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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920 챕터

제631화

유강후의 흰 셔츠도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온다연은 피가 솟구치는 느낌에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유강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저씨...”그러나 유강후는 주저 없이 옆으로 밀어내며 버럭 소리쳤다.“꺼져.”그의 목소리는 잔뜩 갈라졌고 빨갛게 충혈된 눈을 보니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고스란히 느껴졌다.온다연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질 듯 너무 괴롭고 아팠지만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아저씨, 저 다연이에요.”“나 좀 봐봐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다연이라고요.”다연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 유강후는 정신을 차린 듯 중얼거렸다.“다연... 정말 너야? 다연아...”너무 괴로워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온다연은 재빨리 유강후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갔다.“만져봐요. 나잖아요. 아저씨의 다연이.” 유강후는 눈을 감고 나지막하게 말했다.“하... 또 환각이네. 너 그 여자잖아. 당장 꺼져.”곧이어 버럭 소리를 질렀다.“꺼지라고!”환각이 보였다고 착각한 유강후는 칫솔을 집어 들더니 다시 허벅지를 세게 찔렀다.극심한 고통에 경련까지 일어나자 그나마 시야가 또렷해졌다.“다연이네...”그런 그를 보며 온다연은 수만 가지의 감정이 오갔지만 지금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이권을 보며 말했다.“병원으로 이송해요. 지금 당장.”경호원 몇 명이 황급히 달려와 유강후을 일으켰다.유강후는 온몸이 피로 물들었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잠깐만요.”온다연은 재빨리 유강후의 옷장에서 옷 한 벌을 꺼내 경호원에게 갈아입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그러다가 벽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꺼져.”장지현은 그제야 꿈에서 깬 듯 벌벌 떨며 밖으로 달려 나갔다.한편으로는 유강후가 왜 자해를 할지언정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는지 몸소 깨달았다.온다연은 너무 아름다웠다. 화려한 이목구비와 우아한 분위기는 동화 속에서 뛰어나온 인물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장지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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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강해숙은 온몸이 떨릴 정도로 화를 내며 버럭 호통쳤다.“천박한 X. 네가 없었다면 강후가 이렇게 됐을까?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강후를 꼬시지 않았다면 지금도 내 말을 잘 들었을 거야. 유씨 가문의 일에 신경도 안 쓰고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게 다 너 때문이잖아.”오늘 이 일을 겪으면서 온다연은 강해숙에 대한 마지막 인내심까지 잃었다.온다연은 수년 전 집안 도우미에게 들었던 소문들을 언급하며 반박했다.“내연녀를 가장 싫어한다고 늘 말씀하셨죠? 왜요? 바람피운 남편한테 버림받는 신세 되어서 그런가요? 혐오하고 원망하는 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나 봐요?”이 말은 의심할 바 없이 강해숙의 상처를 드러내는 의도가 다분했다. 사람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수십 년 동안 감히 아무도 언급하지 못했다.그 말을 들은 강해숙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고 온다연은 가리키며 몸을 떨었다.유자성도 추악한 얼굴로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야, 말을 함부로 하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온다연이 반박하려고 하자 옆에 있던 이권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다연 씨, 상대하지 말고 얼른 가요. 도련님 건강이 가장 중요하잖아요.”온다연이 답했다.“곧 따라갈 테니까 아저씨랑 먼저 가요.”말을 마친 온다연은 극도로 차가운 표정으로 뒤돌아 유자성을 바라봤다.“유씨 가문의 가장 아픈 곳을 찔러서 화를 내는 거예요? 아니면 강후 씨가 치료받지 못하게 시간을 끄는 건가? 강후 씨가 잘못돼서 혼자 유씨 가문의 모든 걸 상속받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죠?”유자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지나가던 개한테도 괴롭힘당하던 어린 고아 소녀가 지금은 두 눈 똑바로 뜨고 말대꾸를 하고 있으니 더욱 분노를 참지 못했다.“우리 형제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작정했나 봐?”온다연은 피식 웃었다.“갈라놓을 공간이 있었어요? 동생한테 하는 짓을 봐서는 그렇게 각별한 사이는 아닌 것 같아서요.”온다연은 고개를 돌려 유재성을 바라봤다.“저분도 회장님 아들이지만 강후 씨도 회장님 아들이잖아요. 