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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Kabanata 181 - Kabanata 190

240 Kabanata

제181화

은범은 평소에 거짓말하지 않기에, 시연은 은범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날마다 기다리고, 애타게 바라봤을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내가 이런 은범이를 계속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야...’ ‘그리고 어떤 말들은 확실히 해야 할 때가 왔어.’ “같이 밥 먹자.” 은범의 얼굴이 환해졌다. “응, 좋아.” 시연은 대충 먹자고 했지만, 은범은 그녀의 입맛에 맞춰 단골집을 골랐다. 은범이 주문한 음식도, 시연이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워졌다. 음식이 나오자, 시연은 고개를 숙인 채 눈가에 맺히는 눈물을 참기 위해 애써 눈을 깜빡였다. 그때,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화면을 확인하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은범은 두어 초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안 받아도 돼?” “응.” 시연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광고 문자야.” “아...” 지금 시연의 마음은 반가움도, 실망도 아니었다. 은범은 그저 묵묵히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었다. “왜 이렇게 늦게까지 밥도 못 먹었어? 그 사람은, 너한테 신경도 안 써?” 그는 이름을 말하진 않았지만, 시연은‘그 사람’이 유건이라는 걸 알았다. 그녀가 임진아에게 이야기했고, 진성빈도 알게 되었으니, 당연히 은범도 알게 됐을 것이었다. 시연은 밥 한 숟갈을 떴다. “난 애가 아니야, 배고프면 알아서 먹으면 돼.” 은범은 순간 멈칫했다. ‘그러니까... 고유건이 정말 신경도 안 쓴다는 건가?’ 사실, 은범은 시연과 유건의 일을 성빈에게 듣고 나서,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내가... 너무 늦었나 봐.’ ‘나는 진작 시연의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졌어야 했어. 하지만 항상 보고 싶은 걸 어떡해?’ 은범은 가슴이 저렸다. “시연아, 그 사람... 너한테 잘해?” 시연은 잠시 행동을 멈추고 충분했지만, 그 몇 초의 침묵이면 충분했다. 은범이 확신에 찬 어투로 물었다. “잘 못 해주지, 맞지?” “왜 그렇게 생각해?” 시연은 고개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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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너 괜찮아?” 시연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흘렀는데, 이건 명백한 저혈당 증상이었다. 그녀는 보통은 배가 너무 고플 때만 발작했지만... ‘오늘은 다르네.’ ‘아마... 임신 때문일지도...’ 은범은 그녀의 체질을 알고 있어서 바로 한 손을 주머니로 넣었다. 곧, 남자의 손끝에 닿은 작은 사탕이 나타났다. 시연은 순간 멈칫했다. ‘아직도 이걸 챙기고 다닌다고?’ “자, 시연아.” 은범은 조용히 포장을 벗기고, 시연에게 내밀었다. 시연은 사탕을 받아 들고 입에 넣었다. 여자의 입안에서 퍼지는 단맛과 달리, 마음은 너무도 씁쓸했다. “좀 괜찮아?” 은범은 여전히 시연을 반쯤 안은 채, 온 신경을 그녀에게 쏟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증상이 비교적 심각했기에 시연도 나아지는 걸 느끼지 못했다.은범은 망설임 없이 바로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병실로 데려다줄게!” 몸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에서, 시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그녀가 은범의 품에 안긴 채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정민환은 병실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져, 말까지 더듬었다. “이... 이보세요! 당장 우리 형수님 내려놔요!” 은범이 날카롭게 노려봤다. “몸이 안 좋아서 걷지도 못하는데, 내려놓으라고요?” “아, 그건...!” 민환은 할 말을 잃었고, 결국 문을 열어주었다. 은범은 지체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시연이 힘겹게 손끝으로 보호자 침대를 가리켰다. “응.” 그는 조심스럽게 여자를 내려놓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좀 괜찮아?” “응...” 시연의 목소리는 작았고, 아직 기운이 없어 보였다. 은범은 테이블 위에서 티슈를 뽑아, 그녀의 이마와 뺨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 “더 필요한 거 있어?” “아니, 됐어...” “괜히 사양하지 마.” 그는 주변을 훑어보다가 깨달았다. ‘그 남자는 여기 없네.’ ‘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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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시연은 대답하지 않았으나, 은범의 말이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유건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지나치게 부드러웠다. “여보, 노 사장님이 묻잖아? 대답을 안 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아?” 누가 들어도 비꼬는 말투였다. 시연은 굳은 표정으로 은범을 향해 고개를 살짝 들었다. “난 괜찮아. 여기까지 바래다줘서 고마워. 이제 가.” “지시연!” 하지만 은범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짙은 눈매에 어둠이 드리웠다. 시연을 도망가지 못하게 막듯이,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줘. 이 시람과 함께해서... 행복해?” 다시 한번, 시연은 침묵했다. 하지만 은범은 시연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시연이는 행복하지 않은 거야.’오랜 시간 함께했던 사람이었기에, 은범은 시연이 행복할 때 어떤 모습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은범은 가슴이 미어졌고, 지금 당장 시연을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도 자신이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연아, 행복하지 않다면... 왜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어?” 그가 손을 놓은 건, 시연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길 수 없는 권력을 상대하고 있는 건 알겠지만...’시연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 “너까지 날 걱정하면, 더 피곤해져. 늦었으니까 이만 돌아가.” “시연아...” “노 사장님.” 은범이 더 말하려 하자, 이번엔 유건이 끊어버렸다. 유건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속에 감춰진 분노는 차갑게 서려 있었다. “내 아내가 가라고 했잖아요. 못 들었어요?”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덧붙였다. “노 사장님, 우리 와이프를 데려다준 건 고맙지만, 계속 옆에 붙어 있는 건... 엄연한 스토킹입니다. 보안팀 부를까요?” 유건은 이런 말을 장난으로 하지 않는다는 걸 은범도 알고 있었다. 결국, 은범은 깊은숨을 내쉬며 일어섰다. “시연아, 잊지 마.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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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그 말을 끝으로, 시연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할 말 다 했어요. 이젠 좀 쉬고 싶어요.” 하지만, 유건이 시연을 두고 볼 리 없었다. 그는 위에서 내려다보며, 가볍게 입을 뗐다. “네가 말하는 공평이라는 게 뭔데? 내가 어떤 여자랑 만나든 신경 쓰지 않을 테니, 너도 어떤 남자를 만나든 내버려두라는 뜻이야? 그 남자랑 팔짱 끼고, 다정하게 지내도 된다는 의미냐고.” 시연은 순간 굳었다. ‘내가 그렇게 말한 적이 있던가?’ ‘아, 그렇구나.’ ‘이 사람은 애초부터 날 그런 사람으로 봤던 거야.’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유건이 다시 말했다. “안 돼. 난 허락 못 해.”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네 과거는 신경 안 쓰겠다고 했으니까, 정말 신경 안 쓸 거야. 하지만 앞으로는 안 돼. 다시는 그 남자 만나지 마.” 은범이 시연을 바라보던 눈빛, 유건은 그것만 떠올려도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그러나, 시연은 피식 웃었다. “당신은 괜찮고, 난 안 된다는 거예요? 어쩜 그렇게 뻔뻔할 수 있어요?” 그 말을 남기고, 시연은 다시 자리에 누웠다. 훅-하지만 곧바로 유건이 담요를 잡아채 버렸고, 시연은 기어코 포기했다. ‘됐어. 그냥 덮지도 말자.’ “말 다 안 끝났어. 자지 마.” 그 순간, 유건은 두 손이 허리를 감싸며 시연을 거칠게 끌어올렸다. 힘이 실린 손길, 강압적인 태도. “고유건 씨!!!” 시연은 버티려 애쓰며 유건을 밀쳐내려 했지만, 그럴수록 그는 더 강하게 붙잡았다. “더 말할 거 있어요? 난 할 말 다 했어요. 놓으라고요!!” 그녀가 더 강하게 밀쳐내려 하자, 남자의 손은 더 깊어졌다. 시연은 답답함에 목소리를 높였다. “난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장소미는 못 놓겠으면서, 왜 그 사람한테 가지 않는 거예요? 왜 나까지 붙잡아두는 건데요?!” 순간, 유건의 눈빛이 변했다. ‘나 없이 살고 싶은 거야?’ ‘이 여자가 원하는 삶...