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하준은 마음을 추스르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기대하는 말투로 물었다.“완아. 너 나 사랑해서 내 아이를 임신하고 싶고 M국에 머물고 싶은 거야?”정안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 끝이 저릴 정도로 아팠다.남하준은 진지한 눈빛으로 진심을 담아 말했다.“너만 남고 싶다면 난 목숨을 걸고 너 보호할 거야. Z국이 아무리 강해도, 내가 있는 한 넌 무조건 안전해. 모든 일은 내가 책임질게.”정안은 눈물을 참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다.‘난 오빠가 목숨 거는 것도, Z국과 적이 되는 것도, 오빠 몸이 부서지는 것도 전부 원하지 않아요.’남하준은 점점 뒷걸음질 치는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두 손으로 정안의 어깨를 잡고 허리를 굽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완아, 너도 나 사랑하지?”정안은 눈물을 참고 코를 훌쩍이며 애써 덤덤하게 말했다.“아니요. 나 Z국으로 돌아가면 일하느라 결혼할 생각 없어요. 그냥 오빠 유전자가 탐나서 아이를 낳고 싶었을 뿐이에요.”남하준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려갔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는데 눈가에 눈물이 가득했고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정안의 그 말은 수백 개의 화살처럼 그의 심장을 찌르고, 피와 살을 헤집어 피가 뚝뚝 떨어져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그는 웃었다. 우는 것보다 더 못생기게 웃는 그의 눈 밑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분노에 차서 나지막이 화를 냈다.“날 사랑하지 않아도 돼. 근데 왜 그렇게 잔인한 수단으로 나 괴롭히려는 거야?”정안은 눈물범벅이 되어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남하준이 소파 가장자리에 가서 방금 떨어뜨린 핸드폰을 주워 정안을 등지자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슴이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그는 얼음처럼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난 널 만난 적도, 사랑한 적도 없는 거야. 앞으로 남은 인생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Last Updated : 2024-09-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