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Chapter 321 - Chapter 330

1009 Chapters

제321화

공무적이 죽고 공무성은 강력한 차기 가주로 떠올랐는데 그는 공무적 다음으로 실력이 강한 대종사이다. 공무적이 죽자 공씨 가문 사람들도 어느정도 그를 다음 가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소씨 가문과 고대 무가가 뒤를 봐주지 않았더라면 그 자식은 이미 죽었을 거야.” “절대 가만 두면 안 돼!” 공씨 가문 사람들은 분개하며 말했다. “소씨 가문과 고대 무가는 상대할 수 없지만 엄진우와 예씨 가문은 손쉽게 제거할 수 있어!” “무성아. 네가 우리와 함께 그 놈들을 죽여서 공 회장의 복수를 한다면 우리는 널 차기 가주로 받아줄 것이다.” 사람들은 연달아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공무성은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마. 하나도 놓치지 않아. 하지만 이런 일은 우리 공씨 가문이 직접 손을 쓸 수 없어. 그러니 우리 가문이 연루되지 않게 희생양을 찾아야 해.” 공무성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거액을 들여서라도 혈도의 사람을 고용해야겠어. 그들은 프로야.” 순간 사람들은 저도 몰래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혈도? 강남에서 가장 포악하고 공포스러운 조직을 말하는 거야?” “예강호가 부상하기 전 그 사람들이야 말로 강남 제일 폭도로 불렸어. 비록 지금은 예강호에게 타이틀을 빼앗겼지만 여전히 대단한 존재들이야.” 어떻게 보면 혈도는 예강호보다 더 공포스러운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예강호는 절대 가난한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다는 자기만의 원칙이 있지만 혈도는 돈만 받으면 가난한 사람이든 재벌이든 전부 죽여버린다. “뭐 돈은 많이 줘야겠지만 이 분을 풀려면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지.” 공무성과 공씨 가문 사람들은 바로 의견을 통일한 채 혈도의 비밀 아지트로 찾아갔다. 창해시 빈민굴의 작은 골목에 위치한 개 도축장. 피범벅이 된 철장과 개 울음소리로 둘러싸인 가운데 공무성은 지폐를 담은 케이스 두개를 들고 검은 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한창 개를 도살하고 있었다. “하, 뭐가 필요하니 마침 뭐가 도착했네.” 그는 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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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식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공무적은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돈이 부족해서 그런 거였어요? 그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공씨 가문에 남은 것이 돈이라서요.” 식칼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돈이 아닌 다른 걸 원해요. 듣자니 공씨 가문 여자들이 그렇게 하나같이 탐스럽다던데, 일 여덟 명만 데리고 놀 수 있게 보내주는 건 어때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공무성 뒤에 있던 공씨 가문 사람들은 바로 분노를 터뜨렸다. “적당히 하세요! 돈을 달라 여자를 달라! 우리는 당신을 고용하러 온 거지, 윗사람 대접 해주려고 온 게 아니에요!” 쿵! 그 순간, 옆에 있던 혈도의 조직원은 바로 상대의 머리에 칼을 꽂았다. 뼈와 살이 분리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머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두쪽이 나버렸다. 공씨 가문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공무성도 겁에 질린 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제야 식칼은 여유롭게 자리에서 일어나 상대의 머리에 칼을 꽂은 부하의 뺨을 후려쳤다. “이 새끼가! 내가 몇 번을 말했어. 말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죽여버리면 어떡해. 기본 예의는 지키자고, 이것아. 우리 혈도는 점잖은 사람들의 조직이야.” 부하를 혼낸 뒤 식칼은 몸을 돌려 음흉한 표정으로 말했다. “공 선생님, 추태를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제 부하들이 성질이 조금 급해서요. 이미 혼냈으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에요.” 그렇다면 적어도 말이 끝나고 죽여라는 뜻인가? 대종사인 공무성도 그들의 기세에 놀라 다리를 벌벌 떨었다. 이건 닭을 잡아 원숭이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공무성에 대한 협박이나 마찬가지다. 역시 늑대와 함께 춤을 추려면 처참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좋아요. 보낼게요. 공씨 가문 여덟명의 여자를 내일 밤 식칼 형님의 침대에 올려드릴게요.” “오늘.” 식칼이 담담하게 말했다. “듣자하니 공 선생님 와이프 몸매가 그렇게 죽여준다고 하던데 같이 보내세요. 그렇다면 2억은 적게 받죠. 