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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1261 - Chapter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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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1화

박민정이 몸을 일으켜 앉더니 물었다.“그래서요?”더는 그녀를 속이고 싶지 않았던 유남준이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래서 난 네가 나랑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너라면 나랑 꽤 괜찮은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박민정의 가문이 약속을 어기지 않았을 때까지만 해도 유남준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수많은 고민들을 해왔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자존심이 강한 남자였다.박민호의 결혼식에서 약속을 어겨 상류층의 조롱거리로 전락해버린 지금, 그는 자신의 속에 쌓인 모든 화를 박민정에게 쏟아냈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혹시라도 박민정이 괜한 오해를 할 것을 염려한 유남준이 뒤늦게 덧붙였다.“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내가 널 좋아하고 있다는 거야.”갑작스러운 유남준의 고백에 박민정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그저 눈을 질끈 감았다.“네, 네. 알겠으니까 이제 자요.”“너는? 정말 이제 내가 싫어진 거야?”하지만 유남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대답을 할 수 없었던 박민정은 그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반응에 유남준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뉴스 기사 같은 건 내가 다 잘 처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쉬어.”“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왜 안 물어요?”박민정은 일부러 유남준을 떠보듯 물었다.“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내가 다 처리할 거야.”유남준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더는 말을 이어나갈 마음이 없어진 박민정은 고개를 돌려 잠을 청했다.혼자 바닥에서 자게 된 유남준은 잠에 들 수 없었다. 그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수시로 박민정에게 향했다. 잠에 든 여성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에서 울리자 유남준은 결국 참지 모사고 몸을 일으켜 박민정을 품에 안았다.박민정을 품에 안은 유남준은 그제야 자신을 괴롭히던 고민들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잠에 들 수 있었다.창밖에서 내리쬐는 햇살이 두 사람을 비추었다.뜨거운 열기에 박민정은 잠에서 깨어났다. 요즘 일교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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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가자, 윤우야. 엄마랑 세수해야지.”박민정은 박윤우의 손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하지만 문밖에 서 있던 박윤우가 유남준에게 윙크를 날리더니 말했다.“괜찮아요, 엄마. 엄마는 아빠랑 같이 있어 주세요. 아빠는 매일 밖에서 혼자 가족도 없이 추고 배고프게 지내는데 불쌍하잖아요.”아이의 황당한 발언에 박민정은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이 녀석은 어쩜 아빠만 그렇게 걱정하는 건지, 유남준이 그렇게 불쌍한 사람은 아닌데 말이다.전 세계 상위 0.1%의 부자인데, 이런 유남준이 불쌍하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죽어야 한다는 말일까?“그럼 윤우는 여기 있어. 엄마는 세수하러 갈 거야.”박민정은 박윤우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세수를 마치고 나와 보니 거실이 소란스러웠다. 궁금증이 일어 가까이 가보니 박윤우가 민수아 일행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오늘 아침에 꽤 일찍 일어나서 엄마 방으로 갔거든요. 가보니까 엄마랑 아빠가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자고 있었어요. 게다가 아빠는 옷도 안 입고 있었고요.”“뭐라고? 그다음엔?”민수아는 아이의 말에 눈을 반짝이더니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설인하도 그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얘기를 듣고 있었다.그리고 아직 연애 경험이 없는 진서연은 달아오른 얼굴로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제가 엄마 아빠를 불렀거든요. 그랬더니 두 분 다 엄청 당황하신 것 같았어요. 저한테 뭘 들킬까 봐 무서워하는 사람들처럼 막 제 눈을 피하더라니까요.”박윤우의 말은 듣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박민정은 자기 아들에게 이런 면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 그녀는 곧장 아이에게 다가가 말했다.“박윤우,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가서 세수나 해. 아침 먹어야 하니까.”