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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831 - Chapter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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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1화

유강후는 천천히 나은별 앞으로 걸어가 그녀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말했다.“다연이 성격으로는 절대 남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지 않아.”나은별은 눈을 감았다.“강후 씨는 이미 속으로 나한테 사형 선고를 내렸어. 이해해.”유강후의 표정은 싸늘했고 차갑게 목소리를 낮췄다.“나은별, 네가 날 구해준 건 사실이고 내가 너에게 빚진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그게 네가 내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해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야. 네가 정말 그런 짓을 했다면 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나은별은 고개를 숙이고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강후 씨, 온다연 하나 때문에 유씨 가문과도 연을 끊으려 하고 이제 그 여자 때문에 몇 세대를 이어온 가문과 다툴 생각이야?”유강후는 차갑게 대꾸했다.“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잠시 멈칫하더니 그는 이어서 말했다.“네 나이도 이제 적지 않아. 곧 서른이잖아. 경운시의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마음에 안 든다면 내가 해외에서라도 찾아줄 수 있어!”이 말에 나은별은 고개를 번쩍 들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날 해외로 시집보내겠다는 거야?”유강후의 눈은 냉혹한 빛으로 번쩍였다.“네가 온다연에게 다시 다가가면 정말 해외로 보낼 수도 있어. 기억해둬. 난 말한 건 반드시 지킨다는 거.”“다연이는 내 최후의 선이야. 네가 다연이에게 손을 대지 않았길 진심으로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그는 돌아서서 멀리서 다가오는 검은 벤츠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소이섭도 같이 갈 수 있어. 아프리카는 이섭이 같은 의료 인재가 아주 필요하니까.”나은별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우릴 아프리카로 보내겠다는 거야?”직접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차가운 눈빛은 이 말이 진심임을 드러냈다.그러자 나은별의 눈에 증오가 스쳤다.“강후 씨, 난 강후 씨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그때, 소이섭이 차에서 급히 내려 나은별의 상태를 확인했다.입안의 피는 구강 손상 때문이었지만 손가락은 심하게 부어올라 있었고 골절이 의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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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앉자마자 야구 모자를 쓴 소년이 급히 뛰어 들어왔다.온다연을 보자마자 그는 마스크를 벗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드디어 날 만나주셨네요!”그러면서 온다연의 손을 잡으려 했다.하지만 온다연은 그의 손길을 피하며 테이블을 가리켰다.“네가 좋아하는 커피랑 디저트 시켜뒀어.”테이블 위의 카페라떼와 나폴레옹 케이크를 본 주희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누나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아직도 기억하네요!”온다연은 구월이를 품에 안고 익숙한 거리 풍경을 아련하게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이번이 너랑 마지막으로 함께 먹는 자리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네가 직접 주문해.”이 말에 주희가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누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마지막이라니요?”온다연은 시선을 돌려 주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떠날 거야. 네게 부탁 하나 하고 싶어서.”주희의 예쁜 눈동자에 슬픔이 번졌다.“누나, 어디 가려고요?”온다연은 담담히 말했다.“구월이를 네가 좀 돌봐줬으면 해. 내가 떠나면 이 아이는 주인 없이 외롭게 될 거야.”그녀의 말은 진지했다.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한참 동안 멍하니 있던 주희의 눈에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누나, 혹시 내가 너무 귀찮게 굴어서 떠나는 거예요?”온다연은 고개를 저었다.“너 때문이 아니야.”“그럼 유강후가 누나한테 못되게 굴어서죠?!”그는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그 자식이 누나한테 못되게 굴다니 내가 당장 가서 죽여버릴 거예요!”“주희야!”온다연은 목소리를 높이며 단호히 말했다.“철 좀 들어야 하지 않겠어? 난 단순히 떠나는 거야. 죽으러 가는 게 아니라고. 네가 뭘 할 수 있다고 그래? 대체 언제 어른 될래?”주희는 조용해졌다. 눈을 내리깐 채 한껏 주눅 든 표정이었다.뒤이어 온다연은 구월이를 그의 품에 안겨주며 말했다.“너 고양이 좋아하잖아. 그래서 너한테 부탁하려는 거야. 내가 다시 올 기회가 생기면 데리러 올게.”