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1069 챕터

제851화

한 달 전, 신국 근처 공해에서 대량의 신에너지 광물이 발견되었다. 자원이 부족한 신국에게 이는 마치 거대한 노다지를 발견한 것과 같았다.하지만 곧 강력한 자본이 개입하면서 결국 채굴권은 H 국의 오아시스 그룹과 신국의 진씨 가문에게 돌아갔다.오아시스 그룹이 70%의 지분을 차지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진씨 가문은 상대적으로 약간 뒤처진 위치에 머물렀다.석양빛이 번지는 저녁, 온다연은 저택의 난간에 기대어 멀리 보이는 십여 척의 대형 크루즈선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크루즈선들은 그제부터 그곳에 정박해 있었고 움직이지도, 항구에 접안하지도 않았다.크루즈선끼리는 대형 강철판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마치 바다 위에 웅장한 궁전을 세운 듯한 모습이었다.거대한 규모와 웅장함은 단연 압도적이었다.마치 광장처럼 넓은 갑판 위로는 헬리콥터가 끊임없이 이착륙했고 멀리서 비행기 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왔다.집사 주원의 말에 따르면 저 크루즈선들은 모두 한 대단한 인물을 보호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했다.그 인물은 이번 진씨 가문의 협력 파트너로 북아메리카 대형 재벌의 수장이자 H 국과 같은 초강대국의 고위 정치 가문을 배경으로 둔 권력자라고 한다.오아시스 그룹과 같은 대규모 사업체를 여러 개 거느리고 있으며 그의 권력과 재력은 나라와 맞먹을 정도라고 한다.아직 상륙하지 않았지만 그를 보기 위해 주변의 여러 소국의 정치인들과 기업가들이 빈번히 왕래하고 있었다.그 크루즈선을 멍하니 바라보자 온다연은 묘한 느낌에 사로잡혔다.마치 그곳에 자신이 찾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지난 3년 동안 그녀는 신국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끝없는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었다.심지어 가문의 후계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업을 경영하기보다는 배후에서 조종하는 역할만 하고 싶다는 무리한 요구까지도 아버지는 너그럽게 받아주었다.그녀는 분명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일이란 없었다.예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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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온다연은 난간 옆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석양이 완전히 사라질 때쯤, 집사가 다가왔다.“사모님께서 드레스 갈아입으시고 준비하시라고 전하셨습니다. 곧 저녁 연회가 시작되니 출발해야 합니다.”그제야 온다연은 정신을 차렸다.드레스를 갈아입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늘 그렇듯 그녀만을 위한 전용 메이크업을 시작했다.이 메이크업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완전히 가려버려 단지 청순한 정도로 보이게 만들었다.사실 이 메이크업은 아버지 진수현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그녀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의뢰한 것이었다.특히 이 메이크업은 특수 재료로 만들어져 쉽게 지울 수 없고 최대 3개월 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덕분에 지금까지 누구도 그녀의 진짜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그 때문에 아무도 그녀를 진수현의 딸이나 진씨 가문의 금융 천재 소녀와 연결 지으려 하지 않았다.과거에 누군가 진씨 가문의 금융 천재 소녀가 노트북으로 일하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사진 속의 그녀는 마치 요정처럼 세상에 내려온 듯한 아름다움을 뽐냈다.그 모습은 젊은 시절의 안심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그러나 그 사진은 즉시 삭제되었고 촬영한 사람도 어떻게 사라졌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 결과 많은 이들이 온다연의 사촌 언니이자 안심의 조카인 안윤희를 진수현의 딸로 착각했다.안윤희는 안심과 약간 닮은 데다 비록 외모가 조금 부족하긴 했지만 그래도 꽤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온다연이 보석을 착용할 때 집사가 그녀의 목에 걸린 호박석 펜던트를 떼어내려 했다. 그러나 온다연은 이를 막았다.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이 펜던트를 한순간도 떼어놓을 수 없었다. 펜던트를 떼어낼 때마다 심장이 찢어질 듯한 고통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오늘처럼 중요한 연회에 인공 보석을 착용하고 가는 건 진씨 가문의 명예에 걸맞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펜던트를 떼어내어 다이아몬드 팔찌와 함께 손목에 착용했다. 이로 인해 펜던트는 더 이상 눈에 띄지 않았다.온다연이 펜던트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모습을 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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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온다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은 눈에 가득 애정을 담아 말했다.