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Kabanata 811 - Kabanata 820

938 Kabanata

제811화

점심을 먹고 난 후, 봉수진은 이미숙과 소진헌을 데리고 새로 꾸민 방으로 향했다.“예전에 미숙이가 여기서 지냈는데, 이제는 너희 두 사람의 방이야. 침대도 새로 바꿨고, 이불 커버도 전부 새거야.”봉수진은 이 방을 수십 년 동안 그대로 보존해 왔다. 가구 배치는 물론, 작은 장식품 하나까지도 남이 손대지 못하게 했다.청소도 직접 도맡아 했고, 심지어 외국에 있을 때도 반년에 한 번씩은 꼭 귀국해서 방을 정리하곤 했다.그렇게 조심스럽게 소중히 가꿔온 덕분에, 방은 예전 모습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다.이미숙이 방에 들어서자, 익숙한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순수했던 어린 시절부터, 소녀의 감성, 그리고 사랑의 감정이 움트던 순간까지...이 방에는 그녀의 지난날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때, 갑자기 불쑥 떠오른 기억의 조각들이 나타났다.깨진 꽃병, 어두운 구석, 피 묻은 칼날, 그리고... 한 여자의 흐느낌.“당신? 당신 왜 그래? 어디 아파?”제일 먼저 이상함을 감지한 건 소진헌이었다.봉수진도 다급히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방이 너무 답답한 거 아니야?”그러면서 서둘러 창문을 활짝 열었다.찬바람이 스며들자, 이미숙은 움찔하며 정신을 차렸다.“괜찮아요... 저 괜찮아요...”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잠깐 머리가 아팠는데, 이제 괜찮아졌어요.”봉수진은 몇 번이나 그녀의 상태를 확인한 뒤에야 안심하고 자리를 떴다.떠나기 전, 따뜻한 목소리로 당부했다.“미숙아, 소 서방, 너희도 아침 일찍 열차 타고 오느라 피곤할 텐데 좀 쉬어.”“네, 어머님도 아침부터 계속 바쁘게 요리를 하셨잖아요. 얼른 가서 쉬세요.”소진헌은 그렇게 말하며 문을 닫았다.이제 방 안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방금 무슨 일 있었어?”봉수진을 안심시키려 둘러댄 이미숙의 핑계는 정작 소진헌에게는 통하지 않았다.그녀는 남편의 부축을 받아 침대 가장자리에 앉으며 조용히 말했다.“뭔가 생각났어요.”“뭐가?”“그런데 완전히 떠오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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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이미숙이 놀라며 말했다.“등 돌리고 있었는데도 내가 깬 걸 안 거예요?”소진헌은 웃으며 앞쪽 벽을 가리켰다.“자, 당신 그림자.”이미숙은 힐끗 보더니, 어이가 없어졌다.그녀는 민망함을 감추려 가볍게 헛기침하며 화제를 돌렸다.“사진첩에 뭐 볼 게 있다고 그렇게 열심히 보는 거예요?”“볼 게 많지. 옛날 당신 모습 말이야.”소진헌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사진첩을 넘겼다.“처음 당신을 봤을 때, 얼굴이 너무 창백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어. 그 후에도 한동안 건강이 안 좋았지. 두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서 오래 쉬어야 했고. 그래서 원래 몸이 약한 줄로만 알았는데, 예전에는 이런 개구쟁이였네...”소진헌의 낮은 목소리에는 옛 추억이 묻어났다.사진 속 소녀와 눈앞의 이미숙이 서서히 하나로 겹쳐지며, 온전한 그녀가 되어갔다.이미숙은 웃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과거의 나에 대한 기억은 없어요.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배처럼, 어디서 왔는지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행히 당신을 만나서, 이제는 이 세상에 내가 머물 곳이 생겼어요. 더 이상 떠돌지 않아도 되니까요.”소진헌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그는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이미숙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미숙은 소진헌이 들고 있는 사진첩을 보고는 호기심에 몸을 기울여 함께 넘겨보았다.“이거 몇 살 때야? 왜 이렇게 남자애처럼 보여?”“음... 다섯이나 여섯 살쯤? 이원에서 지낼 때였는데, 그곳에 엄청 큰 연못이 있었거든요.”“어?”어느 한 페이지를 넘기던 소진헌이 갑자기 놀라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이거, 형님 아니야?”사진 속에서, 열여덟 살의 이미숙이 활짝 웃고 있었고, 그 옆에는 심정훈이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싼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두 사람 뒤로는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이미숙은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답했다.“네, 맞아요.”“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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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눈 깜짝할 사이에 섣달 그믐날이 되었다.폭죽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한 해가 저물고, 봄바람이 불어와 따뜻한 기운을 전했다.