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38화

Author: 손이영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1-30 19:00:00
온다연은 싸늘하게 웃었다.

“강후 씨한테 약을 주사할 때는 걱정이 안 됐나 봐요?”

“형제라는 핑계로 감성팔이 하지 마요. 어차피 나한테는 그런 게 안 먹히니까.”

이때 아주 미세한 ‘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너무 경미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유자성에게 다가가 혐오스러운 말투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당신은 내가 지금껏 본 사람 중에 가장 역겹고 가증스러운 인간이야.”

“회장님한테는 당신 같은 아들이 있다는 게 제일 큰 오점이야.”

“물론 당신 딸과 아들도 마찬가지야. 똑같이 역겹고 이기적이거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법까지 어겼으니 유씨 가문이 무너지게 된다면 가장 큰 원인이 그쪽일지도?”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집에서 놀고먹는 백수래. 능력 있는 강후 씨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신세잖아? 게다가 철없고 멍청한 자식들까지 있으니 말 다 했지. 당신 자식들은 강후 씨 돈 쓰는 것밖에 할 줄 모르잖아?”

온다연은 의도적으로 유자성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는 성공했다.

늘 자신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칭해왔던 유자성은 온다연의 말에 분노가 타올랐다.

결국 온다연의 뺨을 때렸고 온다연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싸가지 없는 천박한 X. 내가 손가락 하나만 까닥하면 너 같은 건 바로 죽여버려.”

온다연이 내뱉은 말은 그의 가장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

아버지인 유재성은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라에서 인정해 주는 최고의 인재 중 한 명이다.

동생인 유강후는 아버지 유재성을 능가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났고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니 어느 순간부터 중간에 끼어 볼품없는 신세가 됐다.

정치적 안목이 탁월하고 전략을 잘 세우는 아버지에 비해 능력이 뒤떨어졌고 금융 천재인 동생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못 들은 척 웃어넘겼다.

그런데 하필이면 보잘 것 없는 온다연에게 이런 소리를 들었으니 바로 뚜껑이 열렸고 오늘 온다연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마음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39화

    유강후가 답했다.“일어나면 좋은 거 아니야?”그는 온다연을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눈물 흘릴 가치도 없는 사람인데 왜 울어. 울지 말고 뒤에 가만히 있어.”유강후는 그녀가 심미진 때문에 울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매번 이런 상황이니 심미진이 유독 눈에 거슬렸고 싸늘한 눈빛으로 째려볼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억울한 심미진은 섬뜩한 유강후의 시선에 두피가 저릿해졌고 불길한 예감이 밀려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유자성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소심하게 말했다.“자성 씨, 우리 이만 돌아가는 게 어때요?”그 말을 들은 유강후는 단호하게 말했다.“내 사람 건드려놓고 이대로 간다고요?”유자성은 그의 뒤에 드러난 작은 그림자를 싸늘하게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후야, 정말 모르겠어?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의도적으로 꾸민 일이잖아.”유강후는 차가웠다.“날 쓰러뜨리고 약물을 주사하고 모르는 여자랑 방에 가둔 것까지 다 다연이가 꾸민 일이에요?”미간을 찌푸린 채 서 있던 유자성은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듯 아주 당당했다.“강후야, 넌 지금 쟤한테 완전히 홀려서 제정신이 아니야. 이렇게 해야만 네가 마음을 돌릴 수 있다니까?”“닥쳐.”유강후는 여전히 차갑고 단호했다.“날 위한 일이라고? 너처럼 무능력한 인간이 내 형이라는 게 참 부끄럽네. 이제부터 우리는 형제가 아니야.”“그리고 이 일은 절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니까 각오하는 게 좋아. 예전에 당신들이 다연이한테 했던 짓도 내가 끝까지 조사할 생각이고.”“또한 지난 몇 년 동안 형네 자식들한테 투자했던 모든 돈을 돌려받을 거야.”“3일 줄 테니까 한 푼도 빠짐없이 전부 원상복구 시켜놔. 안 그러면 미래 그룹과 우주 그룹의 법무팀 총동원해서 유하령, 유민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거니까.”유자성의 얼굴은 극도로 추악해졌다.“강후야, 그제 무슨 말이니?”유강후는 또박또박 냉혹하기 그지없는 말을 내뱉었다.“듣는 그대로야. 오늘부터 우린 형제가

    Last Updated : 2024-12-01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40화