주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구월이의 털을 쓰다듬었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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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그 아이가 친자식이든 아니든 온다연은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며 아껴왔다.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고 있었다.만약 유강후와의 얽히고설킨 인연이 없었다면 아마 그 아이를 진짜 친자식처럼 키웠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제 그녀는 떠나야 했다.가슴 한구석이 허전하고 아픈 감정이 다시 밀려왔다.온다연은 얼굴을 감싸 쥐고 속삭이듯 말했다.“차라리 아저씨를 몰랐더라면 좋았을 텐데.”밤바람이 그녀의 말을 순식간에 흩어놓았다.그러나 기억 속에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그날 이후 얼마나 많은 밤을 유강후는 이 말을 떠올리며 가슴을 도려내는 고통을 느꼈는지 모른다.유강후는 그녀를 안아 올려 차로 걸음을 재촉했다.한옥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온다연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아이 곁에서 밤을 지새웠다.다음 날, 그녀는 직접 백화점에 가서 아이 옷과 신발을 한가득 샀다.이번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샀고 따라온 차에 다 실리지 않아 몇 대의 차를 더 불러야 했다.그 물건들을 정리하던 장화연은 옷과 신발들이 아이가 여섯, 일곱 살이 넘을 때까지 충분히 입을 수 있을 정도로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묘한 느낌이 들었다.마치 온다연이 모르는 사이에 그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온다연의 행동은 너무나 평범했고 오히려 그녀를 ‘화연 씨’라고 부르며 더욱 예의를 차렸다.그날 점심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부탁하며 깨끗이 비우기까지 했다.오후에는 커다란 붓꽃 다발을 사람들에게 시켜 거실과 화실에 꽂아두었다.온다연이 정성껏 꽃줄기를 다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장화연은 자신의 생각이 지나친 것 같다고 느꼈다.저녁에 온다연은 장화연에게 한 폭의 그림을 선물했다.그림 속 장화연은 커다란 붓꽃 다발을 품에 안고 꽃밭에 서 있었고 멀리서 군복을 입은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를 향해 있었고 그 안에 애틋한 사랑이 흐르고 있었다.그 그림을 보고 장화연은 넋을 잃었다.평소 단 한 번도 실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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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몇 킬로그램의 강력한 폭약이라면 산 하나쯤 날려버릴 수 있겠죠!”“김원도는 이미 사모님에게 대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정체가 들통나면 그 사람은 즉시 인질을 죽이고 폭약을 터뜨릴 겁니다!”“그곳 근처에 일반 주민도 있습니다. 폭발을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온다연은 서재 문 앞에서 30분 넘게 서 있었다.그러나 안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더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아이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서재 안에서는 진시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가겠습니다. 이번엔 분장을 더 완벽하게 하고 인체 모형 가면까지 쓰면 절대 알아보지 못할 거예요!”그러나 로운이 그녀를 제지했다.“안 돼. 이번 상황은 이전과 달라. 김원도는 이미 너의 정체를 알고 있어. 만약 들통나면 너와 나은별 씨까지 위험에 빠질 거라고.”진시현이 강하게 말했다.“저 지금 사모님 흉내 내면 90%는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요! 머리도 사모님처럼 자르고 평소 입던 옷 입고 말만 아끼면 절대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로운이 더 말하려는 순간, 유강후가 입을 열었다.“여기, 다연이 옷을 가져와서 진시현한테 입혀.”곧 옷이 준비되었고 진시현은 온다연의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그녀의 모습을 본 모두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진시현은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 그동안 온다연의 말투와 행동까지도 철저히 연습해왔다.화장을 하지 않은 맨얼굴이지만 온다연이라고 착각할 만큼 흡사했다.결국 진시현이 온다연으로 변장해 나은별을 구출하기로 했다.진시현은 일류 저격수였고 신체 능력도 뛰어났다.만약 그녀가 김원도와 안에서 한 시간만 버텨준다면 함께 투입되는 폭탄 해체 전문가가 위험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었다.이것이 모두가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었다.시간이 촉박했기에 계획은 이렇게 결정되었다.마무리로 유강후가 진시현에게 말했다.“내일 출발할 때 슬픈 척 연기 좀 해줘. 더 많이 울고 나한테 너를 나은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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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H 국,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사막, 초원, 바다...