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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491 - Chapter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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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정은은 다시 한번 자세히 훑어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이미숙은 걸어가서 자신의 딸과 함께 전시판 앞에 섰다.“전쟁이 끝난 후, 이원은 이씨 가문의 후손들에게 돌려주었다고 적혔는데, 돌려준 이상 이 정원은 개인 정원인 거잖아?”‘개인의 것이니 왜 모든 관광객들이 참관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티켓을 살 필요도 없고. 마치 자선하는 것처럼 말이야. 정말 이상해!’그러나 이미숙도 깊이 연구하지 않고, 일가족은 계속 동쪽으로 걸어갔다.이 정원은 정말 컸는데, 10여 분을 걸어서야 다음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건물 옆에는 작은 대나무 숲이 있었는데, 대나무 숲 밖에는 청석판이 깔려 있었고, 대나무 숲 깊은 곳까지 뻗어 있었다.구불구불한 길은 신비한 느낌을 더해주었다.바람이 불자, 대나무 잎도 따라서 소리를 냈다. 바람도 대나무의 맑은 향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일가족은 안내판을 따라 앞으로 걸었고, 소진헌은 사진을 찍으면서 감탄했다.“정말 너무 예쁘네!”세 식구가 작은 정원을 지나, 좁은 문을 나가자, 눈앞이 탁 트였다. 평지의 끝에는 기품 있는 집이 하나 있었다.웅장하면서도 화려했다.한가운데에 현판이 걸려 있었는데, 위에는 ‘본관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안에는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그들은 바깥에서 참관할 수밖에 없었다.이미숙은 천천히 다가가더니, 노란색 선 밖에 멈춰 섰다.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수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도저히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그녀는 망연히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그 익숙한 느낌이 갈수록 강렬해졌다.나... 여기에 온 적이 있는 것 같은데?’정은은 여전히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이미숙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심지어 곤혹을 드러내고 있었다.“엄마?” 그녀가 소리쳤다. “왜 그래요?”소진헌도 고개를 돌렸다.“햇볕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좀 쉴까?”이미숙은 웃으며 고개를 살며시 흔들었다.“괜찮아요, 그냥... 여기가 너무 예뻐서 그래요.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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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이미숙은 길치였다.이렇게 큰 정원은 말할 것도 없고, 가본 적이 없는 작은 골목에 들어서도 늘 길을 잃곤 했다.“엄마, 어떻게 길을 찾으신 거예요?”이미숙은 단번에 말문이 막혔다.“나도 모르겠어. 그냥 이렇게 가면 된다는 직감을 받아서? 그런데 바로 나올 줄은 몰랐어...”소진헌도 감탄을 했다.“역시 아내를 믿어야 되는 거야!”부녀는 모두 이미숙이 운 좋게 맞혔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미숙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정교한 정원, 은폐된 작은 문, 이 모든 것은 전부 그녀의 기억 속 깊은 곳에 숨겨 있었던 장면이었다....같은 시간, 같은 정원에서.현빈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시고 예전에 살던 정원에 왔다.십여 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두 노인은 본관의 인테리어가 여전히 예전과 똑같다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그리움을 드러냈다.당시 이 정원을 상납할 때, 그들은 요구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본관의 물건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 미숙이가 돌아와서 이 낯선 집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괴로워할까?’봉수진은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그들 가족이 십여 년 동안 살았던 이 곳을 똑똑히 보려고 했고, 머릿속에는 이미숙이 어렸을 때 정원에서 놀던 장면이 가득했다.“미숙아, 물고 좀 봐. 대나무 잎을 따서 누구에게 주려고?”“아빠한테 줄 거예요, 헤헤!”딸의 웃음소리는 여전히 귓가에서 맴돌았고, 그때의 기억도 마치 어제 금방 일어난 일인 것만 같았다.“당신,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난 자꾸만 미숙이가 우리 곁에 있는 것 같아요...”봉수진은 복도 기둥을 만지며 말했다.“봐요, 미숙이가 그린 그림이 아직 남아 있잖아요.