이 일은 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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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온다연은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있는 유강후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과 겉으로 드러난 피부는 비정상적인 홍조를 띠고 있었다.게다가 필사적으로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있었는데 핏줄이 선명하게 튀어 오른 걸 보니 여전히 고통을 참고 있는 게 분명했다.그런 그를 보며 온다연은 불안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너무 힘들어 보이네요. 고통을 덜어줄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의사는 머뭇거리다가 물었다.“대표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거죠?”곧이어 의사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대표님에게 투여된 약은 성 호르몬제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부관계를 갖는 거죠. 이렇게 말하면 무슨 뜻인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온다연은 어리둥절하더니 금세 얼굴이 새빨개져 말을 더듬었다.“최선의 방법인가요?”의사가 답했다.“네.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습니다.”귀까지 빨개진 온다연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일단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의사가 떠나자 온다연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문을 나서 장화연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인 후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장화연이 돌아왔고 온다연은 그녀에게서 알파벳이 적힌 박스를 건네받고선 나지막하게 말했다.“집사님,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주세요.”장화연이 떠난 후 온다연은 유강후에게 물을 건네며 그의 손을 잡았다.“괜찮아졌어요?”유강후는 의식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고 몸이 뜨거웠다.온다연을 만지기는커녕 그녀의 향기만 느껴져도 주체할 수 없는 욕구가 밀려왔다.유강후는 침착하게 그녀의 손을 피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여기 있지 말고 얼른 나가.”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분명히 자제력을 잃기 십상이니 안 그래도 몸이 약한 온다연이 그런 고통에 시달리기를 원하지 않았다.온다연은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안 갈 거예요.”가뜩이나 활활 타오르는 몸에 온다연의 손길이 닿자 마치 경유 한 통을 부은듯 급속도로 불길이 거세졌고 금방이라도 재가될 듯한 느낌이었다.이미 빨갛게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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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유강후는 인생 최대의 자제력을 발휘했다.“내려가.”온다연은 주저 없이 팔을 뻗어 그의 벨트를 풀었고 두 손을 그의 허리에 얹었다.“싫어요. 안 내려갈 거예요. 난 아저씨의 여자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밀어내요?”온다연의 손길에 유강후의 몸은 더욱 활활 불타올랐지만 그럼에도 이를 악물고 참으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나 지금 이상해. 시작하면 절대 자제하지 못할 거야. 네가 다치게 될 수도...”온다연은 고개를 숙여 그에게 입을 맞췄다.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손에는 하얀 박스가 들려있었고 유강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안에 여덟 개 들어있어요. 능력 있으면 오늘 다 써보든가.”박력 있게 말했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더불어 어느새 그녀의 목도 핑크빛으로 물들었다.어쩌면 이번 생에 한 일 중에서 가장 상식을 벗어난 터무니없는 일일지도 모른다.비로소 유강후가 간신히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이제는 온다연을 내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유강후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손목을 잡았다.“다연아, 너 다칠 수도 있어.”온다연은 차마 그의 시선을 마주 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두렵지 않거든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는 온다연은 번쩍 안았고 순식간에 두 사람의 위치가 뒤바뀌었다.유강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재빨리 박스를 뜯더니 난폭하게 안에서 하나를 꺼내고선 온다연의 입가로 가져갔다.“뜯어. 나한테 끼워줘.”온다연은 조금의 반항도 없이 그가 시키는 대로 순순히 움직였다.완전히 자제력을 잃기 전 유강후는 이를 악물고 참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다연아, 예전처럼 부드럽게 못 할 수도 있어. 정말 아프거나 견디기 힘들면 나 때리고 밀쳐내.”사실 온다연도 조금 겁이 났지만 물러서지 않고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참지 마요. 왜 시작하기도 전에 겁부터 먹어요? 자신 없어서 그러는 건가?”