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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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시연의 힘은 강하지 않았지만, 그 한 대가 유건의 인내심에 불을 붙였다. ‘이틀 동안, 나는 장소미의 임신 소식에 휘둘리면서도 머리로는 장소미를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속으로는... 이 여자를 놓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 여자는? 웨딩드레스 선택도 미루고, 전 남자 친구와 만나고.’ ‘그 어디에도 나를 신경 쓰는 모습은 없었잖아.’ ‘내가 이렇게 애쓰는 게... 다 의미 없는 거였나?’ 결국 남자의 분노가 이성을 삼켰다. 유건은 고개를 숙여, 시연의 입술을 덮었다. “고유건, 윽...” 여자가 몸부림치고, 울며 애원해도 그는 끝까지 외면했다. 눈물마저 메마른 시연은, 텅 빈 눈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이 사람이... 날 이렇게까지 짓밟다니.’ ‘이젠 정말 끝이야.’ 예전과 달리, 유건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놓았다. 그는 바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담배를 꺼내긴 했지만, 시연을 배려하는 듯이 발코니로 나갔다. 시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씻어야 해.’ 그녀는 욕실로 향하려고 했지만, 몸이 너무 무거웠다. 쾅! 큰 소리와 함께, 시연이가 문 앞에서 쓰러졌다. 유건은 반사적으로 돌아봤고, 손에서 담배와 라이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연아!” 그는 단숨에 달려갔다. 시연은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이마에선 피가 흘러내렸다. 그 순간, 유건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까부터... 계속 아프다고 했잖아.’ 여자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는 몰랐다. 아니,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다. 그저, 분노에 눈이 멀어 시연을 몰아붙였을 뿐이다. 유건은 즉시 그녀를 안아 들었다. “선생님! 빨리 선생님을 불러!” ...시연의 상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검진 후, 의사는 입원 조처가 내려졌다. “원래 저혈당 병력이 있으셨죠?” “네.” “검사 결과, 임신 합병증이 나타났습니다. 다행히 심한 상태는 아니니, 꾸준히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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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와.” 부지하는 어이없다는 듯, 주지한에게 손짓했다. “야, 창문 좀 열어라. 냄새 장난 아니다.” 지하의 시선이 테이블 위로 향했다. 꽉 찬 재떨이. ‘대체 얼마나 피운 거야?’ 지하는 다시 유건을 바라보았는데, 유건은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지하는 혀를 찼다. “몸 버릴 일 있어? 네 와이프가 그냥 잠시 연락 안 된다고, 무슨 세상이 끝난 것처럼 이러고 있냐?” 유건은 아무 말 없이, 연기만 길게 뿜어내면서 등받이에 기대어 무겁게 눈을 감았다. 그런 유건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하는 장난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물었다. “너, 도대체 네 와이프한테 무슨 짓 한 거야? 지한이 말로는, 아직 몸도 제대로 회복 안 됐다던데.” 유건은 묵묵히 담배를 깊게 들이마셨다. “난 진짜 개X끼야.” 지하의 눈썹이 올라갔다. “너 설마, 손댄 거 아니지?” 유건은 대답이 없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유건의 침묵이 모든 걸 대변했다. 지하는 황당함에 머리를 긁었다. “야, 미쳤냐?” 그리고 말하면서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무슨 일이 있어도, 여자를 상대로 그건 아니지.” “알아.” 유건은 반박하지 않은 채 오히려 더 깊은 후회의 빛이 띠었다. “내가 죽일 놈이야.” 이미 스스로를 자책하는 유건에게, 지하는 더 뭐라 할 수도 없었다. “아이고... 됐다. 어차피 곧 찾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시연의 행방은 묘연했다. 모두가 시연을 찾을 수 있는 곳은 다 뒤졌다. 시연의 생활 반경은 넓지 않았다. 학교, 강울대학교병원, 그리고 태산요양병원에 있는 동생. 가족이라고 할 만한 사람도 이제 유건뿐이었다. 시연의 친구들? 진성빈과 임진아도 이미 주지한이 확인했다. 하지만 두 사람도 시연의 행방을 알진 못했다. 아마 모든 것을 예상한 시연이 일부러 연락을 피했을 테니 말이다. ‘그럼 대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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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병실 안은 숨소리마저 무겁게 가라앉았고, 유건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그대로 내던졌다. 탁! 