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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1301 - Chapter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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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1화

“됐어, 가서 쉬어.”함미현이 더는 입을 열 생각이 없어 보이자 정수미도 더 추궁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함미현이 자리를 뜨자 정수미는 자신의 비서를 불러들였다.“소현이가 미현이의 약점을 쥐고 있는 게 분명해. 조사 좀 해줘.”그런 게 아니라면 함미현이 이렇게까지 윤소현의 말에 따를 리가 있을까?정수미는 사람의 본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윤소현이 함미현의 약점을 쥐고 있는 게 아니라면 자신의 친딸인 함미현이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행동할 리 없었다.한편, 함미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그러고는 서둘러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어 정수미가 윤소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좋은 소식을 전했다.“알려줘서 고마워요.”박민정이 말했다.“다 제가 해야 할 일인데요. 진심으로 민정 씨가 무사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가족의 은인이잖아요.”잠시 망설이던 함미현이 말을 이었다.“그런데, 정수미 대표님은 정말 무서운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제일 무서운 건, 그 여자가 우리 엄마한테 또 해를 끼치진 않을까 하는 거예요.”“정수미가요? 확실해요?”박민정이 의아해하며 질문했다.“네, 소현 씨도 그렇게 생각하던데요. 어쨌든 소현 씨는 대표님 성격을 잘 아는 사람이니까요.”박민정은 그 말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윤소현한테 그런 말은 왜 한 겁니까? 그 여자가 공범이면 어쩌려고요?”처음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던 함미현은 박민정의 말을 듣자마자 당황한 듯한 기색을 보였다.“아,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함미현은 어딘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민정 씨, 제발 우리 엄마 좀 지켜주세요. 어릴 때부터 아빠 없이 자라와서 엄마가 저를 정말 힘들게 키우셨단 말이에요. 절대 엄마한테 무슨 일이 있어선 안 돼요.”울먹이며 말하는 함미현의 목소리에 박민정은 난감했다.“저도 장담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경호 인력을 더 붙여줄 수는 있죠. 앞으로 미현 씨도 조심하세요. 더는 윤소현이랑 얽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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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다른 사람이 있든 없든 별로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 큰 놀이공원에서 꼭 같이 다닐 필요는 없었으니 말이다.하지만 다음날이 되어서야 그녀들 중 몇몇은 어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말았다.놀이공원 입구, 일행들은 일찍 도착해 있었다.김씨 가문의 차 안은 꽤 소란스러웠다. 김인우와 조하랑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 박예찬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마치 정신 연령만 어린 두 사람을 상대하고 싶지도 않다는 듯 보였다.“전 결혼식 같은 건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간단하게만 올리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이 웨딩드레스 좀 봐요. 너무 화려하잖아. 안 입어요.”결혼 기획서를 들여다보던 조하랑이 말했다.“요트 같은 것도 필요 없어요. 이 촬영 일정도 그냥 빼요.”김인우의 미간에는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다.“하랑이랑 결혼하는데, 어떻게 대충해요?”그 말에 조하랑이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김인우는 자신의 말이 혹시라도 이상하게 들릴까 봐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내 결혼식은 화려해야 한단 말이에요. 최소한 유남우보다 후달리면 안돼, 알겠어?”그 말에 조하랑이 반박했다.“우리 결혼식인데 굳이 남들이랑 비교할 필요는 없잖아요.”“비교의 문제가 아니야. 혹시 기사 나는 게 무서워서 그래요? 누가 볼까 봐?”김인우는 질투 섞인 목소리로 농담을 던졌다.그 말에 조하랑이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장난치지 마요. 강연우랑은 이미 끝난 사이니까. 이제 그 사람 얘기는 꺼내지도 마요, 알겠어요?”“그럼 대체 뭐가 문제인데?”“그냥 그런 성대한 게 싫어요. 사람들 구경 걸 되는 게 기분 나쁘단 말이에요!”조하랑이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안돼요. 이건 제 체면이 걸린 문제입니다.”두 사람은 테마파크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서 말다툼을 이어갔다.그리고 박예찬은 차 안에서 귀마개를 빼며 평온한 말투로 두 사람을 제지했다.“이모, 삼촌. 이제 도착했거든요.”