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거실에서 지윤을 만났다.지윤이 옷 봉투를 건네주며 물었다.“언니, 왜 갑자기 금원에서 지내는 거예요? 도련님 대체 얼마나 다친 거예요?”정안은 짐을 받고 지윤과 소파에 앉았다.“큰 부상을 두 번 입어서 몸이 많이 허약해.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지윤은 우울해하며 침묵하자 정안이 물었다.“Z국 쪽엔 연락 없었어?”지윤은 안색이 굳어지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언니 신분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쉽게 언니를 놓아주려 하지 않죠. 어떻게든 언니를 쟁취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정안이 죄책감을 느끼며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계속 이 일을 맡아 처리해줘. 어느 쪽에도 미움 사지 않고 소란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지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안타까워하며 물었다.“대체 왜 Z국과 경분자를 포기하고 M국으로 돌아오려는 거예요? 전에는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며 어디서든 똑같다고 하셨잖아요.”“만약 M국으로 돌아오면 경분자에 관한 연구는 물론, 강대국의 지원, 그동안 고생한 성과도 포기하는 거고 심지어 미래의 노벨상까지 포기하는 거잖아요. 그건 인생 절정의 순간이에요, 언니.”정안은 고개를 숙이고 기분이 울적했다.“언니, 다시 한번 생각해 봐요.”정안은 견고하게 고개를 들더니 지윤의 근심 어린 눈길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 계속 Z국과 협상해줘. 어떤 요구를 제기하든 나만 보내준다면 난 다 괜찮아.”지윤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어 계속 설득하려 했다.“언니...”정안이 손을 내밀어 막았다.“그만. 나 이미 결정했어.”지윤의 얼굴이 확 굳어지더니 엄숙하게 말했다.“도련님 때문이에요? 언니는 사랑을 위해 사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정안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그럼 대체 왜요?”정안이 지윤의 손을 잡더니 진지하게 설명했다.“지윤아, 사실 과학에는 국경이 있어.”지윤이 어리둥절해서 눈살을 찌푸렸다.“Z와 M국은 우방국이고 관계는 그런대로 원만한 편이지만
Last Updated : 2024-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