그 말은 유강후의 이성을 완전히 잃게 했다.공기 중에는 므흣한 분위기가 흘렀고 곧이어 침대가 부딪치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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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고개를 숙인 온다연은 착잡한 눈빛이었다.곧이어 장화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큰 도련님이 어젯밤부터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일단 올라오지 못하게 저희가 경호원을 대동해 막았습니다.”온다연의 눈에는 한이 서려 있었다.“절대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요. 아저씨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장화연이 답했다.“알겠어요.”잠시 후 온다연은 아이 방으로 향했다.아이는 이미 7개월이 넘은 상태였고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여전히 인큐베이터에 있었다.아이는 온다연의 소리에 반응한 듯 손발을 움직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온다연은 아이의 작은 손을 꼭 쥐고 뽀뽀를 하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림아, 엄마 왔어.”아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큰다지만 상상보다 훨씬 빠른 성장 속도는 볼 때마다 경이로웠다.이제는 정상적인 피부로 돌아왔고 이목구비도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는 두 사람 중 그 누구도 닮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래도 아이를 지켜냈다는 현실에 온다연은 이미 매우 만족했다.그녀는 아이의 작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우림아, 우리 며칠만 더 있다가 집으로 가자.”“앞으로 우림이는 엄마랑 같이 지내는 거야. 알겠지?”...방에서 나온 온다연은 핸드폰을 꺼냈다.영상을 올린 이후로 핸드폰을 만지는 건 지금이 처음이다.어제 오후와 저녁이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기에 분명히 반응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아니나 다를까 핸드폰을 켜자마자 엄청난 양의 게시물과 댓글이 쏟아져 나왔다.게다가 어제 올린 영상은 백만 번이나 리트윗되었다.하지만 실검에는 오르지 못했다.분명히 누군가 사태를 진정시키려고 다른 수단을 동원한 게 틀림없다.모든 영상에는 수백만 개의 좋아요와 수십만 개의 댓글이 달렸고 하룻밤 사이에 새 계정의 팔로워가 300만에 달했다.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뜨거웠다.온다연은 심호흡을 하고 댓글 창을 눌렀다.[세상에나. 가해자가 피해자로 된 거네? 이게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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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온다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내려가서 상황 좀 볼게요.”온다연이 손해 볼까 봐 걱정됐던 장화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경호원 수십 명이 입구를 지키고 있으니 절대 여기까지 못 올라올 거예요. 개가 짖는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겨요.”장화연이 누굴 욕하는 걸 처음 들은 온다연은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유씨 가문 사람들을 생각하면 웃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자 분노에 찬 강해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 유강후는 내 손자야. 손자 보러 왔는데 너희들이 뭔데 허락하나 마나야.”“당장 비켜.”“어르신, 대표님께서 유씨 가문은 아무도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셨습니다. 저희도 이게 직업이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르신이 들어가는 순간 저희는 직장을 잃을지도 모릅니다.”“강후는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어. 분명히 그 미친 X이 옆에서 시켰을 거야. 우리 강후가 지금 저렇게 된 게 다 걔때문이잖아.”...온다연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며 말했다.“욕쟁이 할머니가 따로 없네요. 입 안 아파요?”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단호함과 조롱이 배어 있었다.강해숙은 온다연을 보자마자 어제 그녀가 자신에게 했던 무례한 말들이 떠올랐다. 게다가 오늘은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해 안으로 들어갈 수조차 없으니 이번 생에 가장 면목 없는 순간이 바로 지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강해숙은 이 모든 것을 초래한 원인이 온다연이라고 확신했다.온다연이 아니었다면 유하령은 주변 사람들에게 비웃음당하지 않았을 것이고, 유민준도 갑자기 사생아를 낳지 않았을 것이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니 그들과 동등한 가문의 아가씨들은 감히 아무도 유씨 가문에 시집오려는 사람이 없었다. 시집오자마자 새엄마가 되는 신세인데 누가 그걸 원하겠는가?강해숙은 온다연이 유씨 가문의 사모님 자리에 앉으려고 유강후를 꼬셨다고 생각했다.