“아무리 바빠도 다음 달 약혼식은 미루면 안 돼. 우리 딸의 일이 가장 중요한 거야.”그러자 얼굴이 붉어지며 온다연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엄마, 그런 얘기 그만 좀 하세요.”안심은 웃으며 말했다.“지훈 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네 아버지 젊었을 때와 닮았어. 나도 네 아빠도 그 사람이 아주 마음에 든단다. 너를 그 사람에게 맡겨야 우리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진수현이 방으로 들어오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마음에 들긴? 난 마음에 안 들어! 내 딸은 평생 시집 못 가!”이를 들은 안심이 그를 매섭게 쳐다보았다.“그딴 소리 한 번만 더 하면 오늘 밤엔 거실 소파에서 혼자 잘 줄 알아요!”당황한 진수현은 급히 변명했다.“여보, 그러지 마. 우리 딸 듣고 있잖아.”안심은 남편을 쳐다보지도 않고 온다연의 손을 잡아끌며 방을 나섰다.조금 뒤, 진씨 가문의 전용 헬리콥터가 크루즈의 갑판 위에 부드럽게 착륙했다.헬리콥터에서 내리자 온다연은 크루즈의 거대한 규모에 잠시 넋을 잃었다.각 크루즈선은 마치 하나의 작은 도시처럼 넓고 평탄했고 열여덟 척의 크루즈가 연결된 모습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했다.육지와 다를 바 없는 규모였다.오가는 사람들은 모두 화려한 복장을 입고 있었고 특히 여성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게 꾸민 모습이었다.그들 사이에서 은밀한 속삭임이 들려왔다.“오아시스 그룹 사람들이야. 이번 해양 프로젝트의 최대 주주라지.”“들리는 말로는 겨우 서른 초반인데 아직도 미혼이래.”“근데 그 사람 얼굴을 본 적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대. 어떻게 생겼는지는 전혀 모르겠네.”“어떻게 생겼든 오아시스 그룹의 대표라잖아. 들은 바로는 화운 그룹과 제경 그룹도 그 사람 소유래.”“세상에... 그럼 진씨 가문도 저 사람보다 못한 거네.”“진씨 가문이 동남아시아에서 강하지만 이쪽에서는 오아시스 그룹 쪽이 더 강해. 단지 영향권이 다른 거지, 서로 비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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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왜 이렇게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지? 저 사람 누구지? 왜 보자마자 이렇게 괴로운 거야? 가슴이 너무 아파.’극심한 통증 속에 온다연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어떤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치듯 지나갔다.역시 이런 여름날과 비슷한 계단 끝이었다.빛 속에 서 있던 고귀하고 우아한 흰옷의 소년, 너무도 아름다워 그녀의 마음에 수많은 열등감과 동경을 불러일으켰던 그 모습.‘누구지? 왜 내 머릿속에 있는 사람이랑 이렇게 닮은 거지? 왜 내 머릿속에 이런 장면들이 떠오르는 걸까?’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생각할수록 머리가 더욱 심하게 아팠다.심지어 통증은 가슴을 갈가리 찢는 듯한 고통으로 번져갔다.그러나 이런 장소에서 그녀는 소리칠 수도 없었다.진수현은 딸의 이상한 모습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그녀를 안아 옆에 마련된 휴게실로 데려갔다.온다연의 창백한 얼굴과 땀범벅이 된 모습을 본 안심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하여 땀을 닦아주며 그녀는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그냥 돌아갈까? 이런 연회 안 가도 돼.”뜨거운 물을 조금 마시고 나서야 온다연의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그러나 방금 떠오른 장면들을 더는 떠올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녀는 안심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저 괜찮아요, 엄마. 이번 연회는 정말 중요한 자리예요. 안 갈 순 없어요.”진수현도 몹시 안타까워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갑자기 머리가 아팠던 거니? 거의 2년 동안 이런 적 없었는데... 혹시 또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른 거야?”한동안 그의 마음속에는 후회가 몰려왔다.염지훈의 말을 믿고 딸의 과거를 철저히 조사하지 않은 자신을 자책한 것이다.염지훈은 온다연이 과거에 행복하지 못했다고 했고 그녀가 스스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한다며 과거를 들추면 더 큰 고통을 안길 것이라고 조언했었다.진수현도 딸이 힘든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하길 바라지 않았기에 대충 알아보는 선에서 그쳤다.딸의 양부모는 이미 사망했고 그녀가 살던 동네의 이웃도 모두 떠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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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진수현은 유강후를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유강후의 배경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나이에 이런 성과를 이룬 건 실로 보기 드문 일이었다.