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연은 핸드폰을 움켜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알았어?”신연이 대답했다. “그게 뭐 어렵다고.”신연에게 있어서 태지연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내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태지연은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결과는 몰라?”“집에 돌아왔어?”“아니, 지금 강변 광장에 있어. 수영이랑 같이 쇼핑하려고.”“그래, 데리러 갈게.”태지연은 아무런 감정 없이 전화를 끊었다. 곁에 있던 장수영은 망설이며 물었다. “신연이야?”“응, 조금 있다가 데리러 온대.”장수영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까 병원에서 검사받았다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어디 아파? 요즘 진짜 많이 야윈 것 같은데.”태지연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장수영에게 우울증 얘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말해봤자 괜히 걱정만 시킬 테니까. 태지연은 고개를 저으며 대충 핑계를 둘러댔다. “며칠 전에 비 맞았더니 몸살 걸린 걸 장염인 줄 알고 검사받았어.”“다행이네. 그래도 어디 아프면 꼭 병원 가야 해. 우진 오빠처럼 고열로 병원 갈 때까지 버티지 말고.”태지연은 걸음을 멈추고 장수영에게 물었다. “뭐라고? 우진 오빠가 고열로 병원 갔다고?”장수영은 순간 말실수한 걸 깨닫고 눈을 피하며 이 주제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태지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응시하자 장수영은 할 수 없이 말했다. “그래, 고열로 입원했어. 며칠 전에 엄마 모시고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봤는데 오빠가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어, 네가 걱정할까 봐.”태지연은 중얼거렸다. “나 몰랐어.”장수영은 말했다. “몰랐던 것도 당연하지. 너희 집에 요즘 일이 많았잖아. 그래도 다행히 아버님 수술이 성공적이었으니까, 이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거야.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태지연은 짧게 대답했다.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연우진이 고열로 입원했다는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더 이상 쇼핑할 기분도 들지 않았다.연우진은 태송백의 친구였다. 태지연도 그 덕분
Last Updated : 2024-10-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