주를 들었다 놨다 할 능력이 될까?해외에서는 대단한 실력의 소유주겠지만 국내에 돌아오면 반드시 법률을 준수하는 올바른 시민이 되어야 한다.보다시피 서현우는 이 점을 포기했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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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방금 안전벨트를 푼 도아영은 관성에 의해 하마터면 머리를 박을 뻔했다.“뇌진탕 걸리기 싫으면 안전벨트 다시 해!”“현우 씨 진짜!”도아영은 재빨리 안전벨트를 다시 맸다.한편 경찰들은 서현우가 또다시 포위를 뚫고 나갈 줄은 몰랐다.그의 차가 일반도로로 빠져나오자 더 많은 경찰차가 그를 포위했고 주위는 순식간에 심각한 정체를 빚었다.이곳은 시중심의 가장 번화한 구역이라 여기서 사고가 나면 다음 날 헤드라인을 멋지게 장식할 것이다.사면팔방을 둘러싼 경찰차를 본 순간 도아영은 딱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망했다. 철저히 망했어.’‘내가 어쩌다가 이 인간이랑 엮였을까?’다들 서현우더러 차 좀 빼라고 경적을 울려댔다.경찰들은 이번에 강제로 서현우의 차 문을 열 기세였다.도아영은 가까이 다가오는 경찰들을 보더니 불안감에 휩싸였다.‘제발 더 크게 부풀리진 말자. 제발 헤드라인에 오르진 말자.’그 시각, 이경 그룹.“뭐라고?”이수호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재차 되물었다.도아영이 경찰차에 둘러싸였다니?그녀는 운전한 적도 없는데 경찰차에 둘러싸인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일까?그것도 시 중심에서 말이다.“정말입니다, 대표님.”안지원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서현우 씨도 함께 있었어요.”순간 이수호의 안색이 확 일그러졌다.“서현우?”“네, 사태가 심각해져서 기자들이 출동하고 있어요. 우리가 먼저 여론을 진압할까요?”“알면서 뭘 물어? 당장 해결해!”이수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기사까지 나게 되면 사태가 매우 심각해진다.도아영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그녀도 이 정도쯤은 잘 알 텐데 말이다...경찰서.서장은 이 소식을 듣더니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뭐라고요? 도아영 씨 차를 막았다고요?”“알겠어요. 지금 바로, 지금 당장 출동할 테니 걱정 마세요!”말을 마친 서장은 외투를 걸칠 새도 없이 사고지역으로 달려갔다.“나 금방 도착하니까 애들한테 절대 극단적인 수단을 쓰면 안 된다고 전해. 절대 안 돼!”서장은 부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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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경찰의 보고가 끝나기도 전에 서장이 덥석 가로챘다.“닥쳐! 안에 누가 들어있는지나 알아?”“누가 됐든 법을 지켜야죠!”“뭐라고? 누가 법을 어겼는데? 실수로 통행 금지 구역에 들어간 것뿐이잖아. 사람만 무사하면 된 거지 기어코 일을 크게 만들어야겠어?”서장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경찰들을 제치고 차 앞에 다가갔다.차창이 서서히 내려가더니 서현우의 얼굴이 드러났다.순간 서장 장윤기는 눈동자가 떨리고 아양을 떨던 미소도 그대로 굳었다.앞서 서현우가 경찰서에 와서 여죄수들을 해결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했으니까.장윤기는 지금도 그날 일만 떠올리면 가슴이 후덜덜해진다.“이제 가도 되지?”간단한 그 한 마디에 장윤기는 침을 꼴깍 삼켰다.“물론입니다.”“알았어.”장윤기가 길을 내주자 서현우는 곧바로 이 도로를 벗어났다.“서장님! 이대로 보내버리면 어떡해요?”“뭘 더 어쩔 건데? 저 안에 도아영 씨랑 서현우 씨가 앉아있는데 네가 감히 뭘 하겠어? 서현우 몰라? 해외에서 악명이 자자한 빅 보스잖아! 뺑소니범도 아니고 왜 이렇게 체포하지 못해 안달이야? 고작 통행 금지 구역에 들어간 차나 붙잡겠다고 이 밤중에 경찰을 한가득 불러낸 거야?”장윤기는 이번 일을 빨리 무마하고 싶었다.“다들 당장 돌려보내. 앞으로 또 저 차 보거든 멀찍이 피해 다니란 말이야!”말을 마친 장윤기도 차에 돌아와 식은땀을 쓱 닦았다.그는 어느새 진땀을 쫙 뺐다.아무도 서현우의 실력을 모르다니... 강주의 형세가 곧 바뀔 듯싶었다.그 시각.도아영은 장윤기가 서현우를 보자마자 이 사건을 눈감아줄 줄은 몰랐다.“현우 씨가 방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요?”“강주에 처음 와서 모두가 기억에 남을만한 일을 했지.”서현우가 눈썹을 치켰다.“그것도 모르겠어, 아영아?”“대체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어요? 오늘 일로 크게 소문내서 강주에서 세력이라도 넓히게요?”“역시 넌 똑똑해. 종일 내 옆에서 아무것도 모른 척 연기했던 거야?”서현우가 말했다.“남원 교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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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도아영은 겁에 질린 채로 집에 올라가다가 문 앞을 가로막은 이수호와 마주쳤다.