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21 - 챕터 1830

1969 챕터

제1821화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정리 좀 하고 나서요.”그녀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그의 집에 도착해서 보니 그곳은 지난번에 그가 임시로 살던 집이었고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여긴 친구네 집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잠깐 빌려 쓴 거라고 하더니 왜 아직도 여기 살아요?”“친구한테서 샀어요.”그는 말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로 시선이 향했고 눈빛을 반짝였다. 그러나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인명진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그녀 또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지난번 그 가사 도우미의 모습이 보였다. 두 번째 만남이라 가사 도우미는 그녀가 주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 다만 중간에 가스가 끊겼고 냉장고 안의 야채도 거의 없는 상태였다. 가사 도우미는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아이고, 이를 어째요? 장 보는 것을 깜빡했어요. 죄송해요. 지금 바로 가서 사 올게요.”“아닙니다. 저희가 갔다 올게요.”이때, 인명진이 한마디 내뱉었다. 그 말에 가사 도우미는 물론 은서우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싫은 것은 아니었다. 장을 보는 것뿐이었고 예전에도 많이 했던 일이다. 다만 인명진과는 단둘이 장을 본 적이 없었다. 함께 장을 보고 식사를 하는 건 그녀의 기준에서 매우 사적인 일이었다. 그 생각을 하니 심장이 저도 모르게 쿵쾅거렸다. 그녀의 표정 변화를 한눈에 알아본 가사 도우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얼른 갔다 오세요.”인명진은 외투와 차 키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차를 몰고 근처에 있는 마트로 가서 야채와 고기 그리고 과일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시간이 늦은 편이 아니라 아직은 세일을 하지 않아 가격이 좀 비쌌다.은서우는 혼자서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조금 더 늦게 올걸.”인명진이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 옆에서 할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대게를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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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2화

은서우와 아주머니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에게 끌려가면서도 그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인명진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쏠렸고 그가 의미심장하게 묻는 물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요? 혹시 열이 나요?”그가 말을 하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로 향했고 그녀는 급히 그의 손길을 피했다.열이 나는 게 아니었고 그가 이마를 만진다면 아마 얼굴이 더 빨개질 것이다.“괜찮아요. 그냥 좀 더워서 그런 것 같아요.”말하면서 아주 더운 듯 손으로 부채질했다. 그녀의 작은 속임수를 다 꿰뚫어 보고 있었지만 그는 일부러 웃음을 참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 순간, 먼저 다가가라는 김민재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좋은 생각인 것 같다.그날 저녁, 은서우는 요리 실력을 한껏 뽐냈고 맛있는 대게 요리를 만들었다. 인명진도 그녀의 체면을 생각해 여러 마리의 대게를 먹었다.한편, 병원에서의 업무는 이전에도 했던 일이라 그는 부임한 이후 바로 능숙하게 병원 업무를 처리했다.병원 안의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도 은서우의 시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인명진한테서 부원장을 뽑을 거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그를 향해 놀란 표정을 지었다.“설마 나한테 부원장 자리를 맡으라는 건 아니죠?”“맞아요. 당신한테는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끝내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날 너무 높게 평가한 것 같아요.”그동안 열심히 한 건 사실이다. 그녀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걸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 또한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노력만 있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었고 경력이 필요했다. 의사한테 가장 중요한 건 경력이다. 능력 있는 원장과 부원장은 거의 다 4, 50대의 의사들이었다. 그 생각을 하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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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3화

