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혜린아, 예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그때 화가 나서 정신을 잃었고 내 마음을 제대로 돌볼 여유가 없었어. 이제는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아. 그러니까 제발 기회를 줘.”임혜린의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기회요? 우리 엄마가 죽어가고 있을 때는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날 믿지 않는 이준 씨 때문에 약을 못 챙겨서 우리 엄마가 죽음을 맞이했어요. 그때 기회를 줄 순 없었어요?”임혜린은 그를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한씨 가문의 도우미로 일하면서 월급을 받았던 건 사실이에요. 10년 동안 이준 씨를 챙겨줬죠. 잘했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우리 엄마가 엄청 고생한 건 제가 알아요. 더 이상 과거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요.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더더욱. 이준 씨는 그럴 자격 없잖아요?”“이준 씨가 준 케이크는 정말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맛있는 케이크였어요. 저한테 남겨준 줄 알았는데, 사실은 다른 사람이 먹지 않아서 버리려고 했다는 걸 몰랐어요.”“만약 그게 이준 씨가 버리려던 케이크인 걸 알았다면 절대 먹지 않았을 거예요.”“우리 이제 성인이잖아요. 서로에 대한 체면 정도는 지켜주자고요.”모든 단어와 문장이 한이준에 대한 원망이었다.한이준은 손을 떨며 임혜린을 잡았다.“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했어. 나 때려. 혜린아, 마음이 풀릴 때까지 마음껏 때려.”임혜린은 흠잡을데 없이 잘생긴 그의 얼굴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정말요?”그녀는 손을 들어 한이준의 뺨을 내리쳤고 잘생긴 얼굴에는 곧바로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생겼다.그는 얼굴을 만지며 나지막이 물었다.“이제 화가 풀렸어?”임혜린은 차갑게 웃었다.“뭘 풀어요?”“아직도 화가 안 풀린다면 다시 사과할게.”“좋아요. 그럼 사과하세요. 바라던 참이니까.”그러자 한이준은 눈을 반짝였다.“사과를 받아주는 거야? 이제 날 용서했다는 뜻이지?”임혜린은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이 나왔다.“사과를 받으면 꼭 용서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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