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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811 - 챕터 820

1272 챕터

제811화

촬영 전날, 온하랑은 시스템에 등록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다.“안녕하세요, 이엘리아 되세요? 저는 내일 촬영을 담당한 포토그래퍼 Fay입니다.”전화기 너머로 몇 초가 지났을까, 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이엘리아인데. 무슨 일이죠?”온하랑은 이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꼈다.“다름 아니라 선호하시는 스타일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서요. 촬영 배경이나 전체적인 분위기에 대해 요구가 있으신가요?”“음... 전화로 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내일 현장에서 말씀드리죠.”온하랑은 흠칫 놀라고는 말했다.“네, 그래도 되죠.”촬영 당일 분장실에 도착한 온하랑은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는 여자를 보고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그녀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바로 오주행 비행기 안에서 김시연과 충돌한 승객이었다. 그리고 시테니 쇼핑 플라자에서 손목시계 하나 때문에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어쩐지 어제 그녀의 목소리가 익숙하더라니.그렇다면 이엘리아가 온하랑을 사진작가로 지목한 것은 그녀의 신분을 알기 때문이었을까?온하랑은 못 알아본 척하고 처음 보는 고객 대하듯 말했다.“이엘리아? 저는 포토그래퍼 Fay입니다. 어떤 스타일과 배경을 원하시는지 알고 싶어요. 혹시 참고할만한 사진이라도 있으면 저한테 보여주세요. 제가 비서에게 세팅하라고 할게요.”이엘리아는 거울에 비친 온하랑을 한번 보고는 말했다.“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화장하고 현장에 가서 다시 얘기하죠.”“하지만 화장하고 나서 현장을 세팅하면 시간이 걸립니다.”“그건 그쪽 사정이지 제 사정이 아니죠.”이엘리아는 덤덤하게 말했다.‘그래!’처음부터 온하랑은 불안한 기운이 들었다.마음속으로 이미 이엘리아가 사진을 찍으러 온 것이 아니라 그녀의 트집을 잡으러 온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그녀는 한인의 얼굴이고 한국어를 할 줄 알지만 완벽한 영어 이름이었다. 여기 태어난 한인계이거나 혼혈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오주에서 한 말과 행동을 통해 그녀가 부잣집 출신이고 현지에 어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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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그럼 솔직히 말씀드리죠. 이 사진 속 배경은 이엘리아의 옷과 어울리지 않아요. 너무 난잡할 정도로 복잡해서 화면 중심 비중에 영향을 미쳐 결국 사진이 혼잡해질 수 있어요.”“난 그런 배경이 좋아요.”온하랑은 이엘리아의 웃는 얼굴을 보며 그녀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그래요, 알겠어요.”온하랑은 비서를 불러 현장을 세팅했다.“현장 세팅에 시간이 걸리니 일단 다른 배경부터 찍죠. 그러면 최대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원활한 촬영을 위해 이엘리아도 동의할 거로 생각합니다.”이엘리아는 가볍게 웃으며 마지못해 동의했다.두 번째 대결은 가까스로 넘겼다.그런데 촬영 중에 또 문제가 생겼다.이엘리아가 일부러 온하랑이 유도한 포즈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서인지 어딘가 부족해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온하랑이 원하는 그림이 나오려면 여러 번 주의를 기울여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온 오전 촬영했지만 온하랑이 만족할만한 사진이 별로 없었다.잠시 촬영을 멈추고 온하랑은 방금 찍은 사진을 이엘리아에게 보여주었다.이엘리아는 한번 힐끗 쳐다보았다.“대체 사진을 어떻게 찍는 거예요? 너무 못생겼잖아요. 전부 다시 찍어요.”“다시 찍는 건 문제가 안 되지만 오전 내내 시간을 낭비한 셈이니 이엘리아가 저녁에 야근을 좀 하셔야겠네요. 시각적인 효과를 추구하는 이엘리아가 이 정도 시간은 내주시겠죠?”“그쪽 실력이 없어서 날 이렇게 못생기게 찍어 놓고 무슨 근거로 나더러 야근하라는 거죠?”“지금 문제는 시간이 하루 반밖에 안 남았어요. 지금 상황대로라면 절대 패키지 내용을 완성할 수 없는데, 이엘리아가 추가 촬영을 원하지 않으면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요? 아니면 이엘리아는 촬영을 다 못하기를 기다려서 환불할 생각인가요? 그렇다면 더 이상 촬영할 필요 없겠네요. 지금 환불하세요.”이렇게 하면 온하랑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이엘리아는 마지못해 대답했다.“그래요, 야근하죠 뭐.”