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죽기 전엔 못 놔줘 / Chapter 1291 - Chapter 1300

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1291 - Chapter 1300

1458 Chapters

제1291화

아들의 약을 끊는다는 윤소현의 협박에 함미현은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박민정이 저를 찾아온 건 제 신분 때문이 아니라 제 엄마를 찾았다고 알려주기 위해서였어요.”윤소현은 그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뭐라고?”이내 마음을 진정시킨 윤소현은 의아한 척 연기했다.“너희 엄마 지금 집에 계시지 않아? 뭘 찾았다는 거야? 지금 어디 계시는데?”“며칠 동안 엄마가 연락 안 돼서 제가 따로 찾아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어제 박민정이 연락이 와서 저녁에 만나자고 하더니 엄마가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주더라고요.”눈시울이 붉어진 함미현은 눈도 퉁퉁 부었다.윤소현은 그 말을 듣고 동정하는 척하며 말했다.“아이고, 너희 엄마가 어쩌다가 그런 일을 당하셨을까? 너무 안됐다. 네가 힘내야지. 엄마가 깨어나면 그때 말씀드려서 너희 엄마 장례 준비를 도와달라고 할게.”윤소현은 자기가 염혜란을 죽게 만들 줄로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어진 함미현의 말에 그녀는 등골이 서늘해졌다.“엄마는 입원해 계세요. 아직 돌아가시지는 않으셨어요.”함미현은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순식간에 안색이 변한 윤소현은 옆에 늘어뜨렸던 손으로 단단히 주먹을 쥐었다.‘무능한 것들, 분명히 처리했다고 하지 않았나? 왜 살아 있는 거야?’“아, 미안해. 내가 오해했어.”함미현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엄마 목숨이 질기긴 한가 봐요. 이 일 절대 정 대표님께는 말씀드리지 말아 주세요.”윤소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왜?”“제가 보기에는 정 대표님께서 시킨 것 같아요. 전에 소현 씨한테도 친어머니랑 관계 끊으라고 강요했잖아요?”함미현은 자신의 추측을 솔직히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윤소현은 속으로 안도했다.여전히 어리석은 함미현은 윤소현이 한 짓이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함미현이 정수미를 미워하면 더 좋지. 나는 의심받지 않을 테니까.’“네가 말하니까 생각났는데 엄마가 소유욕이 강한 사람이긴 해. 하... 그래도 네 엄마한테까지 손
Read more

제1292화

최근 박민정은 시간 날 때마다 염혜란을 보러 갔다.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염혜란은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의사도 의아해하며 말했다.“환자의 생존 의지는 매우 강한데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게 의문이네요.”“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생기면 바로 연락 주세요.”박민정이 말하자 의사도 흔쾌히 답하며 박민정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네. 알겠습니다.”병원을 나선 박민정은 바로 지사 즉 예전의 YN 그룹으로 향했다.박민정은 지난번 윤석후와 휸소현에게 경고를 날리고 부정하게 채용된 친척들을 쫓아냈다.그런데 오늘 아침 그들이 언론을 불러 회사 밖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회사 밖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현수막을 들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멀리 주차된 차 안에는 윤석후와 윤소현이 앉아 있었다.윤석후의 눈빛은 날카로웠다.“요즘 젊은것들은 아직 너무 어리숙하군. 회사 지분 대부분을 가졌다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다니. 회사 경영을 못 하도록 만들어줘야지.”“아빠, 이미 언론도 불렀으니 이 일은 대대적으로 보도될 거예요.”윤소현이 뿌듯해하며 말했다.“좋아. 잘했다.”윤석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윤소현은 박민정이 잘 되는 걸 절대로 두고 보지 못했다.윤소현은 기회만 생기면 박민정을 진흙 속에 처박아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회사 안에 있던 진서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 인간들 정말 뻔뻔하네요! 전에는 회사에서 매일 먹고 놀기만 하더니 보스가 회사를 인수했는데도 여전히 뻔뻔하게 회사에 들러붙으려고 하잖아요! 제가 가서 따끔하게 혼내줘야겠어요.”진서연이 소매를 걷으며 밖으로 나가려 하자 민수아와 설인하가 급히 그녀를 말렸다.“서연아, 흥분하지 마. 민정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그래요. 지금 밖에 나가서 저 사람들을 때리면 우리가 아무리 옳아도 언론 앞에서는 불리해질 거예요.”설인하가 침착하게 말했다.설인하는 한때 집안이 망했던 경험이 있어서 사소한 일 하나도 전체 판도를 바
Read more