은서우가 그렇게 말해도 병원에서의 루머를 막을 수는 없었다.어디서 흘러나온 소문인지 그녀가 인명진과 관련이 있고 낙하산 인사라는 소문이 자자했다.이혜성은 화가 났다. “그 사람들 정말 웃기네? 질투 나면 당사자 앞에서 말하면 되지 꼭 뒤에서 잔꾀를 부려야겠어?”오히려 은서우가 그녀를 위로했다.“일단 화내지 말고 차 한 잔 마시며 목부터 축여.”그녀가 인터넷에서 구매한 차였다.정통 대홍포라고 하는데 정품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마셔보지 않았다.이혜성은 한 모금 마시더니 입맛을 다시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소문의 주인공은 너잖아! 근데 화가 전혀 안 나?”은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난 이미 겪었던 일들이라 별로 화날 것도 없어.”소문을 들었을 때 약간 그 느낌이 그립기까지 했다.경성의 그 병원에 있을 때, 그녀가 인명진과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주 듣기 싫은 말도 많았었다.그래서 그녀는 이미 습관 되어 화가 나지 않았다.이혜성은 듣고 나니 그녀가 더욱 불쌍하여 머리를 쓰다듬었다.“우쭈쭈 우리 서우, 많이 힘들었어요?”“닥쳐.”은서우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친해졌고 말도 전처럼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참, 너 오늘 성적 나오는 날이지?”그렇다.그녀가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은서우는 정말 까먹을 뻔했다. 그녀는 얼른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했다.역시 메일 한 통이 들어왔다.긴장과 설렘을 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누른 후 환호성을 질렀다.“나 통과했어!”은서우는 너무 기뻐 소문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졌다.시험에 통과하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이혜성도 진심으로 기뻐했고 밖에서 아직도 소문을 퍼 나르고 다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코웃음을 쳤다.“너 실력 없다고 떠드는 사람들, 눈 크게 뜨고 똑바로 보라 그래. 흥! 실력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학원에 가겠어?”은서우가 그녀를 위로했다.“됐어, 그만해. 그런 사람들 때문에 화내지 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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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4화

하지만 그는 해명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차라리 오해하는 것이 나았다.여자 간호사는 은서우를 보고 또 인명진을 보더니 굴욕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갔다.은서우는 그녀와 부딪히지 않도록 옆으로 비켜섰다.“난 방금... 실례한 줄 알았어요.”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방금 인명진의 말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누군가가 목을 조르는 듯한 질식감도 사라지고 호흡도 원활해졌다. 다만 가슴에 약간의 질투가 남아 있어 방금 간호사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계속 추측했다.인명진은 그녀를 쳐다보며 설명했다. “방금 그 사람, 난 몰라요. 노크하고 들어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우 씨가 들어왔어요.”은서우의 안색이 훨씬 좋아졌다. “아마 최근 병원에서 도는 소문 때문일 거예요.”인명진은 미간을 찌푸렸다.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헛소리하는 사람들을 잘 단속해야겠다고 다짐했다.“무슨 일로 찾아왔어요?”은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충격으로 인해 10할 기쁘던 심정이 2할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나 시험에 통과했고 이제 논문 발표만 남았어요.”인명진은 미간을 펴고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논문은 어떻게 쓰는지 알아요?”은서우는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인명진은 컴퓨터를 켜고 자신의 논문을 그녀에게 참고로 보여주었다.도중에 실수로 소매가 부딪쳤다. 방금 인명진이 여자 간호사에게 냉담하게 대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또 그에게는 결벽증이 있었고 그녀는 방금 많은 것을 만졌지만 미처 손을 소독하지 못한 것이 떠올랐다.그녀는 바로 손을 거두었다.“깜빡하고 소독하지 못했어요. 지금 당장...”“필요 없어요. 와서 이 부분을 어떻게 쓰는지 보세요.”인명진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은서우는 멍하니 있다가 그의 의자로 끌려갔다. 자세를 보면 인명진이 거의 뒤에서 그녀를 안고 있었다.쿵쿵쿵, 가슴이 너무 뛰어 목구멍을 통해 튀어 나올 것 같았다.너무 가까웠다.가까이서 그녀는 남자의 차가운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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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5화

