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391 -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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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정안은 손이 텅 빈 채로 주인인 양 행동하는 그녀의 태도를 보고 있자니 황당하기 그지없었다.“난 괜찮아요.”“하준이 배고플 것 같으니 배웅하지 않을게요. 살펴 가세요.”유미는 예의를 차리는 듯했지만 말을 돌려 그녀를 쫓아내려 했다.말을 마친 그녀는 음식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정안은 주먹을 불끈 쥐고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 베란다 밖으로 나갔다. 시원한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자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그녀는 더 이상 이렇게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남하준이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이지만 그도 남자였다. 그리고 유미의 수단이 뛰어나고 두 사람은 오랜 친구였으니 언제 정이 피어날지도 모른다.그녀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정말 남하준을 잃었을 때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다.잠시 생각에 잠긴 정안은 몸을 돌려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녀는 노크 없이 바로 문을 열고 들어섰고, 마침 유미가 남하준을 부축하고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방안의 두 사람은 소리를 듣고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았다.정안은 뻘쭘했지만 용기를 내어 웃으며 말했다.“하준 오빠 혹시 나 필요할까 봐서요.”남하준의 눈빛이 놀라움에서 기쁨으로 번지더니 이내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미 떠난 줄 알았는데 아직 집에 있을 줄이야. 그의 냉담한 얼굴에 점차 미소가 피어올랐다.유미는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였는데 그녀는 정안이 아직 가지 않을 줄은 몰랐다.“도울 건 없어요. 아직 식사 안 하셨죠? 내려가서 요리사에게 저녁 식사 준비해달라고 하고 드시고 가세요.”정안이 입술을 오므리며 웃었다.“아직 배 안 고파요. 늦게 먹어도 되고. 어차피 갈 생각 없으니까.”남하준은 또 움찔했고 눈빛은 더욱 짙어졌다.유미는 경직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 큰 성인남녀가 같이 있는 건 좀 아니죠?”“난 괜찮아요.”정안은 또 남하준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다정하게 물었다.“오빠는요? 괜찮아요?”“금원의 대문은 언제나 널 향해 열려 있어.”남하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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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도와줘요?”정안은 그가 움직이지 않자 수줍게 물었다.남하준은 그녀가 떠나기를 기다렸는데 그 말을 들으니 덩달아 쑥스러워했다.하지만 정안은 밖에 있는 유미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오빠 일 다 보면 내가 부축해서 나갈게요.”남하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고 심장이 약간 뜨거워지고 호흡이 흐트러지고 쉰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네가 여기서 보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일을 봐?”정안은 서서히 몸을 돌려 등을 돌린 뒤 수줍게 말했다.“나 안 볼 테니 시작하세요.”“완아, 너...”남하준이 애틋하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말을 잇기도 전에 정안이 말을 끊었다.“꾸물거리지 말고 빨리요!”정안은 부끄러워서 화가 났다.남하준은 그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어 매우 난처했고 그녀의 곁에서 도저히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없었다.“오래된 부부라고 생각하면 부끄러울 것도 없어요.”정안이 고개를 푹 숙이고 옷자락을 두 손으로 살살 잡아당기며 수줍은 말투로 위로했다.“더군다나 우리 반년 동안 부부로 지냈잖아요. 친밀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남하준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뜻에 따라 바지를 내리고 무리하게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수다로 어색함을 달래려 했다.“그래서 내 몸은 언제 봤는데?”정안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그냥 헛소리한 거예요.”“태준이 형도 이렇게 돌봤어?”남하준의 말투가 약간 무거워졌고 불쾌감이 역력했다.“아니요. 태준 오빠는 오빠예요. 어떻게 이렇게 돌봐요?”남하준이 변기 버튼을 누르자 물소리가 났고 그는 세면대 쪽으로 걸어가 수도꼭지를 틀어 손을 씻었다.정안은 빠른 속도로 달려가 수건을 들고 그의 곁에서 기다렸다.그녀는 남하준의 눈치를 살피며 의문스럽게 물었다.