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연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렇게까지 날 증오하면서, 왜 이혼을 거부하는 거지?” “노태호도 네 옆에 당당하게 서고 싶지 않을까? 계속 애인 신분에 머무르게 할 거야?” 내가 노태호의 이름을 꺼내자, 장연아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이 일은 태호와 아무 상관 없어. 나와 태호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야!” 나는 눈앞의 장연아가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직접 장연아와 노태호가 함께 있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는데도, 지금 그녀는 자신과 노태호가 불륜 관계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었다. “당신과 노태호 사이가 뭐든, 나는 당신과 이혼할 거야.”“나 이미 지칠 대로 지쳤어. 우리 인제 그만 서로를 괴롭히자.” 장연아가 매일 다른 남자와 함께 집에 드나드는 걸 보면서, 나는 이 수명을 다한 결혼을 왜 더 끌어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노태호가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내가 당신과 결혼한 게 그렇게 고통이었어? 변진섭, 당신이 날 떠난 그날부터 알아야 했어. 이 정도 고통은 네가 내게 준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그 시절...비 내리던 그날 밤, 보육원 밖에서 울며 나를 붙잡던 장연아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때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어쨌든 그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였다. 나는 이제 상관하지 않았다. “그때 내가 당신을 떠났다고 해도, 지금 당신은 날 B 시에서, 그리고 이 나라 전체에서 웃음거리로 만들었어.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아?” 장연아는 내 말을 들으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아마도 내가 정말로 자신을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확신한 듯했다.“변진섭! 내 말 잘 들어!! 이혼? 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 내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당신도 그렇게 쉽게 내 곁을 떠날 수 없어!!!”“그리고 이 보육원... 우리 JP 그룹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