    유강후는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마자 온다연의 손을 놓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좁은 공간에는 숨 막힐듯한 정적만이 가득했다.온다연은 불편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가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중얼거렸다.“아저씨...”유강후는 지금 화났다. 그것도 아주 많이.하지만 이제 유씨 가문과 사이가 틀어지기로 마음먹은 이상 유강후가 화났다 한들 자신의 선택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겉보기에는 현명하고 단호해 보이지만 이런 일에는 속이 매우 좁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유강후의 화를 풀어주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아니나 다를까 유강후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4층에 도착할 때까지 유강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엘리베이터를 나오고선 곧바로 병실로 향했다.온다연은 서러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가만히 서 있었다.“아저씨...”유강후는 그녀가 따라오지 못한 걸 의식하고선 흠칫하더니 걸음을 늦췄다.이를 본 온다연은 재빨리 달려가 뒤에서 그를 껴안았다.“왜 대답 안 해요?”유강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그는 생각 없이 행동하는 온다연이 미우면서도 걱정되었다.안 그래도 여린 사람이 혼자서 유씨 가문과 맞서 싸우려고 했으니 제 발로 호랑이굴에 걸어가는 셈이나 다름없다.유강후도 그들을 상대할 땐 정신을 바짝 차리는데 온다연처럼 연약한 사람이 그것도 혼자서 덤볐다가는 뼈조차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그녀의 무모한 행동을 생각하니 표정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던 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뿌리치고 성큼성큼 병실로 걸어갔다.이 방법이 먹히지 않자 온다연은 말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장화연은 차례로 들어오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한 명은 냉담한 표정이고 한 명은 잘못을 저지른 아이마냥 그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그 모습을 본 장화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도련님, 계속 주무세요. 그러면 몸이 더 빨리 회복될 거예요.”그 말을 들은 온다연은 재빨리 유강후에게 다가갔다.“제가 옷 갈아입혀 줄게요.”그렇게

    Last Updated : 2024-12-01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41화

    “우리 아빠 병원에서, 그 사람들이 내가 방심한 틈을 타 약물을 바로 주사했어. 1~2초 만에 정신을 잃었지.”“그 사람들이 나한테도 이럴 정도라면, 너한테는 더 가차 없을 거야. 다연아, 아까 장 집사가 네가 혼자 내려갔다고 했을 때 내가 얼마나...”그는 말을 끝내지 않았지만,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온다연은 유자성이 그렇게 대담할 줄 몰랐다. 유재성이 머물고 있는 병원은 최고급 관료들이 지내는 곳이다. 경비가 삼엄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유자성이 유강후에게 약물을 주사하다니.게다가 유강후는 그의 친동생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냉혹하고 수법이 교묘하더라도, 이번만큼은 온다연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다연아, 걱정 마. 이번에는 과거의 모든 빚을 깨끗이 청산할 거야!”온다연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정말로 유씨 집안과 결별할 생각이에요?”사실 그녀는 그 말을 믿기 어려웠다. 아무리 그래도 그는 유씨 집안의 일원이었다. 유씨 집안은 그녀에게는 끔찍한 짓을 했어도, 유강후에게는 아무런 빚이 없었다.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며, 복잡한 감정이 담긴 깊은 눈빛을 띠었다.“결별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 하지만 앞으로 우리 아버지에게는 아들이 하나뿐일 거야. 만약 아버지가 형을 선택한다면, 나는 유씨 집안에서 발을 뺄 거야.”그는 잠시 멈추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내가 지금까지 유씨 집안에 얼마나 많은 것을 바쳤는지 알잖아. 내 몫은 모두 가져갈 거야. 그리고 너를 괴롭힌 사람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거야!”온다연은 얼굴을 그의 가슴에 댄 채, 조용히 그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말했다.“회장님은 당신의 친아버지이고 당신과 유자성 씨는 둘 다 그분의 아들인데, 그분도 괴로워하시겠죠.”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냉랭하게 말했다.“아버지께서 형에게 충분히 잘해 주셨지. 형 스

    Last Updated : 2024-12-01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42화

    온다연은 잠시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가 그 당시 상황을 대충 설명해 줬어요. 집사님 생각엔, 한재민이 죽고 나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이 누구일까요?”장화연은 온다연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은별은 한재민과 한때 관계가 있었잖아요. 아이는 끝내 태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한씨 집안의 배려를 받았겠죠. 그리고 한재민은 아저씨를 구하려다 죽었고, 그 과정에서 아이까지 잃게 됐으니 아저씨는 자연히 나은별에게 큰 빚을 진 셈이죠.”“그야말로 평생 갚을 수 없는 큰 빚이에요.”“나은별의 계산은 아주 치밀했어요. 아저씨가 죄책감에 자기와 결혼하면, 나은별은 유씨 집안과 강씨 집안의 안주인이 되어 재벌로 살아갈 수 있고, 나씨 집안도 덩달아 번창할 테니까요. 만약 아저씨가 결혼하지 않는다 해도, 아저씨는 나씨 집안의 부를 유지시켜 줄 겁니다.”장화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 씨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하시군요.”온다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하지만 아저씨처럼 똑똑한 사람이 왜 이 단순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걸까요? 며칠 전에도 나씨 집안이 재정 문제가 생기자 몇백 억을 지원해 줬더라고요.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닌데... 아저씨는 누구보다 힘들게 일하고, 아파도, 피곤해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잖아요. 나는 아저씨가 더 이상 속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장화연은 잠든 유강후를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그녀가 직접 키운 아이였다. 그의 모든 아픔과 고통을 그녀는 다 지켜봐 왔다.“도련님은 한재민 씨와 형제처럼 가까웠어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면서 누구보다 돈독했죠. 아마 형제가 좋아했던 여자를 나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게다가 나은별 씨도 도련님과 함께 자란 사람이잖아요. 도련님은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 가장 정이 깊은 사람이에요.”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그 모