무겁게 떨어진 핸드폰과 함께, 유건의 눈빛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그는 입을 열었을 때, 목소리는 살얼음처럼 차가웠다. “저 쓰레기, 당장 찾아.” “네, 형님!” 정민환은 황급히 핸드폰을 주워 들었다. “지하 도련님 쪽에서도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곧 소식이 들려올 겁니다.” 유건은 짧게 고개를 끄덕인 후, 아무 말 없이 발코니로 걸어갔다. 이어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 모든 걸 장소미는 조용히 지켜봤다. 애초에 소미는 대화에 낄 틈조차 없었지만,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지시연이 사라졌구나.’ ‘설마... 고유건이 이별을 고해서 그런 건가?’ 그리고 속으로 비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렇다면 참, 영리한 애네.’ ‘실종이랍시고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건가?’ ‘그래, 보란 듯이 고유건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거야.’ ‘제법이야. 그 효과는 지금 고유건이 보이는 반응만 봐도 알 수 있잖아?’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이걸로 내가 물러설 거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야.’ 소미는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다가가서 유건의 두 번째 담배를 가로챘다. 그는 살짝 고개를 돌려 여자를 바라봤다. “소미 씨?” 그 순간, 유건의 눈빛에 스친 건, ‘넌 왜 아직 여기에 있지?’라는 의문이었다. 소미는 순간 미소를 거두었지만, 곧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담배 좀 줄여요. 아직 몸이 다 낫지도 않았잖아요.” “응.” 유건은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남자의 시선은 여전히 멀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소미의 가슴이 불편하게 꿈틀거렸다. ‘또 지시연 생각이야?’ 그녀는 질투가 서서히 피어올랐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소미는 자연스럽게 남자의 팔을 잡았다. “이러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요. 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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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유건의 분노가 지금 극에 다다랐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유건을 오래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었다. 이건 진짜로 ‘끝’까지 간 상태라는 걸. “나... 나는 정말 몰라요...” 남자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털썪! 유건이 손에 힘을 풀자, 남자는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윽!” 남자의 가슴이 먼저 바닥에 부딪혔다. “컥, 컥...” 고통스러운 기침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퍽!어떻게든 일어나려 했지만, 유건의 발이 남자의 등을 밟았다. 그리고 완전히 짓눌린 채, 남자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유건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안에 서린 살기는 차가웠다. “살고 싶으면, 당장 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 말해.” “그 여자,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렸다면, 넌 끝이야.” “저, 저...” 남자는 공포에 질려 덜덜 떨기 시작했다.하지만 모르는 일을 어떻게 털어놓을 수 있겠는가? “제, 제발... 저, 저는 아무것도몰라요! 제발 살려주십쇼!” 순간, 방 안이 얼어붙었다. 쾅! 남자가 생각할 틈도 없이, 의자가 날아와 등을 강타했다. “윽!” 이어서 그 남자는 온몸이 휘청이며 앞으로 쓰러졌다. 그 충격에, 남자의 머리카락이 흐트러지면서 이마에 몇 가닥 내려앉았다. 유건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느릿하게 넥타이를 풀었고, 혀로 어금니를 굴리며 중얼거렸다. “그 입을 다문 대가야.” 유건은 다시 의자를 들어 올렸다. “말할래, 안 할래?” “아, 아...” 남자는 더 이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좋아. 아주 좋아.” 유건은 낮게 웃으며, 다시 힘을 주었다. “그럼 네 뼈가 얼마나 단단한지 끝까지 확인해 보자고.” “유건 씨!” “형님!” “하지 마세요, 유건 씨!” 그 순간, 몇 사람이 동시에 움직였는데, 장소미는 유건을 뒤에서 안았고, 지한과 민환이 서둘러 유건의 손에서 의자를 빼앗았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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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유건 씨, 그렇게 말하지 마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소미는 미간을 살짝 좁히며 말했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더니, 조용히 물었다. “혹시 오늘 일... 