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는 어딘가 혼란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박한빈에게 물었다.“마음의 준비라뇨? 무슨 마음의 준비요? 저는 한빈 씨가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는데요.”“아, 맞다. 하나한테 전화 해봐야겠어요. 하나가 지금 하늘이랑 같이 있을 거예요. 분명히 하나는 하늘이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을 거라고요.”“한빈 씨는 모르겠죠, 하늘이가 착해 보여도 얼마나 장난꾸러기인지.”“하늘이, 금방 걸음마 뗐을 때부터 여기저기 숨는 걸 좋아했어요. 어느 날에는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 가 있었는데,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방을 한참이나 뒤졌어요. 결국, 경찰까지 부르고 나서야 침대 밑에 숨어 있던 애를 찾아냈죠.”“그래도 우리 하늘이 정말 착한 아이예요. 제가 그때 너무 놀랐다는 건 아는 건지, 그 후부터는 다시 저 걱정 안 시켰거든요.”“하늘이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정말 약했어요. 자주 아팠고, 열이 날 때는 제가 밤새 끌어안아 줘야 했어요.”“저는 그렇게 하늘이를 계속 안아줬죠. 품에 안겼던 하늘이는 아주 작고 소중했어요. 물론 엄청 피곤했는데, 그래도 저는 너무 좋았어요. 저랑 피가 섞인 아이였고, 제가 아이의 세상이었으니까요.”“하지만 하늘이는 몰랐을 거예요. 제 세상도 하늘이였다는 걸. 저는 정말 하늘이 없으면 못 살아요...”성유리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그녀는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 연락처를 뒤졌다.성유리는 사하나의 연락처를 찾고 있었다.그녀는 사하나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계속해서 떨려오는 손에 사하나의 연락처를 찾을 수 없었다.“왜 이러지? 하나 번호가 안 나와요.”성유리가 박한빈에게 물었다.“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하나도 하늘이한테는 엄마랑 다름없는 존재거든요. 계속 연락했었는데, 왜 없지? 한빈 씨...”성유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한빈이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힘을 실어 꽉 끌어안는 박한빈의 손길에 성유리는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그런데도 성유리는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그녀는 그저 멍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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