“근데 왜 자꾸 태준 오빠 얘기하는 거예요?”남하준은 말없이 손을 깨끗이 씻고 수건을 챙기려는데 정안이 바로 그에게 건네주었다.그는 잠시 멍해 있다가 그녀가 건네준 수건을 받아 들고 부드럽게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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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남하준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좀 피곤한 듯 말했다.“너 바쁜데 매일 올 필요 없어. 나 이틀 정도 쉬면 다 나을 거야.”유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푹 쉬어.”정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문을 열고 나가던 유미는 고개를 돌려 정안을 보았다. 정안도 그녀를 올려다보며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공기는 얼어붙었다.방문이 닫히고, 정안은 마침내 한시름 놓았다.그녀는 숟가락으로 밥을 뜨고 고기를 집어서 올려 남하준에게 건네주었다.남하준은 입도 벌리지 않고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유미 갔으니까 더 이상 연기할 필요 없어.”정안은 움찔했다.“오빠, 나...”그녀는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그를 돌보고 싶었다.물론 유미를 화나게 하려는 목적도 부인할 수 없었다.남하준은 그녀의 숟가락과 젓가락을 받아 혼자 먹기 시작했다.“괜찮아. 난 기꺼이 너한테 이용당할 수 있어.”“내가 오빠를 이용해요?”“유미 화나게 하려는 거잖아.”정안은 또다시 말문이 막혔다.“너도 돌아가. 여기서 내키지 않는 일 하지 말고. 의미 없으니까.”남하준은 말을 빙빙 돌려가며 그녀도 쫓아내려 했고 정안은 마음이 좀 괴로웠다.“오빠는 내가 왜 유미 씨 화나게 한다고 생각해요?”남하준은 눈을 늘어뜨리고 식탁의 음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입맛이 없었다.“여자들 사이 갈등을 내가 어떻게 알아. 알고 싶지도 않아.”분위기가 다소 무섭게 가라앉았다.정안의 휴대전화 소리가 두 번 울리자 그녀는 흘끗 보고는 일어섰다.“오빠 나 잠깐 내려갔다 올 테니까 먼저 먹고 있어요. 지윤이가 나 옷 챙겨왔대요. 저녁에 내가 샤워할 물 받아 줄게요.”정안이 발걸음을 옮기자 남하준이 그녀를 불렀다.“백완자, 내가 오해할 만 한 일은 하지 마.”정안은 멈칫하더니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무거운 마음으로 설명했다. “나 이미 Z국 과학연구원에 사직서 제출했고, 국무원에 M국으로 다시 귀화하겠다는 신청서도 제출했어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 열심히 처리하고 있어요. 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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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정안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거실에서 지윤을 만났다.지윤이 옷 봉투를 건네주며 물었다.“언니, 왜 갑자기 금원에서 지내는 거예요? 도련님 대체 얼마나 다친 거예요?”정안은 짐을 받고 지윤과 소파에 앉았다.“큰 부상을 두 번 입어서 몸이 많이 허약해.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지윤은 우울해하며 침묵하자 정안이 물었다.“Z국 쪽엔 연락 없었어?”지윤은 안색이 굳어지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언니 신분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쉽게 언니를 놓아주려 하지 않죠. 어떻게든 언니를 쟁취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정안이 죄책감을 느끼며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계속 이 일을 맡아 처리해줘. 어느 쪽에도 미움 사지 않고 소란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지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안타까워하며 물었다.“대체 왜 Z국과 경분자를 포기하고 M국으로 돌아오려는 거예요? 전에는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며 어디서든 똑같다고 하셨잖아요.”“만약 M국으로 돌아오면 경분자에 관한 연구는 물론, 강대국의 지원, 그동안 고생한 성과도 포기하는 거고 심지어 미래의 노벨상까지 포기하는 거잖아요. 그건 인생 절정의 순간이에요, 언니.”정안은 고개를 숙이고 기분이 울적했다.“언니, 다시 한번 생각해 봐요.”정안은 견고하게 고개를 들더니 지윤의 근심 어린 눈길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 계속 Z국과 협상해줘. 어떤 요구를 제기하든 나만 보내준다면 난 다 괜찮아.”지윤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어 계속 설득하려 했다.“언니...”정안이 손을 내밀어 막았다.“그만. 나 이미 결정했어.”지윤의 얼굴이 확 굳어지더니 엄숙하게 말했다.“도련님 때문이에요? 언니는 사랑을 위해 사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정안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그럼 대체 왜요?”정안이 지윤의 손을 잡더니 진지하게 설명했다.“지윤아, 사실 과학에는 국경이 있어.”지윤이 어리둥절해서 눈살을 찌푸렸다.