나 때문이에요?” 유건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입술은 단단하게 다물어졌다. “아니야. 소미 씨 탓이 아니야. 그냥... 내 탓이야.” 그는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장소미를 임신시킨 것도, 시연에게 상처 입힌 것도...’‘모두 내가 한 일이었어.’ ‘책임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시연을 놓지 못한 건, 나였어.’ ‘내가 내 욕심을 못 버려서.’ 그 선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유건은 이제야 제대로 깨달았다. 따릉- 유건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부지하에서 온 메시지였다. 유건은 짧게 한숨을 쉬고, 옆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소미를 힐끗 본 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받아요.” 소미가 잔잔하게 웃었다. “저요, 지금 뭐가 중요한지도 모를 정도로 어리석진 않아요. 지금 가장 급한 건, 지 선생님을 찾는 거잖아요. 그 외의 일들은...”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조용히 덧붙였다. “저는, 유건 씨가 저한테 한 말을 믿어요.” “고마워.” 그 순간, 유건은 미안함과 감사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는 지체 없이 전화를 받았다. “말해.” 지하가 뭐라고 했는지 모르게, 유건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알겠어. 바로 갈게.” 전화를 끊자마자, 소미가 먼저 말했다. “전 괜찮아요. 가야 한다면 빨리 가요.”하지만 유건이 곧장 자리를 뜰 리는 없었는데, 유건이 소미의 손에서 약봉지를 가져오며 말했다. “아니, 일단 소미 씨를 집에 데려다주고 갈 거야.” 시연이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소미까지 위험에 노출시킬 수 없었다. “그래요.” 소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나를 쉽게 버릴 순 없겠지.’ 소미를 집에 데려다준 뒤, 유건이 병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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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지한이 서둘러 말했다. “바로 사람들을 보내겠습니다.” “잠깐, 나도 같이 갈게.” 지하도 다시 시연을 찾으러 나갔고, 그렇게 해서 시작된 수색은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시연의 흔적은 없었다. 유건은 링거를 다 맞추고도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았지만, 더는 병실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는 곧바로 옷을 갈아입고, 정민환을 데리고 강울대 후문 쪽으로 향했다. ...차 안. 민환이 지한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응, 확인했어. 우리가 겹쳐서 찾지 않도록 이동할게.” 전화를 끊은 민환은 고개를 돌려 말했다. “형님, 지금까지 확인된 숙소들은...” 하지만, 유건은 듣고 있지 않았다. “형님?” “저기 봐.” 유건의 시선이 길 건너를 향해 있었는데, 민환도 그 시선을 따라가며 고개를 돌렸다. 바로 임진아가 보였다. 진아는 한 여학생과 함께 있었는데, 둘은 가벼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뭔가 이상해.” “뭐가요?” “임진아가 저렇게 태평할 리가 없어.” 유건의 눈이 날카롭게 좁혀졌다. ‘제일 친한 친구가 사라졌는데, 임진아의 태도는 너무 평온하잖아?’ ‘임진아와 시연의 사이를 생각하면, 절대 저런 반응이 나올 수 없어.’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 ‘하지만, 임진아의 집이 아니라면? 시연이를 어디에 숨겼을까?’ 그때, 유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옆에 서 있던 여학생에게 향했다.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누구였더라?’ 기억력이 좋은 그는, 머릿속을 빠르게 되짚었다. ‘병원! 맞아!’ ‘저 여학생, 시연이랑 같은 과에서 실습하던 여학생이야.’ ‘내가 전에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스쳐 지나가며 본 적이 있어.’ “허.” 유건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민환아.” “네, 형님.” “저 여학생 기숙사 방 번호 알아봐.” “네?” “지금 당장.” 이제야 실마리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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