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힘이 없다면 내가 도와주지.”부인은 인내심 있게 말하면서 채림이 입고 있던 옷을 하나둘 벗기기 시작했다. 채림은 순간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도망치는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시간을 벌어야 했기에 상대가 저를 마음대로 다루도록 가만히 있었다.지금은 그저 옷장 안에 있는 사람의 인성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 알아서 눈을 감았으리라고...옷을 갈아입은 채림은,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얼굴이 이미 발그르슴해졌다.부인은 채림을 거울 앞에 앉히더니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지금껏 살면서 이렇게 예쁜 아가씨는 또 처음 보네. 명훈이 물론 바보라지만, 바보에게도 복은 있나 보네!”여자는 혼자 구시렁거리며 낡은 싸구려 화장품을 채림의 얼굴에 펴 발랐다. 파우더를 바른 뒤 블러셔를 바르고, 풀어진 채림의 머리를 얹더니 싸구려 스프레이를 잔뜩 뿌려 모양을 고정했다. 결국 부인의 손길을 거친 채림은 빛 바랜 벽화 속 도자기 인형처럼 변했다.약 30분 뒤, 부인은 만족스러운 듯 화장품 상자를 닫더니 문 쪽으로 걸어가 밖에 대고 소리쳤다.“신부 준비 끝났어. 명훈아, 첫날밤 보내야지.”바깥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는, 헤실헤실 웃고 있던 명훈을 끌고 와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이 열리는 순간, 바보 같은 웃음을 짓던 명훈의 눈이 크게 휘둥그레졌다.“저 여자가 네 새색시야. 얼른 봐. 예쁘지?”부인이 조롱하듯 물었다.“예뻐요! 예뻐요!”명훈은 침을 꼴깍 삼키더니 채림을 덮쳤다.“어머머, 우리는 이만 가자고.”부인은 주위 구경꾼들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 명훈은 방 안에 있던 남자의 발에 걷어차여 멀리 내동댕이쳐졌다.“내 색시! 새색시!”명훈은 끊임없이 반복하며 채림을 덮치려고 했다.지후는 명훈을 또다시 발로 찼다. 명훈은 지후의 상대가 아니었다. 지후는 얼른 채림을 제 뒤에 보호했다.그때 문밖에 있던 사람들이 인기척을 듣고 다시 방으로 달려 들어왔다.“역시 얌전하게 있지 않을 줄 알았어! 약 더 먹여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