아무도 없는 복도에 갑자기 나타난 이수호 때문에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뭐예요?”“그 큰일을 내고도 나한테 뭐 하냐고 묻는 거야?”이수호는 그녀를 벽에 확 밀어붙였다.반항할 힘도 없고 이 남자한테서 벗어날 수도 없는 그녀는 차라리 힘을 쭉 뺐다.“밖에서 사고 친 사람은 내가 아니에요. 게다가 이경 그룹에 영향을 미친 것도 아니잖아요. 우린 이미 파혼했어요. 내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든 절대 수호 씨한테 누가 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요.”그녀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내뱉자 이수호는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말했지. 서현우는 감히 네가 건드릴 자가 아니야. 멀리 떨어지라고 그렇게 경고했는데 왜 도통 말을 안 들어?”도아영은 그가 왜 이렇게 화내는지 이해가 안 됐다.이수호야말로 그녀가 멀리해야 할 사람이고 서현우보다 더 아찔한 존재였으니까.“대표님, 우리 이제 깔끔하게 선 긋고 각자 신경 끄고 살아요. 오늘 시험장에 오신 것 때문에 충분히 피해를 봤는데 또 뭘 어쩌시려고요?”“당당한 사람은 찔릴 것 없어. 서현우가 커닝 도와준 거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 것 같아?”“대체 뭐라는 거예요?”도아영은 그가 어디서 헛소문을 듣고 와서 이러는지 이해도 안 되고 더는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서 옆으로 홱 밀쳤다.“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다만 아무 증거 없이 사람 함부로 모함하지 말아요. 명예 훼손죄로 고소할 수도 있으니까!”“내가 한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더 잘 알겠지. 네가 이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몰랐어. 구연준, 서현우가 다 널 위해서 시험지를 미리 봤다는 거잖아. 오늘도 봐. 서현우랑 꼭 붙어 있고! 걔가 미리 답안을 줬으니 너도 순조롭게 시험 잘 본 거 아니야?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손목 상처를 고려해서 일부러 단독 시험장을 마련해줬는데 너만 이득을 본 셈이네?”“날 위한 건지 일부러 괴롭히는 건지는 대표님 본인이 더 잘 알겠죠! 모두가 지켜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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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안지원은 좀 전에 비상 통로에 숨어있다가 도아영이 집으로 들어간 후에야 걸어 나왔다.“대표님, 아영 씨가...”문득 이수호가 그에게 분노를 터트렸다.“아영이가 집까지 바꿨는데 이렇게 큰일을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그건...”안지원은 말문이 턱 막혔다.도아영에 관한 일은 일절 보고하지 말라고 명령한 게 본인이면서...그는 씩씩거리는 대표님 앞에서 결국 머리 숙여 사과했다.“죄송합니다. 다 제 불찰입니다.”“앞으로 한 번만 더 이런 실수 하면 그땐 사표 써.”“네...”안지원은 고개를 숙이고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근데 대표님, 내일 시험내용을 다 고치면 만에 하나 아영 씨가 정말 졸업하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자업자득이야. 그러게 누가 커닝하래?”이수호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진짜 졸업하고 싶으면 반드시 날 찾아오게 돼 있어.”“네.”안지원이 또다시 씩씩하게 대답했다.그 시각, 한성대.임규리는 요 며칠 줄곧 기숙사에서 지냈다. 아침 일찍 이씨 저택으로 갔다가 밤늦게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공짜 도우미가 돼주고 있었다.그녀가 이씨 저택으로 이사하기만을 기다리던 룸메들은 슬슬 의심의 불씨가 커졌다.룸메 중 한 명이 일부러 떠보듯이 물었다.“4학년 졸업시험도 이제 곧 끝나고 한두 달 뒤엔 우리도 방학이야. 그땐 여기서 지낼 수 없을 텐데 이씨 저택으로 갈 거야 아니면 우리 집 가서 지낼래?”“그건...”임규리도 당연히 이씨 저택에 들어가고 싶었다.하지만 요즘 남현숙의 반응을 보니 전혀 집에 들일 생각이 없었다.게다가 이수호는 요 며칠 회사 혹은 호텔에서만 지낼 뿐 집에 도통 돌아오지 않았고 평상시에는 더더욱 발길이 닿지 않았다.임규리는 그를 한 번 만나는 것조차 어려운데 그 집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얘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규리가 이씨 일가 예비 며느리인데 당연히 그리로 가겠지 뭣 하러 너희 집에 가겠어?”다른 룸메가 한술 더 떴다.이에 임규리는 몹시 난감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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