제1293화

박민정은 침착하게 전화를 들어 얼마 전 새로 배치한 보안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회사 정문에 도착했는데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보안 팀장은 정민기가 직접 육성한 사람이었다.“물론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곧 가겠습니다.”박민정은 전화를 끊고 운전기사에게 계속 정문으로 차를 몰라고 지시했다.운전기사는 두려운 마음을 누르며 차를 몰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그들 중 일부는 박민정이 임신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납게 차창을 두드리며 고함을 질렀다.“나와라! 이 못된 대표! 나와서 우리에게 해명해!”덩치가 큰 이들이 차를 에워싼 모습은 한눈에 보기에도 위협적이었다.겁에 질린 운전기사는 창백해진 얼굴로 차 안에 앉아 있었다.그에 반해 박민정은 여전히 침착했다.차는 특수 제작된 방탄차로 아무리 두드려도 사람들의 손만 다칠 뿐 차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그녀는 차 안에서 운전기사를 진정시키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운전기사는 박민정의 대담함에 감탄했다.‘임산부가 이렇게 많은 장정 앞에서도 움츠리는 기색 하나 없다니...’“정말 대답하십니다. 대표님이 안 무서워하시는데 제가 겁을 먹으면 안 되겠죠.”“그래요.”운전기사는 박민정의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진정했다.그 시각 진서연과 다른 직원들도 회사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박민정의 차를 보았다.진서연은 박민정의 차를 발견하자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빨리 내려가요. 보스는 임신 중이잖아요. 저런 사람들한테 겁먹게 놔둘 수 없어요.”다른 두 사람도 무서웠지만 박민정이 자신들에게 베풀어준 은혜를 떠올리며 그녀를 돕기 위해 함께 내려갔다.보안 팀장 역시 보안 요원들과 함께 도착해 2분도 채 되지 않아 소란 피우는 사람들을 몰아냈다.“아이고, 대표가 보안요원 시켜서 사람 때린다!”그러자 일부는 연기하듯 땅에 누워 고통스러운 척하며 소리쳤다.그 사이 박민정은 차에서 내렸다.그녀의 커다란 배는 곧바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Read more

제1294화

서다희가 감탄하며 말했다.“전에 사모님께서 나약해 보이셨는데 이제 보니 외유내강이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태연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유남준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자부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당연하지.”누군가 아내를 칭찬하자 유남준은 더없이 기뻤다.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박민정이 직접 상황을 해결하도록 기다리기로 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소란을 피우던 사람들은 잠시 침묵했지만 곧 윤석후의 지시를 받자 다시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아이고, 이게 사람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요?”“우리 집이 얼마나 어려운데! 이 여자는 우리를 모욕하고 있어요! 그까짓 보상금으로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겁니까!”“맞아요! 노모가 병원에서 위독한 상황인데 이 여자가 우리 생계를 끊어놨어요!”사람들은 도덕적 압박을 가하며 상황을 몰아가려 했다.하지만 박민정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 병상 사진을 들고 있는 한 남성에게 다가갔다.“어머님이 참 낯이 익네요.”그 남자는 비웃으며 말했다.“인연이 있다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지 마! 우리 엄마는 너라는 사람도 모른다고!”“그게 아니라... 어머님 사진 인터넷에서 본 것 같아서요.”박민정의 말에 진서연은 사진을 찍어 바로 이미지 검색을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서연은 검색 결과를 확인하고 빠르게 걸어왔다.“이봐요! 이 사진 속 여사님은 당신 어머니가 아니잖아요!”남자는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무... 무슨 소리야! 아니면 네 엄마라도 된다는 거야?”화가 난 진서연은 조소를 내뱉으며 핸드폰을 높이 들어 올렸다.“여러분 보세요. 이 사람이 들고 있는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이에요. 이 사진 속 사람은 옛날에 뉴스에 나온 적도 있고 가족 없이 혼자 사시는 분이었어요.”진서연은 카메라를 향해 크게 말했다.정체가 드러난 남자는 화를 내며 진서연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손을 뻗었다.“이 나쁜 년!”그는 손을 들어 핸드폰을 뺏는 동시에 진서연을 때리려고 했다.그러나
Read more

