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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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너는 신경 안 쓰겠지만 쟤네가 뒤에서 험담만 날리고 널 모함하잖아. 나중에 너만 피해 볼 텐데 내가 분해서 그래, 내가!”주민서가 씩씩거리자 도아영은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너도 모함인 걸 아는구나. 근데 나... 꽤 재미있는 거 발견했다.”“뭔데?”“강이나 커닝했어.”“뭐? 누가?”주민서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한성대 학생회 회장이란 자가, 최근에 살짝 주춤했을 뿐 성적도 늘 좋았던 강이나가, 올곧은 품행의 그녀가 커닝했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대체 누가 그래? 진짜야?”“백 퍼센트 확신할 순 없지만 오늘 강이나 눈빛이 수상해. 교장이 커닝한 학생 잡으러 왔을 때 유독 더 긴장돼 보였어.”“그러게... 당당하면 굳이 긴장할 필요가 없겠지.”주민서는 냉큼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가자. 교장실 가서 일러바쳐야지.”지난번에 강이나가 교장실에 찾아가서 도아영을 한바탕 모함했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그 일로 주민서는 강이나의 몰골을 톡톡히 알아보게 됐다.학교에선 늘 대인배인 척, 선한 이미지만 쌓아오더니 그딴 수작이나 부릴 줄이야.”“안돼!”도아영이 그녀를 말렸다.이에 주민서는 울화가 치밀었다.“걔가 널 어떻게 대했는데? 왜 이대로 눈감아주겠다는 거야?”“내가 언제 눈감아준다고 했어? 아직은 확실한 증거가 없잖아. 눈빛이 수상하다고 교장실까지 가서 강이나 커닝이라고 쐐기를 박을 거야?”도아영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게다가 걔 뒤엔 이수호가 있어서 증거도 없는 마당에 되레 우리만 모함한 거라고 한 방 먹을 수 있어.”“그럼 이제 어떡하라고? 증거 없으니 이대로 넘어가?”주민서는 김빠진 공처럼 풀이 죽었다.“증거는 찾으면 되지. 학교 CCTV 영상에 커닝 페이퍼 사용한 학생들이 찍혔지만 그중에 강이나는 없어. 얘는 쪽지 같은 건 절대 안 썼단 얘기야.”“그럼 뭐로 커닝한 건데?”“그새 잊었냐? 우리 둘째 날 시험 내용이 다 바뀌었잖아. 강이나가 아무리 대단해도 답안을 구하진 못했을 거야. 아까 잡힌 애들도 수정 전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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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대박. 아무리 이수호가 뒤봐준대도 강이나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학생회장이나 돼서 몰래 졸업시험을 고쳐? 최악이다 진짜. 한성대 역사상 이런 인간은 없을걸!”이번 일이 들통나거든 강이나가 과연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주민서는 가히 짐작할 수가 없었다.퇴학 조치?아무래도 이게 가장 원만한 결과일 듯싶다. 그때 가서 아무도 그녀를 받아줄 대학이 없을 것이다.이토록 악질적인 학생은 거부하기 마련이니까.“그럼 우리 이제 강이나 어떻게 잡아?”주민서가 물었다.“오늘은 시험 마지막 날이고 시험 내용도 어제보다 바빠서 다들 잘 못 봤을 거야. 강이나 혹시 합격하지 못할까 봐 또 채점실 들어가서 시험지 고치는 건 아닐까? 우리 채점실 앞에서 지키고 있다가 현장을 잡는 건 어때?”도아영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이건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야. 학생회 다른 멤버들이 분명 강이나 도와줄 거야. 우리가 무작정 채점실 앞을 지키고 있다가 걔네한테 들키면 되레 당하는 꼴이 돼. 게다가 걔네는 학생회라 우리보다 권력이 커서 적반하장으로 나오면 어떡해? 채점실 가서 시험지 고친다고 막 몰아붙이면 그땐 우리 끝장이야.”“진짜 짜증 나 죽겠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그럼 두 눈 멀쩡히 뜨고 걔네 그 짓거리 하는 거 지켜보란 말이야? 