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는 진서준 앞에 다다르기도 전에 그 기운에 짓눌려 한 걸음 내딛는 것도 힘들어졌고 결국 진서준의 손바닥에 맞아 날아가듯 튕겨 나갔다.“감히 우리 승려를 공격해?”다른 소림 승려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진서준을 겹겹이 둘러쌌다.“진 시주님, 이만 물러나세요.”황금 가사를 두른 승려가 앞으로 나서며 설득했다.이 승려는 소림 열여덟 금강 중 한 명이었는데 천의방에 오를 정도로 실력이 강력한 인물이었다.“주 장로님, 어서 진서준 오빠를 구해주세요.”진서준이 승려들에게 포위당하자 조슬기가 초조한 마음으로 도움을 청했다.“저 녀석이 우릴 전부 속였잖아. 애초에 수상쩍었는데 왜 굳이 구해줘야 해?”“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여자를 학대하는데, 저런 놈을 왜 우리가 도와야 하지?”“슬기 후배, 너도 정신 좀 차려. 저런 미친놈은 여기서 죽는 게 좋은 일이야.”곤륜 제자들이 일제히 진서준을 도와줄 필요가 없다며 소림 승려가 죽이는 게 정당하다고 여겼다.“조슬기 아가씨, 저는 변경에서 저 녀석을 만났을 때부터 뭔가 수상쩍다고 생각했어요.”신수란이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여자를 이렇게까지 학대하는데 남자로서, 아니,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맞나요?”모두가 진서준을 비난했지만 아무도 진서준이 왜 이러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여러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조슬기가 분노를 터뜨렸다.“진서준 오빠가 당신들에게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적대하는 거죠?”“조슬기 아가씨, 그럼 저 녀석이 여자를 죽도록 패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진서준 오빠가 저러는 건 꼭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예요.”“아무리 이유가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한 게 아닌가요?”신수란은 여전히 진서준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얼씨구, 소림이 작정하고 오늘 끝까지 남의 일에 간섭하려 한다는 거지?”진서준이 금강을 노려보며 물었다.“시주님, 살생을 멈추세요.”“살생을 멈추라고? 말은 참 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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