사실 박윤우는 이모들에게 엄마와 아빠의 재결합을 알리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렇게 하면 이모들도 유남준을 너무 나쁘게만 보지 않을 테니 말이다.박민정의 말이 끝나자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천천히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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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현관으로 가보니 서다희가 손에 커다란 가방 몇 개를 들고 와 있었다.박민정은 어딘가 의아하긴 했지만 경비에게 안으로 들여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안으로 들어선 서다희는 이곳을 유남준의 개인 숙소로만 여기는 건지 유남준의 옷가지들이 담긴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대표님, 이 정도면 괜찮으시겠습니까? 부족하시다면 제가 조금 이따가 더 가져오겠습니다.”“비서님,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 남준 씨는 여기서 하룻밤만 묵기로 했는데요.”유남준이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리라 생각하는 듯한 서다희에게 박민정이 얘기했다.하지만 자신에게 눈짓하는 유남준을 발견한 서다희가 곧장 대답했다.“하지만 제가 옷을 이렇게 갖고 왔는데, 그냥 여기 두는 건 어떨까요? 쓸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습니까.”박민정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유남준이 서다희에게 물었다.“가져오라고 한 건?”“다 가져왔습니다.”서다희는 다른 가방에서 파일들을 꺼냈다.“사모님, 이건 대표님께서 갖고 오라고 하셨던 호산 그룹의 예전 경영 자료입니다.“그 자료란 무려 몇 킬로그램은 족히 되어 보이는 두꺼운 문서들이었다.“이건 다 실물 서류고요, 다른 건 다 전자 문서들이라 사모님께 메일로 전송해 드렸습니다.”그 말에 박민정이 놀란 기색을 보이며 물었다.“제가 이걸 찾는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유남준은 그녀가 창업 준비로 퇴사했다는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지만 괜히 부담을 느낄 박민정을 위해 대답했다.“전에 내가 너한테 YN 그룹 맡겼었잖아. 네가 힘들어할까 봐 자료들 다 찾아서 보낸 거야. 필요하면 보고 필요 없으면 버려도 돼.”사실 이 자료들은 모두 유남준이 오랜 시간 동안 노력으로 쌓아온 것들이었고 이때까지 아무에게도 주지 않았던 자료였다.그리고 박민정은 그런 자료를 거절할 수 없었다.“받아야죠, 고마워요.”전에 받았던 자료들로 큰 도움을 받았던 박민정은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싶었다.자료를 받는 박민정을 보며 유남준은 두 사람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건 아니라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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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지나치게 해맑은 자신의 아들을 더 상대할 힘도 없었던 박민정이 말했다.“됐으니까 얼른 아침 먹고 학교나 가.”아이가 어느새 학교 갈 나이가 됐다는 사실이 요즘 박민정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아이가 얌전한 편이긴 했지만 육아는 항상 힘든 것이니 말이다.“알겠어요.”박윤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얌전히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이어서 세 명도 차례대로 나와 아침 식사를 했다.오늘 그녀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었으니, 바로 새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었다.어제 설인하가 박민정의 회사로 간다는 말을 들은 민수아가 자신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XS 회사의 프런트 데스크 매니저로 입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서둘러 아침 식사를 마친 그녀들은 함께 새 회사로 향했다.새 직장에서의 첫날은 정신없이 바삐 돌아쳤다. 박민정 역시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신의 루머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카페.최현아에게서 박민정이 퇴사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윤소현은 자신이 드디어 그녀를 회사에서 몰아냈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뿌듯해졌다.“제가 뭐랬어요, 형님. 박민정 같은 사람은 오래 못 버틸 거라고 했잖아요.”한껏 우쭐해진 윤소현이 말했다.최현아도 커피 한 모금을 들이키며 맞장구쳤다.“그러니까 말이야. 그런데 이모님 참 대단하시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박민정을 공격하게 한 거야?”그 말에 윤소현은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어려울 거 없어요. 제가 마음만 먹으면 그게 누구든 사회적으로 전부 매장해 버릴 수 있으니까요.”이윽고 그녀는 말을 마치며 반 협박 조로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형님, 우리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요.”최현아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야 당연하지.”하지만 속으로는 새로 등장한 윤소현이라는 경쟁자에 골치가 아파왔다.힘들게 박민정을 몰아냈는데 갑자기 윤소현이라는 걸림돌이 생겨버린 것이다.