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관 밖에서는 적군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도망쳤고, 조유관 안에서는 제군의 북소리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불타오르던 등나무 화구가 완전히 타버리자 불길은 사그라들고, 달빛과 별빛이 더욱 또렷이 빛났다.그 빛은 봉구안의 몸을 감싸며 그녀의 마른 체구를 한층 도드라지게 했다.그러나 그녀는 꿋꿋한 소나무처럼 강인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대하국을 선두로 한 사국 연합군이 퇴각한 뒤에야 봉구안은 비로소 피로를 감추지 못하고 바위에 걸터앉았다.살짝 구부린 어깨 아래로 손가락 틈새를 따라 붉은 피가 흘러내렸지만, 아무도 그 상처를 눈치채지 못했다.그녀의 양팔은 도끼에 베였으나, 그녀에게 그것은 사소한 부상에 지나지 않았다.오늘 이후, 사국 연합군은 감히 조유관을 쉽게 넘보지 못할 것이다.그녀에게는 그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마마, 괜찮으십니까?”마상 덫을 설치했던 병사들이 다가와 걱정스럽게 그녀를 둘러쌌다.봉구안은 흐르는 피를 감추며,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괜찮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전장에 널린 적군의 시신들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차갑고도 담담했다.……사국 연합군 주둔지.단춘은 대군을 이끌고 퇴각하자마자 정찰병들을 불러들였다.정찰병들은 적의 동태를 살피고, 병력 배치와 무기 규모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그러나 단춘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내가 조유관을 철저히 감시하고, 제군의 동태를 파악하라고 명했거늘,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느냐!”“제군이 언제 등나무 화구를 준비했는지, 언제 조유관을 빠져나와 마상 덫을 설치했는지조차 모르다니! 너희들의 임무를 잊은 것이냐!”정찰병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당혹스러워했다.“장군, 등나무 화구는 제군들이 철저히 숨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밤낮으로 감시했습니다. 그들이 조유관을 몰래 빠져나갔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맞습니다, 장군! 관내경이 죽은 이후, 조유관 밖으로 단 한 명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단춘의 얼굴이 순식간에 분노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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