제1295화

윤석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지금 당장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박민정을 공격해. 특히 배를 도려. 기습적으로 움직여야 해. 알겠어? 유산하게만 만들면 인당 2억씩 줄게.”2억이라는 금액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돈이었다.그 무리 중 리더는 망설임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이어 그는 무선 이어폰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명령을 전달했다.그들은 2억이라는 거금을 떠올리며 단지 뱃속의 아이를 없애는 것뿐이라며 고의 살인도 아니니 감옥에 갈 일도 없을 것이라며 생각하며 시선을 박민정에게 돌렸다.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매정한 대표! 오늘 너 죽고 나 살자!”한 사람이 먼저 움직이자 다른 사람들도 뒤따랐다.눈빛을 굳힌 진서연이 박민정을 보호하려 그녀를 뒤로 보내고 달려오는 사람들을 제지했다.민수아와 설인하도 곧바로 박민정을 둘러싸며 그녀를 지켰다.보안 요원들 역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박민정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그러나 사람들은 집요하게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심지어 어디선가 몽둥이를 들고 나타난 사람들까지 있었다.이것은 윤석후가 계획 실패를 대비해 준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박민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욕을 내뱉었다.“제기랄!”그녀는 조심스럽게 배를 감싸며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진서연 역시 두려웠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엔 자신 혼자선 역부족이었고 회사의 보안 요원들로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어떡하지? 갑자기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타난 거지?’“보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세요. 반드시 대표님을 보호해야 합니다.”진서연이 초조하게 외쳤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박민정은 쉽게 빠져나갈 수 없었다.한편 윤석후와 윤소현은 차 안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내 말이 맞았지? 괜히 올 리는 없다고 했잖아.”“아빠, 정말 선견지명이 있으시네요.”윤소현은 곧 보게 될 재밌는 장면을 기대하며 들떠 있었다.하지만 그들이 기대하는 장면 대신 누군가가 차창을 두드렸다
Read more

제1296화

유남준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말했다.“우연히 지나가고 있었을 뿐이야.”우연이라고? 이렇게 우연히 필요할 때 나타난다고? 게다가 이렇게나 많은 경호원까지 데리고?박민정은 유남준의 거짓말이 너무 서툴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굳이 더 따져 묻지는 않았다. 어쨌든 유남준이 오늘 그녀를 포함한 모두를 구해주었으니 말이다.만약 유남준이 와주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보스!”진서연은 혹시라도 박민정이 조금 전의 그 사람들 때문에 다치기라도 했을까 봐 걱정되어 다급한 발걸음으로 다가왔다.“됐어요, 이제 괜찮으니까 다들 회사로 돌아가서 계속 일 봐야죠?”박민정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네.”그제야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함께 회사로 돌아갔다.박민정은 예의상 유남준에게 말했다.“올라가서 좀 쉴래요?”“그러지, 뭐.”유남준은 사양하는 척도 하지 않고 바로 수락했다.박민정은 그런 유남준을 데리고 함께 회사 위층으로 올라갔다.회장실로 도착하자마자 유남준은 자연스레 바로 문을 잠갔다.박민정은 당황한 듯 멈칫하며 물었다.“문을 왜 닫아요?”대낮에 문을 꼭 잠근 채로 두 남녀가 단둘이 한 공간 안에 있다는 것이 박민정으로서는 이상하게만 느껴졌다.그녀는 잠긴 문을 열기 위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하지만 유남준은 뒤에서 박민정을 꼭 끌어안더니 그녀의 손을 제지했다.순간적으로 당황한 박민정이 큰 소리로 말했다.“이게 무슨 짓이에요, 당장 손 놔요!”유남준은 그 말에 손을 놓기는커녕 박민정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오늘 나한테 감사 인사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그 순간, 박민정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더니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그녀는 억지로 침착하려 애쓰며 몸을 돌리더니 고개를 들어 유남준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본인 아내랑 아이를 구해놓고, 무슨 보상을 기대하는 거죠?”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그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Read more