배후 세력이 엄청난 윤소현은 절대 최현아의 상대가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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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그때의 바움 그룹의 규모는 정말 엄청났지. 우리 회사도 그 시절의 바움 그룹처럼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장명철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에 박민정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앞으로 여러분 모두가 우리 회사의 창립 주주가 될 겁니다.”잠시 담소를 나눈 후 장명철은 곧장 업무 준비를 시작했다.그 역시 박민정을 겨냥한 온라인 루머들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일찌감치 이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앞으로 우리 회사도 자체적인 전문 변호팀이 필요할 거야. 그래야 제 3자에게 마음껏 휘둘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장명철이 입을 열었다.박민정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이 부분 역시 전문가이신 장 변호사님께 맡길게요.”“걱정 마라, 내가 철저히 준비 해두마.”장명철의 믿음직한 모습에 박민정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박민정은 오랜 세월 동안 항상 자신의 가문을 도왔던 장명철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대기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권한을 어느 정도 위임할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전체적인 경영관리는 진서연이 맡고 있었고 설인하가 그녀의 밑에서 도와주고 있었으며 민수아는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었다.박민정이 온라인 뉴미디어 회사를 창업하게 된 것 역시 이번 여론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미디어 사업을 시작으로 그녀는 다른 분야에까지 점차 확장할 계획이었다.진서연에게 찾아가 박민정의 근황을 끈질기게 캐물어 새로 설립된 회사에 대해 알게 된 에리는 회사로 축하의 의미를 담은 꽃다발을 보냈다.“민정아, 국내에 이렇게 회사까지 세웠으면서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해줬어?”에리가 서운한 표정으로 물었다.“민정이 너는, 날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그 말에 박민정이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회사 생긴 지 얼마 안 됐고 굳이 존재감을 드러낼 생각이 없어서 그랬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제일 먼저 너한테 얘기해 줄 생각이었단 말이야.”그녀는 대답하면서도 수시로 에리의 뒤쪽을 살폈다.“혹시 따라온 사람은 없었지?”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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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박민정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입을 열었다.“하지만 우리 회사는 지금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매니저도 없고...”박민정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에리가 문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매니저라면 저기 있지 않나?”에리의 매니저는 국내외를 포함해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인물이었다. 웬만한 사람은 절대 그의 매니지먼트를 받을 수 없었다.애초에 매니저 역시 에리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를 맡았다.그전까지만 해도 에리가 유명해지는 순간 곧장 새로운 신인을 발굴해 데뷔시킬 예정이었다.하지만 에리와 친구처럼 막역한 사이가 되면서 이제는 다른 신인을 맡지 않게 되었다.문밖에 서 있던 매니저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걸어 들어와 입을 열었다.“괜찮으시다면 제가 에리와 신인 연예인분들의 매니저가 되어 드리겠습니다.”“역시 우리 형님 최고!”에리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칭찬이라면 굳이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 에리가 IM과의 계약 해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지도 모릅니다. 이 부분은 박 대표가 알아서 처리해 주셔야 할 거예요.”매니저 안석현이 박민정을 보며 말했다.그 말에 에리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놈의 IM.”IM의 악명이라면 박민정 역시 수십 번도 넘게 들어왔지만 친한 친구까지 그 회사와 엮여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말씀해주세요.”박민정이 물었다.매니저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려는 순간, 에리가 급히 안현석의 앞을 막으며 다급한 말투로 대답했다.“아, 그냥 속은 것뿐이야. 별일 아니니까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별일 아니긴,위약금만 4천억인데.”“4천억!”옆에서 듣고 있던 진서연도 깜짝 놀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정도 금액이라면 일반인들에게는 평생을 벌어도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무슨 위약금이 그렇게나 많아요?”