심지어 유강후가 가족들과 멀어진 가장 큰 원인이 온다연이라고 확신했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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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온다연은 말 한마디로 심미진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아니나 다를까 심미진은 발끈하며 화를 내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니? 나는 네 이모야. 내가 없었다면 넌 진작에 길바닥에서 굶어 죽을 운명이었어.”온다연은 어이가 없었다.“참 고맙네요. 덕분에 유씨 가문에서 10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거든요. 유하령한테 잘 보이려고 날 욕하고 괴롭히며 모욕하던 사람이 그쪽 아닌가? 날 방패로 삼았던 모든 순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까 가증스러운 가면은 이제 벗어던지시죠?”심미진은 표정이 돌변하더니 비통한 심정으로 말했다.“다연아, 다 너를 위한 행동인데 왜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몰라주는 거니? 하령이가 성격이 제멋대로인 건 맞지만 절대 나쁜 아이는 아니야. 욕 몇 마디하고 때렸다해서 네가 죽은 건 아니잖아. 버젓이 살아있는데 왜 그때의 일을 아직까지 물고 늘어지는지 난 정말 모르겠다.”“그리고 민준이는 네 오빠야. 어떻게 오빠를 꼬실 수가 있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이제는 강후한테 손을 댄 거니?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심미진은 착잡한 표정으로 온다연을 바라봤다.“그렇게 착하던 애가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지?”온다연은 기가 막혔지만 더 이상 그들과 엮이고 싶지 않아 단호하게 말했다.“강후 씨는 절대 당신들을 만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방해하지 말고 돌아가세요. 계속 소란 피우시면 경호원에게 쫓아내라고 부탁할 겁니다.”강해숙은 호통을 쳤다.“여긴 강후 명의로 된 병원이야.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아들 하나 낳았다고 유씨 가문에서 널 인정해 줄 것 같아?”온다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채 단호하게 말했다.“똑바로 들으세요. 제 아들의 이름은 강우림이에요. 유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당연히 인정 따윈 필요 없겠죠? 강씨 가문에서 사랑받으며 자랄 아이예요. 그러니까 제발 신경 끄세요.”온다연이 또박또박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강해숙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강씨 가문과 비하면 그쪽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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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온다연은 싸늘하게 웃었다.“강후 씨한테 약을 주사할 때는 걱정이 안 됐나 봐요?”“형제라는 핑계로 감성팔이 하지 마요. 어차피 나한테는 그런 게 안 먹히니까.”이때 아주 미세한 ‘딩’소리가 들려왔다.그러나 너무 경미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유자성에게 다가가 혐오스러운 말투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당신은 내가 지금껏 본 사람 중에 가장 역겹고 가증스러운 인간이야.”“회장님한테는 당신 같은 아들이 있다는 게 제일 큰 오점이야.”“물론 당신 딸과 아들도 마찬가지야. 똑같이 역겹고 이기적이거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법까지 어겼으니 유씨 가문이 무너지게 된다면 가장 큰 원인이 그쪽일지도?”“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집에서 놀고먹는 백수래. 능력 있는 강후 씨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신세잖아? 게다가 철없고 멍청한 자식들까지 있으니 말 다 했지. 당신 자식들은 강후 씨 돈 쓰는 것밖에 할 줄 모르잖아?”온다연은 의도적으로 유자성의 화를 불러일으켰다.그 결과는 성공했다.늘 자신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칭해왔던 유자성은 온다연의 말에 분노가 타올랐다.결국 온다연의 뺨을 때렸고 온다연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싸가지 없는 천박한 X. 내가 손가락 하나만 까닥하면 너 같은 건 바로 죽여버려.”온다연이 내뱉은 말은 그의 가장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아버지인 유재성은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라에서 인정해 주는 최고의 인재 중 한 명이다.동생인 유강후는 아버지 유재성을 능가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났고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그러니 어느 순간부터 중간에 끼어 볼품없는 신세가 됐다.정치적 안목이 탁월하고 전략을 잘 세우는 아버지에 비해 능력이 뒤떨어졌고 금융 천재인 동생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지난 몇 년 동안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못 들은 척 웃어넘겼다.그런데 하필이면 보잘 것 없는 온다연에게 이런 소리를 들었으니 바로 뚜껑이 열렸고 오늘 온다연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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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유강후가 답했다.