“Z와 M국은 우방국이고 관계는 그런대로 원만한 편이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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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정안은 옷을 드레스룸에 놓고 허리를 굽혀 노트북 모니터를 응시했다.갑자기 들이닥친 머리로 시선이 막히자 남하준은 깜짝 놀라며 그녀의 옆모습을 부드럽게 바라보았다.정안이 그가 일하고 있는 걸 보니 화면 페이지 팝업 서너 개가 켜져 있었는데 이메일, 무기 재고표, 채팅방 등등이었다. 그녀는 몸을 쭉 내민 상태로 남하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까운 거리 탓에 그녀의 아름답고 달콤한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고 그녀 머리카락의 은은한 향기가 풍겨와 더없이 매력적이었다.남하준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눈빛이 깊어졌다.“오빠, 지금은 푹 쉬어야죠. 일은 잠시 내려놔요.”정안이 속삭이자 남하준은 노트북을 천천히 덮었다.그녀는 만족스럽게 웃더니 그의 손에서 노트북을 받아 멀리 있는 책상 위에 놓았다.“오빠, 몸 닦을래요? 아니면 씻을래요?”정안은 멀리 서서 속으로는 긴장했지만 짐짓 덤덤하게 물었다.남하준이 옆에 있던 휴대전화를 들어보니 저녁 8시였다.“나 신경 쓰지 말고 너 방에 가 쉬어.”정안은 두 손을 등에 얹고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서며 수줍게 말했다.“오늘 밤엔 오빠랑 자고 싶어요.”남하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멍해 있자 정안이 다급히 설명했다.“오해하지 마요. 오빠가 밤에 물 마시거나 화장실 가거나 혹시나 나 필요한 일 있을까 봐 그래요.”남하준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고 깊은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정안은 이 남자의 생각을 도무지 짐작할 수 없어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거 2미터짜리 침대라 충분해요. 절대 오빠 상처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해요.”남하준은 입술을 오므리고 엷게 웃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완아, 나 휴대폰 있어. 필요한 거 있으면 너한테 전화하면 돼. 그러니까 너 나랑 잘 필요 없어.”“그래도 나 걱정된단 말이에요.”남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나랑 같이 자는 건 안 걱정 되고?”“나 그냥 오빠 잘 보살펴주고 싶을 뿐이에요.”“우린 부부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데?”남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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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너 진짜 안 나갈 거야?”“안 나가요. 벗어요.”정안은 덤덤하게 말했지만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었다.“그럼 나 벗는다?”정안은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 박동이 빨라져 긴장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벗으면 벗는 거지 왜 나 알려주고 그래요? 얼른 벗어요!”남하준은 대답 없이 조용히 바지를 벗었다.정안은 등골이 뜨겁고 땀기가 스며들며 가슴이 심하게 요동쳤다. 머릿속에는 매혹적인 그의 튼실한 가슴 근육과 복근, 넓은 어깨와 좁은 허리가 둥둥 떠다녔다.물소리를 들은 후에야 정안은 몸을 돌렸다.남하준이 이미 욕조에 몸을 담근 것을 보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욕조 쪽으로 반쯤 웅크리고 앉아 바디워시와 샤워볼을 가져왔다.“어깨 상처 입은 곳에 물 닿아도 돼요?”남하준은 따뜻한 물에 누워 천천히 눈을 감았다.“아직은 안 돼.”“그럼 상처 주위만 닦을게요.”“그래.”곧 정안은 말없이 손에 바디워시를 놓고 가볍게 비벼서 거품을 낸 다음 그의 어깨에 올려 천천히 아래로 발라줬다.목, 어깨, 등, 가슴, 팔... 그녀의 손바닥에 긁힌 살갗은 마치 남하준의 체내에 불을 지르는 것 같았다. 눈을 꾹 감고 있는 그는 도무지 즐길 수 없었고 괴로워하고 자제하고 끊임없이 인내하고 있었다.그의 감각은 온통 그녀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손바닥 온도로 가득 찼다. 그의 몸 위를 헤엄쳐 살살 긁어대어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어 그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남자의 숨이 거칠고 몸이 조이는 것을 느낀 정안이 의문스러워 물었다.“오빠, 어디 아파요? 혹시 어지러워요?”“완아.”남자의 목소리는 잔뜩 잠겨 있었다.“너 진짜 나 이렇게까지 돌보지 않아도 돼.”“고집은! 세상에 보살핌받는 거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어요?”남하준은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고 더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 다치긴 했지만 정상적인 성인 남성이야.”“나 오빠 비정상이라고 한 적 없어요!”정안은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계속 그의 몸을 닦아줬다. 