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 가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던 그들은 공무적이 죽는 것을 지켜만 볼 뿐,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죽을 뻔했던 예씨 가문은 엄진우를 보자마자 화가 나서 노발대발했다. “재수없는 놈, 소씨 가문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우리도 너와 같이 여기에 묻혔을 거야!” 예흥찬은 엄진우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음침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뭐라고? 안 들리는데? 다시 한 번 씨불여 봐.” 엄진우의 반격에 예씨 가문 사람들은 안색이 창백해지고 말문이 막혀버렸다. 특히 예정명은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맨손으로 공자명의 두개골을 부러뜨릴 수 있는 엄진우에게 누가 감히 맞선단 말인가.예씨 가문 사람들의 제압에서 벗어난 예우림은 재빨리 소지안에게 달려가 그녀에게 와락 안겼다. “지안아, 우어엉! 날 위해 이 먼곳까지 와주다니, 나 너무 감동이야.” 소지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헐, 너 지금 나한테 고마워서 이러는 거야? 우린 영원히 베프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모른 척 가만히 있어!” 예우림은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다. “맞아. 우린 영원한 베프야.” “근데 네가 고마워해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있어. 나보다 더 많은 걸 했지.” 소지안은 갑자기 여우같은 미소를 지었다. 예우림은 멈칫하더니 상대의 그 우람하고 당당한 그림자를 보았다. 이때 엄진우가 걱정가득한 눈빛으로 다가와 물었다. “괜찮아?” “괜찮아...” 예우림은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홱 돌리고 말했다. 예전에는 엄진우가 무엇을 하든, 무슨 말을 했든 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요즘 따라 자꾸만 그에게 흔들린다. 특히, 오늘 혼자 이 전쟁터에 뛰어든 엄진우의 모습은 그녀 마음속에 감정을 싹틔웠다. 그녀는 엄진우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는데 이건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수줍음’이라는 감정이다. 맙소사! 대기업 부대표가 일개 평사원에게 수
최신 업데이트 : 2024-05-1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