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수염은 말을 마친 후, 두 손을 모아 박운기와 우도운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주문 같은 무언가를 중얼거렸다.십여 초 후, 산양수염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며 큰 소리로 외쳤다.“여기로 와!”노인의 말이 끝나자 병원을 떠나려던 서정훈의 눈앞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심해윤과 서현욱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여보, 괜찮아요?”심해윤이 급히 서정훈을 부축했다.“어머니, 아버지는 그냥 피곤해서 쓰러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서현욱은 별일 아닌 듯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심해윤은 그런 아들을 쏘아보며 명령했다.“당장 의사 불러, 멍하니 뭐 하고 있어?”“알았어요.”서현욱은 바로 돌아서서 의사와 간호사들을 데리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현욱은 대량의 의료진과 함께 서정훈을 응급실로 옮길 준비를 했다.그때, 서정훈이 갑자기 깨어났다.하지만 서정훈의 눈빛은 멍해졌고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마치 누가 조종하는 인형처럼 영혼이 이탈된 것 같았다.“여보, 왜 갑자기 쓰러졌어요? 병원 가서 검사받아보세요, 뭔가 이상한 것 같아요.”심해윤은 서정훈의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서정훈은 심해윤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는 그대로 병원 밖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여보, 어디 가세요?”심해윤의 얼굴에 초조함이 스쳤다.심해윤은 뭔가 서정훈이 평소와 다르게 변한 느낌을 받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이상한지는 콕 집어 말할 수 없었다.서정훈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계속 밖으로 나갔다.“어머니, 아버지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그런 거예요. 그냥 두세요, 밖에 좀 나가 산책하면 나을 거예요.”서현욱은 어머니를 끌어당기며 말렸다.“네 아버지가 평소랑 달라진 거 못 느꼈어?”심해윤은 화가 나서 아들을 꾸짖었다.“다르긴 뭐가 달라요? 아버지는 평소에도 저런 스타일이었잖아요?”서현욱은 별생각 없이 유유하게 대답했다.서현욱은 사실 서정훈과 거의 접촉하지 않아서 서정훈의
Last Updated : 2025-01-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