그리고 각자 순조롭게 졸업하도록 놔두라고?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도아영이 말했다.“올해 시험이 유독 바빴어. 한성대가 바보도 아니고 일부러 졸업률 떨어트리려고 어렵게만 출제했겠어? 내가 볼 땐 올해 합격점수선도 왕년보다 조금 낮아질 것 같아. 이건 단지 내부소식이라 아직 우리 같은 학생들은 잘 몰라.”“하긴, 안 낮추면 졸업률이 절반으로 줄어들걸.”“다만 강이나는 절대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학생회 회장이고 성적이 늘 좋았으니 졸업시험도 망치고 싶진 않겠지. 걔 오늘 분명 시험지 고칠 거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게 목적이니까.”도아영은 오늘 강이나가 무조건 채점실에 갈 거라고 확신했다.다만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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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도아영은 과목마다 거의 만점이었고 이에 신나서 입이 귀에 걸렸다.한편 주민서도 재빨리 시험 등수 파일을 그녀의 휴대폰으로 전송했다.다만 열어본 순간 도아영이 2등이고 강이나가 1등이었다.강이나는 거의 과목마다 만점인데 이 성적은 한성대 최근 몇 년 동안의 성적을 놓고 봐도 꽤 높은 편에 속했고 심지어 올해 시험이 유독 어려운데도 높은 성적을 따냈다.도아영은 그녀의 커닝을 더더욱 확신했다.“너 진짜 똑똑하다! 이번에 합격점수선이 30점이나 낮아졌어! 이렇게 되면 졸업할 수 있는 애들도 꽤 많아질 거야.”졸업시험이라 출제 난도를 높이겠다는 것도 선생님들의 요구였지만 점수 선을 낮추지 않겠다는 말은 없었다.게다가 한성대에 널리고 널린 게 사업가 자녀들인데 성적이 낮아 봐야 얼마나 떨어질까?합격점수선을 30점 낮추면 80퍼센트 이상이 졸업할 수 있다.전화기 너머로 주민서가 말을 이었다.“근데 강이나 이번에 과목마다 거의 만점이네! 너무 수상하지 않냐?”도아영은 잠시 침묵했다.첫날은 시험문제가 그대로였지만 다음날 바로 수정됐다.강이나는 첫날 무조건 커닝 페이퍼를 가지고 들어갔을 것이다.도아영이 예상치 못한 것은 단 하나, 강이나가 이렇게까지 답을 곧이곧대로 베껴서 만점 가까이 맞았다는 사실이다.“민서야, 나 볼일 있으니까 일단 끊어.”“그래.”도아영은 곧이어 구연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강이나 첫날 시험지랑 그날 모범답안을 확인하고 싶어요.][오케이.]곧이어 그는 시험지를 사진 찍어서 도아영에게 전송했다.자세히 살펴봤더니 강이나가 글쎄 모범답안을 거의 똑같이 베꼈다.이 전공은 절대적인 모범답안이 없고 맨 마지막 몇 문제는 특히 본인만의 이해도와 이론 지식을 활용해서 풀어나가야 한다.하지만 강이나는 모범답안을 곧이곧대로 베꼈다.이를 본 도아영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수호가 지켜주고 있으니 아무도 감히 그녀의 시험지를 조사하지 못할 거로 여기고 당당하게 답안을 베낀 듯싶었다.그녀가 원하는 건 화려한 졸업 성적뿐이었다.도아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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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답안이 비슷하다고 지금 내가 커닝했다고 몰아붙이는 거예요?”강이나는 한창 교장실에 앉아서 반박했고 이에 한정민은 난감한 표정만 드러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는 하필 이수호의 여자이니까.그는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나도 너 커닝 안 했다고 믿어. 근데 지금 사람들이 게시판에 증거랍시고 떡하니 올리니 학교에서 중시하는 수밖에 없잖아. 이것 또한 형식적인 절차이니 네가 한 번만 참아. 우리 이나 학생회 회장인데 절대 학교 규율을 어기는 일은 할 리가 없지, 안 그래?”한정민은 무작정 그녀를 믿고 지켜주었다.커닝했다면 뭐가 달라질까?그녀는 다른 학생들과 신분이 다르니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순조롭게 졸업할 것이다.