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691 - Chapter 700

912 Chapters

제691화

부드러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지우는 송수빈의 스쿠터 뒤에 앉아 무거운 마음으로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송수빈은 어쩔 수 없어 하며 물었다.“너 진짜 남 대장님이랑 헤어질 거야?”지우는 힘없이 송수빈의 등에 기댄 채 눈을 감고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헤어지고 싶지 않아.”“너희 엄마 태도가 만만치 않던데? 엄마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하려고?”“아니. 사랑을 위해 가족을 포기하진 않을 거야. 엄마가 그 사람 받아들이게 할 거고 둘 다 포기하지 않아.”“차라리 이 일을 남 대장님께 말씀드리고 두 사람이 함께 해결 방법을 찾는 건 어때? 너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아.”“그 사람 바빠. 그리고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괜히 고민거리만 만들어서 그 사람 일에 지장 주고 싶지 않아.”지우는 남태준이 자기처럼 괴로워하는 것이 싫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절대 알게 해서는 안 돼.”반 시간 후, 스쿠터가 마을의 공원 광장에 멈추었다.벤치에 서 있는 사람도 있고, 나무에 오르는 사람도 있고, 산비탈에 서 있는 사람도 있고 여기저기 사람이 붐볐다.송수빈은 지우의 손을 잡고 인파를 헤집고 앞으로 나갔다. 옆 사람의 성난 눈초리를 받으며 송수빈은 기어코 가장 앞으로 달려들었다.그녀에게 질질 끌려간 지우는 다른 사람에게 미안할 따름이었다.광장 중간에는 수십 대의 카메라와 한 무리의 사진작가들이 있고 그 위에는 다양한 음식과 꽃이 있는 직사각형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십여 명의 배우들, 그리고 한 무리의 스태프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이 사람 중 몇 명은 인기 스타여서 많은 구경꾼이 몰려들었다.지우는 구석 가장자리에 있는 임다희가 한눈에 보였다. 그녀의 위치로 보아 비중이 작은 조연 같았다.송수빈은 부러워하며 감격에 겨워 말했다.“지우야. 여배우들 좀 봐. 다 너무 예쁘고 날씬해!”“그래.”지우가 담담하게 대꾸하자 송수빈이 말을 이었다.“대체 무슨 드라마지? 이미 마을에서 몇 달이나 촬영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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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차에 오른 남태준은 고개를 숙이고 메시지를 보냈고 곧 지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친구랑 연예인 구경하러 왔어?][수빈이가 꼭 같이 오자고 해서요.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네요.][요즘 바빠서 너와 같이 있을 시간이 없네.][괜찮아요. 일이 중요하죠.][바쁜 일 지나가면 잘 보상해 줄게.]지우는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고는 물었다.[그 사람들 법을 어겼어요?][아직은 몰라. 데려가서 심문조사 해야 해.][그래요. 몸조심하고 잠자가면서 일해요.]마지막에 남태준은 그녀에게 키스하는 이모티콘을 보냈고 지우는 고개를 숙이고 방긋 웃었다.송수빈은 눈살을 찌푸린 채 지우의 모습을 보며 놀렸다.“겨우 메시지 몇 통으로 그렇게 행복해?”지우는 당장 웃음을 거두며 휴대전화를 넣고 덤덤하게 대답했다.“연예인 구경 다 끝났어? 이제 돌아갈까?”송수빈이 그녀를 따라 돌아섰다.두 사람이 막 인파에서 벗어났을 때 갑자기 정장 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두 사람 앞을 가로막았다.지우가 의혹스러운 듯 그를 주시했다.“지우 씨 되세요?”“제가 지우 맞는데 누구시죠?”“제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저희 사장님이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세요.”송수빈이 긴장하며 지우의 손을 잡고 물었다.“이 사람 사장님 알아?”지우가 고개를 저으며 남자에게 물었다.“그쪽 사장님이 누구죠?”“만나면 알게 될 거예요.”“미안하지만 전 만나고 싶지 않아요.”남자는 휴대전화를 꺼내 동영상을 켜고 지우 앞에 내놓았다.“가야 할 텐데요?”영상에는 그녀의 동생 지성이 나왔는데 그는 도박 테이블에 앉아 손에 칩을 들고 배팅하고 있었다.지우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영상을 보다가 남자를 향해 물었다.“내 동생 어딨어요?”“혼자 따라오세요.”송수빈은 지우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나도 가야겠어요.”남자는 차가운 눈으로 송수빈을 노려보았다.“죽고 싶지 않으면 따라오지 마시죠.”워낙 겁이 많은 송수빈은 지레 겁을 먹고 긴장해서 멍해졌다.그러자 지우가 그녀의 손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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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4억 원?지우는 그 천문학적인 수치를 듣자 그 자리에서 혈압이 치솟고 화가 치밀어 지성에게 따져 물었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평범한 그들에게 4억 원은 평생 벌 수 없는 돈이었다.