거품투성이의 손으로 그의 몸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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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정안은 속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알고 보니 그는 이렇게도 예민했다.‘이 정도로 벌써 못 견디겠다는 거야?’남하준이 다정하게 물었다.“완아, 먼저 나가줄래? 입구에서 나 기다려.”“아!”정안은 고개를 푹 숙이고 웃음을 참으며 일어나 담담하게 욕실을 나섰다.문을 닫는 순간.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부끄러워서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바보같이 웃었다.방금 장면이 그녀의 뇌리를 스쳤다.그녀가 자신의 손을 보니 더욱 부끄러웠다. 대체 방금 어디서 나온 용기로 덥석 잡았을까?정안은 부끄러움에 몸서리치며 침대로 달려들어 이불을 끌어당겨 머리까지 덮었다.머릿속의 어지러운 것들을 감싸기에는 그 수위가 너무 높았다.저도 모르게 계속 회상하고 있었다.침대 위에는 아직도 남하준의 은은한 향기가 남아 있었다.정안은 자신이 뭐에 씌웠다고 생각했다.남하준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그녀도 들어가 샤워를 했고, 그녀가 다시 나오고 보니 남하준은 이미 잠들었다.그가 자는 척하는 건지, 정말 피곤한 건지 몰라 그녀는 그의 옆에 누워 잠이 들 때까지 조용히 그를 지켰다.그 후로 며칠 동안 정안은 남자에게서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았다. 생활상의 일도 걱정할 필요 없고 집안일도 할 필요 없이 그저 남하준의 곁을 지켰다.그의 몸은 아주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정신상태가 눈에 띄게 맑아지고 체력과 에너지가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다.나흘째가 되자 그는 유산소 조깅, 팔굽혀펴기, 복싱 등 운동을 시작했다.정안은 예전과 다름없이 운동을 싫어하며 자고 싶을 때까지 잤다.그녀가 깨어나고 보니 침대 반대쪽이 또 텅 비어 있었다.그녀는 긴 머리를 손으로 빗고 나른한 걸음으로 화장실로 들어가 씻었다.세수와 양치질을 한 후, 다시 드레스룸으로 가서 꽃무늬 원피스를 가져와 입었다.그녀는 간단하게 치장을 하고 남하준이 정원 앞에서 조깅을 하는지 보려고 베란다 밖으로 나가 두리번거렸다.하지만 남하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철문 밖에 낯익은 모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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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정안은 뒤에 있는 유미에게 그녀가 남하준과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었다.입을 맞춘 후, 그녀는 수줍게 천천히 남자의 입술을 떠났다.유미는 상황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남하준이 정안의 뒤통수를 낚아채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품으로 확 끌어당겨 강하게 키스했다.이번에는 정안이 어리둥절했다.그녀의 몸은 남자의 탄탄하고 넓은 가슴에 달라붙어 있어 두 사람은 빈틈없이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마치 이 세상에 둘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유미는 얼음처럼 차갑고 노기를 띤 얼굴로 홱 돌아섰다.정안의 두 손은 남자의 가슴에 댄 채 온몸이 나른하고 힘이 하나도 없이 남자의 키스를 받았다.그의 강력한 힘은 그녀의 몸을 단단히 잠그고 강렬한 키스는 침투적이고 다급하고 거칠었으며 그녀의 입과 혀를 빨며 중독된 듯 그 속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어 보였다.그에 비해 방금 정안의 키스가 얼마나 단순했는지 모른다.걸터앉은 자세가 야릇하게 밀착되어 있어 남자의 신체 반응이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그건 강렬하고 무서웠다.그녀는 가슴이 세차게 뛰고 온몸이 뜨거워지고 산소가 부족한 듯 호흡이 흐트러졌다.슬픔에 잠긴 깊은 키스는 정안이 숨이 막힐 것 같아 그를 살짝 밀치고 나서야 천천히 풀렸다.두 사람은 여전히 이마를 맞대고 눈을 살짝 감은 채 숨을 헐떡이며 뜨거운 숨결을 나누고 있었다.“네가 먼저 키스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남하준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극도로 낮았고 마치 목구멍에서 바로 삐져나온 듯 금욕적이고 매혹적이었다.정안은 여전히 소용돌이치는 뜨거운 기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키스였고 지금도 발끝이 땅에 닿을 듯 말 듯 떠다니는 느낌이었다.그녀의 나른한 몸은 약간 뜨거웠고 아랫배에서 낯선 공허함이 밀려와 처음으로 신체적 갈망을 느꼈다.“오빠.”정안은 부끄러운 듯 중얼거리며 그의 양어깨에 손을 얹고 어떻게 자기 생각을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응?”그가 나지막한 콧소리로 대답하자 그녀가 수줍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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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갓 샤워를 마친 남자는 촉촉한 단발머리에 상쾌하고 잘생긴 얼굴을 하고 탄탄한 가슴 근육과 매혹적인 라인이 그려낸 좁은 허리로 치명적인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그와 반 미터 떨어진 정안은 자신의 호흡 속에 전부 남자의 은은한 바디워시 향기가 가득한 걸 느꼈다.