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난 얘 엄마라니까요! 내가 내 자식한테 뭘 하든 당신들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낳은 자식이에요! 내가 기술학교에 가라면 가고, 내가 선택한 남자랑 결혼하라면 해야 해요! 내가 이 따위 인생을 살고 있는데 쟤가 왜 누려야 하죠? 내 남편은 도망갔는데, 쟤는 왜 잘 살아야 하냐고요! 내 딸이면 나랑 같이 구렁텅이에 있어야 해요! 내 말만 들어야 해요!”나는 이 순간에 이르러서야 강은주가 ‘나를 위하는’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또 이제야 내 아버지는 돌아가신 것이 아닌 강은주가 임신했을 때 다른 여자와 도망간 것을 알았다.그녀는 내 아버지를 증오했다. 그래서 나에게 복수하는 것으로 몰래 만족하고 있었다. 내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릴 작정이었던 것이다.그러므로...나는 그녀에게 한 번도 딸이었던 적이 없다. 그저 감정을 분출할 도구에 불과했다.날개 꺾여서 손가락질받는 내 모습이 그녀는 아주 보기 좋았을 것이다. 얼마나 고생스럽게 나를 낳았는지 같은 건 잊은 듯했다. 내가 아버지뿐만 아니라 그녀와도 혈연관계가 있다는 것도 잊은 모양이다.“울지 마, 서윤아.”윤미정이 나를 꼭 끌어안았다.“자, 얼른 집에 돌아가자. 내가 갈비찜 해줄게.”윤미정은 내 손을 잡고 법정을 나섰다.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았다. 따듯한 햇살이 몸을 비추자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강은주는 감옥에서 잘 지내지 못한다고 했다. 딸을 모함하려고 했다가 감옥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살인자도 그녀를 경멸했다. 짐승만도 못하다고 말이다.대놓고 따돌림당하는 인생이 드디어 그녀에게 돌아갔다. 규칙상 구타는 할 수 없으니 그녀는 부정적인 말만 듣고 살아야 했다.반년도 채 되지 않아서 그녀는 완전히 미쳐버렸다. 그녀는 밤낮 없이 나와 내 아버지를 욕한다고 했다. 감옥에서는 심리 검사를 하고 그녀를 정신병원으로 보냈다.정신병원에서도 그녀의 처지는 나아지지 않았다. 부작용이 가득한 약을 먹는 건 물론 전기 치료도 받아야 했다.임신한 다음 나는 장유건과 함께 그녀를 보러 간 적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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