이엘리아는 확실히 이틀 동안 온하랑을 괴롭힌 후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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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릴리안의 사무실에 가서 온하랑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녀가 촬영한 작품은 이엘리아가 만족할 수 없고 그녀에게 다른 포토그래퍼로 바꿔 달라고 부탁했다.이런 일은 전에도 종종 있는 경우였다. 어떤 포토그래퍼는 까다로운 손님을 꺼렸고 어떤 고객은 포토그래퍼의 실력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이엘리아는 윌리엄의 친구였고 릴리안도 그녀를 알고 있었다.과거 이엘리아의 화보 촬영에는 무조건 윌리엄이 직접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엘리아가 Fay를 지목해 릴리안도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지금 Fay가 그녀를 찾아오자 릴리안은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챘다.비록 Fay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릴리안은 그녀의 작품을 보고 그녀가 보기 드문 훌륭한 사진작가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윌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인 이엘리아는 교활하고 제멋대로여서 다른 사람이 늘 다독여야 했다.Fay를 포토그래퍼로 지정해 놓고도 작품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한 것은 아마 이엘리아가 일부러 Fay를 괴롭히고 있다고 추측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Fay는 스튜디오 직원이었다. 릴리안은 이엘리아가 스튜디오와 일로 그녀를 괴롭히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그녀는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먼저 전화해서 물어볼게요.”“여보세요, 이엘리아. 나 릴리안입니다. 듣자니 Fay가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요?”“맞아요.”릴리안까지 알게 된 이상 이엘리아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 작가 수준이 별로예요. 날 이상하게 찍잖아요. 대체 스튜디오는 왜 이렇게 수준 떨어지는 포토그래퍼를 고용한 거죠?”Fay는 릴리안이 직접 면접을 본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엘리아가 이런 말을 하니 릴리안은 당연히 기분 나빴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제가 다른 포토그래퍼로 바꿔드릴게요. 누가 시간이 되는지 한번 체크해볼게요.”“그래요, 알겠어요.”전화를 끊고 릴리안은 고개를 들어 온하랑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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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그녀는 이엘리아 옆에 있는 하인을 한번 보고 말했다.“이엘리아 양, 누가 훔쳤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제가 가서 CCTV를 확인하는 게 어때요?”이엘리아는 릴리안의 말에 온하랑을 가리키며 고집했다.“릴리안, 난 안니 믿어요. 절대 내 목걸이를 훔칠 리가 없어요. 범인은 페이가 분명해요! 저 사람 몸수색 해야겠어요!”안니가 바로 하인의 이름이었다.“몸수색?”온하랑이 빙그레 웃더니 그녀를 쏘아보았다.“이엘리아, 난 당신 수작에 같이 놀아줄 시간이 없어요. 내 몸을 수색하고 싶다면 증거를 내놔요! 아무 증거도 없이 어떻게 몸수색을 허락하지?”이엘리아가 말하기 전 온하랑은 안니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사람은 당신 사람이니 증인이 될 수 없어요.”릴리안이 또 말했다.“아무래도 CCTV를 돌려야겠네요. 어쩌면 다른 사람이 주웠을지도 몰라요.”이엘리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밖에서 캐주얼한 차림의 청년 남자가 들어왔다.사무실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윌리엄을 보자 이반의 머릿속에 대담한 생각이 스쳤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는 온하랑을 힐끔 쳐다보더니 뭔가를 작심한 듯했다.이엘리아는 구원자를 보듯 두 눈을 반짝이며 다가가 온하랑을 가리키며 말했다.“윌리엄, 마침 잘 왔어. 이 여자가 내 목걸이를 훔치고 인정하지 않잖아!”윌리엄의 시선이 온하랑에게 가더니 몇 초 동안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고개를 돌려 릴리안을 바라보았다.릴리안은 즉시 설명했다. “페이가 이엘리아 목걸이를 훔쳤다고 하는데 증거가 없어요.”온하랑도 윌리엄을 훑어보았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이름은 윌리엄이지만 한국인의 얼굴이고 릴리안의 태도를 보면 스튜디오 사장인 것 같았다.옆에 있던 이반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사실...”사무실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그를 바라보았다.“사실 뭐?”윌리엄이 물었다.“페이가 이엘리아 아가씨 핸드백에서 목걸이를 가져가는 걸 제가 봤어요.”