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가능하다면 봉수진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그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봉수진은 딸을 지키며 딸에게서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미숙이 우리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잘 보호할 거야! 미숙아, 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동안 잘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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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더군다나 이미숙이 실종되었을 때, 이미 스물두 살이었다. 당시 어려서 돌아올 방법이 없었다 하더라도, 20여 년이 지난 지금, 만약 정말 살아있다면 무슨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자신의 부모님에게 연락할 것이다.그런데 전화 한 통도, 문자 한 통도 없었다.이춘재와 봉수진은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남은 인생을 편하게 향수해야 나이에 두 사람은 이국 타향에서 분주히 뛰어다녔다.현빈은 마음이 약해졌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정원에 한 번 가보세요.”“그래! 미숙이는 정원에 있는 그네랑 자등나무를 제일 좋아했지...”현빈이 봉수진을 부축하여 안으로 들어갈 때,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발신 번호를 확인한 후, 내색하지 않고 봉수진이 보지 못하게 손바닥으로 번호를 가렸다.“할머니, 저 전화 좀 받으러 나갈게요.”“그래.”본관을 나서자, 현빈은 그제야 수신 버튼을 눌렀다.“어머니, 무슨 일이시죠?”[왜 이제야 전화를 받는 거야?]맞은편의 이미윤은 기분이 좀 좋지 않았는데, 기다리다 짜증이 났던 것이다.[너 지금 어디에 있는 거니?]현빈은 그녀의 심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방금 일 때문에 좀 바빴어요. 지금 밖에 있고요.”[뭐가 바쁜데? 너 지금 누구랑 같이 있어?]현빈은 눈살을 찌푸렸다.“어머니, 전 범인이 아니니까 저를 그렇게 심문하실 필요 없어요.”[범인?! 허--]이미윤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지금 누굴 말하는 거야? 범인은 나 아니니? 그래서 너희들 다 날 속이고 있는 거잖아? 지금 날 뭘로 보고?!]“어머니,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그럼 넌 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귀국하셨는데, 왜 나에게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니?]현빈은 말문이 막혔다.[그럴 줄 알았어! 너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잖아!]“어머니...” 현빈은 씁쓸하게 웃었다.[너 지금 네 외할아버지 그들과 함께 있는 거지? 맞지? 나 방금 이미 본가에 갔었는데, 집사가 그러더라, 네가 두 분을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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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이미윤은 끊긴 전화를 보며 화가 나서 앞의 쟁반을 엎어버렸다.쟁반 위에 갓 만든 보양식도 따라서 땅에 떨어지더니 깨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사모님...” 가정부들은 어찌 할 바를 몰랐다.“꺼져! 모두 꺼지라고.”이미윤은 문을 가리켰고, 관리를 잘 받은 얼굴은 보기 드물게 험상궂은 기색을 드러냈다.가정부들은 줄지어 나갔다.이미윤은 뒤로 물러서서 소파에 주저앉았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동안 그녀는 줄곧 두 노인과의 관계를 수습하려고 애를 썼다.이춘재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처음에는 냉담하게 원망을 했지만, 지금은 평온하게 그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비록 더 이상 예전처럼 이미윤을 아끼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지낼 수 있었다.그러나 봉수진은 달랐다.말로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줄곧 이미윤을 탓하며 여태껏 그녀를 용서한 적이 없었다.“회장님, 돌아오셨습니까...”문밖에서 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심정훈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엉망진창이 된 거실을 보았다.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소파에서 노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이미윤을 담담하게 훑어보았다.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이미윤은 그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며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내가 왜 화를 내고 있는 건지 궁금하지도 않는 거예요?”심정훈은 몸을 돌려 소매 단추를 풀면서 무뚝뚝하게 대답했다.“당신이 원한대로 해.”어차피 보신탕을 엎어버려도 새로 만들 수 있었고, 땅이 더러워져도 깨끗이 닦을 수 있었다.‘또 이런 말을 하는군! 어쩜 이렇게 매정한 거야!’