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은 낮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지 않으면 안돼?” 태지연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이런 것도 믿었어?”“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잖아.” 신연은 약간 쉬어가는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태지연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근데 나 처음이야.” “처음이라도 싫어. 괜히 불길하잖아.” 태지연은 그의 품에 안긴 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한참 후에야 덤덤하게 말했다.“그래, 안 할게.”태지연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그리고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신연이 입을 열었다. “태 회장님께서 요즘 건강이 많이 회복되셨대.” 태지연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신연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날카롭게 물었다. “또 뭘 하려고?” 신연은 그녀의 반응에 마음이 무거워진 채 새까만 눈동자로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뭘 할 것 같은데?” 태지연은 계단 난간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가하며 심장도 점점 빨리 뛰기 시작했다. “우리 아빠는 이미 병원에 입원했어, 그리고 우리 오빠도 너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게다가 회사도 이미 가졌잖아. 신연, 도대체 뭘 더 바라는 거야?” 태지연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녀는 항상 어린 사슴처럼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가정에서 곱게 자란 티가 났다.하지만 지금 그 깨끗하고 순수했던 눈동자에 온통 상처와 고통, 그리고 억울함만이 가득 차 있었다.태지연은 신연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최근에 병 때문에 감정 기복이 꽤 컸고 자신도 조절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격해진 감정에도 불구하고 신연은 여전히 차분했다. 두 걸음 앞으로 다가가더니 떨리는 그녀의 손 위에 부드럽게 손을 얹었다. “난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어. 그저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하 교수님께서 내일 성남으로 돌아오시니까 태 회장님의 상태가 궁금하면 찾아가서 물어봐.” 신연은 손을 태지
Last Updated : 2024-10-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