이반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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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내가 훔친 게 아니니 절대 인정할 수 없죠. 윌리엄, 나에게 결백을 증명할 기회를 주세요. 이반과 대질하고 싶어요. 만약 내가 진짜 목걸이를 훔쳤다면 스스로 사직할게요. 애초에 내가 사릴을 선택한 이유는 사릴의 신념이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온하랑은 이반을 보며 말했다.“만약 불투명한 증언 하나만으로 내 죄를 정한다면 난 애초의 선택을 후회할 거예요.사릴은 그렇게 깨끗하고 순수한 신념에 어울리지 않아요.”“그래요, 대질하세요. 나도 인정머리 없다는 말을 듣고 싶진 않아요.”온하랑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윌리엄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엘리아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다급하게 제지했다.“윌리엄, 그렇게 많은 변명을 들어서 뭐해? 죄를 벗을 궁리만 하겠지.”“이엘리아, 설마 두려운 거예요?”온하랑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내가 진짜 목걸이를 훔쳤다면 내가 이반이랑 대질하는 걸 지지해야 마땅하죠. 나의 치욕을 못 박는 셈이니.”“흥, 내가 왜 두렵겠어?”“그럼 대질하죠!”이엘리아가 더 말하려 하자 윌리엄이 제지했다.“놔둬.”이엘리아는 화가 나서 온하랑을 쏘아보았다.“이반, 내가 이엘리아의 목걸이를 훔치는 걸 봤다고 했는데, 그럼 언제 어디서 본 거죠? 내가 훔칠 때 이엘리아랑 안니는 뭐 하고 있었죠?”온하랑이 매섭게 물었다.이반은 놀라더니 회상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마 오후 2시가 조금 넘었을 거예요. 2번 세트장에서 촬영하다가 이엘리아가 조금 피곤해서 안니가 물 가지러 갔어요. 그때 기회를 타 목걸이를 훔치는 걸 봤어요.”“그럴 리가요. 당시 이엘리아 핸드백은 세트장 서쪽 구석에 주전자와 물컵이랑 같이 있었어요. 그런데 내가 어떻게 기회를 타 목걸이를 훔치죠?”“안니가 휴지를 가져올 때 핸드백 지퍼를 열어 놓았어요. 안니가 등을 돌린 틈을 타 당신이 쏜살같이 달려가 목걸이를 훔치는 걸 봤어요.”온하랑은 피식 웃었다.“확실해요? 그런데 내가 잘못 기억했네요. 이엘리아 핸드백은 서쪽이 아닌 남쪽에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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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이반은 주먹을 불끈 쥐고 얼굴을 굳힌 채 다른 곳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내가 CCTV 영상을 네 얼굴에 뿌려야겠어?”윌리엄이 또박또박 물었다.“아니면 잘리고 싶어? 동료를 모함하고 사과도 안 하는 직원을 사릴은 원하지 않아.”이반은 어금니를 깨물고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미안해요.”“그리고 또?”“직접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엘리아 아가씨 목걸이를 훔쳤다고 해서 미안해요.”이반이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고 이반은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는 앞으로 윌리엄과 릴리안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윌리엄은 온하랑을 바라보며 말했다.“자, 이 일은 여기까지 하죠. 앞으로 그 누구도 다시 언급하지 마세요.”“잠깐만요, 이엘리아. 내가 당신 목걸이를 훔쳤다고 이유 없이 모욕하고 내 명성을 훼손한 것에 대해 사과하세요.”온하랑은 매서운 눈빛으로 이엘리아를 보며 말했다.이엘리아는 코웃음을 쳤다.“흥, 내 목걸이는 확실히 잃어버렸어. 난 그냥 합리적인 의심을 했을 뿐이지 당신을 어떻게 한 건 아니잖아? 그런데 뭐? 사과? 꿈도 꾸지 마!”“윌리엄. 고객이 사릴의 직원을 함부로 모욕하고도 사과를 거부해도 되는 건가요?”온하랑의 말에 이엘리아는 윌리엄과 눈을 마주치고는 기분 나쁜 듯 입술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돌렸다.이엘리아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윌리엄은 그녀가 사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냥 오해에요. 페이.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 됐어요. 모두 나가 봐요. 난 릴리안이랑 할 말이 있어요.”이엘리아는 득의만면한 웃음을 지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안니, 가자. 윌리엄, 내가 이제 밥 살게.”진작 여기서 벗어나고 싶었던 이반은 곧장 밖으로 나갔다.온하랑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윌리엄을 쳐다보았다.온하랑이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윌리엄은 그녀를 돌아보았다. “이 일은 내가 충분히 페이 체면을 세워줬으니 더 이상 따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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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윌리엄은 잠시 눈을 들어 온하랑을 바라보며 웃었다. “지금 나 협박하는 건가?”