“심정훈, 난 당신의 아내라고요! 나에게 신경 좀 써주면 안 돼요?!”남자는 눈썹을 치켜세웠다.“당신 오늘 뭐 잘못 먹었어?”이미윤은 말을 하지 않았다.“그동안 줄곧 이렇게 지내왔는데, 왜 갑자기 이런 정신 나간 말을 하는 거야? 참, 나 오늘 저녁에 일이 있으니 돌아오지 않을 거야.” 말을 마치고 심정훈은 위층으로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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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허, 알아요, 당신들 모두 날 원망하고 있잖아요. 우리 부모님, 그리고 당신! 당신들 모두 그때 나와 이미숙이 같이 나갔는데, 이미숙은 납치되어서 돌아오지 못하고, 혼자 돌아온 내가 원망스러운 거잖아요? 안 그래요? 당신들은 나도 이미숙과 함께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잖아요!”“그 입 닥쳐!” 심정훈은 표정이 차가워지더니 눈빛도 갑자기 매서워졌다.“누가 죽었단 거야?!”“하하... 28년이 넘었는데, 설마 아직도 이미숙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두 분은 당연히 포기하려 하지 않겠죠. 이미숙은 바로 두 분의 보배였으니까.”“나이도 드신 이상, 희망을 품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가시겠어요? 하지만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 심정훈, 당신조차 이미숙을 잊지 못했다니!”“우리가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우리의 아들도 가정을 이룰 나이가 다 됐는데, 당신은 아직도 이미숙을 그리워하고 있다니? 하하하, 웃기지도 않나 봐요?! 당신은 그런 자신이 징그럽지도 않냐고요?!”찰싹!심정훈은 손을 들어 따귀를 날렸다.동작이 너무 빨라서 이미윤에게 피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남자는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았고, 온몸에 찬 기운이 가득했다. 그리고 이미윤을 바라보는 눈빛은 더욱 무정했다.“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말을 할 줄 모르면 그냥 입 다물어.”말이 끝나자 심정훈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성큼성큼 떠났다.이미윤은 그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심정훈, 당신은 양심도 없는 거예요?”“왜? 왜 아직도 실종된 지 20여 년이나 넘은 이미숙을 그리워하는 거냐고요? 부모님도 그렇고, 심정훈 당신도 그렇고. 설마 이미숙은 두 분의 친자식이고, 난 그냥 입양된 자식이라서?!”...다른 한편, 현빈은 두 노인을 따라 정원을 지나 작은 문으로 나갔다.그런데 놀랍게도 거리로 나왔다.현빈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전에 여러 번 왔는데, 여기에 문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이춘재는 웃으며 말했다.“예전에 네 작은 이모는 여기서 몰래 빠져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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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이 가게를 지나갈 때, 이미숙은 갑자기 멈춰 서더니 빈대떡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정은은 좌우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이것은 아주 낡은 가게였고, 장식도 옛날식이었는데, 주위에는 아무런 포스터도 붙이지 않았다. 가장 안쪽에 가야 팻말에 열거된 떡이름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런데 정말 빈대떡이 있을 줄이야.‘그럼 엄마는 어떻게 지나가다가 이 가게에 빈대떡이 있다는 걸 아셨을까? 게다가 빈대떡은 이 가게의 간판 메뉴이기도 했다.’이미숙이 말했다.“나도 모르겠어. 아무튼 안에 빈대떡 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아주 맛있을 것 같았어.”소진헌이 말을 이어받았다.“네 엄마는 코가 엄청 예민한 거 몰라? 맛있는지 안 맛있는지 냄새만 맡으면 바로 알 수 있다니깐.”“그렇군요...”정은도 별다른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코야.’현빈이 말했다.“이런 인연이, 나도 빈대떡 사러 왔는데.”“혼자 먹으려고요?”남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우리 할머니께 사 드리려고.”“할머니도 오셨어요?” 정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왜 안 보이는 거죠?”“구경하다가 지치셨는데, 옆의 찻집에서 쉬고 계셔. 이따가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소개해드려야지. 지난번에 서점에 있을 때, 할머니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보려고 하셨지만, 몸이 좋지 않아 먼저 집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거든.”“좋아요.” 정은도 웃으며 말했다.모두 빈대떡을 사는 이상, 앞에 있던 정은은 아예 2인분을 달라고 했고, 현빈에게 나눠주었다.“얼마야? 돈 줄게.”“아니에요, 이건 내가 할머니께 사 드리는 거예요. 게다가 비싼 것도 아니에요. 지난번에 당신도 물을 사줬는데, 나도 돈을 주겠다고 말한 적이 없잖아요, 안 그래요?”현빈은 웃음을 터뜨렸다.“가요.” 정은은 고개를 돌려 현빈을 바라보았다.