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아, 네가 나중에 시간 있을 때 에리한테 상황 설명 좀 해줘.”“알겠습니다.”진서연은 흔쾌히 박민정의 말에 대답했다.한편, 회사 밖으로 나온 에리는 박민정을 이런 일에 끌어들이지 말아야 했다며 안석현에게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형, 제발 좀. 왜 민정이한테 도와달라고 한 거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겠어? 내가 그깟 돈 때문에 돈 많은 여자 하나 잡아서 내연남 노릇이나 하고 민정이랑 남편 사이 갈라놨다고 오해할 게 뻔한데.”그 말을 듣는 안석현은 어딘가 어이가 없었다. 지금 에리가 몰래 박민정을 마음에 품고 있는 것부터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일인데 말이다.“알았어, 다음부턴 안 그럴게.”하지만 안석현은 어쩔 수 없이 에리를 위해 어영부영 넘어가야만 했다.그 말에 에리도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가고 있는 모든 부동산 전부 처분해 줘, 국내외 포함해서. 최대한 빨리 부탁해.”그는 하루빨리 IM과의 계약을 끝내고 얼른 박민정의 회사로 들어가고 싶었다.안석현은 에리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당부의 말은 잊지 않았다.“네가 가진 부동산 다 팔아도 최대 2천억이야. 남은 금액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해.”에리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자식이 아니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리 방법이 없었던 탓에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에리가 금방 유명해졌을 무렵, 그는 부모님께 용돈도 자주 챙겨드리곤 했다.그러니 에리 역시 부모님께 부탁만 하면 손쉽게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아버지의 목소리가 차가웠다.“그 큰돈은 대체 어디에 쓰려고 그러냐? 혹시 인터넷에서 떠돌던 그 유부녀한테 갖다 바치려는 거야?”“아버지, 지금 무슨 헛소릴 하시는 거예요?”“내가 헛소릴 한다고? 뉴스에서 다 봤다. 네가 애까지 딸린 여자 만나고 다닌다는 거. 정신 좀 차리고 살아. 애인 하나 똑바로 못 사귀어서 하필이면 결혼한 유부녀를 찾아? 난 너 그렇게 사는 꼴 절대 못 본다. 그렇게 돈이 궁하면 그 여자한테서 받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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