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닦아주고 은서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저들 때문에... 자신을 탓하지 마.”“네?”“저 사람들은 네가 이렇게까지 할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야. 저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너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해.”은서우는 염정아를 쳐다보면서 추억에 잠긴 듯했다. 아마도 예전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 것 같다. 소씨 가문에서의 지난날들, 그녀 또한 염정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짓밟히고 힘들게 살았었다. 그때는 어려서 잘 몰랐다. 자신이 노력만 하면 소씨 가문에서 언젠가는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많은 시련을 겪고 나니 깨닫게 되었다. 때로는 환심을 살 가치가 없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을. 어쩌면 그 사람한테 비굴하게 비위를 맞춰야 할 때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미 끝난 것이 아닐까?“가끔은 포기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좋은 일이야.”방안은 한동안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얼마 후, 염정아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선생님도 예전에 이런 경험이 있었어요?”염정아가 예민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말이 너무 티가 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자신의 경험을 차근차근 들려주었다.염정아는 옆에서 열심히 듣고 있었다. 다 듣고 나서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생각에 잠겼다.한편, 병원에 일이 있었던 은서우는 요양원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염정아한테 최대한 그들을 상대하지 말라고 몇 마디 당부한 뒤 자리를 떴다. 병원에 돌아온 후, 그녀는 이전에 계속 내버려두었던 논문이 떠올랐고 그날 저녁 밤을 새워가면서 그 논문을 마무리 지었다.다음 날, 완성된 논문을 들고 그녀는 인명진을 찾아갔다. 논문을 읽으면서 인명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에 은서우는 논문이 통과되지 않을까 봐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어때요?”그가 논문을 내려놓고 그녀를 향해 웃었다.“잘 썼네요. 이제는 선생님이 필요 없겠는데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