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혁...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남준은 눈앞에서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를 깊게 응시하다가 씁쓸하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그 의사 분... 잘 지내고 있습니다. 형, 고마워요.”“별말을. 우리 어머니가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네 어머니께 상처를 줬으니,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해.”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그 말에는 전혀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이때 정다영이 두 사람이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다가왔다.“남준 씨, 부 대표님과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는 거예요?”남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상혁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이분은 누구? 남준아, 인사를 시켜줘야지?”다영은 옆의 남준을 조심스레 살피며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남준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정다영 씨예요. 다영 씨의 아버지는 정지철 대표님이라고, DL그룹의 이사 중 한 분이신데, 형도 알고 계실 겁니다.”다영은 바로 그 말을 이어받으며 인사했다.“부 대표님, 안녕하세요.”상혁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안녕하세요. 정다영 씨, 정말 소문대로 단아하고 예의 바르시네요. 남준아, 정다영 씨에게 잘해줘. 두 사람이 잘되서 결혼식에서 술 한잔하는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상혁과 하연이 떠나자, 남준의 얼굴에서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정다영 씨, 왜 갑자기 끼어들어서 말을 거신 거죠? 설마 일부러 남들이 우리 사이를 오해하게 만들려는 건 아니겠죠?”다영은 순간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당황한 나머지 변명하기 시작했다.“아니에요, 정말 그런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저는 그저...”...따뜻한 실내, 하연은 바닥에 깔린 방석 위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송혜선이 애인을 곁에 두면, 두 사람에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상혁은 고기를 굽기 위해 셔츠 소매를 천천히 걷어 올리며 대답했다.“예전엔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제 모든 패가 다 드러난 상태라, 그 둘이 사람들 눈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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