    Last Updated : 2024-12-01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43화

    온다연은 단호히 그의 말을 끊었다.“이 통화는 녹음됐어요. 이 번호로 당신을 추적해서 법원 소환장을 받게 할 겁니다. 기다려 보세요.”그쪽에서는 크게 웃으며 전혀 믿지 않는 태도로 말했다.“남자 없이는 살지도 못하는 첩 주제에 스폰서를 고소하겠다고? 듣자 하니, 네가 하룻밤에 60만 원이라며? 오빠는 6백만 줄게...”온다연은 무표정하게 전화를 끊었다.처음으로 이런 변태와 온라인 폭력을 직접 대면하자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그녀는 무심코 유강후를 바라보았다.그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고 깨어날 기미는 없었다.온다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 번호가 유출됐어요. 더는 쓸 수 없겠지만, 들어온 전화와 메시지를 모아 지역 법 집행 기관에 넘기면 됩니다.”장화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번호는 암호화된 번호였어요. 보통 사람들은 접근할 수 없는데, 지금은 누군가 암호를 해독한 거죠. 배후에서 조종하는 자들이 대단히 뻔뻔하네요. 도련님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온다연은 차갑게 말했다.“아저씨를 이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유씨 집안 말고 또 어디 있겠어요? 그 사람들은 아저씨가 정말로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거죠.”온다연은 장화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집사님, 저 집사님 도움이 필요해요.”장화연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온다연이 말했다.“아저씨는 유씨 집안 사람이고, 결국 그 사람들과 피를 나눈 가족이에요. 제가 아저씨에게 직접 그 관계를 끊는 나쁜 역할을 맡길 수는 없어요. 그렇게 되면 아저씨에 대한 외부의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설 겁니다.“하지만 전 유씨 집안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니 이 악역은 제가 맡을게요.”“집사님, 저를 도와주세요.”유강후가 잠든 동안, 온다연은 그의 컴퓨터에서 다른 영상을 찾아냈다.그 과정에서 그녀는 다른 영상도 발견했다.과거 그녀를 괴롭혔던 사람들이 감옥에서 작성한 반성문과 그 당시 진짜 배후가 누구인지 지목한 내용이었다.

    Last Updated : 2024-12-02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44화

    온다연이 차갑게 물었다.“그렇다면 네가 보기엔 유씨 집안에 들어올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나은별뿐이겠네?”유하령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연하지! 은별 씨는 재벌 아가씨고 우리와 사이도 좋고, 너 같은 건 은별 씨 신발끈도 못 만져!”“사이가 좋아서 너한테 계획을 세워주고 널 불구덩이에 밀어 넣었어?”“불구덩이라니! 온다연, 이 천한 것! 너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해도 소용없어. 난 속지 않아!”온다연은 비웃으며 일부러 그녀를 자극했다.“네가 찍힌 영상 기억나? 그 영상, 나은별이 가장 많이 퍼트렸던데?”유하령은 비명을 질렀다.“천한 것! 널 죽여버릴 거야!”온다연은 차분히 말했다.“나은별은 한쪽에서는 너를 이용해 나를 공격하게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몰래 네 영상을 뿌렸어. 넌 정말 멍청하구나!”“헛소리 마! 은별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정말 착하고, 나를 위해 뭐든지 도와주는데, 절대 나한테 그런 짓을 할 리 없어...”온다연은 원하는 대답을 얻자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핸드폰을 장화연에게 건넸다.“녹음 내용을 적당히 편집해서 나중을 위해 준비해 둬요.”장화연은 유하령이 이렇게 쉽게 나은별의 정체를 드러낼 줄 몰랐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유씨 집안의 아가씨가 정말 머리가 좀 모자란 것 같습니다.”온다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바보인 게 아니라 너무 방자한 거죠. 지금까지는 무슨 짓을 해도 다 누가 뒤처리를 해줬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 누구도 유하령을 지켜줄 수 없을 거예요.”오후가 되자 유하령은 다시 온다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는 온다연과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그녀는 분명히 말했다. 몇 년 전 주한이 모욕을 당하던 영상이 그녀 손에 있다며, 온다연이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곧바로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하겠다고 했다.온다연은 이에 동의했다.그녀와 유하령 사이의 복잡한 원한은 단순한 전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유강후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고, 온다연은 집에 물