지성은 눈물범벅이 되어 온몸을 떨며 울먹이며 죄책감 가득 말했다.“누나. 나도 내가 이렇게 많은 빚을 지게 될 줄 몰랐어. 그저 친구랑 놀러 왔다가 갖고 온 몇십만 원 다 잃으면 갈 생각이었는데 계속 이기는 거야. 돈을 엄청 많이 땄어...”지우가 코웃음을 치며 비꼬았다.“그런데 이긴 돈을 다 잃고도 빌린 4억 원도 모조리 잃었다 이거야?”지성이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었다.지우는 불끈 쥔 주먹을 떨고 화가 나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 멍청한 동생을 당장 한바탕 패주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돌대가리야. 이건 분명 짜인 판이잖아. 너 바보야?”“누나...”지성은 울면서 소리쳤다. 그는 속으로 진작 후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짜인 판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인간의 욕심이 발동하면 지능이 마이너스가 되고 사고할 능력도 잃게 된다.지우는 마음을 가다듬고 지성을 지키고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당신네 사장 어딨어?”남자가 옆방을 가리키며 진작 그녀를 들여보내고 싶었다는 듯 보였다.지우는 철없는 지성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방으로 갔다.그녀는 걸어가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몰래 녹음 기능을 켜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깔끔하고 넓은 사무실이었다.긴 사무용 책상에 간단한 사무용품과 카메라 화면을 모니터하는 콘솔용 대형 컴퓨터가 있었다.사무실 책상 앞에 한 사무용 의자가 지우를 등지고 있었다.“안녕하세요.”지우가 먼저 인사하자 사무용 의자가 천천히 돌아왔다.그러자 온화하고 점잖은 외모의 중년 남자가 보였는데 그는 마른 편이었고 얼굴에 온화한 눈빛과 친절한 미소가 보였다.남자는 지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얼굴의 미소가 더욱 밝아졌다.“그쪽이 지우?”지우는 이 남자의 목적이 자신이라는 걸 순간 확신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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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지우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나 그 사람이랑 헤어졌어요.”육건우는 의외라는 듯 여기는 표정이었지만 느릿느릿 말했다.“그렇다면 본인들이 알아서 빚을 갚아야겠군.”“그냥 진짜 원하는 걸 말씀하시죠.”지우가 여유 있게 말하자 육건우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더욱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지우를 보며 감탄했다.“아주 총명하군! 난 지우 동생이 점점 더 맘에 들어. 이렇게 하지. 나를 도와 몇 가지 일을 하면 이 4억 원의 빚을 청산하는 것 외에도 10억 원의 상금과 20억 원짜리 별장을 한 채 주지.”지우는 속으로 더욱 불안했지만 겉으로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어머니가 돈을 보면 눈을 반짝이는 것을 따라 배워 입을 떡 벌리고 어안이 벙벙해 있었다.육건우는 지우가 오랫동안 멍한 표정을 짓자 더욱 기뻐했다.즉시 서랍을 열고 그 안에서 상자를 꺼내 지우 앞에 내밀었다. “지금 당장 대답할 필요는 없고 돌아가서 잘 고민하고 다시 찾아와. 이건 우리의 첫 만남을 기념하는 선물.”지우가 천천히 상자를 열어보니 더욱 어리둥절했다.아주 비싸고 호화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세트였다.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싼 액세서리까지 준비한 걸 보니 진작에 그녀를 매수할 계획이 있었던 모양이었다.지우는 잠시 생각에 잠겨 일의 자초지종을 정리했다.이 사람들은 그녀가 남태준과 만나는 이유가 그의 재벌가 신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녀의 어머니부터 손을 써서 그녀가 남태준에게 시집갈 가능성을 짓밟아 그녀의 돈줄을 끊었다. 그런 다음 그녀의 남동생을 함정에 빠뜨린 다음 엄청난 재산으로 그녀를 유혹했다.그야말로 인간성에 대한 큰 시험이었다.지우는 방긋 웃더니 탐욕스러운 모습을 드러내며 천천히 보석함을 닫고 손에 쥐고 일어나 남자에게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건우 오빠 선물 감사해요.”육건우는 지우의 모습을 보며 천하의 가난한 여자들은 모두 똑같다고 생각했다. 허영심이 많고 탐욕스러우며 고액의 빚을 감당할 수 없고 돈의 유혹도 이겨낼 수 없다고.“집에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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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지우는 남태준의 집에 도착했다.그녀는 남태준에 미리 알리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연애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그의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내부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심플한 분위기였고 큼직한 거실은 밝고 깨끗하여 매우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지우가 신발장을 열어보니 안에 새 여성용 슬리퍼가 있었고 그녀는 즐거운 마음으로 슬리퍼로 갈아 신고 거실 소파로 가서 앉았다.