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연은 살짝 움찔했지만 결국 말을 꺼내지 못했다. 전혜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연아, 넌 여전히 순진하네, 너무 쉽게 다른 사람을 믿는구나.”태지연은 눈을 내리깔고 나지막하게 대답했다.“네.”태성민의 검사 결과는 오후에 나왔다. 몸 상태는 이전 검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 교수님과 류 선생님은 상의 끝에 계획대로 수술을 모레 아침에 진행하기로 했다.태지연과 전혜린은 눈이 마주쳤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여전히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어쩌면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수술의 위험성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했다.의사 사무실을 나가기 전, 하 교수님은 수술의 성공률에 대해 100%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태지연은 전혜린의 팔을 붙잡고 그녀가 걱정할까 봐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 “류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성공 확률이 60%면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고, 아빠는 분명 괜찮으실 거예요.”전혜린은 고개를 끄덕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의 부담감은 누구보다 컸다. 화재로 인해 태성민이 혼수상태에 빠지며 발생한 여러 합병증으로 결국 뇌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은 이미 그들의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전혜린은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만약 태성민이 이번 사고로 다시는 깨어나지 못한다면 그녀는 어떡할까? 태씨 가문은 어떻게 될까?그녀는 전혜린이 모레 진행되는 수술을 걱정하느라고 얼굴이 수척해졌다고 생각했다.태지연은 전혜린을 품에 안은 채 엄마의 버팀목이 되려 했다. “엄마, 걱정 마세요. 다 잘될 거예요.”어릴 때부터 애지중지하던 딸이 건네는 위로에 그녀는 눈꺼풀을 들어 태지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살이 많이 빠져버린 딸의 얼굴을 보며 그녀의 눈에 잠시 고통스러운 빛이 스쳤다.전혜린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깊이 숨을 들이마시더니 말을 꺼냈다.“지연아, 너도 알지? 아빠랑 엄마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다는 걸.”그녀는 전혜린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몰라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Last Updated : 2024-10-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