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의 모든 챕터: 챕터 161 - 챕터 170

912 챕터

제161화

서다인은 긴장한 듯 그의 손을 맞잡고 옷 단추를 잡아챘다.“그럴 필요 없어요.”남하준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서다인은 긴장해서 얼굴이 빨개지고 눈빛이 흔들렸다.상황이 너무 이상하게 돌아갔다.정상적인 남자가 어떻게 성병에 세 번이나 걸린 여자와 자고 싶을까?그녀를 너무 사랑하거나, 그녀에게 병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전자는 가능성이 희박한데 설마 후자?서다인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하준 씨,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요?”남자의 눈에는 쉽게 보아낼 수 없는 당황스러움이 스쳤다.“없어.”그는 낮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그의 능력으로는 DNA 결과가 조작될 수 없다. 게다가 가장 유능하고 가까운 특수 요원이 전 과정을 감독했다.서다인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기분이 가라앉아 고개를 옆으로 슬쩍 돌렸다.“난 싫어요.”남하준은 순간 마음이 식었다.아무리 충동적인 욕망도 지금 이 순간에는 절반이나 사라졌다.그는 끓어오르는 괴로움, 풀 수 없는 고통을 참으며 천천히 그녀에게서 일어났다.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욕망을 억누르고 심호흡을 하며 한참을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마음속의 생각을 말할 용기가 없었다.서다인도 일어나 앉아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고민하는 그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여겼다.“나랑 잘살아 보고 싶다면서요? 그럼 부부가 되려면 서로에게 솔직해야죠.”서다인은 그의 말을 유도하려고 했다.남하준은 심호흡을 하며 한참을 고민했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깊고 뜨거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서다인은 그의 망설임을 알아차렸다.속으로 화가 좀 났다.그녀는 일어서서 뾰로통하게 말했다. “당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아요. 나 방으로 갈게요.”그녀가 막 몇 걸음 걷자 남하준이 쫓아와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서다인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그를 올려다보았다.그의 표정은 여전히 도도하고 차가웠으며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기운을 뿜고 있었다.남하준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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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서다인은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닫았다.문을 사이에 두고 서다인은 안에서 소리쳤다.“오늘은 당신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다시 찾아오지 말아요.”문밖의 남하준은 씁쓸하게 입술을 오므렸다.마음속으로는 연애 상대가 삐친 느낌이 들어 왠지 귀여우면서도 허탈했다.서다인은 문짝에 기대어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정리해보았지만 늘 모순되었다.자신은 분명 남하준을 깊이 사랑하지만 또 그를 의심하고 있었다.분명히 그에게 의지하고 싶지만, 감히 이 일을 그에게 알리지 못하고 있다.이리저리 생각한 서다인은 참지 못하고 문을 열었다.그러나 이때 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나가서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남하준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한숨을 쉬며 방으로 돌아갔다.남은 시간 동안 남하준은 정말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식사할 때도 없었고 저녁까지 그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서다인은 일부러 그의 서재에 가서 책을 읽으며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그러다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었지만 그는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깊은 밤, 서다인은 뾰로통해서 베개를 안고 대체 남하준이 어디를 갔을까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하지만 먼저 그의 행방을 묻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지도 못했다.‘왜 이렇게 말을 잘 들어? 내가 찾아오지 말라고 하면 진짜 안 찾아오는 거야?’...다음날 점심, 햇빛이 쨍쨍했다.산길은 구불구불 이어져 있고 넓은 도로에는 차량이 적었다.리무진 한 대가 안성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뒷좌석에서 남하준은 쓸쓸한 표정으로 그윽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운전을 한 사람은 류청이고 조수석에는 정호가 있었다.