한정민의 말을 들은 후에야 강이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수호가 있으니 그는 감히 강이나를 건드리지 못했다.“선생님, 누군가가 뒤에서 날 일부러 모함하려고 해요. 이건 내 이미지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으니 학교 측에서 반드시 그 사람을 찾아내서 처벌하길 바랍니다. 나도 이참에 과연 누가 이런 따분한 짓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어떻게 이딴 식으로 날 능멸할 수 있지?”“그래, 이나야. 이번 일 반드시 조사해내서 범인을 네 앞으로 데려갈게!”한정민은 연신 맹세하더니 또다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다만 글을 올린 사람이 익명에다 IP 주소까지 추적할 수 없어서 조금 어려울 것 같아. 네가 이 대표님께 한번 부탁해보는 건 어떨까?”사건이 터지자마자 한정민은 사람을 시켜서 조사했지만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상대는 아마도 인터넷 고수일 듯싶었다.게다가 게시글 인기가 워낙 높아서 학교 측이 아무리 글을 내려도 프로와는 비할 바가 못 되니 깔끔하게 삭제하긴 어려웠다.네티즌들은 학교 측에서 강이나를 감싸고 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 사건이 교육청까지 알려지면 위에서 분명 개입할 것이다.한정민은 하루빨리 이수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었다. 이수호가 나서서 처리해주면 그도 부담이 훨씬 줄어들 테니까.아쉽게도 강이나는 이번 일을 감히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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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누가 그걸 몰라요? 이제 와서 나보고 어떡하라고요? 걔 뒤에 이수호 대표님이 있는데 뭘 어떡하란 거예요?”한정민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제보자도 이왕 이럴 거면 명백한 증거나 공개할 것이지 흐지부지하게 일만 크게 벌여놓았다.강이나를 옹호하면 의도적이라 할 것이고 옹호하지 않자니 명백한 증거도 없고... 한정민만 나쁜 사람이 되는 격이었다.“일단 가서 해명 글 하나만 올려요. 학교 측에서 조사해봤는데 강이나 학생은 커닝 혐의가 없으니 일을 더 크게 벌이지 말라고 전교생들에게 전해요.”이제 이 방법밖에 없다.만약 이마저도 효과가 없다면 한정민은 교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그 시각.“너무 하네 진짜! 학교에서 이번 일을 그냥 이렇게 덮으려는 거야? 내가 댓글 알바 구하느라고 얼마나 공들였는데?”주민서는 분노가 차올랐다.오후 동안 그들이 올린 게시글은 전부 사라졌고 일부 학생들이 계속 의논하고 싶어도 학교 측에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이 화제에 대해 더 토론하면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를...“다 예상한 일이잖아. 뭘 그렇게 흥분해?”“뭐라고?”주민서는 어안이 벙벙했다.“학교에서 게시글을 내릴 줄 알았던 거야?”“당연하지.”도아영이 답했다.“강이나가 누군지 잊었어? 이수호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잖아. 한성대 최대 투자자 이수호의 면을 봐서라도 명백한 증거 없이는 여론몰이를 할 수가 없어. 학교 측에서 무조건 강이나 옹호해줄 테니까.”“그럼 우리가 여태껏 한 건 뭐가 돼?”주민서는 또다시 김빠진 공이 되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필사적으로 공격하지도 않을 텐데, 결국 강이나는 아무 일도 없으니까.“걱정 마. 우리가 헛수고한 건 절대 아니야. 강이나 커닝 백퍼야. 안 그러면 학교에서 직접 나서지도 않았겠지. 가장 기본적인 증거 제시도 없잖아. 학교 측에서 이번 일을 덮으려고 할수록 애들은 호기심만 더 커질걸. 다들 바보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대놓고 옹호하는데 누가 눈치 못 채겠어?”