두 사람은 그제야 말다툼을 멈추고 차에서 내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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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방성원은 깊은 눈빛으로 설인하를 바라보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나도 그냥 놀러 나왔어.”그 말에 설인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박민정도 그제야 유남준이 어제 데려오겠다고 얘기했던 친구가 누구였는지 깨닫게 되었다.그녀는 곧장 유남준에게 다가가 물었다.“인하 씨가 성원 씨 안 좋아하는 건 남준 씨도 아는 거 아니었어요? 왜 굳이 여기까지 부른 거예요?”“난 그냥 단톡방에 오고 싶은 사람 오라고 문자만 보냈을 뿐이야. 제 발로 온 거라고.”유남준은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보였다.하지만 박민정이 유남준을 믿을 리 없었다.“왜 이 단톡방에 보낸 건데요?”“내가 얘기했지? 행복이라는 건, 자랑해야 한다고, 보여줘야 하는 거라고.”유남준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는 말을 하면서도 네 사람의 그림자를 찍어 곧바로 SNS에 올렸다.박민정은 아직 유남준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지마는 그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이 괜히 그를 몰아간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도 모를 설인하와 방성원을 바라보았다.박예찬이 다가와 박민정의 손을 잡더니 말했다.“가요, 엄마.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고 싶어요.”“그래.”그렇게 박민정 가족은 함께 테마파크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시작했다.방성원은 설인하에게 꼭 붙어 있었고 민수아는 서다희와 함께 있었다.진서연은 조하랑이 함께 있어 줬지만 김인우가 수시로 찾아와 할아버지에게 보여줄 사진을 요구했다.그런 상황이 지속되자 진서연은 자신이 커플들 사이에 괜히 낀 것 같은 어색함이 느껴졌다.“휴, 다음부터는 절대 애인 있는 여자들이랑 같이 놀러 나오면 안 되겠다.”그녀는 진심을 담아 중얼거렸다.그 순간, 한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의 곁에 나타났다.고개를 들어보니 언제 왔는지 모를 정민기가 진서연의 곁에 와 서 있었다.진서연의 얼굴은 빠르게 붉어지더니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늘 딱히 할 일도 없는데, 같이 구경이나 할래요?”“좋죠.”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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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방성원은 설인하의 손을 잡아 자신의 목에 올린 채 말했다.“힘껏 졸라 봐. 어쩌면 정말 죽일 수 있을지도 몰라.”그는 설인하를 도와주려는 듯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설인하는 지금 그런 방성원이 완전히 미쳐버렸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자신이 여기서 손에 힘을 주어 조른다면 방성원은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딸이 한 명 있었다. 만약 설인하가 정말로 여기서 방성원을 죽여버린다면 그녀는 딸의 아버지를 죽이는 꼴밖에 더 되지 않는다.“너 미쳤어? 얼른 손 놔!”하지만 방성원은 손을 꼭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못 죽이겠어?”화가 치밀어오른 설인하는 힘껏 방성원의 목을 눌렀다.못 할 건 또 뭔가?방성원은 목에서 전해지는 고통을 느꼈다.손가락에 힘을 주던 설인하는 이 정도 힘으로는 방성원에게 아무런 고통도 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그녀는 손톱을 사용하기로 했다.아무리 건장한 남자라고 해도 이 정도는 못 참을 것이다.방성원은 순간적으로 미간을 찌푸렸지만 벗어나려고 애쓰는 대신 그녀가 꼬집는 대로 자신의 몸을 맡겼다.설인하는 그렇게 방성원의 목이 빨개질 때까지 꼬집더니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때? 이제 좀 편해졌어?”“편해.”방성원은 일부러 약 올리기라도 하듯 대답했다.그런 태도에 설인하는 어이가 없다는 듯 방성원에게서 손을 떼더니 더는 상대하기 싫다는 기색을 보였다.하지만 방성원은 계속해서 설인하의 뒤를 따랐다. 그녀가 어떤 말을 하든, 얼마나 모진 말을 내뱉든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그녀의 곁에 꼭 붙어 있었다.한편, 김인우와 조하랑은 여전히 말다툼하고 있었다.둘의 말다툼은 박예찬의 눈에 띈 김인우가 불려가 놀이기구를 타게 되기 전까지 계속 이어졌다.밑에서 그들의 놀이기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조하랑의 곁으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하랑아.”갑자기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온몸의 근육이 긴장되는 기분이었다.고개를 돌려보니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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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화가 나 있던 김인우는 조하랑의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맞아, 난 저딴 놈이랑은 감히 비교도 못 할 사람이지.”