이 정도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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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조연설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삽시에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경찰청장님 옆에는 무도종사들이 지키고 있는 거 아니였어?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살해당하셨지?” “그 무도종사들 역시 살해당했습니다.” 부하의 떨리는 목소리에 조연설은 눈앞이 어지러워 이마를 짚고 말했다. “혈도가 그렇게 강했어?” “우리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혈도의 두목은 식칼이라고 불리는 자인데 그 사람이야말로 진짜 지독한 인물입니다. 게다가 전에 성에서 모셔온 두 대종사를 혼자서 죽일 만큼 실력이 강하다고 합니다.” 노련한 집행청 대원들이 잇달아 말했다. “그렇다면 그자는 지금 어디있지?” 조연설은 미간을 찌푸렸다. “군사위성을 동원해 위치 추적해. 그 놈은 내가 직접 잡는다.” 그녀의 명령에 집행청 대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헐. 다른 집행청 직원들은 식칼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데 조연설은 오히려 상대를 잡겠다고 나서다니. “청장님, 식칼은 혈도의 두목입니다. 다시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혹은 시청에 도움을 청해서 군사를 움직여달라고 하세요. 아니면 우리끼리는...” 모두가 말을 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창해시 집행청에는 고작 대원이 수백 명인데 그 중 무도종사가 스무 명을 초과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혈도와 식칼에 맞선단 말인가. “하하.” 조연설은 싸늘하게 웃더니 팔짱을 끼고 말했다. “혈도에 겁을 먹은 거야? 내가 아무 생각도 없이 그런 결정을 내렸을 거라고 생각해? 이번에 난 내 사사로운 힘을 움직일 거야. 조씨 가문의 열 명의 외강종사와 다섯 명의 내력종사, 즉 총 열다섯 명의 무도종사를 동원해서 그들을 상대한다.” 그 말에 대원들은 흥분에 겨워 환호를 질렀다. “열다섯 명이나요? 그렇게 많이 움직이신다면 저희는 두렵지 않습니다. 청장님을 따르겠습니다!” “창해시를 지키겠습니다!” 하지만 조연설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사실 조씨 가문의 무도종사를 움직인다는 건 그녀가 지어낸 말이다. 사실 그들에게 지원군은 없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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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상대는 엄진우의 말을 무시한 채 몸을 돌려 화장실 문을 잠갔다. 엄진우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하시는 거죠?” “질문이 너무 많아.” 상대는 바로 본색을 드러내고 허리춤에서 날카로운 비수를 꺼냈다. “영원히 입 다물게 해줄게.” 그리고 화장실에서는 잠시 격렬한 충돌 소리가 들려왔다. 3초 후, 엄진우는 화장실 문을 열었고 상대는 피범벅이 된 채 죽어버렸다. “귀찮아 죽겠네. 혈도의 위치를 알아내려고 했을 뿐인데 굳이 죽으려고 덤비다니.” 감히 나한테 까불어? 누가 사냥감이고, 누가 사냥꾼인지 정말 모른단 말인가? 손을 깨끗이 씻은 후 화장실에서 나온 엄진우는 직원 구역에 찾아가 간식을 먹으며 공연을 감상했다. 이때 김종민이 잔뜩 신나서 그를 불렀다. “진우야, 오랜만이다?” “종민아, 정말 오랜만이네.” 엄진우도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러자 상대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너 팀장으로 승진한 후 얼굴 보기 진짜 힘들다. 다들 너와 함께 일했던 순간을 그리워하고 있어.” 엄진우가 제7팀으로 발령난 후 그는 기존 부서와 거리가 많이 멀어졌다.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다들 보고 싶어. 그래도 부서만 다를 뿐이니 가끔 모여서 한잔 하자고.” 두 사람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며 몇 마디 수다를 떨었다. 이때 하얀 턱시도를 입은 남자가 피아노 앞에 앉아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장내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역시 지기성이야!” 김종민이 감탄했다.“비주얼 좋지, 피아노도 잘 치지, 듣자하니 회사에 지기성을 짝사랑하는 여직원들이 그렇게 많대. 근데 재밌는 건 지기성이 소 비서님을 좋아한다는 거야. 전에 몇 번 고백했었는데 소 비서님이 아예 쌩깠대. 그러니 너 조심해. 너 평소에 소 비서님이랑 친하게 지냈잖아. 어쩌면 이미 널 벼르고 있을 지도 몰라.” 엄진우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저런 놈이 있었어? 근데 피아노 실력이 너무 젬병이다. 오리 울음소리 같잖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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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설마 행적을 들킨건가? 깜짝 놀란 식칼은 하마터면 공격을 개시할 뻔했다. 이때 옆에 있던 부하가 다급히 말했다. "보스, 직원들끼리 싸움이 난 것 같아요. 우리와 상관없습니다." 