진서연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라고 해도 이렇게 높은 위약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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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서연아, 네가 나중에 시간 있을 때 에리한테 상황 설명 좀 해줘.”“알겠습니다.”진서연은 흔쾌히 박민정의 말에 대답했다.한편, 회사 밖으로 나온 에리는 박민정을 이런 일에 끌어들이지 말아야 했다며 안석현에게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형, 제발 좀. 왜 민정이한테 도와달라고 한 거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겠어? 내가 그깟 돈 때문에 돈 많은 여자 하나 잡아서 내연남 노릇이나 하고 민정이랑 남편 사이 갈라놨다고 오해할 게 뻔한데.”그 말을 듣는 안석현은 어딘가 어이가 없었다. 지금 에리가 몰래 박민정을 마음에 품고 있는 것부터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일인데 말이다.“알았어, 다음부턴 안 그럴게.”하지만 안석현은 어쩔 수 없이 에리를 위해 어영부영 넘어가야만 했다.그 말에 에리도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가고 있는 모든 부동산 전부 처분해 줘, 국내외 포함해서. 최대한 빨리 부탁해.”그는 하루빨리 IM과의 계약을 끝내고 얼른 박민정의 회사로 들어가고 싶었다.안석현은 에리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당부의 말은 잊지 않았다.“네가 가진 부동산 다 팔아도 최대 2천억이야. 남은 금액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해.”에리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자식이 아니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리 방법이 없었던 탓에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에리가 금방 유명해졌을 무렵, 그는 부모님께 용돈도 자주 챙겨드리곤 했다.그러니 에리 역시 부모님께 부탁만 하면 손쉽게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아버지의 목소리가 차가웠다.“그 큰돈은 대체 어디에 쓰려고 그러냐? 혹시 인터넷에서 떠돌던 그 유부녀한테 갖다 바치려는 거야?”“아버지, 지금 무슨 헛소릴 하시는 거예요?”“내가 헛소릴 한다고? 뉴스에서 다 봤다. 네가 애까지 딸린 여자 만나고 다닌다는 거. 정신 좀 차리고 살아. 애인 하나 똑바로 못 사귀어서 하필이면 결혼한 유부녀를 찾아? 난 너 그렇게 사는 꼴 절대 못 본다. 그렇게 돈이 궁하면 그 여자한테서 받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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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정수미 씨 여동생분 연락처는 있나요?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직접 얘기해 보죠.”유남준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강연우는 별말 없이 곧장 연락처를 찾아 유남준에게 건넸다....몇 시간 후.온라인에서의 여론이 순식간에 뒤바뀌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박민정에 대해 비판적이던 언론사와 미디어에서 앞다투어 사과문을 올리기 시작했다.한편, 병원에서 임신 검사를 받던 윤소현은 갑자기 뒤바뀌어버린 여론의 흐름에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곧장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모, 대체 무슨 일이에요?”“소현아, 네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은 건드렸어. 자칫했다간 내가 너 대신 큰 화를 입을 뻔했단 말이다.”윤소현을 아꼈던 이모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안위를 지킬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이라뇨?”윤소현이 계속해서 캐물었지만 이모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한 마디만 남겼다.“너도 이쯤 했으면 분이 풀렸을 테고, 박민정도 이번 일로 배우는 게 있었을 테니까 그만하자.”“하지만...”“됐어, 더 이상 토 달지 마.”말을 마치자마자 곧장 전화를 끊어버린 고모에 윤소현의 화는 더욱 쌓여만 갔다.윤소현과 함께 병원에 와준 함미현 역시 병실 안을 감도는 냉랭한 분위기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소현 씨, 의사 선생님께서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너무 화내진 마세요.”하지만 그 말이 오히려 윤소현의 화를 자극했던 것인지 함미현을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나도 화내기 싫어. 그런데 박민정을 그냥 이대로 놔줘야 한다잖아. 내가 어떻게 그걸 두고만 보는데!”그 말에 함미현은 고개를 푹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 모습을 본 윤소현의 화가 더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더불어 요즘 따라 정수미가 함미현만 챙기며 동하와 함께 있겠다는 명분으로 자신과 함께 병원에 와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더욱 분통이 터졌다.그녀는 근처에 있던 베개를 집어 함미현에게 집어 던졌다.