김인우는 어딘가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박예찬은 김인우라는 삼촌이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하랑의 말에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도 이렇게까지 좋아하다니.김인우의 지능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맞아요. 적어도 재산으로 따졌을 때는 우리 삼촌 못 따라오죠.”박예찬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아이고, 착해. 조금 이따가 다른 놀이기구도 같이 타줄게.”“네.”박예찬은 눈썹을 약하게 치켜올리더니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이 삼촌은 정말 칭찬 하나에 껌뻑 죽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던 강연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너, 정말 저 남자 좋아하는 거야?”조하랑은 지금 어떻게든 강연우를 더 자극하고 싶었다.“응. 좋아해. 잘생겼고, 돈도 많잖아.”그 말에 강연우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네가 좋아한다니까 다행이네. 그렇다면 나도 더는 해줄 말이 없어.”돌아서려던 그는 김인우 일행이 멀리 않은 곳에 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강연우는 자신이 남의 결혼을 방해했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라곤 없는지 오히려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기까지 했다.“도련님.”김인우는 얇은 입술을 달싹였다.“강 변호사님은 여기서 다른 여자한테 충고하실 시간에, 집에 있는 아내 분이나 잘 챙기시는 게 어때요?”그 말에 강연우는 민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괜한 일에 참견했네요.”강연우는 자리를 떠나면서도 조하랑을 한 번 더 뒤돌아보았다.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김인우는 빠른 걸음으로 조하랑에 다가갔다.“겉으로는 날 그렇게 싫어하면서 속으로는 이렇게나 절 좋아하고 있었던 거예요? 이건 몰랐네.”조하랑은 지금 당장 발끝으로 땅굴이라도 파고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아까는 그냥 강연우 자극하려고 해본 말이었지,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오, 그렇다는 건 저 이용해 먹었다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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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여보세요, 무슨 일이시죠, 선생님?”박민정이 물었다.수화기 너머로 의사의 목소리가 들렸다.“사모님, 이제 병실로 와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환자분께서 깨어나셨어요.”“그게 정말이에요? 네, 알겠습니다. 바로 가 볼게요.”전화를 끊은 박민정이 곧바로 걸음을 재촉했다.“어디 가?”유남준이 그녀의 손을 붙잡고 물었다.“전에 그 간병인 아줌마 보러요. 깨어나셨다는데 가서 확인 좀 해 봐야 할 것 같아요.”박민정은 굳이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얘기했다.“혼자 가면 내가 걱정되잖아. 같이 가자.”유남준이 집요한 말투로 말했다.잠시 고민하던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들어 점점 배가 불러오면서 혼자 다니기도 불편한 상황이다 보니 유남준의 동행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차에 올라탄 두 사람은 함께 병원으로 이동했다.염혜란이 입원 중인 병원이 생각보다 먼 곳에 있었던 탓에 밤이 되어서야 둘은 그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박민정은 이 소식을 함미현에게도 알렸다.함미현은 엄마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급히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했다.함미현이 자리를 뜨자 윤소현 역시 이 사실을 빠르게 알게 되었다.“내가 염혜란 없애라고 했는데, 어떻게 의식을 회복했다는 거야? 너희들은 돈 받고 일하면서 하는 게 뭐야?”윤소현은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그녀의 수하들은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염혜란 씨 주위에 보디가드가 너무 많습니다. 지금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면 병실에 접근조차 불가합니다.”“그럼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봤어야지.”윤소현은 지금 그 누구보다 불안했다.염혜란이 깨어나 진실을 말하게 된다면 자신은 끝장인 상황인 데다가 박민정에게만 유리하게 흘러갈 게 분명했다.이렇게 된 이상 윤소현도 더 지체할 수는 없었다.“주소 찍어줘. 내가 직접 가 봐야겠어.”“네.”주소를 받은 윤소현은 급히 운전기사를 시켜 병원으로 향했다.병원.박민정과 함미현이 차례대로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는 두 사람은 병실까지 안내하며 말했다,“환자분께서 깨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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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윤소현?