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 반지는 누구에게 주는 것일까?설마 송은택의 마음속에 정말 한별이라는 여자가 있는 것일까? 처자식까지 버릴 정도로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내가 한창 생각에 잠길 때, 송은택이 돌아왔다. 내가 그 반지를 들고 있는 것을 보자, 그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내가 금방 아이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힘을 써서 날 밀어내며 반지를 빼앗았다.“저리 비켜, 누가 이 반지에 손을 대라고 한 거지?”난 배를 감싸며 식탁에 부딪쳤고, 봉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처가 찢어지더니 점차 통증이 밀려왔다.그러나 송은택은 조심스럽게 그 반지를 닦고 있을 뿐,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날 본 척도 하지 않았다.내 배에서 끔찍한 피가 흘러내리자, 송은택은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윤미야, 지금 피를 흘리고 있어!”송은택은 떨리는 두 손으로 얼른 날 일으켜 세웠다.“배가 너무 아파요, 빨리 병원으로 가요.”난 송은택을 꽉 붙잡고 있었고, 말을 할 때마다 배의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그래, 지금 바로 데려다 줄게.”그러나 문을 나서기 직전, 송은택의 핸드폰 벨소리가 소란스럽게 울리기 시작했다.[은택아, 너 선물 가지러 집에 돌아갔다며? 그런데 왜 아직도 오지 않은 거야? 한별이가 곧 도착할 텐데.]송은택은 날 힐끗 바라보더니 바로 목소리를 낮추었다.“지금 번거로운 일이 좀 생겨서. 처리 다 하는 데로 달려갈게.”그의 말을 듣고, 내 마음속에는 끝없는 씁쓸함이 밀려왔다.번거로운 일, 그 남자에게 있어 나 강윤미는 그의 아내도, 심지어 사람도 아니었다.바로 이때, 전화 너머로 달콤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다들 오래 기다렸지? 미안, 차가 좀 막혀서.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다들 잘 지냈어? 그나저나 은택은?]이 목소리를 듣자, 송은택은 몸이 굳어졌고, 마치 다른 사람으로 된 것처럼 눈에 그윽한 빛이 맴돌았다.나와 함께한 5년 동안, 송은택은 종래로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본 적이 없었다.“윤미야, 지금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