은서우는 밖으로 나간 후 얼른 얼굴을 두드리며 자신을 진정시켰다.절대 다른 사람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다.“은 선생님?”은서우가 돌아보니 자신이 진료했던 환자의 가족이었다. 그녀의 품에 안긴 아이를 보고 갑자기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변했다.물어보니 지병이 재발한 것이었다.그녀는 환자를 데리고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가 세심하게 검사를 시켰다. 5분 후, 그녀는 결과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위장에는 문제가 없는데 어디가 불편한 거죠?”그녀는 환자의 가족이 잘못 알고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그 어머니는 우물쭈물했다.은서우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괜찮으니까 말해봐요. 병원은 병을 치료하는 곳이에요. 애가 어디가 아픈지 제게 말씀해주세요.”그러자 그 어머니는 펑펑 울기 시작했다.은서우는 멍해 있다가 다급히 위로했다.“울지 마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천천히 말씀하세요.”중년 여자는 한참을 울다가 멈추고 자기 딸에게 일어난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는데 은서우가 하마터면 경찰에 신고할 뻔했다.그녀는 전형적인 가정주부였다.학력이 높지 않고 농촌 출신인 그녀의 고향에는 여자가 나이가 들면 중매쟁이가 찾아오고 집안의 부모님도 하루빨리 자식의 혼사를 결정했다.그녀는 마을에서 자기보다 여덟 살 많은 남자와 결혼했고 결혼 후 딸을 낳았다. 그러나 아들을 중시하는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아들을 낳지 못하자 계속 가혹하게 대했다.여자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날 어떻게 대하든 상관없는데 얼마 전 그 짐승이 내 딸에게 손을 댄 걸 알았어요. 이제 겨우 몇 살이라고. 어떻게 아버지가 딸에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죠?”은서우는 깜짝 놀랐다.이 사실은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그녀는 즉시 또 한 번의 검사를 준비했다.그 여자아이가 전에 위장염이 있어서 아까는 내과 검사를 했지만 이번에는 부인과 검사였다.검사 결과 은밀한 부위가 이미 찢어져 있었다. 은서우는 검사 결과를 보며 손이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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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6화

“선생님, 제 팔자가 왜 이럴까요? 이렇게 기구할 줄 알았으면 결혼하지도 않았을 텐데. 저 이제 어쩌면 좋아요? 만약 홀몸이라면 죽었을 텐데 딸이 이제 겨우 여덟 살이에요. 너무 어리잖아요.”은서우도 난감했다.“네. 따님을 생각하셔야죠...”그녀는 갑자기 인명진을 떠올렸다. 그녀에게 변호사 인맥이 없지만 인명진은 있을지도 모른다.다만 현재로서는 인명진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여자에게 무언가를 약속하기도 어려워 우선 환자와 보호자의 감정을 달랬다.그 여자아이는 아주 철이 들었다.올해 여덟 살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는 남녀 간의 일에 대해 알지 못했고 아버지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아빠는 저와 놀이를 했을 뿐이에요. 내가 소리치지 않으면 상을 주겠다고 했어요.”하지만 아이는 어머니가 슬퍼하는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엄마, 울지 말아요. 나연이는 하나도 안 아파요.”아이는 여자를 토닥이며 위로했다.여자는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고 은서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이렇게 철든 아이가 이런 일을 당하다니.그녀는 사무실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모녀를 보며 조용히 문을 닫고 재빨리 인명진에게로 갔다. 가슴에서 들끓는 분노로 인해 걸을 때마다 바람을 휘날렸다.똑똑, 그녀는 사무실 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었다.다시 노크할까 고민하던 중 인명진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나 찾으러 왔어요?”은서우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남자는 가운을 정리하며 말했다.“방금 급한 수술이 잡혀서 이제 끝났어요.”그제야 남자가 애써 억누르고 있는 피곤함을 보아냈다.수술할 때 에너지가 많이 드는 건 인명진도 예외일 수 없었다.“부탁드릴 일이 있어요.”“네. 들어가서 얘기하시죠.”인명진은 손을 내밀어 뼈마디가 분명한 손으로 문을 열었지만 자신은 움직이지 않고 그녀가 먼저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은서우가 들어가고 나서야 그도 따라갔다.은서우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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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7화