“아침부터 일어났네, 잠 좀 더 자지 그랬어?”“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정은이 아래층으로 내려올 때, 이춘재는 거실에서 차를 우려내고 있었다. 손에는 윤기 나는 호두 한 쌍이 놓여 있었다.“아침 뭐 먹고 싶어?”“뭐 있어요? 가리는 거 없으니까 아무거나 괜찮아요.”아침을 먹은 뒤, 시간은 고작 8시 30분밖에 안 됐다.소진헌과 이미숙이 아직 자고 있는 줄 알고, 정은은 두 사람을 깨우러 올라가려 했다.그런데 이미숙은 벌써 노트북을 들고 서재에 들어갔고, 소진헌은 봉수진과 함께 장을 보러 나갔다.날이 채 밝기도 전 기사를 데리고 시장으로 향했던 두 사람은 9시 30분이 되어서야 돌아왔다.“소 서방은 아는 게 참 많구나! 흥정도 잘하고!”“아, 별거 아니에요! 그냥 평소에 장을 좀 보다 보니까, 남들보다 조금 익숙한 것뿐이에요. 헤헤...”장모의 칭찬에 소진헌은 얼굴이 빨개졌다.집안일을 도와주던 가정부들도 이틀 전부터 명절 휴가를 내어 떠났고, 요리사 두 명과 기사 한 명만 남아 있었다.장을 본 봉수진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장바구니를 정리한 후 곧장 주방으로 들어갔다.오늘 저녁의 음식에 엄청난 신경을 쓴 게 분명했다.소진헌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장모의 칭찬까지 들었으니 가만있을 리가 어딨겠는가?그는 곧바로 주방으로 따라 들어가 거들기 시작했다....점심때가 되자, 온 가족이 모여 간단한 식사를 했다.간단하다고 해도 반찬이 예닐곱 가지는 됐다.오늘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저녁 식사였다.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고 난 정은은 거실에서 이춘재와 바둑 두 판을 둔 후, 곧바로 세뱃돈을 준비하는 것을 도왔다.탁자 위에는 노란 지폐가 가지런히 쌓여 있었고, 옆에는 각종 덕담이 적힌 봉투들이 놓여 있었다.큰 봉투에는 100만 원, 중간 크기의 봉투에는 50만 원, 작은 건 10만 원이었다.각각 30개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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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봉수진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이 옷 참 보기 좋구나! 명절 분위기가 나! 마침 오늘 정은이도 빨간 스웨터를 입었더군. 남매라서 그런지 호흡이 참 잘 맞아!”현빈은 정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붉은 스웨터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흰색 목도리를 둘러 그림과 같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남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모습이었다.봉수진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어때? 정은이 이렇게 차려입으니 참 예쁘지?”현빈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거두었다.“네, 예뻐요.”말투는 담담했으며, 그저 봉수진의 말에 맞장구치는 듯한 느낌이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그는 탁자로 다가갔다.“세뱃돈을 준비하시고 있는 거예요?”이춘재는 손짓하며 말했다.“너도 가만히 있지 말고 와서 도와.”“네.” 현빈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정은 옆에 쪼그려 앉았다.그가 합류하자 일이 한층 수월해졌다. 금세 모든 돈을 봉투에 넣었고, 테이블 위에는 포장지를 풀어낸 흔적만 남았다. 대신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봉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저녁 여섯 시, 이미 어둠이 내려앉았다.창밖으로는 가느다란 눈송이가 소리 없이 흩날리며 대지를 덮어 가고 있었다.실내는 따뜻했다. 난로가 은은한 불빛을 내뿜고 온기가 가득했다. 설날 장식들이 곳곳에 걸려 있어 설날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마치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인 듯했다.밖에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쳤지만, 실내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마지막 요리 완성! 이제 곧 식사 시작할 거야!”봉수진이 주방에서 나와 밝게 웃으며 진행 상황을 알렸다.이 말을 듣자 모두들 바빠졌다.그릇과 수저를 놓고, 의자를 정리하고, 술잔을 챙기고... 각자 할 일을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마지막 요리가 식탁에 올려지고, 모두가 둘러앉아 막 식사를 시작하려던 찰나.띠리링-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정은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나가볼게요.”봉수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설날엔 다 가족들끼리 모여 밥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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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이미윤은 심정훈의 팔짱을 끼고 웃으며 이미숙에게 인사했다.