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유건은 장소미의 집을 찾았다. 오늘은 그가 소미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었다. 식사할 때, 장미리가 남편을 한 번 흘긋 보더니, 자연스럽게 화제를 꺼냈다. “여보, 곧 생일이지 않아요? 정식 생일은 아니지만, 그냥 지나칠 순 없잖아요.” “집에서 조용히 보낼지, 아니면 밖에서 할지, 생각해 본 거 있어요?” 분명 유건 앞에서 일부러 꺼낸 말이었다. ‘눈치 있는 사람이면, 이 정도는 알아서 챙기겠지.’ 만약 유건이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이 일은 당연히 그가 맡아야 했다. 그렇게 되면, 지동성 일가는 체면도 세우고, 돈도 절약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기대대로, 유건은 장미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 사장님 생신인데, 대충 넘어갈 순 없죠.” 그러고는 덧붙였다. “저를 믿고 맡겨 주시면, 제가 제대로 준비하겠습니다.” “아니... 그럼 너무 미안하죠.” 장미리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꼬리는 벌써 귀에 걸려 있었다. “맞아요, 괜찮아요.” 지동성도 형식적으로 손사래를 쳤다. “그냥 조용히 지나가도 되는데, 너무 거창하게 할 필요 없어요.” “유건 씨.” 소미가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부모님께 부담 주는 것 같으니까, 그냥 안 하는 게 어때요?” 그러나, 유건은 미묘하게 눈썹을 올렸다.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그리고 덧붙였다. “지 사장님의 생신 챙기는 정도로, 거창하다고 하긴 어렵죠.” 그 한마디에, 장미리는 더 이상 사양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남편을 쳐다봤다. “그럼... 고 대표님 뜻대로 하는 게 어때요?” “그래도 되는 걸까?” 지동성이 고민하는 척하며 소미를 바라봤다. “그렇게 눈치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건은 아무렇지도 않게 새우를 까서, 소미의 그릇에 올려줬다. “큰일도 아닌데, 제가 알아서 준비하겠습니다.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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