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그러니까 이세 부부 사이 일이었다고?”“난 또 작가님이 내연녀라도 된 줄 알았네.”“어머님도 마음이 급해서 그랬겠죠. 저는 이해할 수 있어요...”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나는 한 시름 놓았다. 다행히 내가 내연녀라는 오해는 생기지 않을 듯했다.내가 다들 듣는 데서 반박할 줄은 모른 듯, 강은주는 잠시 얼빠져 있다가 눈물을 흘렸다.“너 진짜 실망이다. 내가 유건이 자식이 다른 여자랑 호텔에 들어가는 걸 똑똑히 봤다고 하지 않았니. 근데 무슨 말을 더 들을 게 있어. 내가 너한테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거니? 너 그냥 유건이한테서 돈 받을 작정이잖아! 내가 어쩌면 너 같이 돈만 밝히는 딸을 낳았을까!”그녀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서 아우성쳤다.“오늘 당장 이혼하지 않으면 나랑 연 끊을 줄 알아!”말을 마친 그녀는 또 심장을 감싸며 곡소리를 냈다.“아이고... 아이고 심장이야...”나는 늘 봐온 연기 루트다. 그러나 처음 보는 사람은 동정심을 보내기 마련이다.강은주는 아주 건강했다. 심장은 물론이고 머리카락 한 올도 튼튼했다. 산에 가면 호랑이도 때려잡을 수 있을 것이다.나는 평온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얼굴에는 실망으로 가득했다. 나를 위할 줄밖에 모른다던 어머니는 동정표를 사려고 아픈 척까지 하고 있었다.비록 나는 그녀가 건강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랐다. 한 사람이 와서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어머님, 진정하세요. 제가 병원에 모셔다드릴게요.”“안 가요! 나 안 가요!”자신의 편을 들만한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고 그녀는 흥분하며 말했다.“서윤이가 이혼 안 하면 난 병원에 못 가요! 여기서 확 죽어버릴 거예요!”나는 머리가 아팠다.“엄마 지난달 금방 건강검진 했잖아요. 아무 문제 없었으면서...”“아이고! 나 죽는다!”그녀는 허벅지를 내리치면서 울었다.“남편 잃고 나 혼자 널 키우는 게 어디 쉬운 줄 아니? 힘들게 키워 놨더니, 중학교 때부터 연애질을 하지 않나. 집안 형편 모르고 귀족 학
Last Updated : 2024-10-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