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671 - Chapter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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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보아하니 지우는 그 일을 잊지 못한 듯했다.“차에서 내려요!”지우가 화가 나서 소리쳤지만 남태준은 움직이지 않고 시동을 끄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투는 더없이 부드러웠다.“지우야. 우리 한 번 시도해 보자.”‘시도해? 대체 뭘? 설마 침대에서 시도해 보자는 거야? 이런 개자식!’지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그의 몸을 두드리고 밀치면서 억지로 그를 차에서 끄집어내려고 했다.“이런 개자식. 시도하긴 뭘 시도해!”남태준은 이유도 없이 그녀에게 얻어맞아 쩔쩔맸고 아프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스쿠터를 뺏다가 다칠까 봐 그녀에게 돌려주고 한 발짝 물러섰다.예쁘장하고 부드러운 얼굴에 그녀의 욱하는 성격을 들어보니 역시 그가 알고 있던 지우가 맞았다.온순한 어린 양의 모습을 갖고 있었지만 그녀의 성격과는 거리가 멀었다.지우는 스쿠터를 가로채고 곧장 떠났다.남태준은 어쩔 수 없이 탄식하며 쓸쓸한 마음으로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았다.지우가 몇 미터 가다가 멈추자 남태준은 그녀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를 태워주려는 줄 알았지만 그녀는 고개를 홱 돌려 큰 소리로 소리쳤다.“남태준! 앞으로 이 누나 앞에 나타나지 마. 내 눈에 띌 때마다 맞을 줄 알아. 네 엄마도 못 알아볼 만큼 두드려 패버릴 거야!”남태준은 얼떨떨해서 그녀의 호언장담에 몇 초 동안 멍해 있다가 그녀가 멋지게 스쿠터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어떡하지? 너무 좋아. 맞아도 좋아!’하지만 만나 볼 기회도 주지 않는 걸 보니 정말 그에게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지우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11시 반이었다.그녀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지성이 소파에 누워 게임을 하는 것을 보았다.지성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물었다.“아까 술집에서 뛰쳐나가 어디 갔었어? 왜 이제 와?”지우는 화가 나서 열쇠를 내려놓고 슬리퍼로 갈아 신고 냉장고로 직행하더니 안에서 콜라 한 캔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콜라의 탄산이 위에 들어가면서 순식간에 편안해지자 마음속의 화가 절반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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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저요. 저도 갈게요.”“저도요!”남태준이 오신우를 가리키며 말했다.“내게 여동생을 소개해주고 싶다는 오신우 씨가 나랑 같이 가죠.”오신우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렸다.두 사람은 경찰서를 나와 차에 올랐고 오신우가 호기심에 물었다.“대장님, 혹시 제 여동생을 만나고 싶어 일부러 저와 함께 가시는 건가요?”남태준은 가볍게 웃더니 운전석에 앉아 안번벨트를 맸고 오신우도 신나서 안전벨트를 잡아맸다.남태준이 시동을 걸고 천천히 차를 몰면서 느릿느릿 말했다.“그쪽 여동생에겐 관심 없어. 내가 좋아하는 여자 보여줘서 그 생각을 단념시키려고.”오신우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몰래 창밖을 보며 숨을 내쉬었다.아주 직설적이고 인정사정없는 거절이었다.시장, 효연 매점.지우는 계산대 옆에 엎드려 눈은 흐릿하고 머리는 텅 비고 맥이 빠진 모습이 마치 거의 죽어가는 백합꽃 같았다.“동화 한 줄 주시오.”지우가 유리장을 열고 동화 한 줄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5만 원입니다.”“일단 외상으로 하고 다음에 같이 줄게.”남자가 담배를 가져가려는 순간 지우가 빠르게 반응하여 담배의 반대쪽을 움켜쥐고 눈살을 찌푸린 채 맞은편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또박또박 말했다.“외상은 사절입니다.”그러자 남자가 화를 내며 말했다.“그쪽 어머니는 계속 외상을 줬어. 장사 이따위로 할래?”지우가 코웃음을 치더니 입술을 깨물고 담배를 다시 유리장에 넣고 서랍에서 장부를 하나 꺼냈다.그녀는 남자의 소매를 잡아당겨 그가 가지 않도록 하고 한 손으로는 장부를 뒤적이며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외상을 얼마나 하셨죠?”남자가 불쾌하게 말했다.“지금 뭐 하는 짓이야?”“그동안의 빚을 청산하고 있잖아요. 가게 입구에 분명히 쓰여 있어요. 소자본 장사라 외상은 사절이라고. 빚을 졌으니 갚는 건 당연하죠.”“지금은 돈이 없으니 다음에 갚을게.”지우는 냉소를 지었다.그녀는 이런 사람을 많이 보았다.