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에요, 천만에요...”남의 집안 이야기를 이렇게 들으니, 손님들은 오히려 재밌는 구경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정말로 대박이야.’해프닝이 끝나자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자리로 돌아갔지만, 강서원만이 제자리에 서서 멍하니 있었다.방금 이미윤이 바로 옆에 서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이미윤의 반응을 가장 먼저 눈에 담을 수 있었다.공포, 당황, 무력감, 원망...너무나도 많은 감정이 이미윤의 얼굴에 드러났다.‘그럼 그때 정말로 자신의 동생을...’하지만 기억 속의 이미윤은 너무나도 당당하고 현명하며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었다.강서원은 처음으로 자신이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느꼈다.“강 여사? 왜 서 계세요? 자리로 가시죠?”“그래요, 곧 갈게요!”...이와 동시, 서영숙과 세정 모녀도 멍하니 있었다.세정은 설날 내내 집에서 보내며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음식도 가정부가 직접 들고 올라갔으니, 장애인과 다를 바 없었다.서영숙은 간신히 세정을 설득해 이춘재의 생일 잔치에 참석시켰다.그런데 이렇게 큰 충격을 받을 줄이야...“엄마... 이거 꿈이죠? 다 가짜죠, 그렇죠?”세정은 어쩔 줄 몰라 서영숙의 손을 잡았다.서영숙은 이미 멍해졌다.무대 위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마치 그곳의 무언가를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맞아, 꿈일 거야...”그녀는 세정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서정은이 어떻게 이씨 가문의 사람이란 말인가?’이씨 가문은 오래된 명문 집안이었다.부자는 3대를 못 이어간다는 말이 있지만, 이씨 가문은 조상부터 직위가 놓았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실업으로 나라를 구한 집안이었다.돈도 많았지만, 인성도 바르고 명망도 높았다.최근 20, 30년 사이에 조용해졌을 뿐이었다.정은이 이런 대가족, 이런 배경과 실력을 가진 집안의 귀한 손녀라니.서영숙은 어느 해 설날, 정은이가 선물을 들고 찾아왔을 때를 떠올렸다.그때 그녀는 정은이를 문턱에도 들이지 않았다.“세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