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성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너랑 누구야? 인 원장님?”“내 친구 얘기야.”은서우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했다.이혜성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서우야 제발, 핑계를 댈 거면 다음엔 좀 더 그럴싸한 거로 찾아. 이런 핑계는 이미 오래전에 쓰고 닳았어.”이혜성은 투덜거리더니 다시 디테일을 묻기 시작했다.내용이 궁금할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은서우를 돕고 싶었다.은서우는 자신에 대한 인명진의 태도를 모두 그녀에게 말했다.그걸 들은 이혜성은 목청을 돋웠다.“내 생각에는 네 남자친구가... 아, 네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아. 네 친구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뭔가가 있는 거지.”은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아니면 왜 네 친구를 그렇게 대하겠어? 정말 관심이 없다면 네 친구가 넘어질 때 급해 하지도 않았어.”은서우는 이혜성의 말을 귀담아들었다.머릿속으로 어제 일을 회상해 보았다. 감정이 북받쳐 오르지 않으니 어제 인명진의 눈빛이 평소와 다르게 쥐 죽은 듯이 고요한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다만 어제의 그녀는 너무 억울하고 괴로워 그 부분을 놓치고 말았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밥도 먹지 않으려 했다.“고마워. 나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갈게.”“밥 먹는 거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은서우! 돌아와!”은서우는 인명진을 만나러 달려갔다.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지금처럼 치열하고 기대감으로 가득 찬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제의 억울함과 슬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가슴 가득한 뜨거운 열기만 남은 것 같았다.지금 당장 인명진을 만나고 싶었다.복도 모퉁이에서 은서우가 갑자기 멈춰 섰다. 여기가 원장실로 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만나려는 사람은 지금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인명진이 앞에 서 있었다.“원장님, 이번 프로젝트는 상대방이 원장님의 체면을 봐서 맡긴 겁니다. 만약 완성한다면 우리 병원의 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겁니다... 원장님 듣고 계세요?”몇 번이나 불렀지만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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