    Last Updated : 2024-12-02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45화

    온다연의 눈이 천천히 붉어졌다.이전에 없던 냉혹한 기운이 그녀를 휘감았다.‘유하령을 죽이고 싶어!’이런 사람은 짐승만도 못하며,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더 많은 사람을 해칠 뿐이었다.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유하령, 넌 왜 어릴 때부터 날 그렇게 미워했니? 단지 심미진이 내 이모라는 이유 때문이야?”유하령은 온다연의 정교한 얼굴을 질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차갑게 비웃었다.“그게 일부긴 해.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다른 이유야. 주로 네 얼굴 때문이야. 너무 꼴 보기 싫게 생겼거든.”온다연은 손에 쥔 녹음기를 꽉 움켜쥐며 말했다.“그래서 날 10년 동안 괴롭힌 거야? 내 침대에 동물 사체를 놔두고, 겨울엔 내 몸에 얼음물을 끼얹고, 여름엔 내 방에 난방기를 설치하고, 내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고, 건달들을 시켜 내 옷을 찢게 하고?”유하령은 방자하게 웃으며 말했다.“맞아,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근데 좀 아쉽긴 해. 네가 운이 좋아서 그런지, 그 사람들이 제대로 손을 대기 전에 항상 누가 신고를 하더라. 그렇지 않았으면 넌 이미 진짜 천한 년이 됐을 텐데.”온다연의 눈빛은 더욱 차갑게 얼어붙었다.“너는 벌받을 게 두렵지도 않아? 잡힐 거란 생각은 안 해? 법이라는 게 있잖아.”유하령은 비웃으며 대답했다.“법? 그게 뭐야? 잊지 마, 우리 아빠는 유자성이야. 이런 자잘한 일들엔 아빠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어. 나를 위해 처리해 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지. 널 갖고 노는 건 물론이고, 네가 죽어버린다 해도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동안 내가 갖고 논 사람들 중 죽은 사람 꽤 많았어.”온다연은 손끝이 떨릴 정도로 분노를 느꼈다. 당장이라도 이 악마를 찢어발기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참았다. 그녀의 눈은 아래로 떨어졌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아버지 유자성은 널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했구나. 네가 저지른 악행을 다 덮어주다니. 정말 좋은 아빠야.”유하령은 냉소하며 대꾸했다.“아쉽게도, 넌 부모도 없잖아. 그러니 우리 같

    Last Updated : 2024-12-02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46화

    온다연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한 걸음 더 다가가자, 유하령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녀의 몸은 뒤의 난간에 단단히 밀착되었다.이 아파트는 오래되어 난간이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었고, 이미 부식되어 있었다.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유하령은 갑자기 뒤로 넘어졌다.그러나 운이 좋게도, 그녀는 허둥대며 건물 바닥 끝자락을 붙잡았다.유하령의 온몸은 10여 미터 공중에 매달린 채, 바닥 끝을 죽을힘으로 붙잡고 있었다.그녀는 겁에 질려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살려줘, 온다연, 날 구해줘!”온다연은 천천히 다가가 위에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 모습은 마치 죽어가는 벌레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차가웠다.“유하령, 그때 주한이 죽을 때도 지금 너처럼 고통스럽고 공포스러웠을 거야.”유하령은 소리쳤다.“지금 생중계 중이잖아! 네가 날 구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널 욕할 거야! 보고만 있는 거라고!”온다연은 비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누가 생중계 중이라고 했어? 내가 속인 거야.”유하령은 분노와 공포로 소리쳤다.“천한 것!”온다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의 손 위에 발을 올렸다.“이런 상황에서도 입은 참 더럽구나.”그리고 힘을 주어 그녀의 손을 짓눌렀다.온다연은 마치 주한이 당했던 고통이 조금씩 덜어지는 듯한 기분으로 유하령의 손을 짓밟았다.그제야 유하령은 온다연이 정말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안 돼! 넌 날 죽일 수 없어! 여기엔 CCTV가 있어, 네가 사람을 죽이는 증거가 찍힐 거야!”온다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그때 네가 주한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때는 이곳에 CCTV가 있다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지.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하지? 이곳에 CCTV가 있는지 없는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이런 순간에도 거짓말을 하다니!”말을 마친 온다연은 다시 한번 발에 힘을 주었다.유하령은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아름답고 가느다란 손은 이미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피가 줄줄 흘렀다.손끝의