자신의 젊은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잔을 살짝 흔들며 진수현은 미소 지었다.“유 대표님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혹시 결혼은 하셨습니까?”유강후의 시선이 안심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고 그 눈빛에 어두운 기운이 스쳤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결혼은 했지만 지금은 부인이 절 떠나 친정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시는 절 보려 하지 않네요.”이 말에 진수현이 피식 웃었다.“젊은 사람들은 서로에게 더 많은 관용을 기대하죠. 유 대표님처럼 뛰어나신 분이라면 사모님도 틀림없이 대단한 분일 겁니다.”유강후는 다시 한번 안심을 바라봤지만 침묵하며 답하지 않고 대신 잔을 들어 와인을 살짝 흔들었다.“진 대표님은 잃어버렸던 따님을 찾으셨다고 하던데... 정말 축하드립니다.”진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유 대표님 소식이 정말 빠르시네요. 그런 일까지 알고 계시다니.”유강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곁에 서 있던 안윤희에게 잠시 시선을 돌렸다.“혹시 이분이 대표님의 따님이신가요?”그는 가슴 깊은 곳에서 실망감이 몰려드는 것을 느꼈다.이 젊은 여자는 진수현의 곁에 서 있었고 안심과도 매우 친밀해 보였다.‘이 사람이 진 대표의 딸인가?’하지만 그녀는 온다연이 아니었다.‘다연이 소식이 또 끊겨버렸네.’그는 속으로 울분을 삼켰다.‘왜 그렇게 매정할까? 왜 나한테 조금의 희망조차 남겨주지 않는 걸까?’진수현은 유강후의 물음에 미소만 지으며 잔을 들어 올렸고 직접적으로 부정하거나 긍정하지 않았다.그는 자기 딸의 정체를 굳이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필요 없는 오해라면 그냥 내버려 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진수현의 태도에 유강후의 마음속에서 간신히 피어오르던 작은 희망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고 말았다.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버린 듯한 고통이 다시 찾아왔고 목구멍에는 쇳내가 가득 차올랐다.그는 억지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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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온다연이 부드러운 아이의 손을 잡으며 미소 지었다.“넌 누구네 아기야? 이름이 뭐니?”아이의 목소리는 귀여운 아기 말투로 답했다.“난 엄마의 아기예요, 엄마.”그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에 온다연의 마음이 마치 녹아내린 설탕처럼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아이의 통통한 볼을 살짝 꼬집으며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난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는데?”그러자 작은 아이는 갑자기 입을 삐죽거리며 슬픈 얼굴이 됐다.“근데 난 내 엄마인 것 같은데...”그러다 문득 눈을 반짝이더니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결혼 안 했다니 잘됐네요! 우리 아빠 혼자예요. 아빠 아내가 아빠를 버렸거든요. 아빠랑 결혼하면 그쪽은 내 엄마가 되는 거예요!”온다연은 눈이 휘어질 정도로 크게 웃었다.‘대체 누구 집 아이지? 정말 너무 사랑스럽네.’그리고 어쩐지 어디선가 본 듯도 했다.“너희 아빠는 누구셔? 왜 아내가 그분을 버렸는데?”온다연이 웃으며 묻자 아이도 같이 웃으며 허리를 한껏 꼿꼿이 세우고 뒤를 가리켰다.“우리 아빠는 성이 강씨이고 저 안에서 술 마시고 있어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엄마가 떠난 거예요.”아이의 얼굴엔 장난기가 가득했다.“근데 걱정하지 마요! 우리 아빠는 잘생겼어요. 나처럼요! 그리고 아빠랑 결혼하면 내가 아빠 술 못 마시게 할게요. 아빠가 반드시 잘해줄 거예요!”“그래서 이제 엄마가 돼 줄 거예요?”온다연은 점점 더 환하게 웃었다.아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었다.그녀는 아이의 볼을 다시 한번 꼬집으며 일부러 장난스럽게 대답했다.“좋아. 그런데 난 혼수 많이 받을 거야.”입술이 삐죽 나왔지만 아이는 곧 당당하게 말했다.“아빠 돈 많아요! 원하는 대로 말만 해요!”온다연은 웃으며 주변을 가리켰다.“그럼 여기 있는 모든 크루즈랑 이 바다를 다 달라고 해. 그걸 혼수로 주면 내가 너희 엄마 해줄게.”아이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그녀의 손가락을 꼭 잡았다.“직접 말한 거예요?! 약속이니까 꼭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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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다만 그의 눈빛은 지나치게 차가웠다. 마치 사람을 천 리 밖으로 밀어내는 듯한 냉정함과 거리감이 느껴졌다.왜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눈을 보는 순간 온다연의 가슴이 다시 답답하게 조여왔다.게다가 남자가 점점 다가오자 그의 강렬한 존재감에 압도당해 숨이 막힐 것 같았다.