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이 점점 더 외지고 있었다.정안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상한 듯 물었다.“삼촌, 길 잘못 들어선 거 아니에요?”“아니.”백인호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긴... 어디죠?”정안은 부모님을 돌아보니 언제부터인지 그들은 이미 기절해 있었다.“아빠, 엄마... 일어나 봐요.”“삼촌...”차량이 멈추고 백인호는 차에서 내려 차 문을 열고 그녀를 밖으로 끌어냈다.온몸에 힘이 빠져 저항할 수 없었던 정안은 백인호에게 안겨 떠나고 있었다.그녀가 온 힘을 다해 차량의 방향을 돌아보니 어느새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몇 명이 나타나 의식을 잃은 부모님을 차량에서 끌고 나와 외진 정글을 향해 메고 가고 있었다.“아빠, 엄마...”정안은 눈꺼풀이 무거워 감았다가 다시 뜨려고 노력했을 때 몇 줄기 강한 빛이 눈에 들어왔다.바로 병원 수술대의 강렬한 빛이었다.귓가에는 백인호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완자야, 넌 곧 모든 걸 잊게 될 거야.”정안은 다시 눈을 감았고 이번에는 천만 개의 바늘이 그녀의 머리에 꽂힌 것처럼 온몸에 통증을 느꼈다.“완아, 내 말 들려? 조금만 더 버텨. 완아...”남하준의 목소리였다.이어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수술실 문이 닫히는 듯했고 간호사의 은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보호자는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 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발자국 소리, 호흡 소리, 기기 소리, 다양한 미묘한 소리가 정안의 귀에 겹쳤다.너무 아프고 괴로웠다.몸과 영혼이 분리된 것처럼 아프고 또 아팠다.오랜 잠에서 깨어나자 귓가에 다시 누군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남하준의 목소리였다.그녀는 눈을 뜨고 그를 보고 싶었지만, 온몸에 힘이 빠져 눈꺼풀조차 뜰 수 없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아침 햇살이 따사로운 이른 아침.정안은 서서히 눈을 뜨고 베란다의 눈 부신 빛을 보며 빛에 적응하는 데 한참이 걸렸다.그녀는 몸이 무겁게 느껴졌고 고개를 살짝 돌리자 소파 상단에 앉아 잠든 남자가 보였다.그의 뺨은 온통
최신 업데이트 : 2024-08-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