‘이 사람은 왜 갑자기 바보같이 웃는 거지?’찻집에 들어서자, 정은은 바로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두 노인을 보았다.정은은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봉수진은 여기서 정은을 만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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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정은은 또 물었다.“먼저 빈대떡 좀 드실래요? 제가 한 조각 드릴까요?”봉수진이 말을 하려고 할 때, 현빈의 핸드폰이 울렸다.맞은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그의 안색이 갑자기 차가워졌다.“알았어, 일단 사람부터 붙잡아. 난 가능한 한 빨리 달려갈 테니까...”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그는 미안해하며 정은을 바라보았다.“미안.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가야 할 것 같아.”말이 끝나자 현빈은 또 두 노인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할머니, 제가 먼저 두 분을 집에 데려다 드릴게요. 다음에 시간이 나면 다시 구경하러 나오시는 건 어때요?”“그래. 하지만 정은이 부모님을 보지 못했구나...” 정은은 즉시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급한 일이 있으신 이상, 먼저 가세요. 앞으로 또 볼 기회가 있을 거예요.”“그래.”이미숙과 소진헌이 다가올 때, 현빈은 이미 두 노인을 데리고 찻집을 나와 차를 몰고 떠났다.이미숙은 밖을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그 두 노인은 누구야?”“심 대표님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예요. 사인회 그날 마침 만났는데, 오늘 또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이미숙은 의심을 하지 않았다.“정말 인연이군. 구경하느라 지쳤지? 집에 가지 않을래?”“조금만 더 놀아요. 이 거리를 다 구경하지 못했잖아요.” 정은은 이미숙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이미숙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계속 구경하자.”...차 안에서.현빈은 핸들을 잡으면서 비서와 통화를 했다.“일단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사람을 붙잡고 있어. 남은 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이춘재가 물었다.“많이 급한 거야? 만약 시간이 없다면 우리를 내려놓아도 되는데. 나와 네 할머니는 택시를 타고 돌아가면 되니까.”“아니에요, 내 부하들이 이미 처리하고 있어요.”“그럼 됐어.”현빈은 재삼 고민하다가 물었다.“할아버지, 이번에 귀국하시면서 무슨 계획이라도 있으신 거예요? 얼마나 머물 예정이시죠? 저도 괜찮은 의사들을 좀 알고 있어서 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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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정원을 둘러보고 또 빈대떡을 먹었으니, 이미숙은 매우 만족했다.다음 날, 부부는 L시에 돌아갔다.정은은 그들을 역으로 데려다 주었다.나석천은 이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다.“작가님, 이것은 출판사에 보낸 팬들이 편지입니다. 팬들이 작가님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요.”이미숙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처음으로 팬레터를 받았던 것이다.그것도 적지 않았는데, 가방이 꽉 찼다....집에 돌아온 정은은 햇빛이 좋은 것 같아 두 방의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를 빨았다.10월 말, 한여름의 무더위가 점차 가시면서, 가을 기운이 서늘함을 안고 조용히 다가왔다.그녀는 또 옷장을 한 번 정리했다. 입지 않는 옷과 치마는 자주 쓰지 않는 옷장에 넣었고, 또 가을에 입을 옷을 편리하고 꺼내기 쉬운 곳으로 옮겼다.바쁘게 돌아친 후, 시간은 이미 오후 2시가 되었는데, 정은은 아직 점심을 먹지 못했다.냉장고에는 토마토 두 개만 남았다.정은은 한숨을 쉬며 신발을 갈아신고 외출을 했다. ‘결국 마트에 가야 하다니.’“지금 나가려고?” 1층에서 내리자마자 정은은 위로 올라가고 있는 재석을 마주쳤다.“네.” 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채소가 없어서, 마트에 가서 좀 사려고요.”“그럼 잘됐네, 같이 가자.”재석은 즉시 방향을 바꾸어 그녀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선배님은 뭘 사려고요?”재석은 이 문제에 대답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어느 마트에 가려는 거야?”이 근처에 세 마트가 있었는데, 모두 그리 멀지 않았다.정은은 한 마트 이름을 말한 다음 그에게 물었다.“괜찮죠?”방금 그 문제는 자연스럽게 넘어갔다.“난 오케이.”몇 분 후, 두 사람은 마트에 들어섰다.이것이 바로 도심에서 지내는 좋은 점이었다. 어디를 가든지 매우 편리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부대시설도 잘 갖추어졌다.단지 동네 환경이 좀 좋지 않을 뿐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 외에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다.