심지어 강이나의 시험지는 답안과 거의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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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그 순간 주민서는 멍하니 넋을 놓았다.어떻게 0점일 수가?그날 도아영은 분명 열심히 수능을 보았고 시험지에 답안을 빼곡히 적었기에 아무리 못해도 0점일 리는 없었다.게다가 첫날 시험 성적이 그토록 높은데 이튿날 전공 시험이 0점이라니?이건 분명 누군가의 수작이다.주민서는 곧장 도아영에게 전화해서 착잡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영아, 시험 성적 봤어? 네가 왜 0점이야? 백지 냈니?”전화기 너머로 도아영도 이미 공식 사이트에서 성적을 확인했는데 0점이었다...강이나가 아무래도 그녀의 졸업을 단단히 훼방하는 듯싶었다.다만 이것 또한 좋은 현상이다. 적어도 도아영의 추측이 맞다는 걸 증명하니까.그 시각, 이경 그룹.이수호는 가장 먼저 도아영의 시험 성적을 확인했다.둘째 날 시험을 마친 후 그는 도아영의 시험지를 보았었다.그건 거의 만점에 가까운 답안일 뿐 절대 0점일 리가 없었다.“안 비서, 교장한테 연락해.”“네, 대표님.”안지원은 곧바로 한정민에게 전화했다.한편 한정민은 덜컥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수호가 괜히 강이나의 일로 죄를 물을까 봐서...그는 곧장 전화를 받고 안지원에게 말했다.“네, 지원 씨, 대표님께서 혹시 무슨 일로?”“알고 있네요?”안지원은 장황하게 설명을 늘려놓을 줄 알았는데 한정민이 바로 알아채고 되묻는 것이었다.그는 안지원의 용건도 안 듣고 줄줄이 말을 이어갔다.“강이나 학생에 관한 일은 학교에서 이미 조사에 착수했으니 대표님께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강이나 학생은 학교에서 무사히 지낼 겁니다. 다만... 교육청에서 이번 일에 개입하게 된다면 그땐 아마도 대표님이 직접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순간 안지원은 어안이 벙벙했다.“네? 강이나 씨가 왜요?”그의 반응에 한정민도 넋이 나갔다.“아니 그럼 대표님께서 이나 때문에 연락 오신 게 아니에요? 저는 또... 이나가 커닝한 것 때문에 연락하신 줄 알았어요.”이수호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똑바로 얘기해요!”이수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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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다음날, 한성대.오늘은 졸업시험 마지막 날 시험 성적이 공개되는 날이다.전교 1등은 예외 없이 강이나였고 거의 만점에 가까운 성적이었다.한편 도아영은 둘째 날과 마찬가지로 셋째 날도 빵점이었다.캠퍼스에서 도아영이 덥석 강이나를 가로챘다.이에 강이나가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왜 이래? 나 엄청 바빠, 너랑 이럴 시간 없다고. 별일 없으면 이거 좀 놓지?”“남의 시험지 베끼고 찢어버리는 게 재미있어?”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니 강이나는 순간 심장이 철렁거렸다.“지금 뭐라는 거야?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그래? 곧 알게 될 거야.”도아영이 대충 쏘아붙이고 떠나려 하자 이번엔 강이나가 안달이 났다.“거기 서!”도아영도 기다렸다는 듯 걸음을 멈췄다.“방금 그 말 무슨 뜻이야?”“별 뜻 없어. 커닝했는지 안 했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 세상에 비밀은 없어. 감히 그딴 일을 저질렀으면 조만간 들통날 것도 다 감수해야지.”도아영은 말하다가 문득 이전의 일이 생각났다.“한성대 졸업시험에서 커닝하면 무조건 퇴학일 테고 다른 사람 시험지까지 찢어버리고 본인 특권으로 답안을 고치면 어느 대학에서나 입학 거부할 거로 들었는데 내 기억이 맞겠지?”“야, 도아영! 아무리 나한테 불만이 많아도 말 가려서 해.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내뱉지 말라고.”