온다연은 황급히 아이를 내려놓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꼬마야, 가족 왔으니까 난 먼저 갈게.”하지만 아이는 그녀의 다리를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유강후는 자신의 아들이 낯선 여자아이의 다리를 붙잡고 놓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아이는 사실 평소에 낯을 많이 가려서 자신과 장화연 외에는 누구에게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그런데 지금은 낯선 여자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으니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그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한 번 더 바라봤다.그러나 보이는 건 고개를 숙인 채 옆모습만 드러난 평범한 얼굴이었다.특별할 것 없이 평범해 보였지만 그녀는 유강후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그가 한 걸음 다가가면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결국 난간 근처까지 물러난 뒤, 그녀는 아이의 손을 억지로 떼어내고는 도망치듯 달아났다.그러자 아이는 눈에 금세 눈물이 고여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엄마!”그녀는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잠시 아이를 돌아봤지만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달아났다.하지만 그 짧은 순간,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유강후는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순간, 그의 가슴이 어딘가에 세게 부딪힌 듯했다.그녀의 눈. 그 눈은 온다연의 눈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조명이 밝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 속에는 깊고 따뜻한, 샘물이 고인 듯한 투명함과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잠시 멍하니 있다가 유강후는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온다연은 온몸이 경직되어 그의 손을 필사적으로 뿌리치려 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이내 두려움에 온다연의 몸은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유강후가 너무도 두려웠다.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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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온다연이 사라진 것을 알자마자 아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며 소리쳤다.“다 아빠 때문이에요! 아빠가 겁만 안 줬으면 도망가지 않았을 거라고요!”유강후도 속이 타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네가 울고불고 소란만 피우지 않았으면 달아났겠어?”아이는 그 말에 더욱 화가 나서 갑판에 주저앉아 버릇없이 울며 떼를 썼다.“내가 찾았단 말이에요! 아빠가 못 찾은 걸 내가 찾았는데 아빠가 겁줘서 도망가게 했잖아요! 아빠가 책임요! 돌려달라고요!”“모두 엄마가 있는데 나만 없었어요! 겨우 찾았는데 아빠가 또 놓쳐버렸잖아요! 아바가 무능해서 그런 거예요!”유강후는 그녀를 쫓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만 아이가 계속 소란을 피워 참을 수가 없었다.하여 화를 억누르며 으름장을 놓았다.“지금 찾으러 갈 거야. 너는 여기 위층에 가서 기다려! 네가 울어서 도망간 거니까 못 찾으면 너 바다에 던져버릴 줄 알아!”이 말을 들은 아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나도 같이 갈래요!”유강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넌 따라오면 발목만 잡을 뿐이야!”아이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맨날 사진만 들여다보고도 못 알아봤으면서! 내가 먼저 찾지 않았으면 또 놓쳤을 것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발목을 잡는다고요? 이렇게 멍청해서 어떻게 돈을 번 건지 모르겠네요!”둘은 서로의 핑계를 대며 초조하게 온다연을 찾아 나섰다.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마치 이 세상에서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이었다.그도 그럴 것이 그 시각 온다연은 이미 진씨 가문 헬리콥터를 타고 진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그날 크루즈에는 많은 손님들이 있었고 크고 작은 헬리콥터들이 이착륙을 반복하고 있었다.진씨 가문의 헬리콥터는 그중 하나로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았다.온다연은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질 듯한 기분으로 벽에 기대며 숨을 골랐다.가슴이 아직도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그녀는 창가로 다가가 멀리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았다.