    Last Updated : 2024-12-02

Latest chapter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4화

    그 말에 염지훈은 살짝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생각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네. 좋아! 네 말대로 해보자.” 그는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준철아, 놈들을 다른 길로 유인해. 최대한 멀리 끌고 가.”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준철의 잔뜩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좋습니다! 운전은 제 전문이니까요!” 잠시 후, 흰색 차량은 천천히 출발했다.온다연의 예상대로 검문은 철수되어 있었고 두 사람이 탄 차는 순조롭게 경원시를 빠져나왔다.그렇게 깊은 밤이 지나고 차는 한 저택 앞에 멈췄는데 문 앞에서는 이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이 내리자 한 사람이 급히 나와 인사했다. “도련님, 도착하셨군요!” 이 저택은 전통적인 중식 건축 양식을 띠고 있었으며 유강후의 전통 한옥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마당에는 커다란 파초 나무와 연못이 조화를 이루며 운치 있는 풍경을 자랑했다. 그러나 온다연은 이 모든 것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고 방 한쪽에 기대어 휴대폰 화면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화면에는 임정아와 관련된 더 많은 부정적인 소식이 떠오르고 있었다.‘아저씨는 내 주변 사람들까지 가만두지 않는데 내가 그 사람한테 잡히면 정말 감옥처럼 갇혀 살다 쓸쓸히 죽게 되는 걸까?’ ‘내 아들은 지금 그 여자 품에서 편히 잠들어 있을까? 그녀는 아이를 잘 보살피고 있는 걸까?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걸까?’ 온다연은 순간적으로 우림도 떠올랐다. 비록 친아들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 아이에게서 많은 정을 느꼈었다.이런저런 생각이 들자 온다연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 천천히 흘러내리는 눈물은 밤이 깊어질수록 멈출 줄 몰랐다. 동이 틀 무렵, 온다연은 탁자에 엎드린 채 잠들었다.염지훈이 방에 들어섰을 때 이미 온다연은 창가의 탁자에 엎드린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가가 그녀를 침대로 옮기려 했지만 손끝에 느껴지는 온도가 이상하리만치 뜨거웠다. 이상한 느낌에 염지훈은 온다연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댔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3화

    염지훈은 뒤돌아 온다연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여자 너랑 정말 많이 닮았어. 놀랄 만큼.” 그 말은 마치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온다연의 가슴을 깊숙이 찌르는 것 같았다.이미 무뎌져 버렸다고 생각한 마음이 다시금 은은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은 이미 자신의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여자를 그렇게까지 아끼면서 왜 자신에게 이토록 집착하는지 말이다. 그냥 놔주는 게 낫지 않은가? 왜 굳이 자신이어야 하는가? 그가 그런 얼굴을 가진 여자를 그렇게 좋아한다면 또 다른 비슷한 사람을 찾으면 될 텐데 왜 자신을 놓아주지 않는 걸까? 심지어 헬기까지 동원해 사람을 찾는 꼴이 우스웠다. 마치 깊은 애정을 가장이라도 하는 듯 보였으니. 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고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가고 있었지만 아예 신경 쓰지도 않았다.빛은 아주 어두웠지만 염지훈은 온다연의 눈에 서린 깊은 슬픔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한참을 어두워진 안색을 한 채 서 있던 염지훈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마음 아파할 가치 없어. 정말로.” 온다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더 빨리 옮겼다. 그 후로 두 사람은 각자 마음속에 무거운 생각을 안고 있었는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길을 걸었다.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작은 길의 끝에 다다랐고 그곳에는 검은색 지프 랭글러가 이미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올라탄 후에도 두 사람은 말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도로의 불빛이 점점 많아지고 이내 교차로에 도착했을 때 운전 기사가 입을 열었다. “이 구역의 검문은 철수했지만 대신 호텔과 여관을 다시 검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다연은 대답하지 않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호텔 근처에 이르렀다. 호텔을 지나칠 때, 익숙한 붉은 깃발이 걸린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 곧이어 차문이 열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2화