강이나는 그녀가 모든 걸 알아버린 듯한 반응에 가슴이 움찔거리고 표정이 일그러졌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강이나와 함께 시험지를 고친 학생회 멤버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설마 누가 일부러 도아영에게 고자질한 걸까?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다 함께 커닝했는데 굳이 강이나만 까발릴 이유는 없으니까.이건 분명 도아영이 일부러 겁주려는 수단이다.여기까지 생각한 강이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도아영에게 말했다.“증거 있으면 교장실 찾아가서 얘기해. 여기서 애먼 사람 잡지 말고! 딱히 증명할 것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누가 증거 없대?”이 한마디에 강이나는 멍하니 넋을 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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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다만 이번에 도아영은 정말 증거를 갖고 있었다.이는 강이나가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다.주위에 학생들이 점점 더 많이 몰려들었다. 다들 도아영이 손에 쥔 증거가 무엇인지 궁금한 모양이다.이때 그녀가 갑자기 USB를 하나 꺼냈다. 뭇사람들은 궁금한 눈길로 USB를 쳐다봤다.“뭐지? 갑자기 저건 왜?”“저게 무슨 증거가 된다고 참나! 장난하는 거야 뭐야?”...강이나가 넌지시 입을 열었다.“내가 커닝 자료를 USB에 숨겼다가 교실에서 컴퓨터로 커닝했다는 거야? 어이가 없네.”“그럴 리가.”도아영이 답했다.“이 안에는 내가 오늘 아침 받아온 채점실 CCTV 영상이 들어있어. 학생회 멤버들이 어떤 방식으로 학교 규율을 위반하고 제멋대로 답안을 고쳤는지 과정이 낱낱이 기록돼있지.”“야, 너 미쳤냐? 감히 채점실 문 앞에 CCTV를 달아? 이거 완전히 돌았네!”강이나는 끝내 참지 못하고 본모습을 드러냈다.그 당시 모든 전원을 꺼서 사무실에 잠입하는 CCTV 영상 증거도 남기지 않았지만 도아영이 몰래 초소형 감시카메라를 달아놓았다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다.“뭘 그렇게 흥분해? 채점실 문 앞에 CCTV 달지 못한다고 누가 그래? 학교 규칙에 이런 내용도 포함된 거야? 아니잖아. 진정 좀 하자, 이나야.”주위 사람들도 강이나가 실성한 걸 슬슬 눈치챘다.정말 당당하다면 굳이 이런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으니까.학교 안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다들 무슨 상황인지 궁금했고 또 누군가는 이 과정을 녹화해서 게시판에 올릴 기세였다.“그냥 네 행동에 좀 충격받아서 그래. 이까짓 졸업시험일 뿐인데 선생님 사무실 앞에 CCTV까지 설치하다니?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복도에 카메라가 없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꼼꼼하네?”강이나는 차분한 척해도 속은 이미 재가 되었다.도아영이 과연 어디까지 녹화했을지 모르니까. 만약 단순히 사무실에 드나드는 정도만 녹화했다면 반박할 여지가 있을 텐데 사무실 안까지 카메라를 설치한 거라면 그땐 정말 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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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학생회 애들 거들먹거리는 거 어디 하루 이틀이냐? 그래도 이런 일까지 저지를 줄은 몰랐어. 전부 사실이라면 엄하게 다스려야겠는데?”...다들 슬슬 도아영에게 넘어가고 있었다.이때 도아영이 입을 열었다.“이렇게 막으면 더 곤란해질 텐데? 좋은 말 할 때 비키시지?”강이나는 그녀의 손에 쥔 USB를 빤히 쳐다보더니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둘만 들릴 수 있는 음성으로 말했다.“네가 이런다고 날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아? 수호 씨가 절대 너 가만 안 둬.”“그래? 