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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Author: 윤지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12 19:00:00
최근 박민정은 시간 날 때마다 염혜란을 보러 갔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염혜란은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의사도 의아해하며 말했다.

“환자의 생존 의지는 매우 강한데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게 의문이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생기면 바로 연락 주세요.”

박민정이 말하자 의사도 흔쾌히 답하며 박민정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네. 알겠습니다.”

병원을 나선 박민정은 바로 지사 즉 예전의 YN 그룹으로 향했다.

박민정은 지난번 윤석후와 휸소현에게 경고를 날리고 부정하게 채용된 친척들을 쫓아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들이 언론을 불러 회사 밖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회사 밖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현수막을 들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멀리 주차된 차 안에는 윤석후와 윤소현이 앉아 있었다.

윤석후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요즘 젊은것들은 아직 너무 어리숙하군. 회사 지분 대부분을 가졌다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다니. 회사 경영을 못 하도록 만들어줘야지.”

“아빠, 이미 언론도 불렀으니 이 일은 대대적으로 보도될 거예요.”

윤소현이 뿌듯해하며 말했다.

“좋아. 잘했다.”

윤석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윤소현은 박민정이 잘 되는 걸 절대로 두고 보지 못했다.

윤소현은 기회만 생기면 박민정을 진흙 속에 처박아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

회사 안에 있던 진서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 인간들 정말 뻔뻔하네요! 전에는 회사에서 매일 먹고 놀기만 하더니 보스가 회사를 인수했는데도 여전히 뻔뻔하게 회사에 들러붙으려고 하잖아요! 제가 가서 따끔하게 혼내줘야겠어요.”

진서연이 소매를 걷으며 밖으로 나가려 하자 민수아와 설인하가 급히 그녀를 말렸다.

“서연아, 흥분하지 마. 민정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

“그래요. 지금 밖에 나가서 저 사람들을 때리면 우리가 아무리 옳아도 언론 앞에서는 불리해질 거예요.”

설인하가 침착하게 말했다.

설인하는 한때 집안이 망했던 경험이 있어서 사소한 일 하나도 전체 판도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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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다희가 감탄하며 말했다.“전에 사모님께서 나약해 보이셨는데 이제 보니 외유내강이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태연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유남준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자부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당연하지.”누군가 아내를 칭찬하자 유남준은 더없이 기뻤다.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박민정이 직접 상황을 해결하도록 기다리기로 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소란을 피우던 사람들은 잠시 침묵했지만 곧 윤석후의 지시를 받자 다시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아이고, 이게 사람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요?”“우리 집이 얼마나 어려운데! 이 여자는 우리를 모욕하고 있어요! 그까짓 보상금으로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겁니까!”“맞아요! 노모가 병원에서 위독한 상황인데 이 여자가 우리 생계를 끊어놨어요!”사람들은 도덕적 압박을 가하며 상황을 몰아가려 했다.하지만 박민정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 병상 사진을 들고 있는 한 남성에게 다가갔다.“어머님이 참 낯이 익네요.”그 남자는 비웃으며 말했다.“인연이 있다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지 마! 우리 엄마는 너라는 사람도 모른다고!”“그게 아니라... 어머님 사진 인터넷에서 본 것 같아서요.”박민정의 말에 진서연은 사진을 찍어 바로 이미지 검색을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서연은 검색 결과를 확인하고 빠르게 걸어왔다.“이봐요! 이 사진 속 여사님은 당신 어머니가 아니잖아요!”남자는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무... 무슨 소리야! 아니면 네 엄마라도 된다는 거야?”화가 난 진서연은 조소를 내뱉으며 핸드폰을 높이 들어 올렸다.“여러분 보세요. 이 사람이 들고 있는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이에요. 이 사진 속 사람은 옛날에 뉴스에 나온 적도 있고 가족 없이 혼자 사시는 분이었어요.”진서연은 카메라를 향해 크게 말했다.정체가 드러난 남자는 화를 내며 진서연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손을 뻗었다.“이 나쁜 년!”그는 손을 들어 핸드폰을 뺏는 동시에 진서연을 때리려고 했다.그러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93화

