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우가 그렇게 말해도 병원에서의 루머를 막을 수는 없었다.어디서 흘러나온 소문인지 그녀가 인명진과 관련이 있고 낙하산 인사라는 소문이 자자했다.이혜성은 화가 났다. “그 사람들 정말 웃기네? 질투 나면 당사자 앞에서 말하면 되지 꼭 뒤에서 잔꾀를 부려야겠어?”오히려 은서우가 그녀를 위로했다.“일단 화내지 말고 차 한 잔 마시며 목부터 축여.”그녀가 인터넷에서 구매한 차였다.정통 대홍포라고 하는데 정품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마셔보지 않았다.이혜성은 한 모금 마시더니 입맛을 다시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소문의 주인공은 너잖아! 근데 화가 전혀 안 나?”은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난 이미 겪었던 일들이라 별로 화날 것도 없어.”소문을 들었을 때 약간 그 느낌이 그립기까지 했다.경성의 그 병원에 있을 때, 그녀가 인명진과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주 듣기 싫은 말도 많았었다.그래서 그녀는 이미 습관 되어 화가 나지 않았다.이혜성은 듣고 나니 그녀가 더욱 불쌍하여 머리를 쓰다듬었다.“우쭈쭈 우리 서우, 많이 힘들었어요?”“닥쳐.”은서우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친해졌고 말도 전처럼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참, 너 오늘 성적 나오는 날이지?”그렇다.그녀가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은서우는 정말 까먹을 뻔했다. 그녀는 얼른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했다.역시 메일 한 통이 들어왔다.긴장과 설렘을 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누른 후 환호성을 질렀다.“나 통과했어!”은서우는 너무 기뻐 소문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졌다.시험에 통과하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이혜성도 진심으로 기뻐했고 밖에서 아직도 소문을 퍼 나르고 다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코웃음을 쳤다.“너 실력 없다고 떠드는 사람들, 눈 크게 뜨고 똑바로 보라 그래. 흥! 실력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학원에 가겠어?”은서우가 그녀를 위로했다.“됐어, 그만해. 그런 사람들 때문에 화내지 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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