그제야 식칼은 안도의 숨을 내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 작전 개시 전에 이런 쇼도 볼 수 있다니, 재밌군. 가서 구경이나 하자고."엄진우와 지기성의 소란에 직원들은 당황했고 결국 예우림까지 출동했다. 엄진우에게 얻어터진 지기성의 모습에 예우림 옆에 있던 아티스트들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예우림 부대표님, 직원들끼리 치고 박고하는 게 귀사의 문화인가요?방금 전까지도 우리를 위해 나름다운 곡을 연주하던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단요. 피아니스트에게 손가락은 생명이란 걸 모르세요?"오늘 지성그룹에서는 거금을 들여 이 아티스트들을 섭외했고 그들은 지기성의 연주에 극찬을 보냈다. 그런데 잠재력있는 피아니스트가 저런 꼴을 당했다니, 그들은 참을 수 없었다. 예우림은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 "엄진우, 어떻게 된 거야."이때 김종민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부대표님, 지기성 씨가 먼저 진우를 모욕해서 얘도 화가 나서 그런 거에요." "말도 안되는 소리! 어찌됐든 먼저 손찌검을 한 사람의 잘못이에요!" 아티스트들은 잔뜩 흥분해서 분노를 표했다. "예우림 부대표님, 이거 제대로 설명하셔야 할 겁니다. 만약 이 손찌검을 한 직원을 감싸준다면 우리는 바로 강남문예계 동인에게 알려 지성그룹이 아티스트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고발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지성그룹에서 열리는 그 어떤 이벤트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와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에도 지성그룹과의 친분을 단절하라고 통보하겠습니다." 예우림은 순간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버렸다. 엄진우가 이유없이 사람을 폭행하지 않는다는 건 그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보나마나 지기성이 그의 금기를 건드렸을 것이다. 평소라면 그녀는 상사로서 이 일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하필 오늘 이렇게 많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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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이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내 침을 튀기며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건방진 놈, 사람을 다치게한 주제에 어찌나 당당한지.” “예우림 부대표님, 이런 직원을 뭐하러 회사에 둡니까? 귀사의 관리 능력과 직원 채용기준에 의문이 듭니다.” 사람들은 일제히 분노를 터뜨렸다. 예우림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엄진우를 노려보았다. 이 바보 대체 왜 이래? 이때 지기성도 엄진우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엄진우, 내 실력이 쓰레기라고? 너 지금 우리 문예계 선배님들의 안목을 모욕하는 거야?” “해고하세요!” “반드시 해고해야 합니다!” 그들은 마치 터진 화산처럼 걷잡을 수 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이때 한 노인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젊은이, 지기성의 연주가 쓰레기라면 자네는 피아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용국에서 절 능가할 수 있는 상대는 아마 다섯 손가락 안에 들겁니다.” 엄진우의 말에 사람들은 잠시 그대로 굳어지더니 이내 폭소를 터뜨렸다. “헐, 다섯 손가락? 이 놈 이거 대낮부터 술을 처먹었나?” “뭐야, 알콜 중독자야?” “취해도 곱게 취할 것이지, 수준 떨어지게.” 사람들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건방진 놈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두뇌 회로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이때 지기성은 사악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엄진우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좋아. 그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졌다면 어디 한 번 연주해 봐. 모두가 네 실력을 인정한다면 이 일은 없었던 일로 해줄게. 하지만 사람들이 네 연주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넌 당장 회사에서 꺼져. 그리고 영원히 지성그룹에 나타나지 마. 어때?” 이 계획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이다. 엄진우라는 눈엣가시만 쫓아내면 어쩌면 그에게도 소지안을 추구할 기회가 차려질 지도 모른다. 그 아름다운 여인을 곧 자기 침대에 올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기성은 기분이 잔뜩 좋아졌다. 