두 사람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하준은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회사로 돌아가 공무를 처리한 후 조금도 쉬지 않고 또 안성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두 도시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무엇을 위해 힘들게 다니는지 알 수 없었다.그들은 감히 말하지도, 묻지도 못했다.남하준이 이렇게 하는 데는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야트막한 비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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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서다인은 방에서 한참 동안 책을 읽다가 아래층으로 내려가 과일을 좀 먹으려고 했다.거실에 막 내려갔을 때, 백하린이 몇몇 형수와 시부모 앞에서 하소연하는 것을 들었다.그 초라하고 가련한 모습은 마치 학대라도 당한 것 같았다.“하준 오빠 탓하지 않아요. 오빠도 분명 자기만의 고충이 있을 거예요.”“다인 언니는 계속 저를 모함하고 곤경에 빠뜨렸어요. 그래서 오빠가 나한테 편견이 생겨 저를 좋아하지 않는 거예요.”“남자를 다루는 데 수단이 장난 아니라니까요. 오빠도 분명 홀린 것이 틀림없어요.”“내가 상처받는 건 괜찮지만 오빠가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요. 남자를 쥐락펴락하는 능력이 그렇게 대단한데, 저는 정말 오빠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에요.”허윤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스럽게 말했다.“글쎄, 우리 하준이가 여자에게 눈이 멀 정도로 미련한 애는 아니야.”“아니라니까요? 하준 오빠가 변한 것 같지 않아요?”남연희는 감탄하며 말했다.“확실히 변했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 전에는 일만 했는데.”남희준: “말도 많아지고 집안일에 관심이 많아졌어.”남이준: “사람이 조금 온도가 생긴 것 같아. 전에는 차갑기만 했는데.”유가영: “그건 전부 좋은 거 아니에요? 전 도련님 보기 좋기만 하던데.”백하린은 이런 결론이 날 줄 몰라 경악해서 바라보았다.“하지만...”백하린이 또 무슨 말을 하려 할 때 서다인이 천천히 걸어왔다.그녀는 곧 입을 다물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서다인을 바라보았다.서다인은 다가와 가장자리에 서서 인사를 하고 덤덤하게 백하린을 바라보았다.“백하린, 네가 한 그 구역질 나는 일들을 입 밖에 내지 않은 건 네 마지막 체면을 살려준 건데. 넌 지금 우리 가족 앞에서 내 험담을 해?”백하린은 짐짓 침착한 척하며 나약하게 말했다.“언니, 험담이라니. 난 그저 담소를 나누고 있었을 뿐이야.”최서윤은 차가운 눈으로 서다인을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흥, 하린이가 어떤 사람인지는 우리가 너보다 더 잘 알아. 네가 어떤 이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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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몰라 서로를 쳐다보았다.서다인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 세상에 어떻게 이런 뻔뻔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다니.그녀는 증거가 없었고 백하린은 걸핏하면 울고 있으니 가장 억울한 사람은 바로 그녀인 것 같았다.서다인이 백하린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막막할 때 뒤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하준 오빠!”백하린이 울부짖었다.모두의 시선이 문 쪽을 향했고 서다인도 고개를 돌렸다.남하준은 검은색 슈트를 입고 위엄 있고 차가운 모습이며 손에는 어린 국화 두 포기가 들려 있었다.그는 회사 일을 끝낸 후, 집안의 아내가 백하린과 몇몇 형수들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쉴 새 없이 서둘러 돌아왔다.그가 알고 있는 몇 번의 모함 외에도 백하린이 서다인에게 이렇게 많은 도 넘은 짓을 했을 줄은 정말 몰랐다.남하준은 서다인에게 다가가 부드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손에 쥔 꽃을 건네주었다.남자는 말이 없었다.서다인은 그가 건네준 꽃을 보고 한참을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감동한 듯 그를 쳐다보았다.서다인은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억누를 수 없는 기쁨이 마음속에서 끓어올랐다.그녀는 손에 든 꽃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꽃은 어디서 났어요?”“언덕에서 뽑았어.”남하준이 조용히 대답했다.서다인은 입꼬리를 올려 옅은 미소를 지으며 흐뭇한 마음으로 국화꽃을 내려다보았다.“어제는 어디 갔었어요?”“회사.”“아.”서다인은 손에 든 꽃을 보며 수줍게 대답했다.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엄마, 아빠, 우리 먼저 방으로 갈게요.”남창민은 서둘러 대답했다.“응, 그래. 얼른 쉬어.”노인의 눈에 백하린과 서다인이 다투지 않기만 하면 가화만사성인 셈이다.허윤미는 어수룩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준아, 앞으로 아내한테 꽃을 선물하려면 국화꽃이 아니라 장미나 백합 혹은 안개꽃도 좋아.”