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닫히는 순간, 김시후의 깊은 절망적인 외침이 완전히 차단되었다.이승하는 서유를 침대에 내동댕이쳤고 그녀에게 반항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몸 위로 덮쳤다.서유는 남자가 그저 김시후를 자극한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자신의 몸을 원하는 줄은 생각도 못 했다.“승하 씨, 당신 정신 결벽증 있잖아요? 내가 다른 남자랑 잤는데 더럽지도 않아요?”서유는 이제야 정신 결벽증이 생각났고,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그게 뭐 어때서. 신경 안 써...”덤덤하게 말을 마친 남자의 어두운 눈빛은 마치 무언가 결심한 듯 더욱 확고해졌다.서유는 이 순간에서야 비로소 이승하가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 화가 나서 더러운 것도 마다하고 기어이 그녀와 자려 하고 있었다.이것은 벌이기도 하고 분풀이기도 하며 또 아주 조금의... 그리움이었다.이승하는 서유의 몸에 닿자마자 통제력을 잃고 마음속에 억눌렸던 감정이 모두 폭발했다.“서유, 넌 반드시 내 거야...”그의 눈 밑에는 강렬한 소유욕이 넘쳐 흘렀고, 서유도 그런 남자의 모습은 처음이었다.키스를 퍼붓는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서유는 문득 황당했다.“승하 씨, 난 대체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죠?”정욕을 표출하는 도구? 아니면 그녀에게 조금의 자리라도 남겨줬을까?한 남자가 자신의 심리적 장애를 뚫고 여자에게 손을 댄다면, 이건 단지 생리적인 욕구 정도로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지 않으면 정신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더러워진 여자를 품을 수 있을까?그동안 서유는 이 점을 간과했지만 지금 갑자기 생각나서 그녀에게 작은 희망을 주었다.“그럼 난 너한테 뭔데?”남자의 되물음에 한번 떠보려던 서유는 잠시 멈칫했다.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 축 처진 속눈썹으로 눈 밑의 모든 감정을 가렸다.남자는 그녀의 손바닥만 한 얼굴을 꽉 잡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널 사랑할 거라는 망상은 버려.”이승하는 그녀
Last Updated : 2024-03-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