온다연이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다가올 좋은 날들을 생각하니 유강후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그는 아이 곁에서 잠든 온다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아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늦었으니 아이는 혼자 재우고 우리도 쉬자.”온다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저항하지도 않았다.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생각에 잠겨 그날 밤 아무 말 없이 밤을 보냈다.다음 날 아침 온다연이 눈을 떴을 때, 유강후는 이미 집을 떠난 상태였다.그녀는 마당에 있던 경호원들과 하인들이 절반 이상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아무 말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에게 장화연이 다가와 말했다.“김원도 쪽 문제는 거의 해결됐습니다. 경호원들과 하인의 대부분은 영운산 별장으로 이동했어요. 사모님께서는 오늘부로 자유롭게 다니셔도 됩니다. 학교에 가고 싶으시다면 얼마든지 가실 수 있어요. 더 이상 경호원이 따라다니지 않을 겁니다.”온다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랜만에 학교에 가보고 싶네요.”“화연 씨, 아침 준비는 하지 않아도 돼요. 학교 식당에서 먹을 거니까.”그렇게 그녀는 한옥을 천천히 걸어 나갔다.온다연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자 장화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제야 모든 것이 조금씩 평온해지는 듯했다.그러나 온다연이 골목을 벗어나자마자 회색 SUV 한 대가 그녀 앞에 급히 멈춰 섰고 차 문이 열리더니 안에서 손 하나가 튀어나와 그녀를 강제로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온다연은 깜짝 놀랐지만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낯선 향기가 코를 찔렀다.그리고 곧바로 정신을 잃었다.차 안에 있던 남자 중 한 명이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손을 뻗으려 하자 다른 남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그를 저지했다.“시간 지체해서 들키기라도 하면 너도 나도 끝장이야! 얼른 넘기자!”이 말에 그는 아쉬운 듯 손을 거둬들이며 온다연을 힐끔거렸다.“유강후의 여자라 그런지 진짜 예쁘긴 예쁘네. 평생 이렇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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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온다연은 자신을 끌고 가는 사람들을 따돌리고 유강후에게 달려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묻고 싶었다.‘나은별을 위해서 날 희생하는 거야? 나은별이 그렇게 중요해?’그러나 두 걸음을 떼자마자 창고의 문이 열렸고 나은별은 묶인 채로 끌려 나왔다.그녀는 피투성이 된 얼굴로 온다연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나은별과 김원도는 서로 손을 잡은 관계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완전히 미쳐버린 김원도가 그녀의 얼굴을 망쳤고 추악하고 더러운 남자 몇 명을 불러 성폭행하는 것도 모자라 대량의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그 사진과 영상들은 나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나은별을 망치고, 영원히 쥐 죽은 듯 숨어서 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당장이라도 김원도를 산산조각 내고 싶었지만 그것보다도 온다연에 대한 증오가 훨씬 컸다.온다연만 없었다면 지금처럼 비참하지 않을 것이고 유강후와 진작에 결혼하여 강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사모님 노릇을 하며 부귀영화를 누렸을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온다연이 끌려왔다는 것이다.‘쓸모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일 처리를 잘하네. 나중에 보상이라도 줘야겠어.’더 중요한 건 유강후가 아직도 온다연을 알아보지 못했다.‘절대 온다연이라는걸 알게 해서는 안돼.’유강후가 직접 온다연을 내놓는다면 모든 일이 완벽하다. 설령 나중에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한들 모든 책임을 김원도에게 돌리면 그만이니까.게다가 온다연의 성격상 이 일을 통해 유강후에 대한 모든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나은별의 입가에는 어느새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유강후와 온다연의 관계는 오늘부로 완전히 끝났다.김원도도 절대로 온다연을 놓아주지 않을 테니 온다연의 결말은 그녀보다 10배, 100배 더 비참하다.‘그러게 왜 강후 씨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이런 사단을 만들어. 넌 그 대가를 치러야지.’나은별은 당장이라도 달려가 온다연과 바꿔치기하고 싶었다.그녀는 목청껏 유강후를 향해 울부짖었다.“강후 씨, 살려줘. 이 사람들이 내 얼굴을 그었어.”