    박민정은 침착하게 전화를 들어 얼마 전 새로 배치한 보안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회사 정문에 도착했는데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보안 팀장은 정민기가 직접 육성한 사람이었다.“물론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곧 가겠습니다.”박민정은 전화를 끊고 운전기사에게 계속 정문으로 차를 몰라고 지시했다.운전기사는 두려운 마음을 누르며 차를 몰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그들 중 일부는 박민정이 임신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납게 차창을 두드리며 고함을 질렀다.“나와라! 이 못된 대표! 나와서 우리에게 해명해!”덩치가 큰 이들이 차를 에워싼 모습은 한눈에 보기에도 위협적이었다.겁에 질린 운전기사는 창백해진 얼굴로 차 안에 앉아 있었다.그에 반해 박민정은 여전히 침착했다.차는 특수 제작된 방탄차로 아무리 두드려도 사람들의 손만 다칠 뿐 차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그녀는 차 안에서 운전기사를 진정시키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운전기사는 박민정의 대담함에 감탄했다.‘임산부가 이렇게 많은 장정 앞에서도 움츠리는 기색 하나 없다니...’“정말 대답하십니다. 대표님이 안 무서워하시는데 제가 겁을 먹으면 안 되겠죠.”“그래요.”운전기사는 박민정의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진정했다.그 시각 진서연과 다른 직원들도 회사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박민정의 차를 보았다.진서연은 박민정의 차를 발견하자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빨리 내려가요. 보스는 임신 중이잖아요. 저런 사람들한테 겁먹게 놔둘 수 없어요.”다른 두 사람도 무서웠지만 박민정이 자신들에게 베풀어준 은혜를 떠올리며 그녀를 돕기 위해 함께 내려갔다.보안 팀장 역시 보안 요원들과 함께 도착해 2분도 채 되지 않아 소란 피우는 사람들을 몰아냈다.“아이고, 대표가 보안요원 시켜서 사람 때린다!”그러자 일부는 연기하듯 땅에 누워 고통스러운 척하며 소리쳤다.그 사이 박민정은 차에서 내렸다.그녀의 커다란 배는 곧바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92화

    최근 박민정은 시간 날 때마다 염혜란을 보러 갔다.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염혜란은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의사도 의아해하며 말했다.“환자의 생존 의지는 매우 강한데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게 의문이네요.”“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생기면 바로 연락 주세요.”박민정이 말하자 의사도 흔쾌히 답하며 박민정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네. 알겠습니다.”병원을 나선 박민정은 바로 지사 즉 예전의 YN 그룹으로 향했다.박민정은 지난번 윤석후와 휸소현에게 경고를 날리고 부정하게 채용된 친척들을 쫓아냈다.그런데 오늘 아침 그들이 언론을 불러 회사 밖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회사 밖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현수막을 들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멀리 주차된 차 안에는 윤석후와 윤소현이 앉아 있었다.윤석후의 눈빛은 날카로웠다.“요즘 젊은것들은 아직 너무 어리숙하군. 회사 지분 대부분을 가졌다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다니. 회사 경영을 못 하도록 만들어줘야지.”“아빠, 이미 언론도 불렀으니 이 일은 대대적으로 보도될 거예요.”윤소현이 뿌듯해하며 말했다.“좋아. 잘했다.”윤석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윤소현은 박민정이 잘 되는 걸 절대로 두고 보지 못했다.윤소현은 기회만 생기면 박민정을 진흙 속에 처박아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회사 안에 있던 진서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 인간들 정말 뻔뻔하네요! 전에는 회사에서 매일 먹고 놀기만 하더니 보스가 회사를 인수했는데도 여전히 뻔뻔하게 회사에 들러붙으려고 하잖아요! 제가 가서 따끔하게 혼내줘야겠어요.”진서연이 소매를 걷으며 밖으로 나가려 하자 민수아와 설인하가 급히 그녀를 말렸다.“서연아, 흥분하지 마. 민정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그래요. 지금 밖에 나가서 저 사람들을 때리면 우리가 아무리 옳아도 언론 앞에서는 불리해질 거예요.”설인하가 침착하게 말했다.설인하는 한때 집안이 망했던 경험이 있어서 사소한 일 하나도 전체 판도를 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91화