    염지훈은 그 말에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낮은 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누군가 우리가 있는 곳을 누설했을 거야. 아니면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없었을 거야.” 염지훈의 말에 옆에 있던 다른 사람이 대답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우리 사람들은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유강후가 이곳을 정확히 찾아낸 것도 아닙니다.” 그는 잠든 온다연을 한 번 쓱 쳐다봤다. “유강후는 온다연 씨를 유독 주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온다연 씨 몸에 위치 추적 장치가 붙어 있는 건 아닐까요?” 염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그는 잔뜩 어두워진 안색을 하고는 밑으로 내려왔다. 그는 온다연 앞으로 다가가 손바닥을 펼쳐보였다. 그 위에는 터키석으로 만든 단추가 하나 있었는데 아주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걸 본 온다연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이게... 위치 추적 장치인가요?” 염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군사용 최신 장치야. 다른 단추들은 진짜 터키석인데 이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어.” 그는 손에 힘을 주어 단추를 두 동강 냈고 그제야 안쪽에 숨어있던 작은 공간이 드러났다. 정밀하게 제작된 위치 추적 장치에는 작고 복잡한 부품들이 들어 있었는데 은밀하면서도 강력해 보였다. 염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나 말했다.“유강후가 정말 돈을 아끼지 않는군. 이렇게 작은 장치 하나가 수백만 달러짜리야. 막 개발된 신형 기술인데 군에도 몇 개 없대, 그걸 네 몸에 달아놨다니.” 온다연은 고개를 뚝 떨군 채 낮게 말했다. “저희 여기서 나가요.” 염지훈은 장치를 다시 맞춰 덮고는 옆 사람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멀리 던져버려. 사람 많은 곳이면 더 좋겠어. 유강후가 애타게 찾게.”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사람은 재빨리 장치를 들고 나갔고 염지훈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린 뒤, 온다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 “가자. 유강후가 곧 도착할 거야. 여기서는 더 이상 있을 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1화

    온다연이 말했다. “좋아요.” 아래 작은 정원에는 이미 두 개의 바비큐 그릴이 놓여 있었고 몇 개의 편안한 의자가 잔디 위에 아무렇게나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기 중에는 바비큐 특유의 고소한 향이 가득했다.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염지훈과 온다연이 함께 나오는 것을 보고는 몰래 웃음을 터뜨렸고 그중 한 명이 장난스럽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형수님, 안녕하세요.” 염지훈은 그를 째려보며 대답했다. “헛소리하지 마. 아직 그럴 때 아니야.” 그 사람은 싱글벙글 웃으며 염지훈의 말에 대꾸했다. “그럴 날이 금방 올 것 같은데요?” 염지훈은 더 이상 그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온다연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저 사람들 원래 말 저렇게 해. 제멋대로라서.” 온다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물었다. “괜찮으세요?” 그 사람은 다리에 감긴 붕대를 손으로 가볍게 툭툭 두드리며 웃었다. “별거 아니에요. 며칠 쉬면 나을 겁니다.” 온다연이 먼저 다가와 괜찮냐고 묻자 그는 오히려 당황하며 귀끝까지 빨개졌다. 잠시 후, 몇 술이 몇 상자나 도착하며 분위기가 한층 더 활기를 띠었다. 염지훈은 생굴 한 상자를 가져오더니 직접 굽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고기를 손수 뜯어 작게 자르더니 그녀에게 건넸다. 온다연은 염지훈이 건넨 고기를 받지 않고 스스로 닭 다리 한 조각을 뜯어 손에 들고는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먹은 온다연의 입가에는 기름이 번들거렸다.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기도 하고 지금 기분이 조금 나아진 터라 허겁지겁 먹게 된 것이다. 염지훈은 너무도 잘 먹는 그녀가 의외라는 듯 바라보다가 매운맛에 빨개진 온다연의 입술을 보고는 안색이 잠시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이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천히 먹어. 그리고 체하지 않게 조심하고...” 염지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서 사람들의 아주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형님이 직접 나서셨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0화

    염지훈이 수도관을 고치고 욕실에서 나올 때쯤 바이크 슈트를 입은 사람 몇 명이 들어왔다.“유강후 그 사람 정말 미쳤습니다. 경원의 중요한 교차로마다 검사대를 설치했다니까요? 바이크를 탄 사람은 전부 다 면허증을 제공해야 된대요. 우리를 잡으려고 눈이 완전히 뒤집힌 모양이에요.”염지훈은 젖은 옷을 벗어 소파에 내팽개치더니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었다.“찾으라고 해. 어차피 타 지역 번호판이랑 면허증이라서 못 찾을 거야.”곧이어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하지만 정체가 이미 탄로된 것 같습니다. 유강후가 알아챈 게 틀림없어요. 지호 형님이 저한테 연락이 왔더라고요.”염지훈은 대수롭지 않은 듯 콧방귀를 뀌었다.“여신 그룹 지분은 이미 진작에 포기했어. 이제 염씨 가문이랑 엮인 게 없으니까 어차피 형이 날 찾아도 달라질 건 없어.”“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유강후는 워낙 경원에서 세력이 큰 사람이잖아요. 저희가 아직 맞서 싸울만한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라갔을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경원에서 그나마 이름을 알린 가문이라면 다 유강후의 투자를 받으려고 목을 매지 않습니까. 돈과 권력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유강후한테 굽신거리니 참...”“심지어 잘나가는 기업에는 무조건 유강후의 지분이 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유강후를 따라서 투자한다잖아요. 참 빈틈이 없네요.”염지훈은 여전히 신경 쓰지 않았다.“금융 천재? 능력이 좋으면 뭐 해. 온다연은 아직도 벗어나려고 도망치고 있잖아. 유강후는 온다연을 소중히 여길 줄 몰라. 그러니까 애초에 가질 자격이 없는 인간이야.”남자는 온다연이 있는 방을 힐끔 쳐다봤다.“아직 식사 안 하셨죠? 저희도 배고파서 밖에 바비큐 그릴을 설치하는 중인데, 나중에 내려와서 좀 드세요.”그 말을 끝으로 하나둘씩 밖으로 나갔다.염지훈은 소파에 잠시 앉아 있다가 여러 차례 통화를 마치고 온다연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9화