“미숙이 그리고 제부도 있었구나! 부모님께 듣지 못해서 여기서 설을 쇨 줄 몰랐는데. 이번에야말로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네.”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참 예쁘게도 했다.이춘재와 봉수진은 눈을 마주쳤다.이미윤은 심씨 가문으로 시집간 후,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도 친정에 온 적이 없었다.물론 봉수진은 이해했다. 애초에 이미윤을 보고 싶어 하지도 않았으니 그녀가 오지 않는 게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게다가 시집에서는 시부모님을 모셔야 하고, 아이도 있으니 친정에 와서 설을 쇤다는 건 말이 안 됐다.하지만 원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뭐든 못마땅하게 보이는 법이다.이미숙이 친정에 돌아올 때는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이미윤이 오자마자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그래도 명절날 대놓고 내쫓을 수도 없는 데다, 현빈까지 함께 왔으니 내색할 수도 없었다.그리하여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을 앉혀 함께 식사를 하도록 했다.가정부가 깨끗한 그릇과 젓가락을 내왔다.이미윤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오늘 이런 대접을 받다니, 미숙이 덕을 톡톡히 보네.”그러나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젓가락을 들어 심정훈에게 반찬을 집어주었다.“이거 맛있어요. 먹어봐요.”심정훈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내가 알아서 먹을게.”이미윤은 갈비를 한 조각 입에 넣었다가 순간 멈칫했다.“이거... 엄마가 직접 만드신 거죠?”소진헌이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님이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준비하셨어요. 대부분 직접 만드셨죠.”이미윤의 가슴 한편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부모님의 편애도, 차별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직접 마주하니 또다시 속이 쓰라렸다.“역시, 미숙이는 엄마한테 있어 참 특별한 존재네. 엄마가 요리를 하신 게 몇 년 만인지도 모르겠네. 이제는 다시는 못 먹을 줄 알았는데.”심정훈은 눈살을 찌푸렸다.“밥이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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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이미숙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과일 깎는 건 힘들지도 않고, 금방 가져올게요.”두 요리사가 이미 집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설날인데 그들도 좀 쉬면서 숨을 돌려야 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주방으로 향했다.봉수진은 딸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고, 시선을 떼기가 아쉬웠다.그동안 치료를 받아온 데다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협조한 덕분에 시력은 빠르게 회복되었다.작은 글씨나 책을 읽는 건 여전히 힘들었지만, TV를 보거나 일상에서 사람을 알아보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그녀는 치료를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때 단념했더라면...’지금 봉수진은 이미숙을 아무리 봐도 부족하다고 느꼈다.“엄마, 요즘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시잖아요? 제가 좋은 곳을 알아봤는데, 설 지나고 아버지랑 같이 따뜻한 곳에서 잠시 지내는 건 어떠세요?”이미숙이 자리를 비우자 이미윤은 눈을 반짝이며 봉수진 곁으로 다가가 웃으며 앉았다.그러나 봉수진은 그녀가 다가오는 순간 미소를 거두고 말했다.“괜찮다. 집이 제일 편하다. 필요하면 너희 아버지랑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쓰지 마.”“알아요, 엄마랑 아빠께서 직접 결정하실 수 있다는 거. 그런데도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건, 그냥 딸로서 효도하고 싶어서잖아요.”하지만 봉수진은 단호했다.“우린 당분간 멀리 나갈 생각 없어.”그 말은 곧 가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이미윤은 손을 꼭 쥐며 물었다.“미숙이가 돌아왔기 때문이죠?”이미윤은 오늘 저녁 내내 두 어르신이 이미숙을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았다. 심지어 남인 소진헌의 대우조차 자신보다 나았다.그녀는 불만을 애써 억눌렀지만, 지금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엄마, 전 정말 이해가 안 돼요.”이미윤은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왜 저를 싫어하시는 거예요? 미숙이랑 같이 나갔다가 저만 살아 돌아와서요? 저도 미숙이처럼 사라졌어야 만족하시겠어요?”