여자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이런 일에 개입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은서우가 착해서 기꺼이 도와주는 것이니 결과가 안 좋더라도 그녀는 아무도 탓하지 않을 것이다.은서우는 책임감을 갖고 인명진에게 변호사를 만날 시간을 물은 후, 특별히 하루 휴가를 내고 모든 일을 잠시 미루었다.시간이 되자 인명진이 차로 그녀를 데리러 갔다.카페.“안녕하세요, 은 선생님. 저는 경성 로펌에서 왔어요. 김 변호사라고 부르시면 돼요.”한 남자가 손을 내밀자 은서우는 악수하고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김 변호사님. 경성에서 오시게 만들어 죄송해요.”“괜찮습니다. 다른 일 때문에 원래 A시에 있었어요. 그리고 이건 친구가 부탁한 일이니 당연히 도와야죠.”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몇 사람은 앉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김 변호사는 오기 전에 대략적인 것만 듣고 자세한 것은 몰라서 은서우가 먼저 일의 전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했다.김 변호사는 매우 실력 있는 변호사로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응대하고 가끔 질문을 던지며 메모했다.은서우는 말을 마치고 나니 목이 바짝바짝 말랐다.음료를 마시려는데 인명진이 따뜻한 물 한 잔을 그녀 쪽으로 밀었다.“이거 마셔요. 서우 씨 요즘 감기 기운이 있으니 따뜻한 물이 목에 좋아요.”은서우의 손은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어 따뜻한 물을 잡았다.마시고 보니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인명진의 말을 들은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그건 아직 마시지 않았을 뿐 그의 컵이었다.은서우는 할 말을 잃고 옆을 보았다.남자는 마치 전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한 듯 곁눈질도 하지 않고 소맷자락에 값비싼 커프스를 하고 메뉴를 보고 있었다. 일거수일투족에서 차갑고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녀는 말없이 시선을 거두고 또 한 모금 마셨다. ‘아마 개의치 않는 것뿐이겠지? 됐어. 그만 생각하자.’“상황은 알겠어요.”김 변호사가 노트를 닫았다.은서우는 얼른 컵을 내려놓고 물었다.“혹시 이런 사건도 맡아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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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8화

하지만 은서우는 여전히 미안했다.그러자 남자는 멈춰 서서 운전석에 앉아 그녀를 쳐다보았다.그 눈동자는 햇빛 아래서 평소의 칠흑 같은 어둠을 벗고 짙은 갈색에 더 가까웠다.남자의 시선에 은서우는 어색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신의 얼굴이 분명 빨개졌을 거로 생각했다.“왜 그렇게 쳐다보세요?”인명진은 거의 보아내기 힘든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만약 정말 내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어서 그럴듯한 논문을 써오세요.”쿵!설레던 그녀의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대체 이 사람은 왜 만날 다른 사람의 논문 타령을 하는 걸까?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방금 그 설레던 마음은 잊고 은서우는 남자를 쳐다보지도 않았다.변호사를 선임한 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이건 은서우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니 이쯤에서 변호사에게 전권을 맡겼다.아이의 어머니는 특별히 병원에 와서 감사를 표했다.은서우는 그녀를 위로했다.“저한테 감사해할 필요 없어요. 지금은 변호사님께 잘 협조하세요. 힘내세요. 하루빨리 딸과 함께 그 고생에서 벗어나길 바랄게요.”“꼭 그렇게 하겠습니다!”여자는 눈물을 훔치며 떠났다.이 사건은 병원에서도 소문이 퍼졌다.이혜성은 은서우의 친절에 감탄하며 말했다.“너 선행 했다며? 어디 좋은 일을 하면 상을 받을 수 있는 곳 없나? 있으면 난 널 첫 번째로 추천할 거야.”은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마 없을 거야. 번거로운 일을 자초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테니까.”그러나 그녀는 후회하지 않았다.그녀의 태도를 보고 이혜성도 그녀를 설득하는 것을 멈추었다.그러나 은서우의 말을 씨가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번거로움이 찾아왔다.“은서우! 누가 은서우야! 당장 나와!”한 남자가 병원에 찾아와 소리를 지르며 병원의 프런트 간호사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간호사가 그의 새빨개진 눈을 보니 진짜 사람을 때릴 것 같아 부들부들 떨며 은서우의 사무실을 가리켰다.남자는 즉시 고개를 돌려 사무실로 돌진했다.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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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9화