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외상이 몸에 배어서 공짜가 먹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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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지우가 전단지 한 장을 챙겨 서랍에 넣고는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오신우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혹시 가게 문 앞에 한 장 붙여도 될까요?”지우가 그를 향해 입술을 오므리며 웃었다.“마음껏 붙이세요.”“감사합니다.”오신우는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나가서 전단지를 붙였다.남태준이 매점 진열대를 한 바퀴 돌아보니 작은 진열대가 두 개뿐이었고 상품 종류가 적어 한눈에 볼 수 있었다.그는 냉차 한 병을 가지고 지우 앞으로 갔고 지우가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천원입니다.”남태준이 현금을 건네더니 냉차를 지우 앞에 놓았다.“이거 마시고 가라앉혀.”지우는 얼굴이 뜨거워졌고 그를 쏘아보며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남태준. 무슨 뜻이야?”그는 화를 가라앉히라는 뜻으로 말했지만 그녀는 욕망을 가라앉히라는 뜻으로 이해했다.반면 오신우는 깜짝 놀랐다.누가 감히 대장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저렇게 화를 낼까?그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더니 곧 깨달았다.남태준이 좋아하는 여자는 바로 수려한 외모와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여자였다.남태준이 여유롭게 말했다.“나 마을 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어. 앞으로 자주 볼 텐데 볼 때마다 얼굴 붉히며 화낼 거야? 그럼 유방에도 안 좋고 몸도 상해.”“변태!”지우는 냉차를 그의 손에 찔러넣고 그의 몸을 밀면서 밖으로 내몰았다.“당신 같은 고객 안 받으니까 나가!”남태준은 몸을 돌려 그녀의 손목을 잡고 뒤로 꺾어 허리를 껴안고 자신의 품에 끌어당겨 강제로 제압했다.남자의 강하고 힘센 손이 힘들이지 않고 지우를 제압하자 그녀의 온몸이 그의 품에 안겼다.두 사람의 몸이 밀착되자 지우는 심장은 빨라졌고 긴장된 호흡은 흐트러졌고 볼부터 귀밑까지 후끈 달아올랐다.남자의 익숙한 향기로 가득 찬 숨결이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어지럽혔다.남태준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지우야. 나 너 좋아해. 같이 잠자리에만 들고 싶은 감정이 아니라 결혼하고 싶은 그런 감정이야.”지우는 놀라 어리둥절했고 입을 떡 벌리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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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을 받으니 지우는 마치 꿈을 꾼 듯 믿기지 않았다.하루 종일 가슴이 벅차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남태준처럼 훌륭한 남자가 왜 그녀를 좋아할까? 그녀는 집안도 별로고, 학력도 낮고 직장도 별로고 외모도 평범하고 성격은 약간 흉악하기까지 했다.하지만 남태준은 전혀 달랐다.재벌가에서 태어나 공직자이고 학력도 높고 능력도 뛰어난 데다 잘생기기까지 했다.아무리 봐도 그녀는 남태준에게 어울리지 않았다.“남태준이 헷갈리고 있는 게 틀림없어.”지우는 열등감에 엉뚱한 생각을 하며 좀 더 명확하게 묻고 싶었다.오후가 되자 진효연이 물건 몇 상자를 싣고 돌아왔고 입구에서 목청을 돋우어 소리쳤다.“지우야! 나와서 짐 옮겨.”가게를 나선 지우가 삼륜차 뒤의 화물을 훑어보았다.“오늘은 좀 적게 가져왔네요?”“지성이가 가져간 돈 아직 돌려주지 않아서 물건 들일 돈이 없어. 너 이번 달 식비는 언제 낼 거야?”지우가 물건을 옮기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아직 돈 내는 시간 안 됐잖아요.”진효연이 일하면서 잔소리했다.“얼른 남자 만나서 시집 가. 계속 이렇게 버티다가 금방 서른이다. 나이가 들면 어떤 남자가 널 데려가겠어?”지우가 불쾌하게 박스를 세게 내려놓더니 나와서 말했다.“엄마 나 이제 겨우 스물여섯이에요.”진효연이 코웃음을 쳤다.“스물일곱이거든?”“아직 생일 안 지났잖아요!”“나와 하루 이틀 나이를 따질 시간에 나가서 남편감이나 찾겠다.”진효연은 문 옆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허벅지를 짚고 숨을 헐떡였다. 물건을 가지고 오느라 힘들었던 모양이다.지우는 동작을 멈추고 천천히 진효연을 바라보며 몇 초 동안 고민하다 물었다.“엄마, 만약 돈 많은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면 그건...”진효연이 말을 끊었다.“돈이 얼마나 많은데?”지우가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말했다.“집에 회사가 있으니 안성에서 10위권이라고 할 수 있겠죠?”진효연이 코웃음을 치더니 비웃었다.“얌전히 우리 집 형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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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마약패가 얼마나 잔인하고 악랄한지 알아?”진효연이 울컥했다.“그놈들은 마약 단속 형사들을 잔인하게 죽이고도 화가 풀리지 않으면 경찰 가족에까지 손을 대고 온 가족을 몰살한다고.”지우가 설득하려고 노력했다.“엄마, 그건 극소수예요. 대부분의 마약 형사들은 안전해요.”