“이제 미숙이 돌아왔으니, 적어도 저에 대한 편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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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이미숙은 침착한 표정을 지었지만, 반대로 이미윤은 그녀의 냉정한 태도에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미윤의 눈빛은 차갑게 빛났고, 그 안에는 분노와 질투가 뒤섞여 있었다.이때, 이미윤은 냉소를 터뜨렸다.달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며 창백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더했다.붉은 외투와 대비되어 마치 원한을 품은 귀신처럼 보였다.이미숙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언니, 무슨 일 있어?”“어릴 때부터 나는 네가 부러웠어.” 이미윤이 낮고 날 선 목소리로 말했다.“부모님의 사랑도, 심정훈의 관심도 모두 너한테 있었으니까. 어디를 가도 주인공은 너였고, 난 늘 들러리였지. 하지만 나도 같은 이씨 집안 딸이잖아?”이미숙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언니, 취했구나. 일단 진정하고...”그러나 이미윤은 그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나 건드리지 마! 너 지금 속으로 날 비웃고 있겠지?”“아니, 그런 게 아니야...”“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의 눈에는 너밖에 없었어. 왜? 대체 왜?”이미윤은 갑자기 몸을 돌려 이미숙의 어깨를 움켜쥐고 힘을 주었다.그녀의 눈빛은 점점 더 깊고 어두워졌다.“20년 넘게 평온하게 잘 살고 있었잖아. 왜 돌아왔어? 그냥 그대로 있으면 안 돼? 너에겐 남편도, 딸도, 행복한 가정도, 심지어 인기 작가라는 타이틀까지 있어. 이미 다 가졌으면서, 왜 또 나한테서 부모님을 빼앗으려는 거야?”이미윤의 목소리는 점점 더 격앙되었고, 오랫동안 눌러왔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했다.이미숙은 그녀와 거리를 두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언니, 우리 다 잘 알고 있잖아. 갑자기 찾아와서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것뿐이라면,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이미윤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리고 술김에 속마음을 털어놓은 척하지만, 이 모든 말은 이미 처음부터 계획된 거겠지? 그렇다면 솔직하게 말해봐.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넌 정말 20년 전과 다를 게 없구나. 여전히 예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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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형부와 앉아서 언니의 마음과 불만을 이야기하는 게 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겠어?”“봐봐, 바로 이 태도야.” 이미윤은 가볍게 혀를 찼다. “모든 문제가 네 앞에 있으면 간단해지기라도 한 듯처럼 말하네. 마치 세상에 너만 똑똑하고, 너만 해결책을 생각해낼 수 있는 것처럼!”“내가 우리 남편한테 직접 말할 수 있었으면, 이렇게 널 찾아왔겠어?!” 이미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낮게 외쳤다.이미숙은 단호하게 말했다. “두 사람은 부부야. 부부끼리는 서로 대화하고,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거 아니야?”“하, 그런데 그이는 날 아내로 여기지도 않잖아!” 이미윤은 이를 악물며 말했고, 그 분노가 그대로 전해졌다.이미숙은 잠시 침묵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언니 요구는 들어줄 수 없어.”“뭐라고?!” “설마 너, 아직도 우리 그이를 잊지 못한 거야?!”이미윤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첫째, 언니의 요구는 타당하지 않으니 내가 왜 들어줘야 하지? 둘째, 우리 셋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어.”“네 말대로 하라는 건, 앞으로 형부와 말 한 마디도 하지 말라는 거잖아? 그냥 남처럼 지내라고?”“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난 언니와 이런 약속을 할 의무가 없어. 마찬가지로, 언니는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도 없고.”“그런 넌 아직도 우리 그이를 잊지 못했다는 소리잖아!”이미숙은 더는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할 생각조차 없는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과 대화하면 그저 힘이 들 뿐이었다.이미숙은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그러자 이미윤이 뒤에서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넌 안 무섭냐? 내가 너랑 우리 그이의 과거를 네 남편한테 말할 수도 있는데. 그 사람이 그걸 알고도 지금처럼 널 대할 것 같아?”이미숙은 돌아서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그래, 말해. 난 전혀 상관없어.”