    아들의 약을 끊는다는 윤소현의 협박에 함미현은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박민정이 저를 찾아온 건 제 신분 때문이 아니라 제 엄마를 찾았다고 알려주기 위해서였어요.”윤소현은 그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뭐라고?”이내 마음을 진정시킨 윤소현은 의아한 척 연기했다.“너희 엄마 지금 집에 계시지 않아? 뭘 찾았다는 거야? 지금 어디 계시는데?”“며칠 동안 엄마가 연락 안 돼서 제가 따로 찾아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어제 박민정이 연락이 와서 저녁에 만나자고 하더니 엄마가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주더라고요.”눈시울이 붉어진 함미현은 눈도 퉁퉁 부었다.윤소현은 그 말을 듣고 동정하는 척하며 말했다.“아이고, 너희 엄마가 어쩌다가 그런 일을 당하셨을까? 너무 안됐다. 네가 힘내야지. 엄마가 깨어나면 그때 말씀드려서 너희 엄마 장례 준비를 도와달라고 할게.”윤소현은 자기가 염혜란을 죽게 만들 줄로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어진 함미현의 말에 그녀는 등골이 서늘해졌다.“엄마는 입원해 계세요. 아직 돌아가시지는 않으셨어요.”함미현은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순식간에 안색이 변한 윤소현은 옆에 늘어뜨렸던 손으로 단단히 주먹을 쥐었다.‘무능한 것들, 분명히 처리했다고 하지 않았나? 왜 살아 있는 거야?’“아, 미안해. 내가 오해했어.”함미현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엄마 목숨이 질기긴 한가 봐요. 이 일 절대 정 대표님께는 말씀드리지 말아 주세요.”윤소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왜?”“제가 보기에는 정 대표님께서 시킨 것 같아요. 전에 소현 씨한테도 친어머니랑 관계 끊으라고 강요했잖아요?”함미현은 자신의 추측을 솔직히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윤소현은 속으로 안도했다.여전히 어리석은 함미현은 윤소현이 한 짓이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함미현이 정수미를 미워하면 더 좋지. 나는 의심받지 않을 테니까.’“네가 말하니까 생각났는데 엄마가 소유욕이 강한 사람이긴 해. 하... 그래도 네 엄마한테까지 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90화

    ‘남준 씨가 따라왔다면 정민기 씨가 알아채고 나한테 얘기했을 거야.’유남준은 그녀에게 먼저 차에 타라고 했다.차에 타고 나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어제 너한테 메시지 보냈었잖아? 사람 시켜서 위치 추적했어. 이러면 널 따라다니는 게 아니지?”그는 박민정이 누군가에게 쫓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이렇게 한 것이다.박민정은 말문이 막혔다.‘이러는 게 쫓아오는 거랑 뭐가 다르지?’“앞으로 나한테 올 때 먼저 위치 확인해도 되는지 물어보세요.”“알았어.”유남준은 바로 대답했다.흔쾌히 대답하는 유남준의 모습에 마음이 풀린 그녀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저 좀 회사에 데려다주세요. 전 좀 자야겠어요.”늦잠을 자지 못한 그녀는 차 안에서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다.많이 피곤했는지 박민정은 금방 잠들었고 차가 움직임에 따라 비틀거리기도 했다.유남준은 그녀를 품에 안으며 기사에게 조용히 말했다.“천천히 운전해 줘.”“네.”...함미현이 집에 돌아왔을 때 윤소현과 정수미는 거실에 앉아 있었다.정수미는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미현아, 괜찮은 거야?”함미현이 정씨 가문에 와서 살기 시작한 이후 밤새 집을 비운 적은 없었다.처음 있는 외박이었다 보니 정수미는 걱정이 많았다.함미현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엄마,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정수미가 말을 이었다.“어제는 왜 안 들어왔어? 전화 한 통도 없어서 나랑 네 언니가 걱정했잖니.”정수미는 윤소현의 협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함미현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죄송해요. 핸드폰이 꺼져 있어서 몰랐어요.”“몰랐으면 됐어. 다음에는 꼭 엄마한테 미리 얘기해줘. 안 그러면 걱정되니까.”정수미는 겨우 되찾은 딸을 잃을까 봐 걱정했다.“네!”함미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질투 어린 시선으로 두 사람을 바라본 윤소현은 속으로 조소했다.‘언젠가 정수미는 친딸도 아닌 년을 아낀 걸 후회하게 될 거야.’“엄마, 밤새 안 주무셨는데 이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89화