제1297화

긴장이라고?유남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박민정이 긴장을 했다고?그는 확신이 서지 않는 듯 김인우에게 다시 물었다.“긴장했다는 건 좋아서 그런 거 아니야?”그 질문에 김인우는 순간적으로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무슨 질문이야?”“대답이나 해!”유남준의 인내심은 바닥이 나 있었다.“긴장이라는 건 여러 가지 요소로 이루어지는 거야. 좋아서도 그 요소들 중 하나겠지만.”김인우가 분석하기 시작하며 말을 이었다.“가끔은 환경적인 이유도 있겠지. 혹시 두 사람이 새로운 장소에 있었던 건가?”김인우는 수상한 눈빛으로 유남준을 바라보더니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유남준은 김인우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뭘 그렇게 많이 물어?”말을 마친 유남준은 곧장 박민정이 있는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혼자 남겨진 김인우는 혼자 혀를 끌끌 찼다.“남준이 저놈도 참, 지 필요한 답만 얻어내고 딱 잘라버리네.”김인우 역시 유남준의 뒤를 이어 병실로 가 박민정에게 별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돌아갔다.유남준은 박민정의 옆에 앉아 있었고 박민정은 유남준을 째려보고 있었다.“남준 씨는 내가 평소보다 이상하다는 거 못 느꼈어요?”박민정 역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이내 눈앞이 캄캄해졌을 뿐이었다.유남준은 죄책감 어린 눈빛으로 박민정을 바라보았다.그래도 큰일이 아니라 다행이었다.“미안해. 난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유남준이 손을 들어 박민정의 손을 꼭 잡으며 말을 이었다.“너무 보고 싶었어.”유남준에게 손이 잡힌 채 낯간지러운 말을 들으니 박민정은 또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자신이 왜 사소한 것에도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되지 않았다.“됐어요, 됐어. 단순 산소 부족이라 다행이죠. 다음부턴 그러지 마요.”“응, 앞으로는 자제할게.”유남준이 입꼬리를 올리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오늘따라 예뻐 보였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유
Read more

제1298화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던 남자는 순식간에 기가 팍 죽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는 더 기분이 나빠진 듯 말했다.“들었지? 대기업 대표도 책임감 느끼고 아내 산부인과까지 따라오는데, 너는?”남자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꺼버렸다.병원 밖으로 나오자 박민정은 지금 이 순간이 그저 웃기기만 했다. 유남준도 누군가의 눈에는 단순히 빛 좋은 개살구로 보일 줄이야.차에 올라탄 박민정은 유남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오해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유남준의 표정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내가 그렇게 한심해 보여?”참다못한 박민정이 웃음을 터뜨렸다.“당연히 아니죠.”“아니라면서 왜 웃어?”유남준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가살이나 할 것 같다든지, 한심해 보인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그런 유남준의 모습을 보던 박민정은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이제 됐죠?”유남준은 박민정의 모습을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됐어. 그냥 웃는 게 훨씬 예쁘네, 많이 웃어.”박민정이 활짝 웃는 모습을 못 본 지도 너무 오래된 것 같았다.“웃기 싫어졌어요.”박민정은 눈을 감던 유남준의 어깨에 기대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유남준은 자신에게 기댄 박민정을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박민정 역시 더 저항하지 않고 편한 자세를 잡아 얕은 잠에 빠졌다.회사에 도착하자 유남준은 박민정과 함께 따라 올라가려 했지만 박민정에 의해 매정하게 거절당하고 말았다.홀로 회사에 돌아온 박민정에게 동료들이 다가오더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갑자기 유남준의 품에 안겨 떠났는지에 대한 온갖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별일 아니야. 그냥 산소 부족으로 잠깐 기절했을 뿐이니까.”박민정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태연한 기색으로 답했다.“아, 그래요? 왜 갑자기 산소가 부족해진 건데요?”진서연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캐물었다.그 질문에 박민정이 어떻게 솔직히 답할 수 있을
Read more