“강후 씨, 제발 나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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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온다연은 곧바로 바닥에 쓰러졌고 동시에 그녀의 얼굴도 금방 부어올랐다.귀에서는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예전에 괴롭힘당했을 때 맞았던 것과는 수준이 아예 달랐고 어찌나 힘이 센지 귀가 잘못된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심지어 귀에서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오듯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화가 풀리지 않았던 남자는 온다연의 입을 막고 있는 테이프를 뜯어내며 욕설을 퍼부었다.“맘껏 소리쳐. 어차피 널 구하러 오는 사람은 없을 거야. 버려진 주제에 도망친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아?”“이게 너의 운명이야. 넌 평생 버림받을 운명이라고. 알아?”온다연의 귀에서는 여전히 윙윙 소리가 났고 절망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그녀는 자신이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몰랐다. 남들과 다를 바 없이 똑같은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언제 어디서나 온다연이 가장 비참했다.너무도 억울했다.남자는 몇 마디 욕을 하고는 온다연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심상치 않은 상황에 온다연은 오늘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밀려왔다.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그녀는 남자를 뿌리치며 필사적으로 뒤로 달려갔으나 도망칠 방법은 없었고 곧바로 그들에게 잡혀 왔다.온다연은 절망에 빠져 비명을 질렀다.“유강후!”“넌 평생 지옥에서 살 거야. 내가 저주할 거라고!”이때 유강후가 고개를 돌렸다.‘이 목소리는 다연이다.’곧이어 그들에게 발길질을 당한 온다연이 바닥을 구르며 안으로 들어왔고 그녀의 동선을 따라 뒤에는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뼛속 깊은 곳의 두려움이 터진 유강후는 공포에 질려 온몸을 떨며 미친 듯이 달려갔다.“다연아.”그제야 사람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돌리더니 유강후를 보며 비웃었다.“설마 약속을 어기는 건 아니지? 설마 모든 일이 네 뜻대로 될 거라고 생각했어?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인 줄 아네.”곧이어 그는 손짓했다.“문 닫아.”세상이 두 조각으로 갈라진 듯 무거운 철문이 쾅 닫혔고 마치 영원히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점점 커졌다.유강후는 미친 듯이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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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주변 10km 이내의 모든 출구를 봉쇄해.”“송지원한테 저격수 500명 더 필요하다고 연락하고 교차로에 배치해. 수상한 사람이 보이면 그게 누가됐든 절대 놓쳐셔는 안 돼.”“드나드는 모든 차량, 모든 인원을 하나도 빠짐없이 샅샅이 수색하고.”“일단 반경 10km부터 시작해서 점차 범위를 넓혀가는 거야.”유강후가 말을 마치자마자 창고 건물 위 스피커에서 김원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강후, 이건 예상 못 했지? 네가 아무리 잘 숨겨도 금방 찾아낸다니까? 넌 나한테 상대가 안 돼.”“하하하. 이렇게 멍청할 줄은 몰랐어. 제일 사랑하는 여자를 나은별 그 쓰레기랑 교체하다니. 그것도 자기 손으로 직접.”“이다 하루코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네 여자는 그것보다 천배 만배 더 비참하게 죽을 거야.”“내가 겪었던 고통은 너한테 백배로 돌려줄 테니까 각오해.”“하하하. 병X.”순식간에 표정이 굳은 유강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터뜨려. 당장 터뜨리라고.”이때 나은별이 나서서 그를 붙잡았다.“일단 진정해. 이권 씨의 말을 듣자. 여긴 일반인이 많은 지역이라서 너무 위험해. 폭탄이 터지면 아무도 감당하지 못한다니까? 나중에 그 책임을 누가 질 건데? 강씨 가문이랑 유씨 가문이 힘을 합쳐도 감당하지 못할 사이즈잖아.”유강후는 눈빛이 돌변하더니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목을 졸랐다.“나은별,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경고하는데 또다시 날 귀찮게 하면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 나씨 가문도 마찬가지고.”“꺼져.”그는 나은별을 사납게 밀치고선 땅에 떨어진 폭탄을 주워 들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이때 밖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왔다.“대표님, 뒤쪽 산에 헬기 몇 대가 이륙했다고 합니다. 저희가 준비한 건 아니니 김원도가 틀림없습니다.”유강후는 돌아서서 말했다.“쫓아.”김원도가 온다연을 데리고 간 게 틀림없다.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유강후는 짧은 시간에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이곳에서 헬기로 4시간 떨어진 거리 안의 모든 항구를 봉쇄한 후 선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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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유강후, 얼른 내려와서 구해야지. 내려와.”