    얼마 자지 않고 일어난 함미현은 꺼져 있는 핸드폰을 보고 충전기를 연결했다.핸드폰을 열자 그녀는 윤소현에게서 온 수많은 연락을 확인하고는 이내 윤소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윤소현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함미현, 한밤중에 집에 안 들어오고 어디 간 거야? 지금 누구랑 있어?”함미현이 박민정을 쳐다보자 박민정도 그녀를 바라보았다.함미현은 망설이다 답했다.“어제 친구들이랑 술 마시다가 잠들었어요. 핸드폰은 꺼져 있어서 이제 깼어요. 죄송해요.”윤소현은 함미현이 박민정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그녀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그래? 나랑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얼른 집으로 와.”“하지만...”함미현은 망설였다.염혜라닝 병상에 누워있는 상황에 집으로 돌아가는 게 마음에 걸린 탓이다.“아직 일이 조금 남아서 며칠만 더 있어도 될까요?”함미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안 돌아온다고?”윤소현의 목소리가 커졌다.‘박민정에게 무슨 얘기라도 한 거 아니야?’윤소현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잘 생각해 봐. 나랑 엄마가 동하 돌보는 사람까지 보내줬는데 너는 밖에서 돌아다닌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 아닐까? 계속 안 오면 우리도 동하한테 신경 끌 거야.”윤소현은 이제 함미현을 협박하는 방법밖에 없었다.윤소현의 협박에 함미현은 다급하게 말했다.“화내지 마세요. 지금 바로 갈게요.”함미현은 전화를 끊고 미안한 표정으로 박민정을 바라보았다.“민정 씨, 죄송하지만 먼저 가봐야겠어요. 제 아이도 병원에 있는데 돌볼 사람이 없어요.”박민정은 함미현의 말을 듣고 직설적으로 답했다.“저도 매일 출근해야 해서 여기서 아주머니를 돌볼 수는 없어요.”함미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이해해요. 그런데 지금 제가 상황이 정말 안 좋거든요.”함미현은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 박민정에게 건넸다.“이 카드에는 100억이 들어있어요. 이 돈으로 엄마를 살려준 은혜에 보답하는데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이게 제가 줄 수 있는 전부예요. 민정 씨, 병원비는 이 카드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88화

    박민정은 유남준의 메시지를 확인했다.[오늘 밤엔 안 들어오는 거야?]그가 문자를 보낸 시간은 11시쯤이었다.박민정은 그제야 답장을 보냈다.[네. 안 들어가요. 너무 늦어서 근처에서 묵으려고요.]그녀는 늦은 시간이니 유남준이 이미 잠들었을 거로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바로 답장이 왔다.[시간도 늦었는데 왜 아직도 안 자?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지?]유남준은 박민정의 답장을 기다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평소 잠이 얕은 그는 박민정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그녀만의 특별 알림음을 설정해 두었고 알림음이 울리자마자 잠에서 깼다.박민정은 관심 어린 그의 질문에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지금 중환자실에 있는 친구 보고 있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고 도착하자마자 의사들이 응급 처치를 하느라 늦어졌어요.]유남준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안심했다.[얼른 쉬어.][네.]박민정은 핸드폰을 끄고 옆에 두고 눕자마자 곧 잠에 들었다.반면 유남준은 다음 날 그녀를 만나러 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다른 한 편, 정씨 가문에서 윤소현은 자신이 보낸 사람들이 함미현을 놓쳤다는 소식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겨우 여자 하나 따라가는 것도 제대로 못 해?”평범한 운전기사였다면 그녀의 부하들이 놓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운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정민기였다.그녀의 부하들은 난처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아가씨, 정말 저희 잘못이 아니에요. 함미현을 태운 차량에 전문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뒤쫓는 걸 바로 눈치채고 따돌려 버렸습니다.”“그래?”윤소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누가 함미현을 태우러 왔는데?”부하들은 차량 사진을 윤소현에게 보냈다.사진은 흐릿했지만 뒷좌석에 앉은 여자의 윤곽은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박민정?’단번에 박민정임을 알아본 윤소현은 순간적으로 긴장했다.“박민정? 이 시간에 박민정이 왜 함미현을 만나?”윤소현은 박민정이 무언가 알게 된 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87화