“일어나면 좋은 거 아니야?”그는 온다연을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눈물 흘릴 가치도 없는 사람인데 왜 울어. 울지 말고 뒤에 가만히 있어.”유강후는 그녀가 심미진 때문에 울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매번 이런 상황이니 심미진이 유독 눈에 거슬렸고 싸늘한 눈빛으로 째려볼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억울한 심미진은 섬뜩한 유강후의 시선에 두피가 저릿해졌고 불길한 예감이 밀려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유자성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소심하게 말했다.“자성 씨, 우리 이만 돌아가는 게 어때요?”그 말을 들은 유강후는 단호하게 말했다.“내 사람 건드려놓고 이대로 간다고요?”유자성은 그의 뒤에 드러난 작은 그림자를 싸늘하게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후야, 정말 모르겠어?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의도적으로 꾸민 일이잖아.”유강후는 차가웠다.“날 쓰러뜨리고 약물을 주사하고 모르는 여자랑 방에 가둔 것까지 다 다연이가 꾸민 일이에요?”미간을 찌푸린 채 서 있던 유자성은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듯 아주 당당했다.“강후야, 넌 지금 쟤한테 완전히 홀려서 제정신이 아니야. 이렇게 해야만 네가 마음을 돌릴 수 있다니까?”“닥쳐.”유강후는 여전히 차갑고 단호했다.“날 위한 일이라고? 너처럼 무능력한 인간이 내 형이라는 게 참 부끄럽네. 이제부터 우리는 형제가 아니야.”“그리고 이 일은 절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니까 각오하는 게 좋아. 예전에 당신들이 다연이한테 했던 짓도 내가 끝까지 조사할 생각이고.”“또한 지난 몇 년 동안 형네 자식들한테 투자했던 모든 돈을 돌려받을 거야.”“3일 줄 테니까 한 푼도 빠짐없이 전부 원상복구 시켜놔. 안 그러면 미래 그룹과 우주 그룹의 법무팀 총동원해서 유하령, 유민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거니까.”유자성의 얼굴은 극도로 추악해졌다.“강후야, 그제 무슨 말이니?”유강후는 또박또박 냉혹하기 그지없는 말을 내뱉었다.“듣는 그대로야. 오늘부터 우린 형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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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유강후는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마자 온다연의 손을 놓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좁은 공간에는 숨 막힐듯한 정적만이 가득했다.온다연은 불편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가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중얼거렸다.“아저씨...”유강후는 지금 화났다. 그것도 아주 많이.하지만 이제 유씨 가문과 사이가 틀어지기로 마음먹은 이상 유강후가 화났다 한들 자신의 선택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겉보기에는 현명하고 단호해 보이지만 이런 일에는 속이 매우 좁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유강후의 화를 풀어주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아니나 다를까 유강후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4층에 도착할 때까지 유강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엘리베이터를 나오고선 곧바로 병실로 향했다.온다연은 서러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가만히 서 있었다.“아저씨...”유강후는 그녀가 따라오지 못한 걸 의식하고선 흠칫하더니 걸음을 늦췄다.이를 본 온다연은 재빨리 달려가 뒤에서 그를 껴안았다.“왜 대답 안 해요?”유강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그는 생각 없이 행동하는 온다연이 미우면서도 걱정되었다.안 그래도 여린 사람이 혼자서 유씨 가문과 맞서 싸우려고 했으니 제 발로 호랑이굴에 걸어가는 셈이나 다름없다.유강후도 그들을 상대할 땐 정신을 바짝 차리는데 온다연처럼 연약한 사람이 그것도 혼자서 덤볐다가는 뼈조차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그녀의 무모한 행동을 생각하니 표정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던 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뿌리치고 성큼성큼 병실로 걸어갔다.이 방법이 먹히지 않자 온다연은 말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장화연은 차례로 들어오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한 명은 냉담한 표정이고 한 명은 잘못을 저지른 아이마냥 그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그 모습을 본 장화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도련님, 계속 주무세요. 그러면 몸이 더 빨리 회복될 거예요.”그 말을 들은 온다연은 재빨리 유강후에게 다가갔다.“제가 옷 갈아입혀 줄게요.”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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