휴대전화와 보석함을 탁자 위에 놓고 조용히 소파에 기대어 남태준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어떻게 설명해야지?’그렇게 반나절을 기다렸지만 남태준은 돌아오지 않았다.그녀는 남자가 이 정도로 바쁠 줄은 정말 몰랐다.저녁 식사를 준비해놓고 그가 돌아오면 함께 먹으려고 기다렸지만 어느새 깊은 밤이 되었고 그녀는 휴대전화를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남태준의 차가 집 앞마당으로 돌아왔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불빛이 왜 켜져 있지?’남태준은 차에서 내려 느릿느릿 문을 열고 들어섰다.그가 경계하며 거실을 훑어보니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고개를 숙이고 신발장을 들여다보았더니 지우의 신발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방긋 웃으며 행복한 감정이 순간 밀려왔다.그는 차 키를 놓는 동작도 가볍고 걷는 발걸음도 가벼웠다.남태준은 소파 앞에 와서 한쪽 무릎으로 쪼그리고 앉아 뜨거운 눈빛으로 잠든 여자를 바라보았다.그녀의 얼굴은 뽀얗고 촉촉해 한입 물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고 풍성한 속눈썹이 눈가를 덮어 마치 인형 같았고 말랑말랑한 입술은 더욱 매혹적이었다.그녀의 잠자는 모습은 아주 귀엽고 온순하고 아름다웠다.남자의 기다란 손가락이 지우 이마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쓸어올렸다.지우가 무심코 움직이자 그는 머리를 내밀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응?”지우가 꿈에서 깨어나 소리를 지르려 하자 남자의 따뜻한 입술이 이미 그녀의 입술을 막아버렸다.익숙한 향긋한 향기와 익숙한 잘생긴 얼굴에 지우는 눈을 부릅뜨고 깜빡였고 번뜩 정신이 들었다.다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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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지우는 자신이 그래도 화끈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남태준을 만나니 그야말로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지우는 수줍은 눈을 내리뜨고 중얼거렸다.“당신이랑 말하기 싫어요.”남태준은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저녁 먹었어?”지우가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밤 9시가 넘었다.그녀는 7시에 음식을 만들어 그를 기다렸는데 뜻밖에도 두 시간 넘게 잤고 지금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배 안 고파요.”지우는 그의 허벅지에서 내려와 소파에 앉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책상 위에 놓인 검은 상자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나 할 말 있어요.”남태준은 허리를 펴고 그녀에게 몸을 기울였고 태도도 단정해졌다.지우는 남자에게 물건을 건네주며 진지하게 말했다. “육건우라는 남자가 내게 값비싼 다이아몬드 장신구 세트와 휴대폰 한 대를 주며 나 매수하려고 했어요.”남태준은 굳어진 얼굴로 보석함을 받아 열었고 안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보고 말했다.“이 물건이 진짜라면 겨우 2천만 원 정도밖에 안 해. 휴대전화는 더 싸고.”지우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이건 그냥 처음 만난 선물에 불과해요. 만약 내가 그 사람 요구를 들어준다면 몇억 원을 더 주겠다고 했어요.”“방금 육건우라고 했어?”남태준의 말투가 더욱 엄숙해졌다.“맞아요.”지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남태준은 보석함을 천천히 내려놓았다.“너한테 뭘 시켰어?”“그건 아직 몰라요. 내가 바로 승낙하지 않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니 집에 돌아가 잘 생각하라고 했어요.”남태준은 안색이 가라앉은 채 매서운 눈빛으로 지우를 바라보았다.지우는 그의 위엄 있는 눈빛에 당황하여 긴장해 침을 삼켰다.남태준은 육건우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가 지금 조사하려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육건우의 머리로는 절대 이런 저급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남태준은 소파에 기대어 한껏 가라앉은 말투로 말했다.“육건우가 널 매수하려는 건 분명 나를 노리고 있는 거야.”“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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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지우는 코끝이 찡해졌다.알고 보니 남태준은 그녀가 조만간 그와 헤어지리라 추측하고 있었다.