하필이면 그 순간, 병실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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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정수미에게 크게 혼이 난 윤소현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너무 많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역시 친딸이 나타나니 이제 자신 같은 양녀는 이제 중요성을 잃은 것이다.함미현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정수미는 자신을 도와 박민정을 상대해 주고 있었건만 이제는 도리어 박민정에게 함부로 손대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엄마는 지금 너무 함미현 편만 들고 있잖아요. 미현이 쟤 사실은...”윤소현은 순간 말을 멈췄다.만약 정수미에게 함미현이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얘기했다간 정수미가 박민정에게 찾아갈 것이 뻔했다. 그렇게 되면 그땐 윤소현 본인이 위험해진다.“미현이가 뭐?”정수미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아니에요. 그냥 제가 그렇게 느낀다고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엄마 옆에 있었던 사람은 전데 미현이가 나타나니까 이제 제가 싫어지신 거잖아요. 그리고 오늘 저는 임신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온 거고요. 이미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한데 엄마까지 이렇게 절 몰아세우시면...”말을 마친 윤소현은 몸을 돌려 병실을 빠져나갔다.그렇게 나가는 윤소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수미는 자신이 말을 너무 심하게 한 건 아닌가 걱정되기 시작했다.“미현아,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했니?”함미현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엄마, 차라리 언니한테 직접 전화해서 얘기해 보시는 건 어때요?”“됐어.”정수미는 언제까지 윤소현을 버릇없이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본인도 늙고 병드는 날이 올 테니 말이다.“검사 결과는 어때?”“다 정상이래요.”“그럼 됐네.”정수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한편, 퇴근 시간이 다가올 때쯤이 되자 박민정 역시 여론의 흐름이 뒤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했다.어제 진서연에게 맡겼던 증거들은 이미 온라인에 게재되어 있었고, 누리꾼들은 한목소리로 무책임한 언론사들을 비난하고 있었다.“앞으로는 뭐든 잘 알아보고 판단해야겠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들 다 믿으면 안 된다니까.”“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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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방성원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았다.요즘 들어 스팸 전화가 사기 전화 같은 것도 많긴 했지만 혹시라도 설인하에게서 걸려온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작정 수신 버튼을 누른 것이다.그리고 이번만큼은 수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방성원!”박씨 가문의 저택으로 돌아온 설인하는 가까스로 용기를 내 방성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그녀는 살면서 처음으로 월급도 받았고, 그 돈으로 새로운 휴대폰도 구매했다.방성원은 벅차오르는 마음에 목이 메어 말이 똑바로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방성원의 모습을 모르는 설인하는 그저 전화가 똑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말을 꺼냈다.“방성원, 안 들려? 나 설인하야.”“... 들, 들려. 그래도 전화는 해줬구나.”방성원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떨리고 있었다.설인하도 정말 매정한 여자였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으니.전화를 받은 방성원은 설인하가 직장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에게 항복을 고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생각했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그녀의 말은 예상 밖이었다.“내가 이렇게 전화를 안 하면, 너랑 이혼을 어떻게 하겠어?”그 말에 방성원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뭐라고?”“이혼하자고! 못 들었어?”설인하는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을 이어갔다.“난 이제 직장도 얻었고 은정이도 혼자 잘 키울 수 있게 됐으니까 네가 필요 없어졌어.”필요 없어졌어!설인하의 마지막 한 마디는 송곳이 되어 방성원의 마음을 아프게 쿡쿡 찔렀다.그는 점점 메어오는 목에 낮은 웃음을 흘렸다.그런 방성원의 웃음소리는 오히려 설인하에게 공포감만 심어주었다.“왜 웃어? 이혼하자는 말이 그렇게 좋아? 그럼 내일 아침에 바로 법원 가서 이혼 절차 밟자. 요즘엔 이혼 숙려 기간도 있다고 하니까 내일 가서 서류 제출하면 다음 달 이맘때쯤에 이혼 증빙 받을 수 있겠네.”설인하는 방성원과 헤어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설인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화기 너머에서는 분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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