남하준은 그녀를 향해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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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백하린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긴장된 표정으로 남창민과 허윤미를 바라보았다.“아저씨, 아줌마. 저...”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노인은 냉담한 얼굴로 일어나더니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돌아서서 방으로 갔다.다른 사람들도 냉담하고 경멸하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정말 어이가 없네. 수십 년을 살고도 여우 년을 구별할 수 없다니.”“당신뿐이겠어? 나도 속았어.”이런 자잘한 소리들은 일부러 백하린에게 들려준 것이다.남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으니 아무리 뻔뻔해도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 없었다.거실 전체에 그녀 혼자만 남았다. 그녀는 이를 갈며 눈에서는 당장 불이라도 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방에 돌아가서 짐을 챙겨 떠났다.남씨 가문에서 나온 백하린은 생각할수록 불쾌해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서다인 씨 아버지세요? 당신 딸 부잣집에 시집갔어요.”...방안.서다인은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 작은 국화를 심고 물을 주며 꽃을 감상했다. 아무리 봐도 귀엽고 예뻤다.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미풍이 건조하지 않고 따뜻한 햇볕이 베란다에 쏟아져 붉어진 서다인의 뺨에 떨어지자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작은 국화를 만졌다.다시 고개를 들자, 집 안은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그녀는 남하준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서 들어갔다.방에 들어가 보니 남하준은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들어 있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걸어가서 침대에 올라가 두 손으로 상반신을 짚고 남자의 잘생긴 얼굴을 기울여 그가 정말로 잠들었는지 훔쳐보았다.그녀는 몇 분 동안 조용히 보았다.남자는 움직이지 않고 숨을 고르게 쉬며 깊고 아름다운 이목구비는 아주 완벽했다. 짙고 검은 눈썹, 오뚝한 콧날, 얇은 입술은 차갑지만 매우 섹시했다.이 남자는 잘생겼지만 말이 없을 때는 정말 차갑고 엄숙해서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주었다.이전에 서다인은 자신이 남하준의 아내가 되고 그에게서 꽃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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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그는 어린 시절의 백하린을 떠올렸다. 공부로 가득 찬 소녀. 세상에서 책이 가장 친한 친구이며 책은 그녀에게 지식을 가져다주는 외에 그녀의 정신적 풍요로움도 만족시킬 수 있었다.“요즘은 전자책도 편리하고 공짜도 많아서 좋아요.”서다인은 그가 기분 나쁜 줄 알고 약간 긴장해서 말했다.“방해 안 할 테니까 어서 자요.”남하준은 천천히 그녀의 손을 놓고 마음속에는 모순된 고통이 가득했다.그는 분명히 서다인을 좋아하지만 여전히 옛날의 백하린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그녀와 함께 있을 때면 무의식적으로 두 사람이 겹쳐 보였다.그는 잡념을 떨쳐버리고 눈을 감았다.서다인은 침대에서 내려와 책을 들고 의자에 앉아 뒤적거렸다.조용한 방에서 남하준은 쉬고 있었고 그녀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마치 세월이 고즈넉한 느낌이 들었다.서다인은 가끔 잠든 그의 모습을 훔쳐보았는데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듯해졌다.아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남하준이 네 시간을 자고 일어났을 때 서다인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그는 휴대폰을 들고 시간을 보더니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서다인에게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 올린 뒤 몸을 돌려 침대에 놓고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그는 허리를 굽혀 한 손으로 침대를 받치고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부드럽게 만졌다.눈에는 애틋함이 흘러넘쳤다.그는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 잠시 후 방을 나섰다.거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와 남하준은 소리를 따라 걸어 내려갔다.서다인의 부모님과 친오빠가 거실에 거만하게 앉아 있었다.“우리 다인이 불러주세요. 감히 부모 허락도 없이 결혼해? 우리를 뭐로 보는 거야?”서대홍은 노기등등해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서지석은 별장 주변을 훑어보며 다리를 꼬고 눈을 반짝였다.“아빠, 다인이가 정말 시집을 잘 갔나 봐요. 딱 봐도 부잣집인데 이 별장만 해도 수백억이겠죠?”서대홍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할아버지처럼 두 손을 폈다.