진효연이 눈을 붉히며 고함쳤다.“아니. 아무도 안전하지 않아. 마약상들이 악한 마음을 먹으면 껍데기 하나 남기지 않고 온 집안을 도살해.”지우는 어머니가 이렇게 흥분하여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은 처음 보았다.그저 의논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왜 이렇게 흥분했을까?“엄마. 왜 그래요?”지우가 놀라서 다정한 말투로 묻자 진효연이 뒤돌아서서 몰래 눈물을 훔쳤다.지우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황급히 그녀에게 다가서며 물었다.“엄마, 전에 뭐 안 좋은 일 겪었어요?”진효연은 강인한 척하며 몸을 웅크리고 계속 상자를 뜯었다.“젊었을 때 좋은 약혼자가 있었어. 만약 그 악랄한 악당들 손에 죽지 않았다면 나도 네 아버지에게 시집가지 않았을 거야. 가난하고 쓸모없는 네 아빠는 착실하고 듬직한 것 빼고는 아무런 장점도 없어.”“그 사람이 경찰이었어요?”지우가 긴장하며 묻자 진효연이 다시 눈물을 훔치다가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니. 그 사람 아버지가 마약 형사였어. 대량의 마약을 노획해 큰 공을 세웠지. 하지만 일주일 후에 온 가족이 죽임을 당했어. 아흔이 넘는 어머니부터 반살 된 손자까지 여덟 식구 중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어. 내 약혼자는 집에서 셋째 아들이었어.”지우는 마음이 아프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어머니 젊은 시절의 사랑은 지극히 순진했고 약혼자인 첫사랑이 죽었으니 아마 평생의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진효연은 목을 좀 축이고 일어나 마음을 추스르고는 목청을 돋우어 말했다.“어쨌든, 네가 경찰한테 시집가는 건 싫어. 그런 불가능한 일에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마.”지우는 원래도 자신이 남태준 같은 훌륭한 남자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고민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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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청순하고 우아한 외모에 고급스러운 차림을 한 여자는 동네 사람 같지 않았고 아주 낯설어 보였다.그리고 같이 들어온 남자는 남태준이었다.지우는 자리에 털썩 앉자 긴장하며 빠르게 몸을 낮추고 소파 등받이로 자신을 가렸다.송수빈이 의문스러워 하며 물었다.“왜 그래? 글이 안 써져?”지우가 경직된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잠깐 쉬려고. 너 계속해.”“너 타이핑 속도 완전 거북이잖아. 언제 나 따라올지도 모르는데 이젠 게으름까지 피우네?”지우의 마음은 이미 줄거리를 떠나 있었고 조심스럽게 몸을 돌려 몰래 머리를 위로 올려 소파 등을 넘어 앞에 있는 남녀를 노렸다.남태준이 그녀를 등지고 앉자 그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당당하게 허리를 펴고 앉았다.세 자리 떨어져 있어서 그녀는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남태준의 반대편에 있는 여자는 정말 기품이 넘쳤다.그녀는 분명 남태준을 거절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괜히 질투가 나고 괴로웠다.‘저 여자 누구지? 남태준이 왜 단둘이 저 여자와 커피를 마시지?’‘설마 널 좋아해, 너와 결혼하고 싶은 그런 감정이야. 이런 말을 나 말고 많은 여자에게 한 거 아니야?’지우는 머릿속 생각을 떨쳐버리고 뒤통수를 껴안고 탁자 위에 내리찍었다.펑 하는 가벼운 소리가 나자 송수빈은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서두르지 마. 줄거리 막히는 건 흔한 일이야. 머리 쉬고 천천히 생각해.”“생각하고 싶지 않아.”지우는 울먹이며 말했고 머릿속은 온통 남태준으로 가득해 짜증이 몰려왔다.“너 아직 업데이트 안 했잖아? 생각하지 않으면 연재 중단이야. 개근 상금 15만 원 포기하려고?”개근 상금 15만 원?지우는 순식간에 힘이 솟구치더니 몸을 곧게 펴고 머리를 정리하며 자기 주문을 외쳤다.‘그래. 일이야말로 진짜 사랑이고 돈이 최고지. 남자는 중요하지 않아.”그러자 그녀는 곧 줄거리에 몰입해 타이핑하기 시작했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좌석.남태준은 우유와 설탕을 넣은 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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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임다희가 살짝 긴장한 채 말했다.“지난 일 년 동안 수도 없이 너 찾아가서 사과하고 싶었지만 일이 너무 바빴고 매니저가 혼자 못 나가게 해서...”남태준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너 무명 배우에서 인플루언서로 전락했잖아? 그렇게 바빠?”임다희는 긴장해서 냅킨을 집어 들고 눈물을 닦으며 속으로 지금의 남태준은 전혀 배려심이 없어 휴지도 건네주지 않는다고 원망했다.임다희가 자신 있게 말했다.“나 이젠 여주 급이야.”남태준이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물었다.“제목이 뭔데?”임다희는 얼굴이 어두워지고 난처해졌다. 남태준의 돌직구 성격에 참사당할 것 같았다.