이때 누군가 빈정대며 말했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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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엄진우의 한마디 말은 모두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뭐하는 놈이기에 저렇게 건방져?” “진정한 실력자들은 저런 큰소리는 치지 않아요. 반대로 하찮은 인간들이 더 개 처럼짖기 좋아하는 거지.” “저 놈이 무엇을 연주하든 무조건 불합격을 외치는 겁니다. 지성그룹이 저런 놈을 반드시 해고해야 우리의 울분을 해소할 수 있어요!”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는 그때, 가자기 고급스러운 교향곡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쿵! 한 음표에 사람들은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풍부한 감정, 능숙한 기술, 이건 분명 국제 거장의 스타트 수준이다. 사람들은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이... 이건 우연이겠죠?” 심지어 지기성도 그 자리에 굳어져 놀라운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억지를 부렸다. “우연입니다. 저는 십여 년을 피아노를 쳤고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어요. 그런데도 저렇게 순수하고 고급스러운 스타트는 어렵다고요. 저 자식은 단지 고졸이고 피아노의 ‘피’자도 모르는 문외한인데 어떻게 그걸 마스터할 수 있겠습니까?’ 그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이건 우연의 일치일 뿐입니다. 이제 저 사원이 어떻게 추태를 부리는지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아무도 그의 스타트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있는 아티스트들도 그런 스타트는 절대 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준도 없는 엄진우 같은 평사원이 그들을 압도하는 걸 죽어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의 빈정거림에 엄진우는 들은 척도 하지 않더니 두 손으로 순백의 건반을 살짝 쓰다듬었다. 비록 그는 무표정했지만 그의 몸에서는 남다른 아우라가 풍겨져 나왔다. 그는 두 눈을 감은 채 느낌대로 연주를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을 스치는 모든 건반은 마치 생명을 불어넣은 듯이 생생하게 살아나 믿을 수 없는 천상의 소리를 표현했다. 사람들은 저도 몰래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고 경멸의 눈빛은 서서히 의아함과 놀라움으로 변해갔다. 이 교향곡은 그 어떤 거장의 작품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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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문예계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직업윤리를 지켜야 합니다. 만약 체면을 위해 천재의 공연을 부정한다면 이건 양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몇 몇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엄진우가 허세만 가득찬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실속이 꽉 찬 사람이라는 것에 놀라웠다. 이 순간, 그들은 진퇴양난에 놓아게 되었다. 흔들리는 모두의 모습에 지기성은 다급히 그들을 설득하려고 했다. “선배님들, 전체적인 상황을 우선으로 보세요! 저 놈이 얼마나 건방졌는지 여러분도 직접 보셨잖아요. 저런 놈이 음악계에 진출한다면 반드시 모두의 명성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겁니다.” 사람은 항상 체면을 중요시한다. 조기성의 끈질긴 설득끝에 소수의 망설이던 사람들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 엄진우는 연주를 멈추고 입꼬리를 올렸다. “미안하지만, 방금 연주도 고작 쓰레기였어요. 그건 여러분을 위한 에피타이저같은 연주였죠. 지금부터 메인 요리가 들어가니 똑바로 들으세요.” 엄진우는 고개를 쳐들었는데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의 당당한 목소리에 뭔가 반박하려던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만약 아까는 온화하고 우아한 피아노 왕자였다면, 지금은 당당한 위풍을 풍기는 군주의 느낌이다. 천하를 지배하며 세상을 조망하다. 순간 장내는 숙연한 분위기로 가득찼다. 심지어 음악도 모르는 식칼조차도 가슴이 뛰고 온몸에 전율을 느꼈는데 뼛속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엄진우의 손이 다시 건반 위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클래식 교향곡이 아니었다. 그의 연주는 품위가 넘치고 자유분방한데 마치 천군만마가 달려오는 것 같았다. 웅장하고 열정적이고 청운을 향해 비상하는 기분은 전장에서 말을 타고 적을 무찌르는 전사를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주었다. “이 곡조는 설마... 유명한 서양 클래식 음악인 ‘블루 다뉴브 강’인가요?” “아니요. 이건 분명 ‘블루 다뉴브 강’을 베이스로 창조한 겁니다. 