“흥, 시집 잘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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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남하준은 세 사람의 맞은편에 앉으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거실 전체가 얼음굴에 빠진 듯 온도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서지석은 남하준이 익숙하다고 느껴 긴장한 채 침을 삼켰다. 어디서 봤는지 순간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서대홍은 건방지게 물었다.“뭐야? 장인 장모를 봤으면 인사부터 해야지. 진짜 우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거야?”이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서다인과 혼인신고를 하기 전부터 남하준은 이미 명확하게 조사했다.서다인이 가족과 왕래하지 않는 것은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니 남하준은 사적으로 그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남하준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용건부터 얘기하세요.”서대홍은 눈을 부릅뜨고 불쾌한 표정으로 악연해 하며 남하준을 가리켰다.“젠장, 난 네 마누라 아빠야. 그러니까 네 장인어른 되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지금 이게 무슨 태도야?”남하준은 차갑게 말했다.“용건 없다면 돌아가시죠.”서대홍은 강한 성격의 남하준을 보고는 더이상 권세를 부릴 수 없었다.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 딸이랑 결혼할 때 예물을 줬나? 고작 몇억도 안 된다면 내 딸은 욕심도 내지 마.”남하준은 여전히 차가운 태도로 대답했다.“줬어요.”“누구한테?”“다인이한테요.”“얼마나?”“제 재산의 절반.”세 사람은 놀라서 서로를 쳐다보았고 두 눈은 금빛으로 빛났다.서대홍은 침을 꿀꺽 삼키며 다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건 여자 쪽 부모님께 주는 것 아닌가? 왜 내 딸에게 줬나?”남하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의 속셈을 간파하고 손으로 턱을 괴고는 느릿느릿 말했다.“다인이는 내 모든 재산을 지배할 권리가 있어요. 다인이가 얼마를 원하든 그건 다인이 마음이니 난 간섭하지 않아요. 만약 다인이가 받지 않겠다고 하면 나도 억지로 줄 수는 없죠.”서대홍은 코웃음을 쳤다.“흥,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년이 감히 안 받아? 그럼 내가 죽여버릴 거야.”눈살을 찌푸린 남하준은 차갑게 말했다.“다인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내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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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진화연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서대홍을 나무랐다.“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가 왜 정신이 왔다 갔다 해? 얼른 나가자고!”서대홍은 진화연과 서지석을 손가락질하며 욕했다.“가긴 어딜 가! 내가 여기 있는데 뭐가 두려워?”남하준은 머리가 아팠다.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우게 되면 서다인이 깨날까 봐 두려웠다.이런 가족이 있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서대홍은 거실에서 2분 동안 소란을 피웠다.류청이 위풍당당한 병사 몇 명을 데리고 들어올 때까지.그들은 소총을 들고 냉혹하고 매서운 눈빛으로 서대홍에게 다가왔다.순간 서대홍은 정신을 차렸고 두 발이 나른해지더니 갑자기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긴장된 동공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두 손이 떨리고 목소리까지 떨렸다.“죄... 죄송합니다. 형... 형님들... 저는...”서지석도 놀라서 두 발에 힘이 빠져 급히 아버지를 일으켜 세웠다.“아빠, 어른 가요.”“나... 좀 부축해 줘... 다리에 힘이 없어.”진화연은 서대홍을 흘겨보며 불쾌하게 부축하고 떠났다.남하준은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은 채 소파 등에 기대어 세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서다인을 걱정했다.이런 가족이 있으면 서다인은 예전에 분명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류청은 총을 든 병사들을 데리고 세 사람의 뒤를 따라 직접 남씨 저택을 떠나보냈다.남씨 저택 대문 밖.서대홍은 심호흡하고 주눅이 들어 뒤에 있는 큰 별장을 돌아보았다.아무도 따라 나오지 않는 것이 확실하자 그는 숨을 돌린 뒤 다시 능청을 떨었다.“내 사위가 정말 군전 그룹 수장일 줄이야. 그 총 봤어? 손에 총을 가지고 있었어.”진화연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나무랐다“이게 다 당신 때문이잖아? 왜 허세를 부리냐고? 이게 뭐야? 분명 잘 지낼 수 있었는데 당신이 우습게 굴어서 사위랑 사이가 틀어졌잖아!”서대홍은 주먹을 불끈 쥐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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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다인아, 엄마 지금 너희 집 앞이야.”