    정민기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함미현에게 전했다.충격에 휩싸인 함미현이 물었다.“누군가가 저희 엄마를 해친 거라고요?”그녀는 여전히 이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그녀와 염혜란은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돈도 권력도 없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한 적도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은...“혹시 정수미예요?”함미현이 박민정의 손을 잡고 물었다.그녀는 정수미야말로 제일 유력한 용의자 같았다.정수미 같은 대기업 대표가 자신의 딸에게 두 명의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용납할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박민정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아직 명확한 증거가 없었다.“아직 정수미가 그랬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어요.”함미현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분명 그 여자예요. 전에 정수미가 윤소현에게 엄마가 두 명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윤소현과 친엄마 사이를 단절시켰다고 얘기한 적 있어요.”이 일은 염혜란이 그녀에게 말해준 이야기였다.당시 함미현은 그런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억만금을 준다 해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안 되겠어요. 당장 정수미에게 연락해서 확인해야겠어요. 정말 정수미가 그런 건지 확실하게 물어봐야겠어요.”함미현이 전화를 걸려 하자 박민정이 막아섰다.“함미현,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만약 정말 정수미가 그런 짓을 한 거라면 지금 전화를 거는 건 아주머니가 살아있다는 걸 알리는 꼴밖에 안 돼요. 정씨 가문의 수단을 생각해 보세요. 정수미는 틀림없이 아주머니의 목숨을 한 번 더 노릴 거예요.”함미현이 손을 멈추며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지금으로는 아주머니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아주머니가 깨어나면 누가 그랬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함미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알겠어요.”그녀는 다시 병상으로 돌아가 어머니 옆에 앉았다.그녀의 마음은 죄책감과 고통으로 물들었다.‘다 나랑 동하 때문이야. 뭐든 건 대가가 따르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86화

    “함미현한테 사람 붙여서 누구랑 어디 가서 뭐 하는지 알아봐.”함미현은 윤소현 수중에 있는 중요한 카드였기에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전화를 끊은 윤소현은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한편 함미현이 밖으로 나오자 박민정의 차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차 문을 열고 올라탄 그녀는 자신이 이미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민정 씨, 어머니는 어디 계세요?”함미현의 눈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죠?”며칠 동안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자 그녀는 점점 나쁜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그 모습을 본 박민정은 그녀가 현재 상황을 모른다고 판단했다.“직접 보면 알게 될 겁니다.”운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민기는 뒤에서 따라오는 차를 발견했다.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두 분은 안절벨트 꽉 매세요. 따라오는 차가 있네요.”“네?”함미현은 얼떨떨하게 되물었다.“누가 우리를 따라와요?”정민기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속도를 높였다.그는 혼잡한 도로 속에서 민첩하게 차들을 피해 가며 빠르게 움직였고 10분도 되지 않아 뒤따라오던 차량을 따돌렸다.미리 대비했던 박민정이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차량으로 인해 울렁거리는 속까지 어찌할 수는 없었다.함미현 역시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말했다.“너무 빨리 달린 거 아니에요?”“이미 따돌렸습니다.”정민기의 대답에 함미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박민정은 자세를 바로잡고 뒤를 돌아보았다. 더 이상 의심스러운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정민기에게 물었다.“그 차는 언제부터 따라온 거예요?”“함미현 씨가 차에 탄 직후부터요.”함미현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그럼 저를 따라온 거란 말인가요?”정민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함미현은 불안해하며 백미러를 통해 뒤를 계속 확인했다.“누가 저를 따라온 거죠? 설마 정수미일까요?”박민정은 그녀가 정수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고 그녀 스스로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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