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호는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다. “이 목걸이, 가격이 수십억이잖아요. 너무 비싸요. 누나, 다음에는 이런 거 저한테 함부로 사주지 마세요.” ‘몇 십억? 우리 지우의 치료비는 고작 2억이면 충분한데, 한 푼도 내주지 않았어.’ ‘애인을 기쁘게 하려고 수십억을 쓰는 데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면서.’ 두 가지 일이 머릿속에서 교차하며 나를 짓누르자, 나는 마음이 아파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어려웠다. 내 몸이 휘청거리자, 장연아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노태호를 뿌리치고 내게 손을 뻗어 나를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지금의 장연아가 보이는 그 어떤 행동도 나를 역겹게 만들 뿐이었다. 나는 반걸음 뒤로 물러서며 옆에 있는 테이블을 붙잡아 겨우 몸을 지탱했다. 장연아의 손은 허공에 멈춰 섰고, 표정은 금세 차가워졌다. “변진섭,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내가 뭘 할 수 있겠냐고?’ 비웃는 듯 웃고 싶었지만, 간헐적으로 몰려오는 통증이 너무 견디기 어려웠다.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술집의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도 누가 봐도 내 모습은 다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몸속에서 몰아치는 고통을 꾹 참고, 빠르게 손을 뻗어 노태호의 목에서 목걸이를 확 낚아챘다. 목걸이가 닿았던 노태호의 목 부분의 살이 벗겨져 상처가 났다. 노태호는 갑작스러운 통증에 비명을 질렀다. “변진섭!!!” 역시, 사람은 고통을 겪을 때 가장 밑바닥에 있는 본성을 드러낸다. 노태호의 눈빛에는 순식간에 악의가 서렸다. 나는 고개를 약간 갸웃거리며 말했다. “노태호, 네 누님 앞에서는 그렇게 불쌍한 척하는 연기 잘하더니, 왜 지금은 다른 거야?” 노태호는 즉시 입을 닫고 장연아를 쳐다봤다.하지만 장연아의 시선은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노태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나는 장연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했다. “장연아, 이
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