“우리 집 앞이요?”“응. 남씨네 가문 별장. 네가 우리 몰래 혼인신고 한 거 알고 찾아왔거든.”“네 아빠가 방금 집에서 소란을 피우다가 네 남편 부하들이 총을 들이밀어서 나왔어.”“그래서 너무 화나서 너희 집 앞에서 날 때린 거야. 흑흑. 엄마 인생은 왜 이렇게 고달플까? 네 오빠는 한 번도 엄마를 도와준 적이 없어. 정말 인정머리 없는 인간들.”“앞으로는 절대 저 배은망덕한 두 인간에게 기대지 않을 거야. 다인아, 엄마는 너밖에 없다.”서다인은 그녀의 뜻을 알아챌 수 있었다.그동안 기억이 없어서 부모님에 대한 감정이 일천했는데 자신이 서다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감정이 더 옅어졌다.“잠깐만 기다려요. 바로 나갈게요.”서다인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고 방을 나갔다.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거실에 앉아 휴대폰을 보던 남하준은 발걸음 소리를 듣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서다인은 다소 어색한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잠깐 나갔다 올게요.”남하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네 부모님이랑 오빠가 방금 왔었어.”“알아요.”“그래.”남하준은 깊고 뜨거운 눈동자로 온화하게 물었다.“근데 어디 가? 같이 가줄까?”서다인은 얼른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괜찮아요.”남하준은 그녀에게 다가가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에서 긴장한 기색을 보았다.“어디 가는지 말해줄 수 없어?”상대방의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막연한 걱정일 뿐이었다.서다인은 몇 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밖을 가리켰다.“엄마가 밖에서 기다려요.”남하준은 멍하니 있다가 서다인의 말투에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있는 걸 보고 부드럽게 말했다.“들어오시라고 할까?”“괜찮아요.”서다인은 무뢰한 행세를 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이 남씨네 집안에 폐를 끼칠까 봐 걱정했다.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었다.친밀함과 서먹서먹함 사이를 헤매고 있었다.남하준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천천히 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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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입구에 이르자 서다인은 다시 고개를 돌려 엄지와 검지를 교차하며 손가락 하트를 만들었다.그녀의 환하고 달콤한 미소가 더해져 미치도록 귀여웠다.갑작스러운 하트 폭격에 가슴이 뭉클해진 남하준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뺨이 뜨거워지며 입술을 오므리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서다인이 집을 나가자 그의 마음은 완전히 공허해졌다.이렇게 큰 거실이 쓸쓸하고 고독하게 변해가는 것을 느꼈고 좀 지루하고 걱정스러웠고 마음이 쓸쓸했다.남하준은 그 자리에서 몇 걸음 서성거리다가 서재로 향했다.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잠재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이었다....서다인은 집 앞에서 멍이 들고 얼굴이 부은 진화연을 보았다.같은 여자로서 안쓰러운 마음이 든 서다인은 차를 불러 그녀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병원에서 서다인은 진화연에게 전면 검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진화연은 자신의 돈을 쓰지 않고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당연히 동의했다.다만 검사 과정에서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었다.간호사는 채혈한 진화연의 혈액 샘플 몇 개에서 갑자기 한 개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채혈했다.검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가져왔다.진화연의 몸은 간단한 피부 외상을 제외하고 아주 건강했다.호텔 뷔페.진화연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음식을 가득 챙겨 마음껏 먹고 있었다.서다인은 입맛이 없어 아주 적게 먹고는 조용히 앞에 있는 중년 여자를 바라보았다.이 여자를 동정하지만 동정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게으르고 도박 중독에, 반평생을 가정폭력 성향의 알코올 중독 남자에게 기대어 살았고 딸을 낳고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아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도박꾼이 되고 빚까지 지고 도망갔다.딸도 어린 나이에 학교를 그만두고 사회생활을 하며 몸을 팔아 돈을 벌고 머리에 든 것이 없지만 진취적이지 않았다.진짜 서다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진화연은 지금 딸이 돈 많고 권세 있는 남자와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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