여러 번 보아도 그의 몸을 볼 때마다 정안은 부끄러워 얼굴이 뜨거워지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그녀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짐짓 덤덤하게 물었다.“오빠 왜 아침부터 샤워해요?”남하준은 가볍게 기침하며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아침에 뛰어서 땀을 많이 흘렸어.”말을 마친 그는 정안의 곁을 지나 옷방으로 들어가 머리를 닦은 수건을 의자 위에 올려놓았다.정안이 따라 들어가 거울에 등을 기대고 여전히 그의 몸매를 훑어보았다.남자는 옷장에서 옷 한 벌을 꺼내고는 의아한 눈으로 물었다.“안 나가?”정안은 장난스럽게 입술을 오므리고 분명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지만 덤덤하게 물었다.“내가 보면 안 되나?”남하준은 피식 웃었다. 눈 밑에 언뜻 수줍은 기색이 스치더니 한 손을 정안의 뒤에 있는 거울에 기대어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내려다보았다.정안은 반짝이는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녀의 이 청순하지만 유혹적인 눈빛은 남하준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었다.“보고 싶어?”남하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정안이 곧장 고개를 끄덕이자 남하준은 움찔했다.“너 언제부터 이렇게 변태적으로 변한 거야?”남하준은 가볍게 웃으며 덤덤한 척 물었다.남자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뺨에 뿜어져 나오자 정안은 긴장하여 입술을 오므리고 심호흡을 하더니 용기를 내어 그의 두툼한 어깨에 한 손을 살짝 얹었다.남하준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녀는 뼈가 없는 듯한 부드러운 손바닥을 아래로 내려 그의 차가운 피부를 쓸어 넘기고, 탄탄한 가슴 근육을 만지고, 결이 고운 복근을 따라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남하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막 끝낸 찬물 샤워가 쓸모없는 일이 되어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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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정안은 억지로 미소지으며 짐짓 괜찮은 척했다.“아니에요. 나가볼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남하준 곁을 재빨리 스쳐지나 옷방을 뛰쳐나와 방을 나갔다.남하준은 뒤돌아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심란했다.그는 정안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분명 그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왜 자꾸 그를 유혹할까?그의 머릿속에 언뜻 정안의 말이 떠올랐다. 만약 돌아온다면 계속 부부로 지내자고 했던.남하준은 거울을 두 손으로 받치고 눈을 감고 머리를 숙여 심호흡을 하니 심장이 아련하게 아려왔다.그는 모든 국가의 정치적 수단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정안은 아직 5년 계약이 남아 있으니 Z국은 절대 그녀를 M국에 머물게 하지 않을 것이다.5년이든 15년이든, 그는 기꺼이 기다릴 수 있었다.단지 미래의 그녀는 여전히 지금과 같은 마음일까? 여전히 그와 부부가 되고 싶어 할까?그는 정안이 그와 계속 부부로 살자고 한 것이 그냥 해 본 말인지, 아니면 그가 남편감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시집가도 그럭저럭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어쨌든 결혼하기 전에는 절대 사리사욕을 위해 그녀를 탐할 수 없었다. 그녀와의 잠자리는 더더욱.그는 정안이 나중에 이것 때문에 후회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거실에서 정안은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시무룩하게 책을 보고 있었는데 머리가 복잡해 손에 든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위층의 남하준만 생각했다.그때 계단을 내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정안이 책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보니, 검은색 슈트를 입은 남하준이 우아하고 늠름한 자태를 자랑하며 내려오고 있었다. 장군의 포스는 슈트에 의해 묻히지 않고 오히려 더 화려하게 빛났다.정안은 좋아하는 남자가 이렇게 멋있는 걸 보니 가슴이 마구 나대기 시작했다.“오빠 어디 가요?”정안은 소파에 무릎을 꿇고 소파 등에 손을 엎드려 물었다.남하준은 소매 단추를 조절하고 그녀에게 다가가 따듯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외국 부총리가 방문해서 국빈 연회가 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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