박민정은 윤소현이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함미현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혹시 윤소현한테 여기 주소 알려주셨어요?”함미현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니요, 한 번도 얘기해본 적 없어요.”그렇다면 윤소현은 이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걸까?소란에 밖으로 나가보니 윤소현이 두 경호원과 함께 와 있었다.박민정을 발견한 윤소현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목소리와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정말 친절했다.“민정 씨, 이 사람들 다 민정 씨 쪽 사람들이죠? 좀 비켜달라고 해줄 수 있을까요?”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병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보디가드들을 가리켰다.보디가드들은 박민정만을 바라보며 그녀의 지시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함미현도 밖으로 나와 놀란 눈으로 물었다.“언니, 여긴 무슨 일이에요?”“네가 너무 급하게 나가길래 분명 양어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서 따라와 봤어.”윤소현이 대답을 마친 후 질문을 시작했다.“아주머니 상태는 어떠셔?”마음속에 거리낌이라고는 없던 함미현은 윤소현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솔직하게 대답했다.“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지금 저조차도 못 알아보시고요.”그 말을 들은 윤소현은 마음속에 얹혀 있던 돌덩이가 스르르 내려가는 느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 병원이 치료를 잘 못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더 큰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알아볼게.”그녀는 일부러 선심을 쓰는 척했다.박민정은 윤소현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며 함미현의 반응을 기다렸다.다행히 함미현도 그 정도로 어리석은 인간은 아니었다.“괜찮아요. 지금 우리 엄마 상태로는 병원을 옮기는 것도 무리예요.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언니.”“친자매인데 고마울 게 뭐가 있니? 지금 아주머니 좀 만나도 될까?”윤소현은 계속해서 병실 안으로 들어가 확인해보렴 했다.함미현도 딱히 거절할 만한 명분이 없었다.박민정 역시 보디가드들에게 길을 비켜줄 것을 지시했다.윤소현은 병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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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남의 집안일이 아니라 정씨 가문 일이에요!”박민정은 고개를 들어 유남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제 얼굴의 흉터나 보고 얘기해요. 지금이야 많이 옅어졌지만 누가 한 짓인지는 영원히 안 잊어요.”그 말에 유남준은 순간 목이 메었다.그때의 일이 떠오르며 박민정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던 자신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그리고 예찬이. 예찬이가 또 납치당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지금 내 능력으로는 정씨 가문의 약점을 찾아내는 게 전부예요.”박민정은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박민정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자기 아들을 건드린 그 가문 사람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을 꼭 안아주며 말했다.“앞으로는 나와 함께 하자. 정씨 가문은 절대 오래가지 못할 거야. 혼자 애쓸 필요 없어.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다 처리할 테니까.”유남준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박민정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도 이제 깨달았거든요. 뭐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걸.”그러고는 덧붙였다.“만약 어느 날 갑자기 남준 씨가 없어지면요? 지난번에 수술받았던 거 기억나죠?”그 말에 말문이 막혔던 유남준은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는 말이네. 하지만 나는 오래오래 살아 있을 테니까 독립적으로 살아도 항상 내가 있다는 건 잊지 마.”“오래오래 살아 있을 거라는 건 무슨 말이에요?”박민정이 웃음을 터뜨렸다.“알았어요. 기억할게요.”두 사람은 꽤 오랜만에 이렇게 가볍고도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집에 도착하자 함께 살던 여자들은 둘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기도 끈끈해졌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그리고 기분이 좋아진 유남준 덕분에 다음날 회사 분위기마저 활기차고 기운 넘치게 바뀌어 버렸다....한편, 어젯밤에 함미현과 윤소현이 집을 떠나는 것을 목격한 정수미는 윤소현을 뒤쫓을 사람을 붙였다.