그녀는 친남동생을 나 몰라라 할 수 없고 그의 돈으로 남동생의 빚을 갚을 수도 없었다.남태준은 그녀 눈 속에 비친 괴로운 감정을 보며 따라서 마음이 조이고 아팠다.“태준 씨, 육건우는 판을 짜서 지성이가 4억 원의 빚을 지게하고, 돈으로 나 협박하고, 돈으로 나 매수하면서 그를 도와 일하라고 했어요. 우리 집은 빚을 갚을 돈이 없으므로 난 지금 매우 수동적이고 무력해요.”남태준은 괴로워하며 짧은 머리를 쓸어넘겼다.“그 돈 내가 있다니까.”“난 당신 돈 못 받아요. 내게는 지금 두 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하나는 변호사를 찾아 그를 사기도박으로 고소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당신을 도와 그 사람 밑에 스파이로 들어가는 거예요.”지우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며 말했다.“내가 육건우와의 대화를 녹음했어요. 하지만 증거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남태준은 소파에 털썩 넘어져 힘없이 기대었고 눈가에 슬픔이 가득했다.“너 혹시 나랑 헤어질 생각이야? 그래서 절대 내 돈으로 이 일을 해결할 생각이 없는 거지?”지우는 가슴이 아파 고개를 떨구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지금의 그녀는 자신이 없고 막막하기만 했다.하지만 최선을 다해 어머니를 설득할 것이다. 그녀도 남태준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으니.지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남태준에게 그녀의 어머니가 두 사람 관계를 반대한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만약 미래의 어느 날 그녀가 남태준과 결혼한다면, 그녀의 어머니가 처음에 극구 반대해 그들의 감정에 걸림돌이 되었다면 남태준의 마음속에서 그녀 어머니의 이미지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지우가 마침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녀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그녀가 부랴부랴 휴대전화를 들어 발신자 표시를 보니 어머니였다.그녀는 전화를 받고 일어서서 옆으로 가서 말했다.“엄마.”전화기 너머로 지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누나. 빨리 집에 와. 엄마가 자살하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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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지우는 입술을 꽉 틀어막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가슴이 아파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지성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누나. 나도 죽고 싶어. 누나와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 내가 어리석고 탐욕스러워서 이런 비극을 일으켰어.”지우는 지성이 돈에 대한 탐욕이 그의 무능에서 왔지만 어느 정도는 효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줄곧 큰돈을 벌어 어머니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 싶어 했다.지우가 흐느끼며 물었다.“왜 엄마한테 도박 빚 얘기를 했어?”지성이 얼굴을 감싸고 폭풍 오열했다.“난 정말 말 안 했어.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울고 있었어. 아주 슬프게 울더니 베란다 밖으로 나갔다고.”지우는 코를 훌쩍이고 아주 고통스럽게 눈물을 참으며 천천히 베란다 쪽으로 향했다.“엄마, 내가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내려와요. 네? 우리 말로 풀어요. 엄마 이렇게 가면 나랑 지성이 어떡해요? 우린 평생 죄책감을 안고 고통 속에 살 거예요.”“엄마 제발...”지우는 말하더니 참지 못하고 또 울기 시작했다.“내가 빌게요. 제발. 내가 잘못했어요. 엄마 말 들을게요.”진효연은 여전히 감정이 격앙되어 비통해하며 흐느꼈다. “지우야, 엄마는 정말 살고 싶지 않아. 이번 생은 너무 힘들고 고단해.”“그 가난한 시절에 태어나 잘 먹지 못하고 잘 입지도 못했어. 집안에 형제자매가 많아서 굶는 날도 많았고. 난 그렇게 가난한 생활이 너무 두려웠어. 나중에 능력도 없는 네 아버지와 결혼해서 어렵게 살다가 너희 남매까지 낳고 나니깐 삶이 더 고됐어.”“흑흑... 이 집은 이미 망가졌어. 그런데 빚까지 그렇게 많이 졌으니. 난 정말 살고 싶지 않아. 그래도 지우 네가 능력이 있어 다행이야. 네 아빠 병 치료하느라 진 빚 모두 네가 어깨에 짊어지고 2년 안에 갚았으니.”“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경조금 몇천만 원 받고 드디어 노후를 보낼 돈이 좀 생긴 줄 알았더니... 네 동생에게 차를 사주고 차 대출까지 갚게 될 줄은 몰랐다.”진효연은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울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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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거실은 의외로 조용했다.벽에 표시된 시간은 이미 12시 30분이었다.