정은은 앞에서 걸었고, 재석은 쇼핑 카트를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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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생활품 코너를 지나자, 재석은 바로 멈추었다.“뭐 살 것 있어?”정은은 집에 있는 바디워시와 세제가 다 떨어진 것을 생각했다.“네.”그녀가 바디워시를 고를 때, 재석도 카트에 뭔가를 넣었다.정은이 힐끗 훑어보았다. 수건, 슬리퍼, 갈고리.꽤 많았기에 카트도 곧 꽉 찼다.계산할 때, 재석은 자신이 하겠다고 말했고, 정은도 뭐라 하지 않았다. 그저 영수증을 잘 남겨둬서 이따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재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은에게 카운트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좋아요.” 정은은 밖으로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재석도 계산을 마치고 큰 봉지 3개를 들고 나왔다.정은은 받아서 그와 좀 분담하려고 했지만, 남자는 뒤로 피했다.“아니야, 내가 하면 돼.”“그런데 너무 많잖아요...”한 봉지에 고기와 채소가 있었고, 다른 두 봉지는 각각 그들이 구입한 생활용품이 있었다.아주 분명하고 엄밀하게 나뉘었다.“정말 내가 들 필요가 없는 거예요?”정은이 다시 물었다.“응.”남자의 체력은 확실히 여자보다 훨씬 좋았다. 재석은 봉지를 들고 단숨에 7층을 올라갔는데, 숨조차 헐떡이지 않았다.정은은 자신의 봉지 두 개를 받은 다음 문 옆에 놓고는 재석에게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에헴...” 남자는 가볍게 기침을 했다. “얼마 안 들었으니까 줄 필요 없어.”“그건 아니죠? 영수증은 봉지에 있는 거예요? 나한텐 없는 것 같은데, 선배님 봉지 좀 볼게요...”재석은 마치 감전된 것처럼 재빨리 뒤로 피하더니 정은이 자신의 봉지를 보지 못하게 했다.정은은 영문을 몰랐다.“안에 없어. 이, 이따가 계산하면 얼마 들었는지 톡으로 보낼 테니까, 그때 주면 돼.”“그래도 돼요.” 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재석은 방금 왜 피한 것일까?‘내가 자신의 봉지를 보는 게 그렇게 무서운 일이야? 그 안에 나에게 보여줄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건가?’의혹이 스쳐 지나갔지만, 정은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았고, 봉지를 들고 방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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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많은지 적은지는 정은도 몰랐다.재석이 답장을 씹었기 때문이다.만두를 전부 다 찐 후, 정은은 10개를 골라 비닐봉지에 넣은 다음, 재석에게 가져다주려고 했다.그런데 문을 한참이나 두드렸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정은은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선배님, 지금 집에 있어요?]이번에 재석은 아주 빨리 답장을 했다.[실험실에 왔어.][내가 만두를 좀 쪘는데, 선배님에게 10개 줄게요. 저녁에 돌아올 때 가져 갈래요?]재석은 원래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여자아이가 직접 만든 음식을 특별히 자신에게 보내주려고 하는데, 이렇게 차갑게 거절하는 건 좀 그랬다.‘그건 예의가 아니지. 그리고... 내가 찔린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그래.]정은은 핸드폰을 거두며 집으로 돌아갔다.주방을 정리하고 앉자마자, 물을 마시기도 전에 수민의 전화가 걸려왔다.[정은아! 내 만두는, 다 됐어?!]“응, 다 됐어. 오늘 수십 개 만들었으니 네가 먹기엔 충분하다고. 이 게걸스러운 계집애야!”수민은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그녀는 하이힐을 신은 채 당장이라도 정은의 집으로 날아가고 싶었다.일주일동안 꼬박 밤을 새면서 오늘 드디어 일을 끝냈던 것이다.그녀는 1초도 회사에 더 있고 싶지 않았다.[네가 더 게걸스럽겠지! 딱 기다려, 곧 도착할 거야.] 수민은 일부러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고, 입가에 선명한 미소를 지었다.통화를 마치고 수민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고동건?”남자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표정은 무척 어두워서 마치 누가 빚이라도 진 것 같았다.“네가 왜 여기에 있어?” 수민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동건의 앞으로 걸어갔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짧아지면서, 수민은 동건의 안색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두운 것을 발견했다.“왜? 내가 여기에 나타나서 널 방해라도 한 거야?” 동건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딱 기다려!”수민은 어이가 없었다.“너 뭐 잘못 먹었니?”“내가 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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