“이다 하루코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온다연도 똑같이 될 거야.”사실 온다연은 심각한 부상으로 인해 의식이 별로 없었고 김원도가 하는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그러나 유강후가 나은별을 위해 자신을 버렸다는 것만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김원도는 온다연을 절벽에 가장 가까운 나무판 위에 던지고선 그녀의 목을 움켜쥐고 사납게 웃었다.“넌 잘못한 게 없으니까 죽이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유강후가 직접 보내줬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잖아?”온다연은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볼 뿐 대답할 힘이 없었다.“운명이니까 받아드려. 탓하려던 유강후를 사랑하게 된 너 자신을 탓해.”“유강후 마음속에서 넌 나은별보다 못한 존재야. 나은별이 얼마나 독한 여자인지 알지? 그렇게 많은 사고를 쳐도 유강후는 지금도 나은별을 구하려고 애를 쓰잖아. 멍청하기는.”“날 망가뜨리면 모든 걸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하나 본데 틀렸어. 오늘부터 유강후는 매일 지옥에서 살아야 하거든.”“네가 죽는 모습을 보여줄 거야. 얼마나 비참하고 처참한 방법으로 죽는지 유강후에게 보여줄 거라고.”“유강후는 나보다 백배, 천배 더 고통스럽게 살았으면 좋겠어.”“원망하지 마. 네가 눈이 멀어서 잘못된 사람이랑 사랑에 빠진거니까 날 탓하면 안 돼.”“이제 끝인가? 죽어서 이다 하루코 만나게 되면 꼭 얘기해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하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말하는 사이에 헬기 몇 대가 착륙했다.김원도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고 밧줄을 꺼내 온다연을 정자 기둥에 묶은 뒤 가장 가까운 선박에 올라탔다.강한 바다 바람 탓에 파도는 온다연의 뒤편의 절벽에 부딪쳤다.마치 죽음을 재촉하는듯한 파도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시간이 촉박한 탓에 김원도는 밧줄을 너무 세게 묶지 않았고 온다연이 몇 번 발버둥 치자 밧줄이 풀려 바닥에 떨어졌다.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가던 온다연은 더 이상 자신이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고 눈앞이 어두워져 그 어떤 것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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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한 달 후.초여름의 바람은 달콤함을 실어 산 전체를 꽃밭으로 물들였다.신국 진씨 가문의 정문이 활짝 열리자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들어섰다.차가 멈춰서자 집사가 달려와 문을 열고선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지훈 씨, 환영합니다.”염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에서 내렸다.훤칠한 키와 다부진 몸매에 맞춤 정장까지 더해지니 멋짐은 배가 되었다.우산을 펴고 뒷좌석의 문을 연 염지훈은 차에서 졸고 있는 작은 형체의 누군가를 사랑스럽게 바라봤다.“깼어? 도착했어.”눈을 뜬 온다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하늘색 원피스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와 긴 다리를 부각했고 하얀 피부는 오늘따라 더 눈부시게 빛났다.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을 같은 계열의 다이아몬드 클립으로 묶자 어깨선과 가녀린 피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다만 너무 야위어 얼굴에 병색이 역력했다.온다연을 본 집사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며 입을 열었다.“지훈 씨, 이분은...”염지훈은 손을 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집사님 생각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계획이 있으니 당분간은 알리지 말아주세요.”집사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울먹였다.“지훈 씨는 정말 진씨 가문의 은인입니다. 어느덧 20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단 하루도 마음 편히 보낸 적이 없습니다. 사모님은 3년 동안 회장님과의 만남을 거부했고 회장님도 처자를 그리워하며 건강이 나날이 나빠지고 있습니다.”염지훈은 웃으며 답했다.“이제 웃는 날만 가득할 겁니다.”그는 손을 뻗어 온다연의 이마를 만지더니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다. 벌써 3일이나 열이 안 났네. 지난달에 비하면 엄청 좋아진거야.”염지훈이 허리를 굽혀 안으려고 하자 온다연은 단칼에 거절했다.“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이 저택에는 커다란 장미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정원 곳곳에 꽃이 피어 마치 그림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한 달간 병원에만 있던 온다연은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광경에 빠져들었고 마음이 편안해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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