남자의 주의를 돌린 은서우는 즉시 결단을 내리고 다리를 들어 그의 가랑이를 향해 강하게 걷어찼다.그는 즉시 손을 놓았다.은서우는 숨 쉴 틈도 없이 서둘러 문밖으로 뛰쳐나가면서 탁자 위의 진료 기록과 물컵을 집어 들고 냅다 남자에게 던졌다.그렇게 남자의 고함과 욕설 속에서 밖으로 뛰쳐나갔다.막 뛰쳐나가자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쳤다.곧이어 그녀의 어깨가 큰 손에 눌렸다.은서우는 고개를 들지 않아 누가 왔는지도 몰랐다. 당황한 나머지 방금 그 남자의 패거리인 줄 알고 너무 무서웠다.“이거 놔! 꺼져!”그리고 다시 똑같은 전술을 쓰려 했지만 이번에는 제지당했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는데 다행히 머리 위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이래요? 누가 서우 씨를 괴롭혔어요?”은서우는 그의 품에 와락 안겼고 이 순간에서야 눈물이 흘렀다.인명진은 그녀가 울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걸 보고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달랬다. 넓은 어깨는 그녀에게 무한한 안정감을 주었다.그의 숨결에 젖어 은서우는 마침내 진정되었다.자신이 운 이유를 설명하려던 순간, 방금 그녀에게 걷어차인 남자가 안에서 뛰쳐나와 한이 가득한 소리를 질렀다.“이년! 내가 너 죽여 버린다!”그의 손에 있는 물건이 번뜩였다.달려온 사람들은 남자의 손에 흉기가 있는 것을 보고 질겁했다.품에 안겨있던 은서우의 시야가 뒤집혔다. 알고 보니 남자가 그녀를 안고 돌아서서 자신의 뒤로 보호했다.은서우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응하기도 전에 다가오는 칼이 보였고 시퍼런 칼끝이 번쩍였다.“조심해요!”다행히 상상했던 장면은 일어나지 않았다.인명진은 남자의 하반신을 걷어차고 손쉽게 흉기를 제거했다.남자는 여전히 푸드덕거리고 있었다.인명진은 남자를 꽉 누르고 목덜미를 잡고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더 움직이면 폐인 만들어 놓는다.”나지막한 목소리는 그들 셋 외에는 아무도 듣지 못했다.남자는 인명진의 살기 가득한 말투에 온몸이 굳어졌다.은서우도 1초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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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0화

그리고 그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경찰은 곧 떠났고 이 소동은 무사히 끝났다고 할 수 있었다.은서우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친구가 옆에서 눈짓하며 재미난 이야기를 묻는 모습이었다.“너 눈에 경련 났어?”그녀가 묻자 이혜성은 퉁명스럽게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아니!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니다. 지금은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지. 빨리 설명해봐. 너와 원장님 대체 무슨 상황이야?”은서우는 어리둥절해 해며 물었다.“무슨 상황이라니?”이혜성은 눈을 크게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야, 방금 서로 껴안고 있는 거 나 말고 본 사람이 몇 명인 줄 알아? 근데 지금 두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차라리 귀신을 속여라.”“지금 솔직하게 고백하면 용서하고 그렇지 않으면 엄하게 처벌할 거야. 지금 모든 걸 털어 놓는다면 우리 우정을 지킬 수 있다고.”은서우는 머리가 하얘졌다.곧 얼굴이 빠르게 달아올랐고 단 몇 초 만에 귀 끝까지 붉어졌다.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는데 그녀와 인명진이 사람들 앞에서 서로 껴안았다니.친구의 가십 어린 눈빛을 보니 그녀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결국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별로 설명할 것도 없었다. 그녀와 인명진의 관계는 확실했다.듣고 난 이혜성은 약간 실망했지만 그저 입술을 삐죽 내미는 정도였다.“알았어. 난 또 뭐 대박 뉴스인 줄 알았지.”“참, 너 원장님한테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방금 손에 피나더라고.”이 말은 이혜성의 미끼였다.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은서우의 반응을 기다렸다.은서우는 인명진이 다쳤다는 말을 듣자마자 순간 놀라 아무것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뭐? 다쳤다고? 내가 가봐야겠어.”그녀는 이혜성을 두고 급히 자리를 떴다.일을 해결한 후 인명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가는 길에 여러 명의 의사와 간호사에게 물어보았지만 모두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녀는 직감적으로 그가 사무실에 있을 거로 여겼고 노크하는 것도 잊고 벌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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