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국,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사막, 초원, 바다...온다연이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다가올 좋은 날들을 생각하니 유강후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그는 아이 곁에서 잠든 온다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아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늦었으니 아이는 혼자 재우고 우리도 쉬자.”온다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저항하지도 않았다.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생각에 잠겨 그날 밤 아무 말 없이 밤을 보냈다.다음 날 아침 온다연이 눈을 떴을 때, 유강후는 이미 집을 떠난 상태였다.그녀는 마당에 있던 경호원들과 하인들이 절반 이상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아무 말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에게 장화연이 다가와 말했다.“김원도 쪽 문제는 거의 해결됐습니다. 경호원들과 하인의 대부분은 영운산 별장으로 이동했어요. 사모님께서는 오늘부로 자유롭게 다니셔도 됩니다. 학교에 가고 싶으시다면 얼마든지 가실 수 있어요. 더 이상 경호원이 따라다니지 않을 겁니다.”온다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랜만에 학교에 가보고 싶네요.”“화연 씨, 아침 준비는 하지 않아도 돼요. 학교 식당에서 먹을 거니까.”그렇게 그녀는 한옥을 천천히 걸어 나갔다.온다연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자 장화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제야 모든 것이 조금씩 평온해지는 듯했다.그러나 온다연이 골목을 벗어나자마자 회색 SUV 한 대가 그녀 앞에 급히 멈춰 섰고 차 문이 열리더니 안에서 손 하나가 튀어나와 그녀를 강제로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온다연은 깜짝 놀랐지만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낯선 향기가 코를 찔렀다.그리고 곧바로 정신을 잃었다.차 안에 있던 남자 중 한 명이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손을 뻗으려 하자 다른 남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그를 저지했다.“시간 지체해서 들키기라도 하면 너도 나도 끝장이야! 얼른 넘기자!”이 말에 그는 아쉬운 듯 손을 거둬들이며 온다연을 힐끔거렸다.“유강후의 여자라 그런지 진짜 예쁘긴 예쁘네. 평생 이렇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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