“너... 너 안 무서워?”“무서울 이유가 없지. 그이는 이미 다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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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이미윤은 온몸이 굳어져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했다. 그리고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너... 너...”‘설마 기억난 거야? 그 끔찍한 납치 사건을?! 그렇다면... 그 이후의 일도 기억해버린 걸까?’ 이미윤은 감히 그런 상상을 할 수도 없었다.하지만 이미숙은 그녀의 눈에 스친 공포와 당황스러움을 단번에 꿰뚫어 보고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래서... 넌 정말 일부러 소리를 내고, 일부러 범인들을 유인해서 일부러 날 다시 잡혀가게 만든 거야?”...그날, 두 사람은 함께 쇼핑을 나섰다가 납치를 당했다.그리고 손발이 묶인 채 도시 외곽의 한 버려진 공장으로 끌려갔다. 납치범들은 원래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즉흥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듯했다. 목적은 명확했고 이미숙과 이미윤을 성추행하려 했다.그 사람들 중 몇 명이 이미윤에게 손을 대려 하자, 이미숙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말했다.가방 속에서 블랙카드와 현금, 주민등록증까지 꺼내 범인들에게 큰소리쳤다.“얘는 겉보기엔 번듯해 보여도 그냥 내 시중이야. 내가 쓰다 버린 옷을 걸치고, 나 대신 쇼핑백이나 들어주는 애라고요!”“그러니 왜 그런 사람한테 손대려는 거죠? 차라리 우리 집에 몸값을 요구해요! 5천만? 아니면 2억? 얼마든지 불러보라고요!”이미숙은 턱을 당당히 치켜들고 범인들을 바라보았다. 한눈에 봐도 부자 집안에서 자란 도도한 아가씨였다.납치범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렸다.이미숙은 속으로 안도했다. 하지만 그녀는 구석에서 초췌한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던 이미윤의 눈빛을 보지 못했다.수치심과 분노로 일그러진 그 서늘한 눈빛을.‘시중? 그래, 네 눈에 난 그저 시중였던 거구나. 하하...’납치범들이 계획을 세우는 동안, 이미숙은 손에 쥐고 있던 유리 조각으로 묶인 밧줄을 잘랐다.그리고 한밤중, 그 사람들이 잠든 틈을 타 자신을 먼저 풀어낸 후, 이미윤을 깨워 그녀의 손발도 풀어주었다.두 사람은 어둠을 틈타 도망쳤다.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납치범들이 이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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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이미숙은 귀가 윙윙거렸고, 머리는 새하얘졌다.곧이어 눈앞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더니 이미숙은 누군가의 어깨에 짊어진 채로 끌려갔다.떠나기 전, 이미숙은 동굴 입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두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이미윤의 눈에서 당혹감과 두려움, 그리고 눈물을 보았다.그때 그녀는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믿음을 택했다.입술을 움직였지만, 상대방이 제대로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도망쳐. 경찰에 신고해.”동시에 납치범들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나밖에 못잡아서 어쩌지? 도망친 아이가 경찰에 신고라도 하면 우리 끝장 아니야?”“멀리 못 갔을 거야. 분명 근처 어딘가에 숨어 있을 텐데. 다시 한번 찾아볼까?”“안 돼. 도망치는 동안 신고했을 수도 있어. 그렇다면 우리 당장 장소를 옮겨야 해. 시간 끌 순 없어.”“다행히도 돈값 하는 애를 잡았으니 됐지. 시중 하나쯤은 뭐, 신경 쓸 필요 없잖아.”“그러게, 그럴 필요 없겠네.”하지만 우두머리는 쉽게 속아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남자는 이미숙을 바닥에 내던진 다름 그녀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쥐었다.“그 아인 어디 있어?”이미숙은 악을 쓰며 소리쳤다.“그 천한 것은 혼자 도망친 것도 모자라 내 다이아몬드 목걸이랑 팔찌까지 훔쳐 갔어요! 내가 돌아가기만 하면 아빠한테 당장 해고시키라고 할 거예요! 아니, 그냥 죽여버릴 거예요!”그녀의 격분한 외침에 납치범들은 폭소를 터뜨렸다.“돌아간다고?”그렇다, 이제 이미숙에게 돌아갈 곳 따위가 있을까?‘시중이 돈을 훔쳐 도망친 거라면, 경찰에 신고할 리 없겠지.'그들은 안심하고 다음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이미숙을 다시 원래 있던 창고로 데려가지 않고, 화물차를 이용해 몇 번을 이동한 뒤 배에 태웠다.도망칠까 봐 그녀에게 약까지 먹였다.약기운에 이미숙은 손발에 힘이 풀렸고 온몸에 힘이 빠졌다.정신도 몽롱해 하루 대부분을 잔 채로 보냈다.지금이 몇 월 며칠인지, 여기가 어딘지조차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포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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