제1299화

예상 밖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렇게 윤석후는 경호원들에게 끌려갔다. 이윽고 들려오는 그의 처참한 비명에 윤소현의 등골이 오싹해졌다.서다희는 하품을 한 번 하더니 말했다.“가죠.”그는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윤소현이 뒤늦게 아버지를 찾아갔을 때는 이미 늦은 듯했다. 윤석후는 이미 형체를 똑바로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아빠, 아빠...”윤소현은 큰 소리로 윤석후를 불러보았지만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박민정, 네가 우리 아빠를 이렇게 만든 거야. 넌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두고 봐.”그녀는 이를 갈며 모진 말을 내뱉더니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이번 일로 윤석후는 한동안 조용히 지내게 될 것이다.정씨 가문 본가로 돌아온 윤소현은 곧장 함미현을 불렀다.“저는 갑자기 왜 부르신 거죠, 소현 씨?”함미현은 사적인 자리에서까지 자신을 한껏 낮추며 윤소현에게 존칭을 붙였다.“지금 당장 정수미 앞에서 울면서 하소연해 봐. 박민정이 네 목숨을 노리고 있다고 말이야. 어떻게든 정수미가 박민정을 없애게 만들란 말이야!”윤소현은 정수미가 아직도 자신을 위해 직접 손을 써 박민정에게 해를 가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그러니 모든 기대를 함미현에게 걸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지금 정수미에게는 함미현이 친딸로 보일 테니까.그 말을 들은 함미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이렇게 말 한마디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게 맞을까?함미현은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부유한 사람이라는 것은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녀도 더 이상 윤소현의 악행에 동참하고 싶지 않았다.함미현은 아직 박민정의 목숨까지 노릴 만큼의 악인이 아니었다.“그건 좀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범죄잖아요.”함미현이 목소리를 내리깔고 말했다.“범죄? 무슨 범죄? 너 생각 잘하는 게 좋을 거야. 날 안 도와준다고 하면 난 정수미한테 진실을
Read more

제1300화

함미현은 윤소현을 한 번 쳐다보더니 정수미의 앞으로 다가가 갑자기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엄마.”정수미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라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함미현의 앞으로 걸어갔다.“왜 그러니? 왜 갑자기 무릎을 꿇어?”“엄마, 저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들어주시면, 그때 일어날게요.”함미현이 말했다.“무슨 부탁인데 그래? 어서 말해보렴.”정수미는 딸의 이런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엄마, 박민정 좀 죽여주세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네?”그 말에 깜짝 놀란 정수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함미현을 바라보며 물었다.“뭐라고?”“엄마, 저는 박민정이 너무 싫어요. 언젠가 저를 해칠 것 같단 말이에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저 살려주세요.”함미현은 콧물까지 훌쩍이며 애원했다.“안 그러시면 저 계속 이대로 있을 겁니다.”이때, 윤소현도 다가와 거들었다.“엄마, 제가 뭐랬어요. 박민정 언젠간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요. 이제 미현이도 박민정 그 여자가 싫다잖아요.”“싫다고 사람을 죽여?”정수미가 되물었다.그 질문에 윤소현의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정수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함미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람 목숨이 걸린 일은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하지 마.”말을 마친 그녀는 시선을 윤소현에게 돌렸다.“잠깐 서재에서 보자.”그 말에 당황한 윤소현은 당황한 듯했다. 함미현이 정수미에게 부탁만 한다면 예전처럼 자신들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일이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그녀는 정수미를 따라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상황 판단이 끝나기도 전에 정수미는 화난 표정으로 윤소현을 바라보고 있었다.“왜 미현이한테 그런 일을 시킨 거니?”“네?”윤소현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엄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그런 거 시킨 적 없어요. 다 미현이 혼자...”“넌 내가 바보로 보이니?”정수미가 윤소현의 말을 끊었다.“미현이랑 민정이는 아무런 원한도 없는 사이야. 그런 미현이가 왜
Read more
PREV
1
...
128129130131132
...
14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