온하랑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니요. 저는 단지 이곳은 제가 있을 만한 가치가 없고 더이상 머무를 이유도 없어서 나가려고요.”이엘리아가 윌슨 가문의 큰 아가씨이니 윌리엄도 그녀의 미움을 사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온하랑은 이엘리아와 이미 안 좋은 감정이 생겼으니 계속 이곳에 머무르면 이엘리아가 다시 그녀를 괴롭힐 것이고 사장도 그녀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릴리안은 정직하고 공평한 사람이지만 이엘리아와 윌리엄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위치였다.그래서 온하랑은 사릴을 떠나기로 했다.“페이,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어때요?”릴리안이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그동안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제가 만약 이 회사에 미련이 있다면 릴리안이 유일해요. 사직서는 메일로 보내드릴 테니 처리해 주세요.”릴리안은 윌리엄을 한 번 보았다.윌리엄은 개의치 않았다.“사표 처리하라잖아요? 그렇게 하세요. 사릴은 포토그래퍼가 부족하지 않아요.”역시 젊은 사람은 고집이 세고 세상 물정도 모르니 그런 사람은 나가도 그만이었다.온하랑은 집에 돌아간 후, 사직서를 릴리안에게 보냈고 릴리안은 재빨리 처리했다. 또한 메일에서 그녀는 온하랑에게 보기 드문 훌륭한 작가라고, 이런 일이 발생해서 그녀도 어쩔 수 없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고, 온하랑을 돕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온하랑에게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줬다....릴리안의 친구는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평소 포토그래퍼와 협력이 잦았다.온하랑은 릴리안에게 감사하다는 메일을 보내고 편집장의 왓츠앱을 추가했다.아마도 릴리안이 이미 온하랑에 대해 언급했는지 편집장은 온하랑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였고 기회가 된다면 그녀를 추천하겠다고 했다.사릴에서 사직한 후 온하랑은 제일 먼저 윌슨 가문에 대해 알아봤다.윌슨 가문은 19세기부터 필라시의 명실상부한 재벌이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으로 한때 보수적인 윌슨 가문이 몰락하기도 했으나 나중에 한 가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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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온하랑은 이쪽 업계에서 일한 시간이 짧아 현재 접하는 주문은 거의 사적인 촬영이었다. 지금 상업 촬영을 찍을 기회가 생겼으니 그녀는 서둘러야 했다.이 주문은 모 일용 화학품 회사에서 출시한 신제품의 광고 촬영으로, 인물 촬영과는 매우 달랐다. 온하랑이 BX그룹에 있을 때, 많은 광고 촬영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직접 손을 댄 적은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편이었다.시편 당일, 온하랑이 상대방이 준 주소로 와서 프런트 데스크에 시편 하러 왔다고 말하자 프런트 데스크는 온하랑을 위층 세트장 옆 대기실로 데려가 차 한 잔을 주며 말했다.“지금 세트장은 누가 사용하고 있으니 여기서 먼저 기다리세요. 이따가 직원이 와서 부를 거예요.”“네.”프런트 데스크가 떠난 후 온하랑은 이 휴게실을 두리번거렸다. 장식이 정교하고 동쪽 벽에 한 여자 연예인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그녀는 자사 제품을 손에 들고 웃으며 얼굴에 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회사 모델일 것이다. 서쪽 벽에는 회사의 몇 가지 주요 제품이 소개되어 있었다.이 일용 화학품 회사는 필라시에서 비교적 유명한 현지 기업이며 제품은 일상 슈퍼마켓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소파 옆 선반에는 잡지가 몇 줄 놓여 있었다. 온하랑은 아무렇게나 한 권을 가져와 보니 회사 소개였다. 앞 페이지는 회사 창립 시간, 창립 역사, 창립자가 있었다.온하랑은 몇 페이지를 넘겨 보다가 다시 놓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녀는 휴대폰에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의 신선한 푸시 메시지를 힐끗 보았다.[BX그룹 회장 부승민이 경제범죄 혐의로 구속되다.]이 제목을 보았을 때 온하랑은 몇 초 동안 멍했다.어떻게 된 거지?가짜겠지?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푸시를 클릭했는데, 푸시는 뉴스에서 인물 사건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있을 뿐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았다.하지만 이 뉴스는 이미 인스타에서 떠들썩했다.온하랑은 믿을 수 없었다.