이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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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똑같이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당신은 양심도 없어?” “그러니까. 이 ‘진왕파진곡’은 문외한이 들어도 넋을 잃을 정도야. 그런데 우리더러 바보인 척 하라고? 우습군.” 아티스트들은 마치 광대를 보는 듯한 눈길로 조기성을 바라봤다. 조기성은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우물쭈물거렸다. “아까 약속했잖아요. 다들 이렇게 신용이 없는 사람들입니까?” 그러자 아티스트들의 안색은 순식간에 변했다. “뭘 약속했나? 조기성 씨, 보는 눈도 많은데 말 조심하지? 아니면 우리도 가만있지 않아!” “심성이 참 고약한 사람이군. 지성그룹에 당신을 해고하라고 하지 않은 것만 해도 기쁜 줄 알아야지 감히 어딜 기어올라!” 그 말에 조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이 아티스트들에게 완전히 화가 났다. 영감탱이들, 아까만해도 엄진우를 쫓아낸다더니 이제와서 얼굴을 바꿔? 저들에게 바라는 게 아니였어. 게다가 쫓아내기는 커녕 엄진우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이들은 하나같이 우르르 몰려들어 명함을 건넸다. “엄진우 씨, 아까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이건 제 명함입니다. 엄진우 씨를 시장 최고 가격으로 우리 센터의 선생님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엄진우 씨, 저는 음악학과 교수입니다. 만약 우리 학과에 오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등록금은 받지 않을 뿐더러 매년 수천만 원의 장학금을 드리겠습니다.” “엄진우 씨, 저는 해외 한 음악 그룹의 회장입니다. 만약 해외에서 오늘 연주하신 ‘진왕파진곡’을 다시 연주해 주신다면 보수는 최저 7자리수로 드리겠습니다. 아, 물론 달러로요.” 엄진우는 비록 보는 척도 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꿋꿋히 명함을 엄진우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런 천재와 가까워 질 수 있다면 그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테니 말이다. 그들을 이용해 엄진우를 대처하라고? 절대 그럴 수는 없다. 여기까지 생각한 조기성은 솟구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예우림에게 다가갔다. “부대표님, 이미 알고계셨겠지만 사실 이사회의 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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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사람들의 어리둥절한 시선은 이내 상대 남자에게 쏠렸다. 예우림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 “당신 누구야? 어느 부서지?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난 식칼.” 말을 끝낸 식칼은 번개같이 손을 써서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조기성의 목을 비틀었는데 순간 빨간 피가 사방으로 뿜어져나왔다. “꺄악! 사라믈 죽였어!” 순간 고막을 찢을 듯한 비명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같은 시각, 수백 명의 수상한 검은 그림자가 이곳을 완전히 포위했다. “예우림, 조심해.” 엄진우는 재빨리 예우림을 먼저 감쌌다. “당신들 뭐야? 회사에 어떻게 들어왔어?” 예우림은 너무 놀라 온몸이 덜덜 떨렸다. 아까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눈앞에서 죽었다니, 누구라도 놀랐을 것이다. 조연설 말대로 혈도의 조직원들이 회사에 잠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가장 많이 모였을 때 자전을 개시했다는 건, 나쁜 의도가 분명하다. 만약 회사에서 싸운다면 엄진우는 그들을 막을 여력이 없기에 대규모 사상자가 나오게 될 것이다. “타깃이 나라면 나가서 한 판 붙지. 여기서 영웅 행세를 하는 것 비겁한 짓이야.” 엄진우는 일부러 상대의 정곡을 찌르려고 했지만 식칼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등을 구부린 채 신사답지만 포악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엄진우, 살인은 당신의 연주처럼 우아한게 아니야. 그런데 비겁하면 좀 어때? 우리 혈도는 원래 많이 비겁해서 말이야.” 말이 끝나기 바쁘게 식칼은 옆 사람의 머리통을 향해 권총을 쐈다. 순간 상대의 머리통은 풍선이 터지듯 터져버렸다. 모두가 살인 대상이 되자 어떤 사람은 비명을 지르고 또 어떤 사람은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뒤늦게 도착한 보안팀도 혈도의 사람을 보고는 다리에 힘이 빠져버렸다. “엄마야! 혈도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에!” “월급쟁이가 굳이 생명을 걸 이유는 없어.” 그들은 하나같이 시체 옆에 살며시 누워버렸다. “죽고 싶구나?” 엄진우의 표정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는데 곧 폭풍우가 휘몰아칠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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