    염지훈을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나중에 개발하려고 여기 동네를 내가 다 샀어. 지금은 내 구역이니까 당분간 안전해.”“그런데 나도 여기 온 지 꽤 되어서 준비한 게 아무것도 없어. 오늘 밤만 버티고 내일은 다른 곳으로 가자.”염지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주머니 하나를 건네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얼른 가서 씻어. 온몸이 흙투성이네.”보아하니 이곳은 정말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고 욕실도 임시로 청소한 듯 남루하기 그지없었다.낡은 인테리어에 바디워시와 기타 생활용품도 급하게 구입한 듯 모두 익숙한 브랜드였다.친근한 느낌이 밀려온 온다연은 자취방에서 살았던 날들이 떠올랐다.비록 그 시절에는 돈이 없었지만 오히려 지금보다는 마음이 편했다.온다연은 추억 여행을 마치고 온수기를 켰다.어찌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는지 온수기의 수도관이 터져 온몸에 뜨거운 물이 튀었다.그 소리를 들은 염지훈은 부랴부랴 달려와 문을 두드렸다.“왜 그래?”삐걱거리던 낡은 문은 염지훈의 힘센 주먹질에 저절로 열렸다.문이 열리자 홀딱 젖은 채로 욕실에 서 있는 온다연이 보였는데 얇은 옷이 물에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날렵한 각선미, 잘록한 허리, 늘씬한 다리가 더해진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워낙 얇고 부드러운 소재의 옷이라 젖으면서 반투명해졌고 보일듯말듯한 하얀 피부는 매혹적이었다.어안이 벙벙해진 염지훈은 이내 고개를 휙 돌렸다.온다연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였기에 재빨리 타올로 몸을 감쌌다.온수기가 터질 줄도 몰랐지만 문이 이렇게 쉽게 열릴 줄은 더더욱 몰랐다.“미안해요. 저도 갑자기 터질 줄은 몰랐어요.”염지훈은 태연하게 답했다.“너무 오래돼서 그런가 봐. 밖에 나가 있어. 내가 할게.”온다연은 민망함을 무릅쓰고 타올을 몸에 걸린 채 재빠르게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지훈도 온몸이 홀딱 젖은 채로 욕실에서 나왔다.그는 방에서 공구함을 챙겨 안으로 들어가더니 수도관을 고치기 시작했다.온다연은 명문가 도련님이 이런 일을 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8화

    빛의 속도로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질주해 왔다.바닥에 있던 낙엽과 먼지는 사방으로 흩날렸고 그들은 조금도 물러설 의사가 없는 듯 유강후와 경호원을 향해 돌진했다.특히 선두에 선 사람은 검은색의 바이크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강풍에 부풀어 올라 왠지 모를 공포감을 조성했다.경호원들은 유강후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나섰다.정말 순식간에 바이크가 다가왔고 온다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바이크를 향해 돌진했다.유강후도 표정이 돌변했다.“빨리 잡아.”하지만 이미 늦었다. 선두에 선 남자는 재빨리 달려와 한 손으로 온다연을 붙잡고 끌어당기며 바이크에 앉혔다.곧이어 바이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급커브를 돌며 방향을 틀었다.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경호원이 돌진했을 땐 이미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유강후는 주저 없이 차에 올라탔다.유턴하고 액셀을 밟은 차는 쏜살같이 치고 나갔다.염지훈은 돌진해 오는 제네시스를 돌아보고선 동료가 던진 헬멧을 잡아 온다연에게 넘겼다.“이거 쓰고 날 꽉 잡아.”바이크가 처음이었던 온다연은 모든 게 낯설고 경험이 없었기에 염지훈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다.고삐 풀린 야생마가 질주하듯 바이크는 멈출 줄 몰랐고 순식간에 제네시스를 한참이나 따돌렸다.유강후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경호원이 건네준 총을 잡고 총구를 바이크에 겨눴다.두 차례의 굉음과 함께 바이크 한 대가 펑크나면서 날카로운 소리를 냈고 90도 급선회한 뒤 옆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뒤를 돌아온 온다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어떡해요. 타이어를 맞았나 봐요.”염지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큰 소리로 말했다.“신경 쓰지 마. 알아서 잘할 거야. 속도 올릴거니까 꽉 잡아.”거센 바람 소리를 더불어 바이크의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이내 제네시스는 시야에서 사라졌다.아무도 쫓아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바이크는 오래된 단지로 들어갔다.염지훈은 바이크에서 내리며 여유롭게 온다연을 바라봤다.“놀라서 운 건 아니지?”온다연은 헬멧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7화