그녀가 아직 부승민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어서가 아니라 부승민이 경제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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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안녕하세요, 시편 하러 온 페이 맞으시죠? 따라오세요.”갑자기 들려오는 소리가 온하랑의 상념을 끊었다.온하랑은 마음이 복잡하지만 지금은 잡념을 버리고 시편에 집중해야 했다.시편은 16장의 사진을 한 세트 찍어야 했다.온하랑은 먼저 제품 소개와 컨셉을 보고 제품의 주요 판매점에 따라 적절한 촬영 계획을 수립한 다음 촬영 보조에게 촬영에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도록 요청했다.촬영하는 데 총 4시간이 넘게 걸렸다.끝난 후 온하랑은 카메라의 사진을 컴퓨터에 복사하여 간단히 처리하고 제품 광고 담당자에게 자신의 촬영 방법과 의도를 설명했다.또 한 시간 가까이 걸려서 드디어 시편이 끝났다.온하랑은 회사에서 나와 심호흡을 한 후 휴대폰을 꺼내 부씨 가문 집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부승민은 현재 그룹 회장이었으니 그에게 일이 생기면 부씨 집안이 영향받을 것이다.잘못하면 부씨 집안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었다.그날 부승민은 확실히 말했다. 더 이상 온하랑을 부씨 집안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더 이상 온하랑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고, 부씨 집안이 망해도 온하랑과는 무관하다고 말이다.하지만 부씨 가문은 온하랑이 10년 동안 지내온 곳이다. 할아버지의 피땀인데 이렇게 없어지는 건 너무 아쉬웠다.그리고 김정숙과 부시아가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했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저택의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였다.아주머니는 온하랑에게 할머니와 부시아가 여행을 가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말했다.온하랑은 전화를 끊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부승민은 아마 이번 재난을 예상하고 미리 두 사람을 여행 보낸 것 같다.그런데 위험을 미리 감지했는데 왜 미리 해결하거나 피하지 않았을까?어쨌든 이건 온하랑이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그래, 할머니와 시아만 무사하면 돼.’그리고 부승민은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이런 죄명은 온하랑이 돕고 싶어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저녁에 김시연은 온하랑을 떠보듯 뉴스에 관해 물었다.“뉴스 본 건 사실인데 안심해. 이제 나랑 상관없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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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이틀 후, 온하랑은 일용 화학 회사로부터 그녀가 시편에 통과했다는 소식을 받았다.앞으로 그녀는 두 명의 사진작가와 함께 신제품 출시까지 사진, 모델 촬영, 동영상 등 신제품 광고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반응이 좋다면 회사는 그녀와 다른 제품도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온하랑은 아주 기뻤다.이것은 그녀가 정식으로 맡게 된 상업 촬영이었다.상업 촬영은 항상 요구가 높았다. 온하랑이 시편에 통과했다는 것은 그녀의 능력에 대한 인정이었다.그녀는 앞으로 점차 상업 사진작가로 발전하면서 여가 시간에 개인 주문을 받을 계획이었다.이 사실을 알게 된 벨라는 아주 기뻐하며 온하랑에게 축하하러 나가자고 했다.며칠 전 벨라는 온하랑이 사릴에서 퇴사했다는 것을 알고 이유를 물었고 온하랑은 간단히 설명했다.벨라는 온하랑을 모욕한 여자에게 복수하겠다며 이름을 물었지만 온하랑은 말하지 않았다.벨라는 진도원을 시켜 윌리엄에게 찾아가 복수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온하랑이 말렸다.그녀는 윌리엄이 최동철의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온하랑이 이 일을 정말 신경 쓴다면 먼저 최동철에게 연락하면 된다. 하지만 그녀가 최동철을 찾지 않았다는 것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윌슨 가문은 건드리면 위험했고 벨라에게 괜한 폐를 끼치기 싫었다.약속 장소는 온하랑이 처음 가보는 한 클럽이었다.현장에 있는 사람은 벨라 외에 온하랑이 저번에 만났던 친구 두 명이었다.네 사람은 노래도 부르고 카드놀이도 하고 술도 마셨다.중간에 벨라는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가 돌아온 뒤 투덜거렸다.“무슨 귀신이라도 붙은 건가? 대체 왜 어딜 가도 저 바보랑 마주치는 거야?”벨라의 친구 데이지가 웃으며 물었다.“혹시 이엘리아 말하는 거야? 바보 취급하면서 왜 자꾸 상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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