남태준은 범인 심문이라도 하듯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며 말투가 엄숙해졌다.“제목이 뭐냐고?”임다희가 쭈뼛쭈뼛 제목을 말하자 남태준이 검색해서 한 번 보더니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덤덤하게 말했다.“웹 단막극 여주도 주인공이긴 하지.”임다희는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는 당시 운이 좋아서 한 드라마의 조연에 출연했는데 그 배역이 갑자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한순간에 많은 감독과 광고주들이 그녀를 찾았다.그녀는 자신이 잘 될 거라고 생각했고 연애가 그녀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까 봐 남태준을 차버렸다.다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기가 사그라지는 건 한순간이었고 잠깐 반짝하더니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그녀는 줄곧 후회하고 있었다.1년 전, 그녀는 여주인공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연예계의 한 거물을 따라 접대하러 요트에 올랐다.접대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한 돈줄에게 맘에 드는 여자를 골라주는 일이었다.뜻밖에도 그때 요트에서 남태준을 만난 것이다.남태준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녀를 보트에서 쫓아내려 했고 심지어 그녀를 데려다주라고 사람을 붙여주기도 했다.하지만 그녀는 감사하기는커녕 남태준에게 벌컥 화를 냈다. 전에는 그래도 멀쩡한 경찰이더니 지금은 다른 사람의 심부름꾼이나 한다며 욕했다.그 말이 나오자 돈줄은 즉각 알아채고 그녀를 체포했다. 조금 위협하자 그녀는 남태준의 생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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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지우가 정신없을 때, 옆에 갑자기 그림자가 다가왔다. 그녀와 송수빈이 테이블을 닦고 노트북을 막 내려놓았을 때, 귓가에 남자의 굵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우야.”남태준의 목소리를 들은 지우는 바짝 긴장했다.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애써 침착한 척 그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안녕하세요. 대장님.”그녀의 대장님이란 호칭에 남태준은 씁쓸해 예의 미소조차 짓지 못했다.“요 며칠 계속 네 전화 기다렸어. 네가 나 찾아오길 기다렸다고.”송수빈은 충격적인 얼굴로 남태준을 보고 또 지우를 바라보았다.지우가 언제 이렇게 멋지고 잘생긴 남자를 알았는지 궁금했다. 대장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아마 경찰일 것이다.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 얘기를 하기 싫어 지우가 급히 말머리를 돌렸다.“요 며칠 바빴어요.”그때 임다희가 남태준 곁으로 다가가 어두운 얼굴로 지우를 훑어보더니 눈 밑에는 비우호적인 빛이 어려 있었다.지우도 그녀가 다가온 걸 보고 급히 말했다.“두 분 얘기 나누세요. 저와 친구는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그녀는 말을 마치자 서둘러 물건을 정리했고 송수빈도 눈치껏 아무 말도 없이 덩달아 짐을 챙겨 나가려 했다.지우가 남태준의 곁을 지나갈 때, 그가 지우의 팔을 잡고 살며시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또 무슨 일이죠?”지우는 당황스러움을 감추려고 애써 미소 지었다.남태준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그녀는 아직도 얼떨떨했다. 속으로 남태준을 좋아하고 그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두 사람의 신분 차이 때문에 그녀는 열등감을 느꼈고 자신이 이 남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무엇보다 어머니가 크게 반대했다.그런 상황에서 바로 선택을 내리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그런데 마침 그가 다른 여자와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보고는 질투심이 타오르고 엉뚱한 생각을 하며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고 복잡했다.그래서 지우는 지금 남태준을 마주할 수 없었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일이든 감정이든 항상 적극적으로 나섰고 절대로 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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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남태준의 얼굴빛이 흐려지며 엄숙한 말투로 수정했다.“간병인이 아니라 지금 내가 좋아하고 있는 여자야.”이 말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세 여자는 모두 놀라서 멍해졌고 지우는 볼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이 남자는 정말 직설적이고 숨기지 않으며 돌려 말할 줄도 몰랐다.