지우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지성을 보고 또 마음을 추스른 어머니를 보았다.그녀는 마음이 매우 무거웠고 돌에 눌려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이런 억압된 가정 분위기에 지우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엄마. 지성이는 함정에 빠진 거니까 경찰에 신고하면 돼요.”지우가 심호흡을 한 후 말을 이었다.“내 남자친구가 마약 형사는 맞지만 그 사람 일은 정말 우리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그러니까...”지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효연이 버럭 화를 냈다.“지성이를 함정에 빠뜨린 놈들이 노리는 건 바로 네 남자친구야. 만약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 인간들이 왜 내 아들을 함정에 빠뜨렸겠어? 넌 왜 아직도 문제의 심각성을 몰라?”지우는 고개를 떨구고 마음이 살살 아팠고 말문이 막혔다.그때 지성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누나. 엄마 말이 사실이야? 언제 형사 남자친구를 뒀어? 누나 남자친구 때문에 건우 형이 나 4억 원을 빚지게 한 거야?”지우는 정말 지성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어리석고 탐욕스럽지 않았다면 일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거실에 침묵이 흘렀고 지우는 주먹을 천천히 쥐며 어느새 눈시울이 젖었다.“이 엄마 말 들어. 그냥 같은 동네에 있는 형편이 그런대로 괜찮은 남자와 만나면 좀 어때? 왜 굳이 형사를 만나겠다는 거야?”진효연은 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지성이가 빚진 이 많은 돈을 우리는 정말 갚을 능력이 없어!”지우는 몰래 눈물을 닦고 고개를 들어 진효연을 바라봤다.“누가 엄마한테 지성이 빚진 거 얘기해줬어요?”“지난번에 찾아왔던 그 매니저라는 여자가.”임다희 매니저?역시 그녀였다. 그녀는 육건우와 한통속으로 뒤에서 틀림없이 많은 나쁜 짓을 했을 것이다.“엄마가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면 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지성이 도박 빚도 해결할 수 있어요.”진효연은 눈물로 흐릿한 눈으로 지우를 바라보았고 지성도 궁금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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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다음 날 아침, 지우는 육건우를 찾아가 휴대전화와 액세서리를 모두 돌려주며 담담하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 물건들을 받을 수 없고 원하시는 일도 해드릴 수 없겠네요.”육건우는 담배를 꼬나물고 다리를 꼰 채 미간을 찡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의외라는 표정이었다.“동생 빚 갚고 싶지 않아? 돈과 별장을 갖고 싶지 않아?”지우가 그의 선물을 가지고 간 것은 일단 육건우를 안정시킨 다음 돌아가서 남태준과 상의할 생각이었다. 그녀가 스파이가 되어 육건우 곁에 있으면서 남태준을 위해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고 싶었다.하지만 남태준은 그녀가 스파이가 되는 걸 동의하지 않았으니 지우도 더 이상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건우 오빠, 제 동생은 놔주셨으면 해요. 그 도박 빚은 당신들이 짜놓은 판이니 지성이는 억울해요. 빚을 청산해주면 안 될까요?”육건우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어이 없어 했다.지우도 자신의 말이 허황한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짐짓 덤덤하게 말했다.“만약 지성이를 놔주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취해 우리 권익을 지킬 수밖에 없어요.”육건우는 담배 재를 털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이 빚을 갚는 건 세상 도리야. 도박 빚도 빚이니 물론 갚아야지. 너무 순진하게 굴지 마.”“우리가 그날 나눈 대화는 제가 이미 녹음했어요. 경찰에 신고할 거고 법원에 고소해서 법적 수단으로 이 빚을 해결할 거예요.”지우는 단호한 태도로 말하고는 일어나 돌아섰다.육건우는 어리둥절했다.저도 모르게 생각에 잠겼고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그가 전에 했던 무슨 말을 녹음했을까?지우는 그녀의 스쿠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넓은 도로를 달렸다.그녀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마음이 허전했고 눈에서 눈물이 절로 흘러내렸다.햇볕이 그녀에게 내리쬐었지만 조금도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의 고향을 보고 또 지역의 소박한 민풍을 보며 지금의 자신을 생각했다.남태준과 연애하는 동안 너무 허황하고 비현실적인 좋은 꿈을 꾼 것 같았다.꿈에서 잘 생기고 재력 있는 왕자가 그녀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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