근데 이미 증거를 확보했는데 수호 씨가 어떤 식으로 널 지켜줄까?”도아영이 담담하게 말하고는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강이나는 그녀를 잡고 싶었지만 본인을 향한 따가운 시선 때문에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한성대는 단지 대학교일 뿐이고 금융학과는 가장 핫한 전공이라 이번 일이 제대로 터지면 소문이 일파만파 흘러갈 것이다.도아영은 어느덧 교장실에 도착했고 한정민은 CCTV 영상을 보면서 미간이 잔뜩 구겨졌다.강이나가 학생회 멤버 두 명과 함께 채점실 문을 따고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는데 복도는 불이 다 꺼져서 어두컴컴한 상태였다.누군가가 일부러 전원 스위치를 내려서 전체 전원이 꺼진 게 틀림없었다.몇 사람들은 들어간 지 20분 만에 다시 나왔는데 그 20분 동안 안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선생님, 이제 어떡하죠?”한정민은 몹시 난감한 표정으로 도아영에게 말했다.“이건 단지... 강이나랑 학생회 멤버들이 사무실에 들어갔다는 것밖에 증명할 수 없어. 안에서 답안을 고치거나 시험지를 훼손했다는 증거는 없잖아. 게다가 시험감독 교사의 부탁을 받고 채점하러 들어간 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그렇지만 아영아, 너무 걱정 마. 이번 일은 반드시 철저하게 조사할 테니까!”“채점이요? 선생님, 누가 수능생에게 직접 졸업시험 채점을 맡겨요?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도아영은 한정민이 이렇게 나올 거라고 진작 예상했다.강이나의 뒤에는 이수호가 있으니 그가 아무리 공평하게 나서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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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그는 제자리에 서서 꼼짝하지 못했다.규율감독회에서 이 시점에 사람을 보낼 줄이야.곧이어 그는 도아영에게 시선을 옮겼다.앞장선 사람이 수첩을 들고 한정민을 힐긋 쳐다봤다.“한성대 교장 한정민 씨 맞으시죠?”“네, 접니다.”한정민은 재빨리 다가가서 친절하게 손을 내밀었지만 규율감독회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 학교에 커닝한 학생이 있다고 하던데?”“네, 맞습니다. 어제 모조리 퇴학 조치를 했어요.”“어제 말고요!”상대는 정색한 얼굴로 한정민을 째려봤다.“실명 제보를 받았습니다. 한성대 금융학과 4학년생이자 학생회 회장인 강이나 씨가 학생회 멤버들과 함께 제멋대로 답안을 고쳤다는 제보를 받았는데 사실입니까?”“누구요? 누가 제보했다고요? 저는 왜 처음 듣는 얘기죠. 저한테 미리 상의도 없이 제보했다는 말씀이세요?”그는 옆에 있는 도아영을 까마득히 잊었다.이때 도아영이 선뜻 나섰다.“아까 말씀드렸잖아요. 그새 잊으셨어요?”한정민은 곧바로 그녀에게 시선을 옮겼지만 말문이 턱 막혔다.도아영이 규율감독회에 실명으로 제보할 줄이야.“그게 실은... 우리 학교도 커닝에 대해서 절대 선처가 없고 늘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오늘 일은 정말 이제 금방 알게 됐어요. 강이나 학생은 성적도 우수하고 학생회 회장이라 이런 일을 저지를 거라곤 차마 믿을 수가 없네요. 그건 그렇고 이번 사건은 반드시 철저히 조사해서 규율감독회에 보고해드리겠습니다.”이 정도면 원활하게 대처한 줄 알았는데 상대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아니요, 우리가 이미 강이나 학생이 커닝했다는 증거를 확보했으니 한성대 원칙상 커닝한 학생들은 전부 학점을 깎고 퇴학 조치를 시키세요.”순간 한정민은 어안이 벙벙했다.증거를 확보하다니?대체 어디서 무슨 증거를 확보했다는 말인가?그는 도아영을 날카롭게 째려봤다.설마 도아영이 명백한 증거를 규율감독회에 바친 걸까?“그 증거를 한번 확인해볼 수 있을까요? 우리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라 교장으로서 상황파악을 하는 건 원칙에 어긋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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