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정도 자기 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고은서를 보며 온화한 목소리로 해명했다.“은서야, 내가 승재를 데려온 게 아니야.”그녀의 해명을 듣자마자 고은서는 순간 어색해졌다.서연정과의 만남도 거부하는 곽승재가 그녀와 함께 고씨 집안 저택을 찾아올 리가 없었다.“그저 의아했을 뿐이지 사모님을 탓하려는 뜻은 없어요.”서연정은 웃으면서 손목시계를 들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말했다.“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나 이만 가볼게.”“제가 문 앞까지 모셔다드릴게요.”“그래.”아니나 다를까, 문 앞으로 가보니 곽승재가 눈에 들어왔다.그는 평소처럼 블랙 슈트 차림으로 허리를 곧게 펴고 선 채 고준석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고은서와 서연정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의 시선은 그들을 향했다. 고은서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곽승재가 그녀를 보자마자 눈빛이 밝아진 것 같았다.“승재야, 은서 보러 온 거야?”서연정이 자연스레 물었다.곽승재는 아주 서먹한 말투로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어머니. 할아버지랑 MQ에 관한 일을 얘기해보려고 찾아왔습니다.”서연정은 더는 묻지 않고 고준석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르신,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중에 해성으로 오게 되면 다시 뵈러 오겠습니다.”고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은서야, 시간 되면 할머니한테도 자주 가보렴. 오늘 내가 너 찾으러 간다는 거 들으시자마자 신신당부하셨는데, 네가 승재랑 이혼했다고 해도 할머니를 계속 사랑하고 자주 찾아뵙겠다고 약속한 걸 잊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은서는 이 말을 듣자마자 가슴이 뭉클해났다.“네, 시간 나는 대로 자주 찾아뵐게요.”“그럼 이만 가볼게.”“조심히 가세요, 사모님.”서연정이 떠난 후, 고은서를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곽승재를 무시한 채 저택 안으로 돌아가려고 했다.“고은서.”그러나 곽승재가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무슨 일이야?”고은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곽승재는 그녀의 태도에 멈칫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예원 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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