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뜻밖에도 진서준은 이미 이곳에 뭔가 이상한 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선생님, 전 선생님을 절대 속이지 않았다고 보장할 수 있습니다. 손원순 풍수사의 굿은 효과가 뚜렷합니다. 그 풍수사가 굿을 하고 나면 귀신이나 괴물 같은 불미스러운 것들은 절대로 선생님 앞에 나타나지 않으실 겁니다.”최승준은 마지막까지 설득하려고 애썼다.이 청년이 아직도 요청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아마도 손원순 풍수사의 실력을 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히지만 진서준은 여전히 고개를 흔들며 거절했다.“그런 사람이 와서 굿을 할 필요는 없어. 난 충분히 내 힘으로 이걸 처리할 수 있어.”“네? 선생님 스스로 해결한다고요?”최승준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진서준을 놀라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왜? 믿지 않아?”진서준은 빙그레 웃으며 되물었다.최승준은 불신이라는 두 글자를 얼굴에 적어 놓은 것만 같았다.아무래도 진서준은 일부러 허세를 부리며 최승준을 놀리는 것 같았다.손원순 풍수사는 거의 백 년 동안 굿을 연구해 왔던 터라 지금처럼 강력한 실력을 갖출 수 있었다.그런데 겨우 스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애송이 진서준은 감히 손원순 풍수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을 리 없었다.“선생님, 존함이 어떻게 되세요?”최승준이 뒤늦게 진서준의 이름을 물었다.“진서준.”그 이름을 들은 최승준은 살짝 놀랐고 목소리도 한층 더 진지해졌다.“진 선생님, 저는 절대 농담하는 게 아닙니다...”“됐어, 알았으니까 얼른 가 봐.”진서준은 손을 내저으며 대화를 끊으려 했다.“내 말이 믿기지 않으면 오늘 밤 8시에 동호 호숫가로 와서 직접 확인해.”최승준은 그 말에 답답해 울분이 터질 것 같았다.이건 그냥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었다.굿을 하지 않았는데 감히 밤에 동호에 간다니,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좋아요, 진 선생님. 오늘 밤 동호에 꼭 가겠습니다.”설득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오늘 밤 손원순 대가를 직접 모셔야 할 것 같았다.최승준
Last Updated : 2025-01-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