    헤드라이트다.익숙한 차의 헤드라이트!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를 보니 유강후의 제네시스가 틀림없다.소스라치게 놀란 온다연은 재빨리 등을 돌려 옆 광고판에 몸을 찰싹 붙였다.때마침 제네시스 한 대가 그녀의 뒤쪽에 있는 도로를 쏜살같이 지나갔다.온다연은 행여나 유강후에게 들킬까 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래서 차가 멀리 가기도 전에 발을 빼며 도망쳤다.그런데 이때 차에 있던 이권이 길가에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차 속도가 워낙 빨라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낯익은 듯한 그림자가 순식간에 스쳐지났다.“밤길에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인데 웬 여자가 돌아다니고 있네요.”이권의 백미러에는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비쳤고 뭔가 이상함을 깨달은 듯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저 사람... 다연 씨 아니에요?”유강후의 표정은 급격하게 어두워졌다.“차 돌려. 얼른 따라가.”그 시각 활짝 열린 별장에서 경호원 7,8 명이 달려왔다.유강후의 차를 본 그들은 죄책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한눈판 틈을 타 사모님이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렸습니다.”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호통쳤다.“쓸모없는 것들. 이런 일도 제대로 못 해? 얼른 쫓아가지 않고 뭐 하는 거야.”경호원 몇 명이 서둘러 쫓아갔다.그 시각 온다연은 여전히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몇 분 만에 차 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강에 가까워지자 온다연은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러자 자신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는 경호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들의 뒤에 있는 건 유강후의 제네시스였다.다리를 지나 강 건너편으로 넘어가 차에 오르기까지 적어도 10분은 걸린다.그러나 유강후는 불과 200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다.절망이 밀물처럼 밀려들었고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질식감이 온몸을 뒤덮였다.도망칠 당시 슬리퍼 한 켤레만 신고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벗겨져 맨발인 상태였다.하얗고 부드러운 한 쌍의 발은 어느새 잔뜩 닳아 핏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6화

    전부 임정아에 관한 기사였다.온다연은 재빨리 연예계 카테고리를 눌렀고 순식간에 임정아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나왔다.[대세 여배우 임정아, 영화 오디션 탈락이라니?][임정아, 앰버서더에서 물러나다? L사와 B사에서 돌연 계약 해지한 이유는?][드라마 대박 난 임정아, 정말 촬영장에서 텃세 부리며 조연을 괴롭혔나? 여주인공 전격 교체?][유명 여배우 임정아가 열애설에 휩싸인 내연녀라는 목격자의 증언이 잇달아...][사실 임씨 가문의 딸이 아니다? 임정아의 신분은...][임정아, 그동안 숨겨왔던 추악한 면모가 드러나자 팬들도 등을 돌려...]...기사를 본 온다연은 손발이 차가워졌다.임정아는 집안 배경이 탄탄하고 스스로 프로듀서와 감독할 만큼 능력이 뛰어났기에 아무리 구설수에 휩싸인다 한들 이렇게 한순간에 나락가지는 않을 것이다.이렇게 하루아침에 무너진 이유는 단 하나,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에게 미움을 샀기 때문이다.온다연의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유강후뿐이었다.유선전화기로 걸어간 온다연은 유강후에게 왜 그랬는지 따지고 싶었지만 수화기를 들자마자 다시 내려놓았다. 왜냐하면 유강후와의 정상적인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니까.한참을 생각한 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갔다.그곳에는 저녁 식사 재료를 준비하는 도우미 여러 명이 있었다.온다연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모두들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멀지 않은 테이블 위에 핸드폰 여러 대가 놓여있는 걸 발견한 온다연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저녁 메뉴가 뭔지 궁금해서 온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할 일 하세요.”잠시 후, 부엌에서 나온 온다연의 손에는 핸드폰 하나가 들려있었다.다행히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온다연은 재빨리 방으로 돌아가 임정아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온다연의 전화를 받은 임정아는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가득 담겨있었다.그녀의 말투에서는 유강후에 대한 원망이 느껴졌다.온다연은 이 일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직접 끝내고 싶었다.그러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