거대한 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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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바닷바람이 창문 틈으로 스며들어 방 안 가득 시원함이 가득 찼다.공기에는 안심이 준비해준 라벤더 아로마의 은은한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온다연은 안심과 진수현을 떠올렸다. 그들은 온다연을 특별히 아껴주며 사랑으로 감싸주었다.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듯이 노력했다.‘이런 부모님이 곁에 있는 이상 과거의 기억을 잃었다면 잃은 대로 괜찮지 않을까...’이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서서히 잠에 들었다.꿈속에서 그녀는 전통 스타일로 꾸며진 정원에 살고 있었다.마치 설날처럼 느껴졌고 창밖에는 하늘 가득 불꽃놀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손에는 커다란 봉투를 들고 있었다.그리고 키가 큰 남자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낮고 깊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다연아, 너는 내 거야. 그리고 너는 오직 나만의 것이야.”“말해 봐. 내가 누구인지.”그 남자의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몸을 떨리게 했고 부끄러움에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그러나 남자는 온다연을 놓아주지 않았고 그녀를 더욱 부끄럽게 만드는 행동을 했다.결국 그녀는 숨죽인 채로 나지막이 속삭였다.“당신은... 내 남자예요...”꿈속에서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부끄러워했지만 남자의 끊임없는 스킨쉽을 이겨낼 수 없었다.그의 손길 아래 온다연은 마치 물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렸다.그러나 어느 순간 꿈의 장면이 바뀌었다.모든 것이 사라지고 눈송이가 휘날리는 추운 풍경으로 바뀌었다.얼음장 같은 바람이 살을 에는 듯했고 하늘은 잿빛으로 흐려 있었다.그녀는 복도의 입구에 서 있었고 복도 끝에는 작은 아이가 서 있었다.그 아이는 남루한 옷을 입고 있었고 추운 겨울에도 맨발이었다. 작은 발은 어느새 새빨갛게 얼어있었다.아이의 손에는 더 작은 아이의 손이 잡혀 있었다.더 작은 아이는 온다연을 보더니 조심스럽게 그 아이 뒤에 숨었다.그리고 작은 머리만 빼꼼히 내밀어 그녀를 쳐다보았다.온다연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곧 마치 무엇에 이끌리듯 그녀는 그들에게 다가갔다.그녀를 본 작은 아이는 이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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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매우 두려운 듯 작은 아이는 말을 하다 멈추고는 옆에 있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그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자아이는 용기를 내어 다시 말했다.“나, 나도 그냥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눈이 시큰해지며 온다연의 가슴은 무겁게 내려앉았다.마음 한구석에 커다란 돌덩이가 얹힌 듯 답답하고 아팠다.두 아이를 품에 꼭 안자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내가 엄마야. 너희는 모두 내 아이들이야...”그때, 그녀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연아!”동시에 두 아이가 갑자기 사라졌다.그녀의 품은 텅 비어 있었고 남은 건 온 하늘을 덮은 눈송이뿐이었다.온다연은 다급히 소리쳤다.“아가야, 어디 있어? 아가야!”그녀의 목소리가 허공을 가르며 메아리쳤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다연아, 일어나!”“다연아!”놀란 온다연이 벌떡 깨어났다.눈앞에는 염지훈의 커다란 얼굴이 보였다.그가 그녀의 이마를 만지며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열은 없는데 땀이 많이 났네.”온다연은 아직 꿈속에 머물러 있는 듯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땀이 젖은 머리카락이 하얀 피부에 들러붙어 그녀의 흑발과 백옥 같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염지훈은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다는 듯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 고개를 숙였다.그러나 온다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행동을 피했다.그러자 염지훈의 눈에 순간적으로 어두운 빛이 스쳤다.3년이 지났지만 온다연은 여전히 염지훈의 스킨쉽을 거부하고 있었다.‘기억은 희미해졌다고 하지만... 왜 여전히 날 거부하는 거지?’그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래도 괜찮아. 이제 곧 약혼식을 올릴 거야. 그 이후엔 다연이도 더 이상 나를 거부할 이유가 없겠지.’“또 악몽 꿨어?”그는 손에 든 휴지로 그녀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물었다.“요즘은 한동안 악몽 안 꿨잖아.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온다연은 염지훈의 손길을 피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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