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연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봉구안이 ‘거미줄’을 동방가의 공으로 돌리겠다고 하자, 그는 순간적으로 억누르지 못한 감정을 드러냈다가 이내 냉정을 되찾았다.잠시 동안 그의 눈가는 붉게 물들었고, 깊은 굴욕감에 휩싸인 듯했다.“네가 날 믿지 않는 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왜 이렇게 날 모욕하고, 우리 단대가를 욕보이는 거냐!”“나는 과거 약쟁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온갖 고통을 겪었고, 이후 동산국에서는 허수아비처럼 매일 고통 속에서 살았다.”“겨우 남제로 돌아온 뒤에는 그저 최선을 다해 내 죄를 씻고, 네 신뢰를 되찾고 싶었을 뿐이다.”“나는 예전처럼 우리가 친구였던 시절, 지기였던 시절로 돌아가길 바랐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 모든 게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군. 단대가의 후손으로서 이 정도까지 참았는데 더는 못 참겠다. 차라리 날 죽여라!”봉구안은 그의 이 울분 어린 말에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한때 단대연이 자신을 칼로 찌른 일 이후로, 그녀는 결코 다시 단대연을 믿지 않았다.그가 무슨 말을 하든, 얼마나 완벽히 설명하든, 믿을 수 없었다.“단대연, 넌 진심으로 누군가를 대한 적이 없다. 넌 모든 나라를 네 바둑 말처럼 여겼고, ‘거미줄’을 적을 죽이는 도구로 만들고 싶어 했다. 그렇다면 내가 네게 보여주겠다. ‘거미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남제가 승리할 수 있다는 걸.”단대연은 차갑게 그녀를 응시했다.그럴 리가 없었다.게다가 남제는 이미 ‘거미줄’로 군량을 운송하고 있었다.봉구안이 일부러 그런 말을 하는 건 그를 자극하려는 속셈일 것이다.하지만 단대연은 차분하게 그녀에게 절하며 말했다.“미천한 제가 남제의 승리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거미줄’을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봉구안이 천옥을 떠난 후, 단대연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는 어딘가를 응시하며 깊고 어두운 눈빛을 보였다.마치 끝없는 심연처럼 말이다.감옥에 갇히게 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그를 진정한 상대라 여길 수 있는 봉구안이 어리석은 인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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