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야, 제발 날 좀 도와줘. 내가 정말 잘못했어. 다시는 이런 짓 하지 않을게.”성아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빌었다.그녀는 미세하게 몸을 떨었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은서야, 널 배신하고 사람을 시켜 널 납치하게 한 건 정말 내 잘못이야. 이번 한 번만 날 용서해 줘. 마지막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정말 맹세할게!”고은서는 성아연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다.“대체 뭘 그렇게 무서워하는 거야? 누가 널 이렇게 만들어서 나한테 와서 이러는 거야?”‘백유미는 아닐 거야. 백유미가 협박했다면 성아연이 두 사람의 관계까지 나한테 털어놓지는 않았겠지.’그 말을 들은 성아연은 더는 숨길 수 없다는 듯 울면서 말했다“며칠 전에 곽승재가 사람을 보내 나한테 경고했어.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 그리고 단 이틀 만에 엄마가 다쳤어.”“그래서 네 말은 곽승재가 시켰다는 거야?”고은서가 놀라며 물었다.성아연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나한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는 하지 않았어. 하지만 곽승재가 그러는 게 널 위해서라는 건 알아.”성아연은 고은서에 대한 곽승재의 태도가 변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하지만 몇 년 전 일을 생각하면 성아연은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지난번에 곽승재가 좋아해서 결혼했다고 말했을 때도 반신반의했다.좋아한다면서 몇 년 동안 냉담하게 굴고 심지어 결혼하고도 따로 방을 썼기 때문이다.하지만 성아연의 아버지가 아무리 인맥을 동원해도 그녀를 빼내지 못한다고 했을 때, 또한 이번 판결로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그제야 곽승재가 정말 화났음을 알 수 있었다.오늘 어머니의 예상치 못한 사고를 듣고 성아연은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곽승재가 고은서를 대신해 처벌을 내리고 있음을 말이다.그녀에게 제일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는 것을 말이다.그래서 성아연은 고은서에게 빌 수밖에 없었다.고은서가 얘기해야 곽승재가 그만둘 것 같았다.“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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