이렇게 돌직구로 나오면 그녀는 어떡해야 할까?“나 먼저 가볼게요.”지우가 다시 남태준의 곁을 지나가자 남태준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이번에는 손을 놓지 않고 송수빈에게 예의 바르게 말했다.“지우 친구분?”그러자 송수빈이 웃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송수빈입니다.”“수빈 씨, 지우 잠시 빌려도 될까요?”남태준이 예의 바르게 묻자 지우는 멍해졌다.잠시 빌린다니? 그건 무슨 뜻일까?송수빈은 바로 가라는 몸짓을 하며 기뻐했다.“네. 얼마나 오래 빌리든 상관없어요. 지우 이제 안 바빠요. 매일 두세 시간 일하는 것 빼고는 시간 많아요.”“고마워요.”남태준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지우의 손을 잡고 돌아섰다.그러자 임다희의 안색은 잿빛이 되었다. 남태준이 그녀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여자를 데리고 떠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슬프고 화가 났지만 질투와 증오가 더 많았다.질투 어린 눈빛으로 지우의 뒷모습을 매섭게 노려보며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그녀는 남태준이 지우를 좋아할 리 없다고, 전부 자신을 화나게 하고 싶은 행동이라 믿었다.송수빈은 임다희를 힐끔 쳐다보고는 짐을 챙겨 슬그머니 자리를 떠났다.주차장 밖에서 남태준이 지우를 차에 밀어 넣었다.남태준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려 하자 지우가 바로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왔다.“제가 할게요.”그녀는 평온해 보였지만 속으로는 이미 긴장되어 죽을 지경이었다.남태준은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돌아가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는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차량이 넓은 도로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차 안의 분위기가 다소 억압적이었고 두 사람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남태준이 먼저 정적을 깼다.“다희가 옆 마을에서 촬영하고 있어서 우연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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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남태준은 흥분해서 설레게 오므리고 가볍게 웃으며 극도로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첫째, 절대 공개하지 말고 비밀에 부쳐야 하고 우리 가족에게 알려서는 더더욱 안 돼요.”남태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둘째, 내가 헤어지자고 하면 무조건 응해야 해요.”그러자 남태준은 사람 전체가 어두워져서 불쾌하게 앞을 바라보며 핸들에 손을 얹고 천천히 움켜쥐었다.시작도 하기 전에 실연의 아픔을 느낀 것 같아 기분이 매우 나빴다.지우는 그의 안색이 극도로 어둡고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을 보고 약간 당황해서 말했다.“어렵다면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요.”“약속할게.”남태준의 딱 잘라 말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갔다.순간, 지우는 미친 듯이 설레고 심장이 떨렸다.그 말 이후 두 사람은 연인관계로 변했고 한순간에 변한 묘한 느낌에 그녀는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몰랐다.“네.”지우는 대답하고 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잔뜩 긴장한 채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창밖을 내다보았다.남태준은 다시 시동을 걸어 운전했고 10분 후, 차량이 작은 정원이 있는 민가로 천천히 들어섰다.지우가 차 유리창을 통해 사방을 살피니 앞에는 2층 높이의 큰 집이 있었는데, 인테리어가 아주 정교하고 보기 좋게 꾸며져 있었고 현대풍의 심플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집 주위는 투각된 담장으로 둘러쳐져 있고 마당 앞에는 화초와 나무들이 심겨 있고 그리 크지 않은 금붕어 장이 있었다.남태준이 차에서 내리자 지우도 따라 내렸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 인테리어가 고향답지 않다는 생각에 물었다.“여기 어디예요?”“내가 사는 집.”남태준이 그녀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셋집이에요?”지우가 경악해서 그를 바라보며 속으로 그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그러자 남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몇 달 전에 샀어. 친환경 소재로 리모델링해서 지금 여기에 살고 있어.”“왜 여기에 집을 사요? 나중에 여기서 노후를 보낼 생각이에요?”지우가 궁금해서 묻자 남태준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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