그렇게 정수미 역시 함미현의 어머니가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왜 미현이가 나한테 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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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정수미는 유남우에게 전화를 걸어 그와 손을 잡고 IM 그룹의 모든 사업을 전면 봉쇄 하기로 결심했다.유남준은 이 소식을 듣고도 전혀 조급해하는 기색이 없었다.“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그는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다희 역시 유남준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오며 큰 위기들을 수도 없이 겪어봤던 탓에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하지만 그에게는 보고해야 할 일이 있을 뿐이었다.“대표님, 에리가 위약금 전액을 모두 지불했습니다.”유남준은 한껏 찌푸린 미간으로 서다희를 바라보았다.“전 재산이랑 부모님 재정 상태까지 조사했다고 하지 않았나? 분명 그 정도 돈을 마련할 수 있을 리 없다고 했잖아.”서다희 역시 그 점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그 부분은 제 실수입니다. 저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하지만 유남준은 오늘따라 좋았던 기분 덕에 서다희를 굳이 탓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만 얘기하고 넘어갔다.“잘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서다희가 대표실을 빠져나왔다....한편, 윤소현은 최근 신경이 몹시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첫 번째로는 정수미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나빠지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로는 박민정이 자신의 눈앞에서 윤씨 가문의 사업을 하나씩 뺏어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그녀의 아버지는 여전히 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지난번의 그 일은 언론에서도 함부로 다루려 하지 않았다. 모두가 유남준을 두려워하고 있었다.“회사 하나 없는 사람이 무슨 힘이 있다고 저렇게까지 벌벌 떠는 거야?”윤소현이 화를 내며 말했다.곁에 있던 그녀의 비서가 윤소현을 위로해 주었다.“유남준은 과거 진주시에 있을 때도 영향력이 아주 컸습니다. 아마 그때의 여파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윤소현은 한숨을 푹 내쉬며 물었다.“요즘 남우 씨는 뭐 하면서 지낸대?”그녀는 결혼 후, 두 사람의 관계가 점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와는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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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유남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또 한 번 이런 식으로 ‘놀라움’을 안겨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지난번에는 자신의 프로젝트 하나를 뺏어가더니 이번에는 회사의 간판스타까지 뺏어가 버렸다.서다희는 아무 말 없는 유남준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사모님께 IM 그룹이 사실은 대표님 소유라는 걸 말씀드려야 할까요?”“생각 좀 해볼게.”유남준이 서다희를 보며 말했다.“일단 나가 봐.”“네.”드디어 살벌한 분위기의 사무실에서 빠져나온 서다희는 후련한 마음에 크게 숨을 내쉬었다.솔직히 말해 박민정은 이제 자신이 경외심을 가질 만큼 대단한 존재로만 여겨졌다.대표님과 정면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던 판에 정면으로 붙어 이기기까지 했으니 말이다.대체 누가 박민정이 에리와 몰래 계약을 성사시켰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XS 그룹 내부.회사는 지금 에리가 입사한 것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만삭에 가까운 몸이 되어버린 박민정은 오랜 시간을 회사에 머물 수 없었던 탓에 잠시만 앉아 있다가 자리를 뜰 예정이었다.그런 박민정을 발견한 에리가 그녀를 따라 나왔다.“오늘 회사 처음 왔는데, 회사 규정이나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얘기도 안 해주고 그냥 갈 거야?”박민정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런 건 서연이한테 물어보면 아주 친절하게 잘 알려줄 거야. 난 지금이 상태로 오래 서 있는 것도 힘들거든.”에리는 그 말에 박민정을 더 붙잡지도 못했다. 하지만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그가 질문을 던졌다.“지금 만삭이라 배도 이렇게나 나왔는데 일하러 나오고. 남편이 뭐라 안 해?”그는 만삭의 임산부가 출근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박민정이 자신의 여인이었다면 임신 초기라도 그녀가 조금이라도 일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남편?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박민정은 그제야 에리가 가리키는 사람이 유남준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내가 일하고 싶다는데 뭐라고 할 수 있겠어?”박민정도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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